▒ 한명숙의 곽영욱 뇌물사건

❑ 제1심 서울지방법원 2009고합1500,1357 판결문

▍피고인과 죄명

1. 곽영욱(전 대한통운 사장) 죄명 
① 뇌물공여 
②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횡령)

2. 한명숙(전 국무총리) 죄명 
①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뇌물)

▍판결선고일 2010.4.9.

● 한명숙 및 관련 인물들의 제1·2·3심 판결문
한명숙·김문숙·곽영욱·한만호의 제1·2·3심 재판결과
한명숙의 곽영욱 뇌물사건 1.2.3.심 판결문(1심부터)
한명숙의 한만호 불법정치자금 수수 사건 1.2.3.심 판결문(1심부터)
한만호의 한명숙 재판 위증사건 1.2.3.심 판결문(1심부터)

【목차】

☞ 이하 판결문 1편
1. 피고인 곽영욱에 대한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횡령)의 점에 관하여
가. 인정되는 범죄사실
(1) 피고인 곽영욱의 업무
(2) 부외자금 조성 지시와 개인적 착복
나. 증거의 요지
다. 법령의 적용
라. 피고인 곽영욱 및 변호인의 주장에 대한 판단
(1) 피고인 곽영욱 및 변호인의 주장에 대한 판단을 하는 이유
(2) 피고인 곽영욱 및 변호인의 주장의 요지
(3) 판단
마. 양형의 이유
☞ 이하 판결문 2편
2. 피고인들에 대한 뇌물공여,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뇌물)의 점에 관하여
가. 공소사실
(1) 피고인들의 지위 및 관계
(2) 공기업 사장 선임 관련 금품 교부·수수
나. 이 부분 공소사실에 관한 쟁점
(1) 피고인 곽영욱의 주장
(2) 피고인 한명숙의 주장
(3) 이 부분 공소사실에 관한 쟁점의 정리
다. 쟁점에 관한 판단
(1) 피고인 곽영욱 진술의 신빙성 여부
(2) 피고인 곽영욱의 진술의 임의성 여부
☞ 이하 판결문 3편(이번 글)
(3) 이 사건 오찬 현장 상황 관련
(4) 5만 달러의 출처
라. 종합적 판단
(1) 이 부분 공소사실에 적용되는 법리
(2) 판단
마. 결론

[판결문 별지]
[한명숙의 곽영욱 뇌물사건] 제1심 서울지방법원 2009고합1500,1357 판결문<별지 표·사진>

[별지 14] 현장검증조서 첨부 사진 32

▒ 서울중앙지방법원 제27형사부 판결

【사건】 2009고합1500, 1357(피고인 곽영욱에 대하여 병합)
가.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뇌물)
나. 뇌물공여
다.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횡령)

【피고인】 1. 나. 다. 곽영욱(전 대한통운 주식회사 대표이사)
2. 가. 한명숙(전 국무총리)

【변호인】 법무법인 두우앤이우(피고인 곽영욱을 위한 사선) 담당변호사 강호성, 이도형
변호사 김영만, 양동관, 김재호(피고인 곽영욱을 위한 사선)
법무법인 율촌(피고인 곽영욱을 위한 사선) 담당변호사 정태학, 이수재
변호사 백승헌, 김진, 정연순(피고인 한명숙을 위한 사선)
법무법인 원(피고인 한명숙을 위한 사선) 담당변호사 강금실, 박종문, 조광희
법무법인 동서파트너스(피고인 한명숙을 위한 사선) 담당변호사 김기중

검사 검사 권오성, 조재연, 노만석, 이태관

판결선고 2010.4.9.

【주문】
피고인 곽영욱을 징역 3년에 처한다.
피고인 곽영욱에 대한 이 사건 공소사실 중 뇌물공여의 점, 피고인 한명숙은 각 무죄

【이유】

<제1심 판결문 전체 보기>
[한명숙의 곽영욱 뇌물사건] 제1심 서울지방법원 2009고합1500,1357 판결문 ①
[한명숙의 곽영욱 뇌물사건] 제1심 서울지방법원 2009고합1500,1357 판결문 ②
[한명숙의 곽영욱 뇌물사건] 제1심 서울지방법원 2009고합1500,1357 판결문 ③
[한명숙의 곽영욱 뇌물사건] 제1심 서울지방법원 2009고합1500,1357 판결문<별지 표·사진>

 판결문 3편

(3) 이 사건 오찬 현장 상황 관련

() 검사의 주장

이 사건 현장상황은 근접 경호가 이루어지지 않은 사적인 자리여서 오찬 후 손님들이 오찬장 문을 열고나올 때 주변에 경호원 등 다른 사람은 존재하지 않았고, ○○, ○○이 먼저 나가는 상황에서 피고인 곽영욱과 피고인 한명숙이 남아 몇 초의 시간적 간격을 이용하여 돈을 주고받은 것으로서, 당시 현장 구조와 의전경호 상황, 피고인 곽영욱 및 당시 경호원들의 진술, 그리고 현장검증 결과를 통해, 다른 사람 눈에 띄지 않게 돈 봉투를 건네고 처리할 수 있는 시간적공간적 상황이 충분하였다.

이 사건 오찬모임은 사적인 오찬 자리로서 총리가 부르기 전에는 직원들이 함부로 들어올 수 없는 장소이고, 총리공관 내부는 외부 경호와 달리 근거리 경호가 이루어지는 장소가 아니다.

이 사건 본관 오찬장은 공식 행사가 개최되는 총리 공관의 삼청당과는 달리, 총리와 개인적으로 친밀한 사람들의 비공식적사적인 소규모의 모임이 이루어지는 곳으로서, 위해의 가능성이 없기 때문에 엄격한 경호가 이루어지지 않으며, 본관 출입자를 확인통제하는 정도로 총리 경호보다는 본관 숙소 경호의 성격이 강하다고 할 것이다.

또한, 피고인 한명숙은 다른 사람 모르게 얼마든지 돈 봉투를 숨길 수 있는 시간적 여유를 충분히 가지고 있었다.

피고인 곽영욱은 오찬 후 모두 자리에서 일어났고, ○○, ○○이 먼저 출입문 쪽으로 걸어 나갔지만, 자신은 자리에서 멈칫거리고 있다가 상체를 깊이 숙이고 양복상의 주머니에서 돈 봉투를 꺼내 의자 위에 놓고 피고인 한명숙을 보면서 죄송합니다라고 말하고는 황급히 출입문으로 걸어 나왔으며, 이후 총리가 뒤따라 나왔다라고 진술하고 있다.

총리공관 본관은 총리가 생활하는 사적인 공간으로 집과 같은 개념이다. 집에 온 손님과 식탁에서 오찬을 마치고 갈 때 손님들이 앞서 문으로 나가고 주인이 따라 나가며배웅하는 것이 보통 있는 자연스러운 일이며, 오히려 주인이 먼저 앞장서서 나가버리면 내쫓는 것과 같은 느낌을 줄 수 있다. 그리고 이 사건의 모임 성격상 업자가 머뭇거리며 서있는데 총리가 먼저 나가는 것은 이상하다고 할 것이다.

소파에서 대기 중(오찬장 입구에서 가장 가까운 곳에 대기)이던 수행과장 강○○가 손님들이 출입문을 열고 나오는 것을 보고 총리를 수행하기 위해 오찬장 출입문 입구까지 올 무렵에는, 피고인 한명숙은 이미 돈을 처리하고 식탁을 반쯤 돌아서 나오고 있는 상황이므로, 피고인 한명숙이 피고인 곽영욱과 둘만 있는 상황에서 돈 봉투를 건네받아 이를 처리할 수 있는 시간이 충분하다고 할 것이다.

만약, 피고인 한명숙이 서랍장에 돈을 넣은 방법을 택하지 않고, 손가방 또는 바지주머니 등에 돈을 넣는 등 다른 방법을 택하였다면 피고인 한명숙은 훨씬 더 빨리 오찬장을 벗어났을 것이다.

당시 이 사건 오찬장 피고인 한명숙이 앉았던 좌석 바로 뒤편에 3단 서랍장(서랍이 좌우 각 3개씩 장착)이 있었고, 옆쪽에는 드레스룸과 화장실로 들어가는 미닫이문이 있었으며, 앞쪽에는 TVTV를 올려놓는 받침대도 있는 등 오찬장의 구조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피고인 한명숙이 마음만 먹으면 쉽게 돈 봉투를 숨길 수 있는 장소는 얼마든지 있었을 것이다.

또한, 현장 주변에는 피고인 한명숙의 수행비서 등도 있기 때문에 얼마든지 그 사람을 시켜 돈 봉투를 처리하게 할 수도 있다. 총리 수행비서 등은 일반 공무원이 아니라 총리가 계속 데리고 다니는 심복 중의 심복이므로, 그 사람을 시켜 돈을 처리하게 하는 것이 전혀 이상한 일이 아니다. 오히려 정치인들이 비서관 등 심복을 통해 돈을 받는 사례는 허다하다.

이상과 같이 당시 현장 구조와 상황, 그에 따른 관련자들의 진술 및 현장검증 결과를 종합해보면, 주변의 다른 사람들이 오기 전에 피고인 곽영욱이 돈 봉투를 꺼내 의자에 내려놓고 피고인 한명숙이 이를 처리할 수 있는 시간적 상황이 충분하였다고 할 것이다.

() 이 법원의 판단

1) 오찬 당시의 상황에 관하여 인정되는 사실

) 장소적 특수성 : 총리공관

이 사건이 일어났다고 검사가 주장하는 장소는 총리 공관 1층 오찬장이다.58) 이 공간은 법령(국무총리실과 그 소속기관 직제)에 의하여 국무총리 총무비서관이 유지관리하는 국유재산이자 공용물이다. 2층은 사저로 되어 있지만 일과시간 중 손님들을 초대하여 만나는 일이 이루어지는 1층은, 격식과 의전에 의하여 움직여지는 공적 장소이다. 정문과 외부에는 경비팀(22), 외부 경호인원이 10(경호 1- 원래 8인에 여성 총리를 고려한 여성 경찰관 2인이 추가되었다), 내부 경호인원이 5(경호 2),관리팀 5인의 공무원이 근무하고 있고, 특히 오찬이 있는 날이면 호텔 직원들까지 상당수(당일 오전 근무만 5)의 외부인들이 들락거리게 된다.

58) [별지 7] 현장검증조서 첨부 공관평면도 2 중 ⑤번방 부분

이 사건 오찬장은 외부를 향하여 큰 창문이 2개 있고 평소 커텐이 내려져있지 아니하여 외부에서도 안쪽을 들여다 볼 수 있으며,59) 안쪽에서도 외부를 볼 수 있게 되어있는 개방적 구조이다.60)

59) [별지 8] 현장검증조서 첨부 사진 13, [별지 9] 현장검증조서 첨부 사진 14
60) [별지 10] 현장검증조서 첨부 사진 35

) 업무시간 중의 일정

이 사건이 일어났다고 하는 시간은 평일, 점심시간이었고, 며칠 전부터 총리의 공식일정으로 기록되어61) 국무총리실 의전비서관은 물론 국무총리실 전체에 공지되고, 의전비서관실에 참석자와 그 연락처가 공유되는 것은 물론 정문 경비대에게 그 차량번호 및 운전자 이름까지 정확하게 전달되는 행사였다.

61) 변호인 제출 증 제1호증(총리 월간일정) 참조

) 공관의 경호와 의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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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리공관은 경호원들에 의해서 경호되고 수시로 보안점검이 이루어지는, 경호와 수행 등 공적인 얼개로 촘촘히 채워져 있는 공간이다. 특히 이 사건에서 피고인 곽영욱이 돈을 주었다고 주장하는 오찬 종료 무렵은, 대기하고 있던 수행과장과 경호원, 의전비서관이 총리의 뒤나 앞에서 총리를 주시하며 수행하도록 되어 있다.

증인 최○○(경호2팀장) 오찬 진행 중에는 부속실62)에 있거나 오찬장 주변을 걸어 다니기도 하며, 후식이 들어가고 오찬 종료가 임박하면, 부속실 밖으로 나와 현관문63) 을 열어 놓고 오찬장 문을 주시한다고 진술하였다.64) 국무총리에게는 항상 지근거리에서 소지품과 일정 등 세세한 것을 챙기는 수행과장이 있다. 피고인 한명숙의 수행과장 강○○는 총리의 모든 일정을 그림자처럼 수행하는데, 오찬이 진행되는 도중에는 잠시 나가 구내식당이나 가까운 식당에서 빨리 식사를 하고, 후식이 들어갈 때쯤이 되거나 후식이 들어갔다는 문자 메시지를 받으면 곧바로 공관으로 돌아와 오찬장 문 앞에서 7.9m 떨어진 소파65)에 앉아 대기를 시작한다.

62) [별지 7] 현장검증조서 첨부 공관평면도 2 중 ⑨번방
63) [별지 7] 현장검증조서 첨부 공관평면도 2 중 ⑧번 부분
64) 2010. 3. 29. 최○○에 대한 증인신문조서 19-20쪽
65) [별지 7] 현장검증조서 첨부 공관평면도 2 중 D위치 옆에 있는 소파

또한 이 사건 당일에는 의전비서관 조○○가 수행과장 강○○와 비슷한 위치에서 오찬이 끝나기를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었다. 따라서 오찬장 주변은, 특히 오찬이 종료될 무렵에는 공식적인 경호와 의전이 촘촘하게 이루어지는 공간이었다.

오찬이 끝나고 오찬장 문이 열리면 수행과장 강○○는 한명숙의 가방 등 소지품을 들고 오찬장 문을 향해 걸어가는데, 열린 문까지 걸어가는 시간은 약 5.1초 정도 소요된다.66)

66) 2010. 3. 22. 검증조서 6쪽

) 통상적인 관례에 따른 퇴장 순서

총리공관 의전이나 오찬에서의 통상적인 관례에 의하면 총리가 먼저 문을 열고 나오고 총리가 앞서서 인도하면 참석자들을 배웅하게 된다.

또한 당시 오찬동석자인 정○○, ○○ 증인 역시 모두 그럴 경우 총리가 먼저 나오는 것이 통상적이고, 자신들의 평소 경험이나 습관에 비추어 보더라도 총리(오찬주최자의 지위에서, 또는 직위가 높은 사람이거나 여성이기 때문)가 먼저 나가는 것이 의전과 관례에 맞는 것이라고 진술하고 있다.

) 3만 달러와 2만 달러 봉투의 크기

이 법원에서 현장검증 당시 측정한 바에 의하면, 3만 달러가 든 편지봉투는 가로16cm x 세로 8cm x 높이 3.2cm이고, 2만 달러가 든 편지봉투는 가로 16cm x 세로8cm x 높이 2.6cm였다.67)

67) [별지 14] 현장검증조서 첨부 사진 32, 33

2) 판단

) 공적인 장소에서의 뇌물공여

피고인 곽영욱은 왜 하필이면 이렇게 공적인 장소, 다른 사람도 많이 볼 수 있는 오찬 자리에서 돈을 건네주었느냐는 질문에 대하여 “(총리가 된 다음) 따로 만날 수 없어 그랬다고 진술하고 있다.68)

68) 2010. 3. 11. 피고인 곽영욱에 대한 증인신문조서 42쪽

그러나 만약 피고인 한명숙과 피고인 곽영욱이 인사청탁을 하고 이에 대한 인사를 할 정도로 스스럼없는 사이라면 피고인 곽영욱의 위와 같은 진술은 그 자체로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어렵다고 할 것이다. 만약 그러한 정도의 사이였다면 피고인 곽영욱으로서는 피고인 한명숙에게 돈을 주려고 마음먹었으면 다른 방식으로도 전달할 수 있었을 것이다. 피고인 곽영욱의 진술이 이렇게까지 무리하게 된 것은, 피고인 곽영욱이 앞서 본바와 같은 경위로 피고인 한명숙에게 돈을 주었다는 사실을 무조건 기정사실화하였는데, 실제로 만난 날이 이 사건 오찬일 당일밖에 없다보니 생겨난 이상한 결과가 아닌지 하는 의심도 든다.

) 두 사람이 금품수수를 미리 약속하지 않은 점

피고인 곽영욱의 진술에 의하더라도, 피고인 곽영욱은 피고인 한명숙에게 석탄공사등 공기업 사장에 관한 인사청탁을 한 일이 없고, 당일 총리공관에서의 오찬이 어떤 이유에서 있는 것인지 전혀 알지 못하였으며, ○○ 장관과 정○○ 장관이 가깝고 피고인 곽영욱과 강○○ 장관이 친하기 때문에 아는 사람끼리 점심을 먹자고 하는 줄 알아서 기분이 좋았을 뿐이라는 것이다.69) 그리고 피고인 한명숙으로서도 당연히 그 날 피고인 곽영욱이 현금 봉투를 가져와 직접 전달한다는 것은 추호도 예상치 못한 상황이라는 것이다.

69) 2010. 3. 11. 피고인 곽영욱에 대한 증인신문조서 73, 74쪽

만약 돈봉투를 양복 상의 안주머니에 넣어 가지고 갔다는 피고인 곽영욱의 진술이 사실이라면, 피고인 곽영욱은 식사를 하는 내내 그것을 어떻게 전달하여야 할지 고민하였을 것이다.70) 또한 피고인 곽영욱이 사전에 그러한 사실을 말하지 않았다는 것이므로 그 사실을 짐작조차 할 수 없었던 피고인 한명숙은 의자에 내려놓는 돈 봉투를 보며 무엇이냐고 묻거나 적어도 그것을 받아 들고 이를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상당한 시간을 소요했다고 보는 것이 상식에 부합한다. 따라서 마치 두 사람이 미리 금품수수를 약속하였거나 오찬을 마치고 나오기 전 따로 드릴 말씀이 있다는 등으로 둘만 있기를 청하는 등의 아무 말도 없이71) 센스로 이를 알아 차렸다는 것을 전제로, 일사분란하게 돈봉투를 전달하고 처리하는 것을 상정한 검사의 주장은 상황적 타당성이 결여되었다는 의심이 든다.

70) 2010. 3. 11. 피고인 곽영욱에 대한 증인신문조서 71, 72쪽 참조
71) 2010. 3. 11. 피고인 곽영욱에 대한 증인신문조서 83, 84쪽 참조

) 오찬 후 문이 열린 다음 오찬장의 광경

피고인 곽영욱은 본인이 의자에 돈 봉투를 올려 놓았을 때 문이 열려 있었다고 진술하였다.72) 그런데 이 법원의 현장검증결과에 의하면, 오찬장은 통유리 창문이 2개가 있고73) 큰 장식등(chandelier) 2개 달려 있고,74) 낮에도 불을 켜놓아 복도 쪽 방문에서 보면 방 안이 환하게 들여다보인다.75)

72) 2010. 3. 12. 자 곽영욱에 대한 증인신문조서 7쪽
73) [별지 9] 현장검증조서 첨부 사진 12
74) [별지 11] 현장검증조서 첨부 사진 6
75) [별지 12] 현장검증조서 첨부 사진 37, [별지 13] 현장검증조서 첨부 사진 34

오찬이 끝나고 오찬장 문이 열리면 수행과장 강○○는 한명숙의 가방 등 소지품을 들고 오찬장 문을 향해 걸어가는데, 열린 문까지 걸어가는 시간은 약 5.1초 정도 소요된다.76)

76) 2010. 3. 22. 검증조서 6쪽

따라서 오찬이 끝나면 오찬장 문 앞으로 와 있는 강○○ 수행과장은 물론, 열린 문을 주시하며 오찬장 앞을 주목하고 있었을 최○○ 경호 2팀장, 아니면 다른 어느 누구라도 그 방에서 어떠한 일이 일어나는지를 쉽게 알아 볼 수 있는 상황인데, 이러한 사실을 분명히 알고 있는 피고인 한명숙이 대담하게 그런 방에서 돈 봉투를 주고 받아서 이를 서랍장 등에 숨겨두고 나온다는 것은 매우 비현실적이라는 의심이 든다.

) 오찬 동석자 정○○, ○○의 위치

피고인 곽영욱의 진술은 두 분 장관이 멀리 떨어지지 않고 동시다발적으로 나가면서 문이 열려 있는 상황에서 의자 위에 돈을 올려놓은 것이라는 것이다.77) 그렇다면 두 장관이 아직 방을 빠져나가지도 않았거나 문 근처에서 언제라도 뒤를 돌아볼 수 있는 상황이라는 것이 된다.

77) 2010. 3. 12. 피고인 곽영욱에 대한 증인신문조서 7쪽

피고인 곽영욱은, “혹시 앞에 두 사람의 장관이 이것을 볼까 하는 걱정을 하지 않았나요라는 질문에 대하여 그래서 놓고 얼른 나왔다고 하고 있다.78) 그러나 두 장관이 바로 식탁 옆에 붙어 있을 때 돈봉투를 꺼내놓는다는 일이 불가능함은 물론, 어느 정도 떨어진 후에도 언제라도 무슨 말을 하며 뒤돌아 볼 수 있는 상황에서 죄송하다는 말을 하며 돈 봉투 2개를 양복 상의 양쪽 안주머니에서 꺼내어 내려놓는다는 것은, 금품 수수 당사자들이 비상하게 대범하거나 당시 오찬 참석자들이모두 이런 사정을 알면서도 일부러 모른 척 해주지 않으면 있을 수 없는 일이 아닌가라는 의심이 든다.

78) 2010. 3. 12. 피고인 곽영욱에 대한 증인신문조서 8쪽

) 오찬장의 서랍장 및 드레스 룸

이 사건 오찬장 옆에는 드레스룸이 붙어 있다.79) 그리고 오찬장 벽면에는 서랍장이 세워져 있다.80) 이 법원의 현장검증시 오찬장 문을 연 상태에서 드레스룸을 열고 닫아보았는데, ‘드르륵하는 여닫는 소리가 상당히 커서 오찬장 문 밖에서도 충분히 인식할 수 있었다.81) 마찬가지로 서랍장의 서랍을 열고 닫아 보았는데, 변호인측에서 서랍을 열었을 때는 소리가 드르륵하고 오찬장 밖에서 충분히 인식할 수 있는 큰 소리가 들렸으나, 검찰측에서 서랍을 열었을 때는 소리가 잘 들리지 않았다.82) 이 사건 오찬장에는 통유리 창문이 2개 있고83) 큰 장식등(chandelier) 2개 달려 있는데,84) 오찬 테이블은 안쪽 장식등 아래에 위치하고 있었다.85) 그래서 만약 정○○이나 강○○이 오찬 후 먼저 나가기 시작하였다고 하더라도 문을 빠져 나가는 데에는 몇 초 이상의 시간이 소요되게 된다. 따라서 피고인 한명숙이 피고인 곽영욱으로부터 돈봉투를 받아 서랍장이나 드레스룸의 문을 열고 숨겨 놓으려고 하였다면 오찬장을 나가던 정○○이나 강○○이 소리를 듣고 뒤를 돌아볼 수도 있는 상황이라고 여겨진다. 이러한 상황은 생각하기 매우 어려운 것이다.

79) [별지 7] 현장검증조서 첨부 공관평면도 2 중 ④번 계단과 ⑤번방 사이 부분, [별지 12] 현장검증조서 첨부 사진 37에서 우측 벽에 붙어 있는 문이 드레스룸의 문이다.
80) [별지 12] 현장검증조서 첨부 사진 37
81) 2010. 3. 22. 검증조서 7쪽
82) 2010. 3. 22. 검증조서 9쪽
83) [별지 9] 현장검증조서 첨부 사진 12
84) [별지 11] 현장검증조서 첨부 사진 6
85) [별지 11] 현장검증조서 첨부 사진 6

) 오찬장에서 나온 순서

당일 오찬장을 나온 순서에 대하여 구체적인 기억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피고인 곽영욱이 유일하다.86) 피고인 한명숙을 포함한 나머지 사람들(오찬동석자인 정○○, ○○과 공관 경호팀, 수행과장, 의전비서관 등)은 모두 당일 오찬장을 나온 순서를 아무도 기억하지 못하고 있다. 이는 시간이 지나기도 했지만 당일 오찬장을 나온 순서나 시간적 간격에 어떠한 특이한 점도 없었기 때문일 것이라고 생각된다.

86) 2010. 3. 11. 피고인 곽영욱에 대한 증인신문조서 35, 36쪽

피고인 곽영욱 진술에 따르면 (비록 거의 동시다발적이기는 하지만) 두 사람의 장관이 먼저 오찬장을 나서고, 피고인 한명숙은 그쯤 되면 센스로 그 자리에 남아 있었으며, 피고인 곽영욱이 의자 위에 돈 봉투를 올려놓으면서 미안합니다라고 말하고 나갔고, 피고인 한명숙은 이를 처리한 다음(피고인 곽영욱은 피고인 한명숙이 이 봉투를 어떻게 하였는지는 보지 못하였다고 진술하였다87)) 나왔다는 것이다. 따라서 피고인 곽영욱의 진술에 따르면 피고인 한명숙이 돈을 받은 후 어떠한 동작을 했든 간에, 일단먼저 두 사람이 나간 다음 피고인 곽영욱이 돈을 꺼내놓고 이를 피고인 한명숙이 처리하기 위해서는 일정한 시간이 필요하고 따라서 피고인 한명숙은 네 사람의 오찬 참가자 중 가장 늦게 나와야 한다.

87) 2010. 3. 11. 피고인 곽영욱에 대한 증인신문조서 40쪽

하지만 의전이나, 사회통념 그리고 일상적인 총리공관 오찬의 관례, 그 어느 것에 비추어도 피고인 한명숙이 가장 늦게 나오는 것이 매우 이례적인 상황이고,88) 그 날 오찬장을 빠져나간 순서가 그렇게 이례적인 상황이라고 기억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88) 변호인 제출 증 제13호증 의전실무 편람 134쪽~139쪽, 증인 정○○, 강○○의 진술

피고인 곽영욱 진술내용 자체에 의하더라도 피고인 한명숙도 적어도 피고인 곽영욱과 동시에 같이 나왔다는 것이어서 시간적 간격이 맞지 않는다.89)

89) 2010. 3. 10. 피고인 곽영욱에 대한 증인신문조서 41쪽

) 통상적인 관례에 따른 퇴장 순서

총리가 참석자들과 헤어져 다시 사저로 들어가거나 오찬장에 들어가는 경우가 있었다면 특이한 일일 것인데, 증인 최○○, 강정구를 비롯한 경호팀 직원 모두 피고인 한명숙 재임 시절에는 그런 특이한 일이 없었다고 진술하고 있다.

또한 당시 오찬동석자인 증인 정○○, ○○ 역시 이 사건 오찬 당일 관례와 다른 특별한 정황은 없었고 실제로도 평소와 달리 하였다는 특이한 기억은 없다는 것이다.

) 피고인 한명숙의 복장 및 주머니

검사는 만약 피고인 한명숙이 서랍장에 돈을 넣은 방법을 택하지 않고, 손가방 또는 바지 주머니 등에 돈을 넣는 등 다른 방법을 택하였다면 피고인 한명숙은 훨씬 더 빨리 오찬장을 벗어났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피고인 한명숙의 손가방이나 핸드백은 평소 오찬 중에는 수행과장 강○○가 가지고 있었다는 것이고 당일 코트도 승용차 안에 있어서 한명숙 피고인은 코트도 입고 있지 않았다는 것이며,90) 당일 피고인 한명숙이 입고 있던 옷91)을 보면 3만 달러가든 편지봉투(가로 16cm x 세로 8cm x 높이 3.2cm) 2만 달러가 든 편지봉투(가로16cm x 세로 8cm x 높이 2.6cm)가 들어가기에는 주머니가 너무 작다고 인정된다.92)

90) 2010. 3. 19. 강○○에 대한 증인신문조서 7, 16-18쪽 
91) [별지 15] 변호인 증제9호증의 4, 5 
92) [별지 14] 현장검증조서 첨부 사진 32, 33, 2010. 3. 19. 강○○에 대한 증인신문조서 6쪽

) 피고인 한명숙의 오찬 당일 일정

이 사건 오찬 당일인 2006. 12. 20. 피고인 한명숙의 일정은 오전 7 30분 국정현안정책조정회의(총리공관 조찬), 오전 10시 연말 미군 장병 위문(오산 미 7공군 사령부현장방문), 12시 이 사건 오찬(총리공관 오찬간담회), 오후 5 30분 저출산고령화 연석회의 실무회의(총리 주재 회의), 오후 6시 만찬(총리공관 만찬간담회)의 순서로 빡빡하게 진행되었다.93) 이 사건 오찬 전에는 하루종일 총리 집무실에 들어가지 못한 상황이어서 피고인 한명숙으로서는 서둘러 집무실로 가야할 상황이었다.94) 이와 같은 상황에서 피고인 한명숙이 피고인 곽영욱으로부터 오찬장에서 두툼한 돈봉투 2개를 받아서 이를 다른 사람의 눈에 띄지 않게 처리하고 떠났다는 것은 생각하기 어려운 일로 보여진다.

93) 변호인 제출 증 제1호증(총리 월간일정) 중 2006. 12. 26.자, 증 제2호증(총리 수행일지) 중 2006. 12. 20. 부분
94) 2010. 3. 19. 강○○에 대한 증인신문조서 14쪽

3) 소결

이상과 같은 총리공관 및 오찬장의 상황, 동석자가 있는 오찬자리라는 상황, 오찬을 마친 후 의전에 따라 퇴장과 배웅이 이루어진다는 의전 정황, 그리고 오찬 중에는 동석자간에, 오찬 후에는 경호원, 수행과장 등 다수의 주시 속에 행동이 이루어진다는 정황 등을 고려하면 피고인 한명숙이 오찬 직후 다른 사람들 모르게 곽영욱으로부터 돈을 수수한다는 것은 가능하지 않은 일이라는 의심이 든다.

(4) 5만 달러의 출처

() 검사의 주장

○○은 검찰 진술 및 이 사건 법정에서 ○○○○ 부산지사장으로 재직시 피고인 곽영욱에게 매월 지급한 사장활동비에는 1~2만 달러가 포함되었으며 퇴직시에는 5만달러를 지급했다고 진술하였다. ○○은 부산지사장으로 재직시 피고인 곽영욱에게 매월 적을 때는 2,000만원에서 많을 때는 8,000만원까지 주었는데, 처음에는 달러로 주다가 나중에 금액이 커지면서 달러나 헌 수표를 혼용(1만 내지 2만 달러 + 헌수표로전달)하여 주었으며, 퇴직시기인 2005. 6.경에는 전액 달러(5만 달러)로 전달하였고 진술하고 있다.

피고인 곽영욱도 위와 같이 부산지사 등으로부터 달러를 받아 그 중 일부인 5만 달러를 피고인 한명숙에게 주었다고 진술하고 있다.

위 이○○의 진술에 따르면, 피고인 곽영욱은 ○○○○ 사장으로 재직할 때, 부산지사장 등으로부터 매월 1~2만 달러를 활동비로 받아 리비아 문제 해결 비용, 화주 및 지인들에 대한 인사 비용 등으로 사용해 왔는데, 그 금액은 최소 55만 달러 이상95)이다.

95) 검사는, 이○○의 진술에 의하면 곽영욱에게 월 1~2만 달러를 주었다고 하므로, 실제로 곽영욱이 이○○으로부터 받은 달러는 80만 달러가 넘지만, 2만 달러를 지급한 시기가 특정되지 않아 월 1만 달러로 계산한 것이 55만 달러라고 주장한다.

그리고 피고인 곽영욱은 2005. 6. ○○○○ 사장직에서 퇴직한 후, 그 동안 사용하고 남은 상당량의 달러를 집에 보관하며 지인에 대한 인사, 해외여행 추가 경비 등으로 사용해 왔다. 피고인 곽영욱이 퇴직한 이후인 2005. 7.부터 2007. 12.까지 보유하고 있던 달러 중 외화펀드 계좌에 입금하는 등 확인된 금액만 14만 달러에 이르고 있어, 피고인 곽영욱이 집에 보관하고 있던 달러는 상당히 많았을 것으로 보인다.

이상과 같은 사정을 종합하면, 피고인 곽영욱은 ○○○○ 사장으로 재직시 부산지사장 이○○ 등으로부터 달러를 받아 보관 중하던 그 일부를 이 사건 뇌물에 사용한 것이다. 그것이 이 사건 뇌물의 출처이다.

() 이 법원의 판단

1) 피고인 곽영욱이 보유하고 있었던 달러의 규모

) 2005. 6. ○○으로부터 수수하였다는 5만 달러

피고인 곽영욱이 2005. 6. ○○으로부터 5만 달러를 교부받았다는 사실은 이를 인정할 증거가 부족하다. 이에 관하여는 앞에서 살펴본 바 있다.

) 피고인 곽영욱의 당초 소지 금액과 매도·매수

피고인 곽영욱은 이 법원에서 ○○○○ 퇴직 당시 가지고 있던 달러가 모두 8만 달러에서 10만 달러가 된다고 진술하였다가 다시 묻자 정확히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진술을 번복하였다.96)

96) 2010. 3. 12. 피고인 곽영욱에 대한 증인신문조서 14쪽

그런데 검사가 제출한 달러 매입매도 현황표97)을 보면, ○○○○ 퇴직시인 2005. 6.부터 2007. 8. 경까지 피고인 곽영욱이 달러를 매도한 것은 140,772달러이고 달러를 매수한 것은 61,000달러로서 모두 79,722달러의 매도 우위를 보이고 있다. 또한 이 사건을 제외하고도 외국의 친지에게 갈 때 가지고 가거나 하는 등으로 상당한 금액을 소비하였다고도 진술하고 있다.

97) [별지 16] 곽영욱 환전 내역 및 출국내역 비교

2) 소결

따라서 피고인 곽영욱의 달러 매입매도 이력과 피고인 곽영욱이 사용했다는 달러까지 합쳐 보면, ○○○○ 퇴직 후 자신이 소지한 달러가 매도와 사용 등으로 상당부분 소진되었는데 피고인 한명숙에게 줄 5만 달러나 되는 달러가 수중에 과연 있었는지 하는 의심이 생길 여지가 있다.

. 종합적 판단

(1) 이 부분 공소사실에 적용되는 법리

형사소송법 제307조 제2항은 범죄사실의 인정은 합리적인 의심이 없는 정도의 증명에 이르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금원수수 여부가 쟁점이 된 사건에서 금원수수자로 지목된 피고인이 수수사실을 부인하고 있고 이를 뒷받침할 금융자료 등 객관적물증이 없는 경우, 금원을 제공하였다는 사람의 진술만으로 유죄를 인정하기 위해서는 그 사람의 진술이 증거능력이 있어야 함은 물론 합리적인 의심을 배제할 만한 신빙성이 있어야 한다. 신빙성 유무를 판단할 때에는 그 진술 내용 자체의 합리성, 객관적 상당성, 전후의 일관성뿐만 아니라 그의 인간됨, 그 진술로 얻게 되는 이해관계 유무 등을 아울러 살펴보아야 한다. 특히, 그에게 어떤 범죄의 혐의가 있고 그 혐의에 대하여수사가 개시될 가능성이 있거나 수사가 진행 중인 경우에는, 이를 이용한 협박이나 회유 등의 의심이 있어 그 진술의 증거능력이 부정되는 정도에까지 이르지 않는 경우에도, 그로 인한 궁박한 처지에서 벗어나려는 노력이 진술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여부 등을 살펴보아야 한다(대법원 2009. 1. 15. 선고 20088137 판결 등 참조).

그리고 증거의 증명력은 법관의 자유판단에 맡겨져 있으나(형사소송법 제308) 그 판단은 논리와 경험칙에 합치하여야 하고, 형사재판에 있어서 유죄로 인정하기 위한 심증형성의 정도는 합리적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여야 하나(형사소송법 제307조제2) 이는 모든 가능한 의심을 배제할 정도에 이를 것까지 요구하는 것은 아니며, 증명력이 있는 것으로 인정되는 증거를 합리적 근거가 없는 의심을 일으켜 이를 배척하는 것은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는 것으로 허용될 수 없다. 여기에서 말하는 합리적 의심이라 함은 요증사실과 양립할 수 없는 사실의 개연성에 대한 논리와 경험칙에 기한 의문으로서, 피고인에게 유리한 정황을 사실인정과 관련하여 파악한 이성적 추론에 그 근거를 둔 것이어야 하므로, 단순히 관념적인 의심이나 추상적인 가능성에기초한 의심은 합리적 의심에 포함된다고 할 수 없다(대법원 2008. 12. 11. 선고 20087112 판결 등 참조)

(2) 판단

위와 같은 법리에 비추어 위 부분 공소사실을 판단하여 본다. 앞서 살펴본 이 사건의 쟁점들 중  피고인 곽영욱이 총리 공관에서 오찬이 끝난 후 다른 참석자들이 먼저 나가고 피고인 한명숙과 둘만 남아 있는 기회에 미리 양복 안주머니에 넣어간 미화2, 3만 달러씩이 담겨있는 편지봉투 2개를 피고인 한명숙이 보는 앞에서 앉았던 의자 위에 내려놓는 방법으로 피고인 한명숙에게 건네주었는지 여부는 이에 부합하는 유일한 직접증거인 피고인 곽영욱의 뇌물공여 진술은 앞서 각 부분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전후의 일관성, 임의성, 합리성, 객관적 상당성이 부족하고, 그의 인간됨과 그 진술로 얻게 되는 이해관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합리적인 의심을 배제할만한 신빙성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이 부분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유일한 직접증거인 피고인 곽영욱의 진술은 이를 그대로 믿기 어렵고, 검사가 제출한 나머지 정황증거들만으로는 형사소송법 307조 제2항에서 말하는 합리적인 의심을 배제하여 피고인 한명숙이 피고인 곽영욱으로부터 5만 달러를 수수하였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며,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그러므로 이 부분 공소사실은 나머지 위  내지  쟁점에 관하여 살펴 볼 필요도 없이 그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다.

. 결론

따라서 피고인 곽영욱에 대한 이사건 공소사실 중 뇌물공여 부분 및 피고인 한명숙에 대한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뇌물)의 공소사실은 각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여,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무죄를 선고하기로 한다.

이상의 이유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재판장 판사 김형두
판사 염경호
판사 박승혜

<이하 별지 관련 폐이지>
[한명숙의 곽영욱 뇌물사건] 제1심 서울지방법원 2009고합1500,1357 판결문<별지 표·사진>

[별지 1] 서울지사 출금내역
[별지 2] 인천지사 출금내역
[별지 3] 청주지점 출금내역(○○)
[별지 4] 청주지점 출금내역(○○은행)
[별지 5] 포항지사 송금내역
[별지 6] 곽영욱 서울구치소 출정시간 등98)
※ 검사실 체류시간 = 조사 + 휴식 + 변호인 접견 + 가족 접견 + 식사
98) 검사 제출 2010. 3. 15.자 ‘곽영욱 출정 내역에 대한 석명’ 첨부서류
[별지 7] 현장검증조서 첨부 공관평면도 2
[별지 8] 현장검증조서 첨부 사진 13
[별지 9] 현장검증조서 첨부 사진 12
[별지 10] 현장검증조서 첨부 사진 35
[별지 11] 현장검증조서 첨부 사진 6
[별지 12] 현장검증조서 첨부 사진 37
[별지 13] 현장검증조서 첨부 사진 34
[별지 14] 현장검증조서 첨부 사진 32, 33
[별지 15] 변호인 증제9호증의 4, 5
[별지 16] 곽영욱 환전 내역 및 출국내역 비교99)
99) 증거기록 702쪽

☞ 판결문 1편에서 보기
[한명숙의 곽영욱 뇌물사건] 제1심 서울지방법원 2009고합1500,1357 판결문 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