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BS 사내통신망에 정연주 사장 배임혐의 해명 글 23쪽 게재(2008.7.11)

한국방송공사 KBS는 검찰이 수사 중인 정연주 사장 배임 고발사건과 관련해 2008년 7월 11일 오후 사내 통신망에 정연주 사장을 배임혐의로 수사중인 검찰 쪽 주장을 정면 반박하는 A4 용지 23쪽 분량의 1994년부터 15년간 벌어진 세무소송의 진행 과정과 합의 배경, 검찰 소환에 대한 입장 등을 총 18개항의 Q&A 형식으로 만들어 설명한 글을 올렸다.

「법인세 등 세무소송 조정 관련 Q&A」라는 제목의 이 글은 KBS와 세무당국의 10여년간에 걸쳐 공사의 법인세 납부 등을 둘러싼 세무소송을 진행하다가 2005년도에 서울고등법원의 조정권고를 받아들여 세금 분쟁을 해결한 바 있다. 조정 이후 3년이 지난 시점에서 당시 정책 결정과 관련하여 배임혐의로 정연주 KBS 사장이 고발되었다.

↘ 관련 재판과 판결 내용

[KBS 수신료] KBS의 부당이득금반환소송·법인세 등 취소소송·정연주의 배임 형사소송까지의 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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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법인세 등 세무소송 조정 관련 Q&A」

KBS와 세무당국은 지난 10여년간에 걸쳐 공사의 법인세 납부 등을 둘러싼 세무소송을 진행하다가 2005년도에 서울고등법원의 조정권고를 받아들여 세금 분쟁을 해결한 바 있다.

그런데, 조정 이후 3년이 지난 시점에서 당시 정책결정과 관련하여 배임혐의로 사장이 고발되자 일부 언론에서 고발인의 일방적인 주장을 여과없이 인용해 사실을 왜곡 보도하고, 검찰에서는 정치적 외압 논란에도 불구하고 기초조사도 마무리되지 않은 상태에서 사장에 대한 무리한 소환요구를 거듭하고 있다.

이와 관련하여 불필요한 오해와 왜곡의 확산을 막고 사실관계에 관한 보다 정확한 이해를 돕고자 당시 세무소송의 내용과 조정에 이르기까지의  경과를 문답형식으로 작성하였다.

Ⅰ. 세무소송 및 조정경과

1. 세무소송의 발단은 무엇이었나?

■ KBS는 과거에 수신료를 방송용역의 대가로 보아 수신료수입에 대해서도 법인세와 부가가치세를 납부해왔다<그림1>. 그런데 수신료를 과세대상으로 삼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사내 의견이 있었고, 국정감사에서 문제가 제기되기도 하였다.

- 이에, 법률 검토를 거친 결과 수신료수입에 대해서는 세금을 내는 것이 부당하다고 판단해 1994년 국가와 서울시를 상대로 법인세 및 부가가치세 부당이득을 돌려달라는 소송을 제기하게 되었다. (부당이득반환청구소송)

- 이에 대한 대법원의 판결(2000.2.25)은 “수신료수입이 과세대상이 아닌 것은 사실이지만, KBS가 자진해 신고, 납부한 것은 당연 무효가 될 수 없으므로 부당이득으로 반환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었다. (KBS 패소)

 <그림 1> 제1방법


2. 이후의 소송은 어떻게 진행되었나?

■ 부당이득반환청구소송에서는 패소했지만 ‘수신료수입은 과세대상이 아니라는 사실’이 명확해지자 당시 KBS측의 소송대리인은 ‘이 사건을 행정소송으로 제기하면 승소가능성은 거의 확정적’이라는 의견을 제시했고, 회사는 이 의견을 받아들여 1999년부터 행정소송을 시작하게 되었다. (감액경정청구소송)행정소송은 모두 17건이 제기되어 진행되었다.

이 소송에서 KBS의 기본 논리는 (과세대상이 아닌) 수신료를 총수입에서 제외하게 되면 총비용이 항상 수입을 초과하게 되어 순손실이 발생하므로 세금을 납부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었다. <그림 2>

<그림 2> 제2방법


3. 소송에 대한 국세청의 대응은 어떤 것이었나?

■ 이에 대한 국세청의 입장은 총수입에서 수신료를 제외하는 것은 인정하되, 그렇다면 총비용에서도 수신료에 상응하는 비용을 제외하고 나머지 부분만을 비용으로 인정하겠다는 것이었다.

즉, 총수입에서 수신료를 제외하면 광고수입만이 남게 되므로, 총비용에서도 광고수입에 상응하는 비용만을 적용해야 하며, 이 때 광고수입에 상응하는 비용은 광고방송을 하는 2TV와 2라디오의 비용으로만 한정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이렇게 될 경우 2TV와 2라디오의 비용은 전체 비용 중 매우 적은 부분에 불과해 결국은 순이익이 커지게 되고, 따라서 KBS가 내야할 세금은 오히려 늘어나게 되었다. <그림 3>

<그림 3> 제3방법

■ 실제로 국세청은 2001년 세무조사를 기점으로 이와 같은 기준을 적용해 법인세를 산정하고 과거 96년 이후 매해분의 법인세를 추징하기 시작했다. 추징당한 법인세는 2001년 159억원(96년도분), 2003년 233억원(97년도분), 2004년 67억원(98년도분), 2005년 333억원(98년도분)이었고, 2006년 이후의 추징세액마저 예고된 상태였다.

4. 당시 여러 건의 행정소송이 진행되었는데 그 결과는 어땠나?

■ 2005년 서울고등법원에 조정의견서를 제출할 때까지 KBS는 국세청과 10여년간 17건의 세무소송을 계속해 왔다. 소송 결과는 7승 9패(1건 미선고), 승소가액 2,206억원, 패소가액 1,241억원이었다.

그런데 당시 KBS가 2천여억원을 승소할 수 있었던 이유는 법원이 KBS측의 주장(제2방법)을 그대로 수용한 것이 아니라, 국세청이 세금 추징의 근거로 삼았던 기준(제3방법)에서 비용의 범위를 2TV와 2라디오의 비용으로만 한정한 것은 타당성이 부족하다는 것이었다.

그러면서 법원은 “법원이 구체적인 세금산출방법까지 제시할 의무가 없다”고 덧붙임으로써 국세청의 세금 추징 자체를 부인하기보다는 타당성을 입증할 수 있는 기준을 새로 설정해 세금을 재산정해야 한다는 입장을 취했다.

즉, 세금부과 기준이 부분적으로 잘못되었으나 이것을 법원이 정정할 수는 없으므로 우선 부과처분을 전부 취소하되 국세청으로 하여금 합당한 기준을 다시 적용해 세금을 매길 것을 요구한 것이었다. <그림 4>

<그림 4> 제3방법


5. 그렇다면 당시 ‘승소가 확실한 상황’이었다는 주장은 사실과 다르나?

■ 10여년간 17건의 소송 발생이 증명하듯이 양측의 견해가 뚜렷이 대립되는 상황에서 국세청이 어떠한 기준을 제시한다 해도 분쟁은 계속될 것이고 또 다른 소송이 거듭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이와 관련, 당시 KBS측 소송대리인이 KBS로부터 해임된 후 KBS를 상대로 제기한 수임료 소송(2007.10.9.선고 2006가합61265)에서 서울중앙지방법원은“KBS로서는 관련 행정소송에서 종국적으로 승소한다는 것도 불투명하였을 뿐 아니라, 종국적으로 승소한다고 하더라도 과세관청에 의한 새로운 부과처분이 예상되어 관련 행정소송으로 법인세 분쟁을 종국적으로 해결하기는 어려웠던 것으로 보인다”고 판시한 바 있다.

그러므로 ‘승소가 확실’한데도 세무조정으로 이익을 포기했다는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

6. 그러나 당시 소송 상대방인 국세청의 대리인인 김앤장 법률사무소는 KBS와 소송으로 끝까지 갈 경우 국세청에 불리하니 조정에 응하는 편이 낫다고 했다는 보도가 있었는데?

■ 김앤장 법률사무소의 법률자문 내용은 ‘과세기준의 입증책임에 따라 KBS와 국세청의 승·패소 판단이 엇갈리고 있고, 판결의 내용은 국세청이 새로운 방법으로 다시 과세처분하라는 것이므로, 판결이 확정된다 하더라도 새로운 과세처분에 대한 다툼이 예상된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김앤장 법률자문의 요지는 결국 ‘소송이 장기화될 수밖에 없으므로 국세청으로서도 조정을 받아들이는 것이 합리적’이라는 결론을 밝힌 것이다. 즉, 조정에 응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것은 소송 결과를 예측해 이에 따른 구체적 손익을 언급했다기 보다는, 불확실한 세무소송 결과에 매달리지 말고 현실적인 해결 방안을 찾는 것이 낫다는 의견을 제시한 내용이었다.

7. 결과적으로 세무조정을 통해 도출된 과세기준은 무엇인가?

■ 소송을 통해서는 문제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없던 상황에서 KBS와 국세청은 2005년말 서울고등법원의 조정권고를 받아들여 새로운 과세기준에 합의했다.

총수입에서 수신료를 제외하는 원칙은 이미 법원의 판결로 확립되어 있었으므로 쟁점은 비용부분을 어떻게 산정하느냐는 것인데, 결론은 총비용을 수신료수입과 광고수입의 비율에 따라 둘로 나누고, 그 중 광고부분에 해당하는 비용만큼을 과세기준으로 적용한다는 것이었다.

즉, 광고수입 비율에 상응하는 만큼의 비용을 광고수입에서 차감해 순손익을 산출하고 이 금액에 대해 세금을 매기는 것이 조정을 통해 도출된 과세기준이었다. <그림 5>

<그림 5> 제3방법


8. 조정의 결과로 KBS가 돌려받은 세금은 얼마인가?

■ KBS가 환급받은 금액은 국세청이 자신의 기준(제3방법)에 따라 추징했던 세액에 해당하는 부분이다.

우선 2005년에 556억원을 돌려받았는데, 이것은 국세청이 추징했던 96년도분 159억원(2001년 추징), 97년도분 233억원(2003년 추징), 98년도분 67억원(2004년 추징) 합계 459억원과 여기에 부수된 지방세 및 이자분을 합산한 금액이다.

그리고 2006년에 374억원을 돌려 받았는데, 이것은 국세청이 추징했던 99년도분 333억원(2005년 추징)과 여기에 부수된 지방세 및 이자분을 합산한 금액이다.

9. 일부에서는 추징당한 세금뿐만 아니라, 당초에 납부했던 세금과 조정된 기준으로 산출한 세금의 차액만큼을 더 돌려받았어야 한다는 지적도 있는데?

■ 당초의 기준(제1방법)으로 납부한 세금과 조정된 기준(제5방법)의 차액까지 환급받아야 한다는 주장이지만 이것은 결과론적이고 일방적인 논리이다.

■ 2004년 세무조정(안)을 검토하던 당시 공사는 과거의 법인세 납부액과 새로운 과세기준에 의한 법인세 산출금액과의 차액분 환급을 국세청에 요구 한 바 있다. 그러나 국세청은 “관련 행정소송의 판결로는 공사에 환급해야할 금액이 발생할 지 여부도 알 수 없을 뿐만 아니라 판결로 확정되지 않은 금액을 조정으로 소급하여 환급해 줄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이처럼 국세청이 미래에 적용할 과세기준으로 과거에 납부한 법인세를 정산·환급하는 것에 절대 동의하지 않았기 때문에 KBS가 새로운 과세기준을 내세워 과거 납부금액에 대한 환급을 주장할 경우 ‘조정’을 통해 ‘새로운 과세기준’을 세우는 것 자체가 원천적으로 불가능한 상황이었다.

당시 KBS의 여건은 국세청과의 반복되는 소송과 누적되는 추징의 악순환으로 회사의 안정적인 경영이 어렵고, 나아가 프로그램의 제작에도 막대한 영향을 받는 등 국가기간방송의 정상적인 운영마저 위협받는 상황이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KBS의 입장만을 고수한다면 현실적인 대책도 없이 또 다시 끝을 예측할 수 없는 소송이 되풀이 되었을 것이다. 따라서 결론 없는 소송으로 공영방송의 역량을 소진하기보다는 합리적인 방안을 찾아 향후의 과세기준을 정립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결정하게 된 것이다

Ⅱ. 「배임」 주장에 대해

10. 조정에 이르기까지 회사는 내부적으로 어떤 의사결정 절차를 거쳤나?

■ 소송이 반복되고 추징압박이 가중되는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회사는 <국세청의 법인세 추가고지 사안 대응을 위한 TF>를 구성하고(2004.2.26), 전사적인 의견 수렴, 변호사․공인회계사가 포함된 전담팀의 내부 검토, 외부전문가의 자문 등을 거치면서 세무소송의 효과적인 처리방안을 위한 검토를 시작했다.

그 결과에 따라 2004년 9월경 조정안을 마련하였고, 2004년말 차년도 예산편성시 ‘세무소송에 대한 합리적인 해결방법 강구’를 주요사업으로 설정하고, 이것을 ‘2005년도 공사 기본운영계획’에도 확정, 반영하여 방송위원회에 제출한 바 있다.

■ 2005년 4월 이 조정안에 대한 타당성 검토를 <회계법인 안건조세정보>에 의뢰한 결과 “조정안을 적극 추진해야 한다”는 의견과 함께, “소송을 통해 승소할 수 있다는 종전의 KBS측 주장논리는 타당성이 없다”는 답변을 받았다.

■ 2005년 8월 KBS는 서울고등법원에 조정신청 의견서를 제출하였고, 2005년 10월 서울고등법원이 이를 받아 들여 양 당사자인 KBS와 국세청에 조정권고안을 보내왔다.

이 같은 서울고등법원의 조정권고안에 대해 이번에는 국내 굴지의 회계전문법무법인인 <율촌>에 자문을 의뢰하였고, 법무법인은 법인세 조정안은 “현실적으로 가능한 최선의 방법 중의 하나”이며, 부가세 조정안은 제반 사정을 고려할 때 '충분히 가능한 방안'이라는 답변을 제시했다. 또한 동 법무법인은 “법원의 주도하에 이루어지는 조정에 임하여 분쟁을 종결짓는 행위를 배임행위라고 보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그 행위를 통하여 재산상의 이득을 취하는 바도 없으며, 불법이득의 의사가 인정될 여지는 더욱 없다”라고 밝히며 배임죄가 성립될 여지는 전혀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2005년 10월).

이에 따라 회사는 2005.11.9 이사회에 조정안을 보고하고, 2005.11.14에는 공사 감사실의 감사를 거쳤다. 감사실에서도 사안이 중대하다고 판단하여 세무소송팀의 의견과는 별도로 외부 로펌에 조정안 수락의 타당성 검토를 의뢰 하였고, 세무조정에 응하는 것이 현실적인 대안이라는 자문을 받아 이 의견을 이사회에 제출했다.

이후 회사는 2005.11.16 경영회의에서 조정권고안을 받아들이는 의사결정을 하였고, 국세청도 서울고검의 소송지휘를 받아 2005.12월경 서울고등법원에 조정권고를 수락한다는 의사를 통보하였다.

11. 세무소송 취하는 적자를 피하기 위한 것이었고, 적자발생시 경영책임에 대한 노사합의문이 있었다는 내용은 무엇인가?

■ 세무조정이 이루어진 2005년 KBS의 결산순이익은 576억원이었다. 이 중에서 조정결과에 따른 법인세 환급액 556억원을 제외하더라도 경영수지는 20억원 흑자였다. 이것은 임직원 임금 전년대비 4.5% 인상에 따른 인건비 지출이 포함된 수치이다.

■ 2005년도의 경영상황은 3월에 367억원의 법인세 추납액이 고지되면서 적자가 발생했으나 6월부터 토털리뷰를 통한 긴축방안 시행과 <해신>, <부모님 전상서>, <쾌걸 춘향>, <이 죽일 놈의 사랑>, <장미빛 인생> 등 드라마의 선전으로 광고수입이 전년대비 증가세로 돌아서기 시작해 2005년 10월, 11월에는 각각 203억원, 372억원의 흑자를 기록하였다.

■ 한편, 2005년 7월 22일의 노사합의문은 회사의 숙원인 수신료 인상이 여의치 않고 광고실적도 나빠지는 등 경영여건이 악화되는 상황에서 이를 타개해 나가겠다는 의지를 회사가 노조에 확인해 준 문건이다. 이 문건과 관련하여 일부 언론은 마치 공사가 적자를 메우기 위하여 세무조정을 서두른 것처럼 보도하고 있으나 이는 사실과 전혀 다르다. 오히려 당시 노조는 2005년 12월 노보를 통해 “사측이 조정을 완료시키기 위해 적극적인 행동을 보여주지 않고 있다”고 추궁하기까지 했다.(2005.12.19자·22자 노보특보)

■ 또한 앞에서 언급한 “법인세 추가고지 사안 대응을 위한 TF팀”을 이미 2004년 2월에 구성하고, 2004년 10월에 공사 조정(안)을 입안하여 법인세 계산방식에 대한 질의공문을 국세청에 발송하였으며, 노사합의 이전인 2005.6.23에 세무소송 조정신청을 위한 내부 결재가 이미 이루어졌던 사실로 보더라도 적자 책임을 면하기 위해 세무소송 조정을 서둘렀다는 논리는 성립될 수 없다.

12. 조정을 통한 문제해결이 타당했다는 법원의 판단이 있나?

■ 당시 KBS측 소송대리인이 조정방침에 반대해 대리인에서 해임된 후 KBS를 상대로 제기한 수임료 소송(2007.10.9. 선고 2006가합61265)에서 서울중앙지방법원은 다음과 같이 판시했다.

“KBS로서는 관련 행정소송에서 종국적으로 승소한다는 것도 불투명하였을 뿐 아니라, 종국적으로 승소한다고 하더라도 과세관청에 의한 새로운 부과처분이 예상되어 관련 행정소송으로 법인세 분쟁을 종국적으로 해결하기는 어려웠던 것으로 보인다”고 하면서,

“이러한 상황에서 법원의 조정권고를 통한 과세관청과의 협의로 새로 부과될 법인세 및 부가가치세 등의 산정방법을 명확히 하고, 이미 납부된 법인세 등의 일부를 환급받음으로써 세금분쟁을 종국적으로 해결하려고 하는 공사의 방침이 부당하다고 할 수 없다”라고 명백히 밝히고 있다.

또한 “세금분쟁을 종국적으로 해결하려고 하는 공사의 방침이 부당하다고 할 수 없음에도 전 세무소송담당 변호사는 조정권고를 통한 관련 행정소송의 해결에 부정적인 입장을 피력하고 적극적으로 협력하지 않았고, 또한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조정신청은 1심 승소로 돌려받을 가능성이 높아진 법인세와 부가가치세 환급금 가운데 1,500여억원을 포기하는 것’, ‘조정신청이 받아들여질 경우 앞으로 공사가 내지 않아도 될 세금 수백억원을 매년 시청자 수신료로 부담하게 될 것’이라고 하여, 공사로 하여금 갖은 의혹에 시달리게 하였고, 그 과정에서 공사의 신뢰가 크게 실추되게 만들었다”(2007.10.9. 선고 2006가합61265 판결)라고 판시하였다.

13. 검찰이 사장을 소환하려는 것은 배임혐의에 대한 사실관계를 확인하려는 것인데, 이에 대한 회사의 입장은 무엇인가?

■ 형법상 배임죄는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가 그 임무에 위배하는 행위로써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하거나 제3자로 하여금 이를 취득하게 하여 본인에게 손해를 가한 경우에 성립되는 일종의 재산범죄이다. 배임혐의로 검찰의 기소가 성립하려면 ‘임무에 위배하는 행위’와 ‘재산상의 이익취득’이라는 형법상의 범죄 구성요건에 해당해야 한다.

회사의 세무소송은 10여년간 법원에서도 판결로 해결하지 못한 문제였고, 결국 서울고등법원의 조정권고를 공사와 국세청 양 기관이 수용함으로써 분쟁을 해결한 사안이다. <조정권고>로서 세금분쟁을 해결하는 방법은 조세소송 실무상 많이 활용되고 있다.

■ 재판이 진행되던 중에 사장 한 사람의 의사에 의해 결정된 것이 아니라 이사회 보고, 자체감사, 경영회의 등 회사 내부의 모든 공식적인 정책결정 과정을 거쳐서 ‘법원의 조정’에 응해 합리적인 절차에 의해 세금문제를 해결한 것이다. 그러므로 사장이 ‘임무에 위배되는 행위’를 한 바 없고, 이를 통해 ‘재산상의 이득’을 취한 바도 없다. 그러므로 이 건은 ‘배임’이라는 형사상 소추의 대상이 될 수 없다.

14. 이 사건과 관련해 참고할만한 법원의 판례가 있나?

■ 세무공무원이 국유재산환수와 관련해 수많은 이해관계인의 상충되는 민원을 해소하는 과정에서 기안, 시행한 방안의 적법성이 문제된 사건에서 대법원이 다음과 같이 판결한 최근의 사례가 있다.(2008.6.26.선고 2006도2222)

“다수인의 이해관계가 나름대로 근거를 가지면서 정면으로 충돌하고 법적으로 명쾌하게 해결하기도 어려워 사회적 물의와 공론이 계속되고 있는 고질적인 문제를 해소․수습하는 직무를 처리함에 있어 담당공무원이 고질적인 문제의 발생원인과 그 책임자, 이해관계인이 제시하는 근거, 재산적인 손익관계뿐 아니라 유형, 무형의 모든 이해관계와 파급효과 등을 전반적으로 따져 그 해결책을 강구하여, 그 해결책이 맡은 직무를 집행·처리하는 가장 합리적인 방안으로서 직무의 본지에 적합하다는 신념하에 처리하고 그 내용이 직무범위 내에 속하는 것으로 인정된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는 정책 판단과 선택의 문제로서 그 방안의 시행에 의해 결과적으로 국가에 재산적 손해가 발생하거나 제3자에게 재산적 이익이 귀속되는 측면이 있다는 것만으로 임무위배가 있다 할 수 없으므로, 그 손해에 대해 행정적인 책임, 기타 다른 법령상의 책임을 묻는 것은 모르되 이로 인해 그 행위가 배임죄에 해당한다고 할 수는 없다 할 것이다”

15. 배임혐의가 없다면 검찰의 소환에 응해 입장을 밝혀야 하는 것 아닌가?

■ 최근 회사에 대한 감사원의 특별감사, 공사와 거래한 외주제작사에 대한 국세청의 세무조사 등이 이어지고 있다. 이러한 와중에 사장이 검찰에 배임 혐의로 고발되는 일이 발생했고, 현재 참고인 조사 등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검찰이 공사 사장의 출석을 요구하고 있다.

이 사건을 담당하고 있는 회사 측 변호인단은 검찰 수사의 통상적인 절차에 비추어 볼 때, 참고인 조사 등이 마무리되지 않은 상태에서 공사의 사장을 거듭 소환 요구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것이라고 보고 있고, 따라서 그 소환의 의도에 대하여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이 사건의 조정 경위 등을 온전히 파악하기 위해서는 회사의 관련 실무자들 이외에도 조정안이 합리적이라고 판단하였던 사내외 법률 및 세무전문가와 조정안을 제시한 서울고등법원의 재판부, 조정안에 응한 국세청장을 비롯한 세무당국 당사자들, 그리고 조정안을 승인한 서울고등검찰청장, 세무조정안에 대한 일상감사 당시 “세무조정에 응하는 것이 현실적 대안이 될 수 있다”고 판단한 당시의 공사 감사 등 관련자들에 대한 조사를 선행해야 할 것이다.

이러한 경위에 대한 기초조사도 충분히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공영방송 사장에 대하여 바로 소환을 요구하는 것은 공영방송의 독립성에도 오점을 남기는 일이 될 수 있다. KBS에 대한 정치적 외압 논란이 일고 있는 시점에서 검찰이 불필요한 논란을 피하기 위해서도 신중한 수사진행이 필요하다고 본다. 

【세무소송 조정 관련 주요 경과】

[2008.7.11. KBS] 법인세 등 세무소송 조정 관련 Q&amp;A.hw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