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방법원 판결

사건 2012고단4509 외국환거래법 위반

피고인 노정연

변호인 변호사 곽상언, 법무법인 부산(담당변호사 정재성)

판결선고 2013.1.23.

주문

피고인을 징역 4월에 처한다. 다만, 이 판결 확정일부터 1년간 위 형의 집행을 유예한다.

이유

범죄사실

피고인은 외국환거래법상 거주자이고, 경연희는 1985년경 미국 유학을 떠나 1997년경 미국 영주권을 취득한 후 현재까지 미국에서 거주하고 있는 외국환거래법상 비거주자이다.

피고인은 2007.10.5. 경 평소 알고 지내던 경연희로부터 동인 소유인 미국 뉴저지 24번가 소재 포트임페리얼 아파트(일명 '허드슨빌라') 435호를 미화 220만 달러에 매수하는 계약을 체결하면서 계약금으로 40만 달러를 지급하였고, 2년 후에 잔금을 지급하고 그 소유권을 이전받기로 약정하였다.

거주자와 비거주자간의 거래에 따른 결제에 있어서 거주자가 외국환업무취급기관을 통하지 아니하고 거래당사자가 아닌 자와 지급 등을 하는 경우에는 그 지급 등의 방법에 대하여 미리 한국은행 총재에게 신고하여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2008년 말경부터 2009.1. 초순경 사이에 미국에 있는 경연희에게 허드슨빌라 435호에 대한 중도금을 지급함에 있어 위와 같이 지급신고를 하고 송금할 경우에는 피고인의 해외 부동산 취득 사실이 알려질 것을 우려하여 경연희에게 국내에서 현금으로 받아가 달라고 요청하고, 경연희는 평소 알고 지내던 이∘∘의 동생 이∘∘가 마침 국내에 있으며 이∘∘가 동생을 시켜 중도금을 받아 줄 수 있다고 하자 피고인의 요청을 수락하고 국내에서 피고인이 건네주는 중도금을 수령하기로 함으로써 거주자와 비거주자의 부동산거래 결제에 관하여 외국환업무취급기관을 통하지 아니하고 거래당사자가 아닌 자와 지급하는 방법을 공모하였다.

경연희는 그 즈음인 2009.1. 초순경 이∘∘를 통해 이∘∘로 하여금 중도금을 받아줄 것을 부탁하는 한편 이∘∘의 휴대전화번호를 피고인에게 알려주고, 피고인은 같은 해 1.10.경 어머니 권양숙 여사로 하여금 성명 불상의 친척을 시켜 과천시 과천동 소재 지하철역 4호선 선바위역 부근 비닐하우스 앞에서 이∘∘에게 1만원권 현금 7박스로 현금 13억 원을 건네주게 하였다.

이로써 피고인은 경연희와 공모하여 거주자와 비거주자 사이의 거래에 따른 채무의 결제를 함에 있어 신고 없이 외국환업무취급기관을 통하지 아니하고 거래당사자가 아닌 이∘∘에게 현금 13억 원을 지급하였다.

증거의 요지

1. 피고인의 일부 법정진술

1. 피고인, 경연희, 은∘∘에 대한 각 검찰 피의자신문조서

1. 이∘∘, 이∘∘ 최∘∘, 박∘∘에 대한 각 검찰 진술조서

1. 경연희, 권양숙의 각 진술서

1. 영문계약서 사본, 각 개인별출입국 현황, 수사보고(개인별출입국 현황)

변호인의 주장에 대한 판단

1. 주장

변호인은, 피고인이 권양숙 여사의 부탁으로 경연희와 사이에 위 포트임페리얼 아파트 435호(이하, '이 사건 아파트'라 한다)에 관한 매매계약을 체결하였으나 소유할 의사 없이 지내오던 중 경연희로부터 중도금 지급을 독촉 받는 바람에 권양숙 여사에게 그 사실과 함께 경연희가 알려준 이∘∘의 전화번호 및 중도금 액수를 전달하였을 뿐 권양숙 여사가 언제, 어떠한 방법으로 위 중도금을 지급하려고 하였는지를 알지 못하였으므로 외국환거래법 위반에 대한 범의가 없었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2. 판단

살피건대, 위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제반 사정들 특히, ① 경연희는 수사기관에서 "자신과 이 사건 아파트 매매계약을 체결한 당사자는 피고인이었기에 당연히 피고인이 거주할 목적으로 이 사건 아파트를 매수한 것으로 알고 있을 뿐이고, 2008년 말경 피고인으로부터 이 사건 아파트의 중도금으로 미화 100만 달러 정도가 마련되었다면서 한국에서 돈을 줄 테니 알아서 가져가라는 말을 듣고서 피고인에게 한국에서 돈을 건네받을 사람으로 이∘∘의 전화번호를 알려 주었으며, 이∘∘로부터 중도금으로 현금 13억 원을 전달받았다는 연락을 받고 곧바로 피고인에게 그 사실을 알려 주었고, 피고인도 그 당시 위 중도금을 미국으로 송금하는 등의 정상적인 방법으로 지급할 수 없다는 사정을 잘 알고 있었다."는 취지로 진술한 점, ② 이와 관련하여 권양숙 여사는 수사기관에 "경연희는 이 사건 아파트 구입과 관련하여 피고인과만 연락을 취하였는데, 2009.1.경 피고인으로부터 경연희가 중도금을 요구한다는 얘기를 듣고서 이 사건 아파트 구입 사실을 숨기기 위해서는 중도금을 경연희의 미국계좌로 송금할 수 없는 처지였기에 피고인을 통해 경연희에게 그런 사정을 얘기하여 한화로 지급하기로 약속하고 국내에서 한화를 전달받을 사람의 연락처를 받아 현금 13억 원을 건네주었다."는 취지로 진술한 점, ③ 피고인도 수사기관에서 "이 사건 아파트 구입사실을 비밀로 한 상태에서 경연희가 중도금을 계속 독촉하는 바람에 여러 얘기가 오고 간 끝에 어머니가 경연희의 요청대로 한화로 주기로 하여 경연희에게 그 말을 전달하였더니 경연희가 국내에서 돈을 건네받을 사람의 연락처를 알려 주어 어머니에게 이를 전달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한 점, ④ 한편, 피고인은 미국에서 경연희와 사이에 이 사건 아파트 매매계약을 직접 체결하였고, 2007.10.5.자 관련 계약서에도 피고인이 이 사건 아파트의 양수인으로서 2년 후에 그 소유권을 단독으로 취득하는 것으로 명시되어 있는 점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은 이 사건 아파트 매매계약의 거래당사자로서 거래상대방인 경연희에게 그 중도금을 지급함에 있어서 국내에서 관련 당국 몰래 거래당사자가 아닌 제3자에게 한화로 직접 전달하는 방법으로 지급한다는 사실을 인식하고도 해외 아파트 구입 사실을 숨기기 위하여 경연희 등과 순차 상호 의사가 합치되어 범죄사실 기재와 같이 중도금을 지급함으로써 외국환거래법을 위반하였다고 판단되므로, 변호인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법령의 적용

1.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구 외국환거래법 (2009.1.30, 법률 제935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8조 제1항 제2호, 제16조 제3호, 제4호, 형법 제30조

1. 상상적 경합

형법 제40조, 제50조 

1. 형의 선택

징역형 선택

1. 집행유예

형법 제62조 제1항(양형의 이유 참작)

양형의 이유

이 사건 범행은 외국환거래 질서를 문란케 한 범죄로서 미신고 지급규모가 작지 아니한 점, 더구나 피고인은 전직 대통령의 자녀로서 모범을 보여야 함에도 고가의 해외아파트 구입 사실을 숨기기 위하여 이 사건 범행에 이른 점을 고려하면 비난가능성이 적지 아니하나, 다른 한편 피고인은 대체로 범행을 시인하면서 잘못을 깊이 반성하는 점, 그동안 전과 없이 성실하게 살아온 점, 이 사건 범행 후 외국환거래법이 개정되어 미신고 지급행위에 대한 처벌이 크게 완화된 점, 그밖에 피고인의 연령, 성행, 환경 등 기록과 변론에 나타난 제반 정상을 모두 참작하여 형을 정한다.

이상의 이유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동식

위 피고인 노정연의 변호인

1. 곽상언(1971.11.18. 서울 출생 ) 변호사(법무법인 인강)|사시 43회·연수원 33기 ☜ 노정연의 남편

1. 정재성(1960.08.18. 부산 출생 ) 변호사(법무법인 부산)|사시 26회·연수원 16기 ☜ 노건평·노무현의 조카사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