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종 코로나 심각단계 격상 필요' 감염학회 등 11개 학회 공식 권고(2020.2.22.)
백경란 범학계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19 대책위원회 공동이사장은 “지역사회 감염 확산으로 심각단계 격상이 필요하다”라고 입장을 밝혔다. 대책위원회는 2월 22일 오후 6시 기자들을 대상으로 열린 설명회에서 권고문과 함께 안내문을 제시했다.
안내문에서 대책위는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한 빠른 확산 때문에 온 나라가 하루 생활권인 우리나라는 위험에 처했다”라고 밝혔다. 또 지금부터 전국적으로 다중이용시설 종교시설 등의 사회활동 금지를 강력히 권고했다. 백 이사장은 “(안내문은) 권고문 이전에 작성한 것으로 심각단계 격상은 대책위원회의 공식 입장”이라고 밝혔다.
대한감염학회, 대한의료관련감염관리학회, 대한항균요법학회는 새천년의 시작과 함께 찾아온 2003년 사스, 2009년 신종인플루엔자, 2015년 메르스의 감염병 위기를 우리 정부와 국민들과 함께 지혜롭게 극복해왔습니다. 감염 전문가의 수가 절대적으로 부족하였음에도 그동안 우리 회원들은 사명감을 가지고 속한 지역에서 한 사람이 열 사람의 일을 맡는 것을 마다하지 않으면서 우리 국민들의 생명을 지켜왔습니다. 2015년의 뼈아픈 경험은 컨트롤 타워조차 없었던 감염병 방역체계와 부실했던 병원의 감염관리 수준이 괄목하게 성장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이번 신종코로나바이러스 확산 상황에서는 질병관리본부의 공항부터 의료기관까지 이어지는 감시체계가 잘 작동하여 유입된 첫 확진자를 초기에 발견하였습니다.
현재까지 방역당국은 위험군 관리와 접촉자 관리를 포함한 방역 업무를 잘 해내고 있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감염병 유행 국가의 상황은 매우 심각합니다. 장기화되면서 우리 국민의 안전이 심각하게 위협을 받고 있기에 이번 신종 감염병의 유행을 극복하기 위해서 다음의 권고안을 제안합니다.
1. 위험지역 입국자들의 제한과 방문 제한
1월 30일, 세계보건기구(World Health Organization, WHO)는 국제 공중보건 위기상황(Public Health Emergency of International Concern, PHEIC)을 선포하였습니다. 중국의 확진자의 규모는 1만 명을 넘어 빠른 속도로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어서 짧은 기간 내 통제를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한편 우리나라와 중국 간에는 여행자와 교역이 다른 어떤 나라보다도 많습니다. 우리나라는 인구 밀도가 높고 유동인구가 많은 도시에 밀집되어 살고 있는 특성 때문에 잠재적인 감염자가 평상시대로 유입된다면 누적되는 확진자들의 역학조사와 접촉자 감시를 위한 노력과 인력이 다른 나라들에 비해 훨씬 더 많이 필요합니다. 감시 대상자가 많아진다면 지금까지와 달리 방역당국이 파악한 접촉자 외에서 확진자 사례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또한 확진자를 진단하고 치료할 수 있는 국가 지정 격리 병상이 빠르게 포화될 것이기 때문에 우리는 더 이상 자신감을 가질 수 없는 단계에 도달하였습니다.
우리 사회의 지속적인 안전을 위하여 위험군의 유입 차단 전략이 필요한 단계입니다. 주변 국가의 유행이 적절히 통제되기 전까지는 위험지역에서 오는 입국자들의 제한이 필요합니다. 후베이성 외의 중국지역에서 발생하는 사례가 40%를 차지하여 후베이성 제한만으로는 부족한 상황이 되었습니다. 또한 우리 국민이 위험지역을 방문하는 것부터 자제하도록 권고합니다.
2. 모든 위험지역 입국자들의 2주 자가격리의 권고
초기 확진자들은 주로 후베이성 우한시에서 감염되어 입국한 사람들과 그들과 밀접 접촉을 한 가족 등에 국한되었지만, 중국 전역의 환자수가 증가하면서 개정되는 사례 정의는 점진적으로 중국 전역으로부터의 입국자를 위험군으로 확대하였습니다. 자연스럽게 몇십 배로 늘어난 위험군을 2주 동안 감시하는 일은 쉽지 않은 일입니다. 3번째, 6번째 환자의 접촉자 확진 사례를 통해서, 이들의 자가격리를 지시해야 하는 시점을 놓치지 않는 것도 쉽지 않은 것을 확인하였습니다. 또한 초기에 아주 경미한 증상으로 또는 무증상 상태에서도 감염될 가능성이 제시되고 있습니다. 자가격리가 되지 않은 상태에서 이들이 증상이 나타날 경우 지역사회에서 다양한 수준의 노출에 의한 접촉자 감염이 발생하고 진정한 의미의 지역사회 토착화된 감염으로 이어질 우려가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우리의 통제는 점점 더 어려워질 것입니다.
보건당국의 감시역량과 선별진료소 자원의 효율적인 사용을 위해서는 모든 중국발 입국자들(2주 이내 중국 거주자 포함)의 입국 후 2주간의 자발적인 자가격리를 권고해주십시오. 보건소뿐 아니라 모든 직장, 학교, 공공시설 등에서 이러한 제한규정을 적용하여 입국자들이 안전하게 자가격리를 하고 증상 감시를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이미 입국하여 국내 체류 중인 중국발 입국자들에게도 입국 후 2주간의 자발적인 자가격리 권고가 필요합니다. 이럴 때일수록 우리는 자발적인 노력을 하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어야 합니다.
3. 콜센터, 보건소의 위험군 관리 관리 기능의 강화
우리나라는 국민건강보험이라는 공공성이 강화된 사회보장 재원에 다양한 규모의 경쟁적인 민간 의료기관이 조화롭게 융합된 의료체계가 특징입니다. 그만큼 고유한 역할의 분담이 필요함에도 감염병 위기 상황마다 정부의 1339 콜센터나 보건소의 환자 분류와 감시 업무는 쉽게 그 역치를 넘어가서 마비가 되므로 증상 없거나 가벼운 환자들의 상담과 분류까지도 대형병원의 선별진료소가 떠맡고 있습니다. 확진된 환자를 진료하거나 기존의 다른 급성기 중증질환 진료에 집중해야 하는 종합병원 급 이상의 병원에게는 콜센터나 보건소의 업무가 넘어오는 것은 의료자원의 비효율적인 소진입니다. 또한 병원에서 일반 중증 환자의 노출 위험을 증가시킴으로써 위기상황의 극복을 더 어렵게 만드는 상황을 초래하는 위험이 있습니다. 입국자 관리 등 보건담당기구 외에서 가능한 업무는 분담하여 보건소는 좀 더 집중 감시가 필요한 업무에 집중하도록 해주시기 바랍니다.
콜센터와 보건소의 접촉자 분류, 감시, 검사 역량을 훨씬 더 강화해야 합니다. 보건당국 외에 다른 부처와의 효율적인 업무 분담도 중요합니다.
4. 중앙 감염병 전문병원의 시급한 확충
2015년 메르스 이후 정부는 의료기관의 감염안전을 위한 규정을 강화하고 보험급여를 늘리는 등 많은 노력을 하였습니다. 특히 감염관리 전담인력의 확충과 교육에 있어서도 상당히 강경한 개혁을 성공하여 민간 의료기관의 감염관리 수준은 짧은 시일 내 과감한 개혁을 성공케 하였습니다. 그러나 음압 격리가 필요한 대규모 감염병 위기를 대비한 국가 중앙 감염병 전문병원은 5년이 경과되어 결국 새 위기상황에 봉착하였음에도 그 약속이 이행되지 못한 것이 드러났습니다. 감염병 위기상황에서는 확진자의 치료나 의심환자의 격리 시설이 절대적으로 부족합니다. 더 이상 민간병원에 위탁한 국가지정 격리병상에만 의존할 수 없습니다.
대규모 감염병 위기는 언제 어떤 모습으로 다시 반복될지 모릅니다. 지금이라도 더 이상 미루지 않고 건립을 시작해야 합니다.
5. 피해 의료기관의 보상
의심환자의 관리 및 확진된 감염인의 진료 과정에서 의료인들은 잠재적인 위험에 노출되고 있습니다. 의료인들의 노출 위험과 감염 그리고 한시적인 의료기관 폐쇄로 인한 손실에 대해서는 국가에서 보상 계획을 준비하셔서 의료인이 안정감을 가지고 방역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해주시기 바랍니다.
대한감염학회, 대한의료관련감염관리학회, 대한항균요법학회는 새롭게 찾아오는 감염병의 국가적인 위기 때마다 국민들을 안전하게 지키기 위해서 항상 보건당국에 협조하며 함께 했으며 이번 신종코로나바이러스의 유행 또한 정부와 국민과 함께 반드시 극복할 것입니다.
■ [대한감염학회]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검사에 대한 대한감염학회 권고안(2020.2.11.)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검사에 대한 대한감염학회 권고안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검사에 대한 대한감염학회의 권고안입니다. 권고안은 국내외 감염 확산 상황에 따라서 변경될 수 있습니다
1. “신종코로나바이러스(2019-nCoV) 확진 검사”는 우리나라에서 받을 수 있나요?
보건소의 선별진료소나 검사가 가능한 병원에서 신종코로나바이러스 확진검사(유전자증폭법 RT PCR)를 자체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2. 어떤 경우에 받을 수 있나요?
다음과 같은 “의심환자(의사환자)”에 해당하시는 경우만 검사를 합니다.
A. 발열 (≥37.5) 또는 호흡기증상(기침, 인두통 등)이 있는 분 중 14일 이내;
① 중국 방문
② 확진자(신종코로나바이러스)를 밀접 접촉
③ 중국 외 “지역사회 유행국가”(대만, 마카오, 말레이시아, 베트남, 싱가포르, 일본, 태국, 홍콩)를 방문(의사가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한 경우만*)B. 원인을 모르는 폐렴이 있는 분 중;
(의사가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한 경우만*)
① 14일 이내 “기타 발생국가”(네팔, 독일, 러시아, 미국, 벨기에, 스리랑카, 스웨덴, 스페인, 아랍에미레이트, 영국, 이탈리아, 인도, 캄보디아, 캐나다, 프랑스, 핀란드, 필리핀, 호주) (대한감염학회 권고)② 14일 이내 국내 확진자 밀접 접촉 가능성 (대한감염학회 권고)
* 중국 외 지역사회 유행국가 방문자의 경우 검사 대상은 의사와 역학조사관이 역학적/임상적으로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하는 경우.
* 일반 진료를 받으러 오셨더라도 의사가 판단하기에는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다시 선별진료실/격리병실로 가서 검사를 받도록 권고할 수 있습니다* 지역사회 유행국가는 유행 상황에 따라서 변경될 수 있습니다.
3. “의심환자”가 아닌 경우 감염 여부를 알기 위해서 검사를 받을 수 있나요?
증상이 없거나 “의심환자”에 해당하지 않는 사람이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이 걱정 되어 검사를 요구하거나, 음성 검사 증명서를 위해서 검사를 요청하실 경우에는 다음과 같은 이유로 권고하지 않습니다.
① 안심을 하기 위한 목적으로는 검사가 전혀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검사가 음성이라도 그날만 바이러스가 진단되지 않았다는 것일 뿐입니다. 오늘 음성이다가 증상이 시작되면서 내일 양성으로 바뀔 수도 있습니다. ② 초기 증상은 감기와 비슷해서 구별은 어렵습니다. 기침, 목 아픔 증상이 시작하면 계절적으로 감기일 가능성이 훨씬 많습니다. 만에 하나 진단이 되더라도 효과적인 항바이러스 치료제가 없어서 치료를 서두르지 않아도 됩니다. 다행히 많은 경우 증상치료와 보존적인 치료로 좋아집니다. 2-3일 지나면서 증상이 심해지는 경우, 가슴이 답답한 증상, 고열 등이 생기는 경우에 진료를 받으시는 것을 권고합니다. ③ 검사는 모두 선별진료소에서만 시행합니다. 진료 과정에서 실제 감염된 환자분과 동선이 겹치는 등의 위험이 있습니다. 의료진이 보호구를 쓰고 소독된 공간에서 안전하게 진료를 합니다. 하지만 내원하는 과정에서 동선이 겹치는 위험이 있으므로 감염되었을 가능성이 매우 낮은 상황에서 의료기관을 방문하여 검사를 시행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④ 따라서 증상이 없거나 경미하다면 노출 시점부터 2주까지 스스로 집에서 격리(자가격리)하시면서 경과를 보시는 것이 훨씬 안전합니다. ⑤ 감염위험성이 낮은 분들이 모두 검사를 하게 되면 실제 감염된 환자분들을 빨리 진단할 수 있는 기회가 제한됩니다. 검사를 할 때마다 보호구 착용과 소독 등으로 많은 시간이 소요됩니다. 따라서 한 명의 환자를 진료하고 검사하는데 많은 시간이 걸리고 주어진 시간에 검사할 수 있는 인원이 제한적이기 때문입니다.
4. 검사는 어디서 어떤 방법으로 하나요?
검사는 일반 진료실이 아닌 선별진료실에서만 합니다. 코와 입 뒤쪽 깊숙하게 긴 면봉을 집어넣어서 채취한 검체와 객담(가래)이 있으면 객담도 받아서 검사합니다. 인플루엔자와 마찬가지로 인후두에 가장 바이러스가 많이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5. 검사 후 결과는 언제 어떻게 알 수 있나요?
대개는 당일 늦게 또는 다음 날 (공휴일의 경우도 그다음 날) 결과가 나옵니다. 검사하는 사람이 많아지면 결과가 더 늦게 나올 수도 있습니다. 검사 후 집에서 자가격리하고 계시면 검사 결과를 통보해 드립니다.
6.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이면 어떻게 치료하나요?
확진이 되면 경과를 지켜보기 위해서 국가격리병실이 있는 병원으로 입원을 하지만, 증상이 없거나 가벼운 분들은 특별한 치료를 하지 않습니다. 아직까지 효과적인 치료제가 없기 때문입니다. 다만 증상에 따라서 몇몇 약제(HIV 치료제 등)를 사용할 수도 있으나 아직 효과가 증명된 것은 아닙니다.
7. 중국 등 감염 발생국을 방문 후에 일반적인 진료(정기 예약 등)가 가능한가요?
위험국가를 방문하셨다고 하더라도 발열이나 호흡기 증상이 모두 없다면 일반 진료가 가능합니다. 다만, 초기증상이 경미하여 잘 느끼기 어려울 수 있고, 만에 하나 병원 방문 중에 증상이 시작될 가능성을 대비해서 귀국 후 2주 시점 이후로 진료를 연기하는 것을 권고합니다. 진료가 시급할 경우에는 먼저 병원에 문의를 하신 후에 병원 안내에 따라서 마스크를 쓰고 방문해주시기 바랍니다.
2020년 1월 20일 첫 확진자 발견 이후 지금까지 신속한 확진자 발견과 접촉자 관리를 통해 최초 유행국가인 중국으로부터의 감염전파를 비교적 성공적으로 막아내고 있습니다. 질병관리본부와 보건복지부가 메르스 위기 극복 시 축적된 경험을 바탕으로 방역 업무를 잘 수행하고 일선에서 의료기관과 보건소, 의료진이 자율적이고 헌신적으로 노력한 결과로 생각합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중국의 부분적인 봉쇄정책이 국제적인 확산을 저지하는 효과가 있었으나 그 효과가 오래가지 못할 것이라는 예측도 하고 있습니다. 중국에서 많은 환자가 계속 발생하고 있고, 홍콩,마카오에 이어 싱가포르, 일본 등에서 지역사회 감염이 발생하고 있기에 코로나19의 통제상황이아직 안심할 단계는 아니라고 보입니다.
확진검사를 민간기관에서 확대 실시한 이후에도 확진자가 추가로 나오지 않는 점을 고려하면 국내에서 지역사회 단계까지 확산했다는 근거는 아직 없습니다. 그러나 우리와 교류가 많은 주변국가에서의 지역사회 유행, 중국의 긴 연휴 이후 인구의 이동, 유행국가 출신 국내 유학생들의 입국과 등교 등으로 인하여 잠재적인 2차 유행과 지역사회 유행에 대비해야 하는 중요한 시기가 되었습니다.
다음 단계 유행은 지금보다 더 큰 규모로 올 수 있습니다. 그에 대한 대비는 확진자와 접촉자관리를 넘어서서 좀 더 치밀하고 체계적이며 상당기간 지속 가능하게 이루어져야 하는 만큼 다음의 권고안을 제안합니다.
1. 보건복지부와 지자체의 주체적인 참여와 행동
지금까지 알려진 코로나19의 질병 특성은 사스나 메르스에 비해 덜 중한 감염을 일으키지만 감염전파력은 더 높아서 방역의 측면에서는 더 큰 어려움이 있습니다. 그러므로 지역사회와 의료기관내 슈퍼전파 가능성을 염두에 둔 포괄적인 방역체계가 필요합니다. 메르스 위기를 겪으면서 감염병의 국가적 위기상황은 질병관리본부 단독으로는 대처하기 어려운 위기라는 것을 인지하여 보건복지부와 지자체가 협조하는 체제를 가동하고 있습니다. 정부조직의 위기대응 능력이 향상되었지만 방역과정에서 시너지 효과를 보이기에는 부족함이 있습니다. 광주 한 병원에서 확진자 발생을 경험하면서 지자체의 준비가 미흡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입원치료가 필요한 노출 환자의 관리와 의료진 지원 등 대응 과정에서 많은 문제점이 발견되었습니다. 확진자나 접촉자 관리를 위한 의료시설, 격리시설, 인적 물적 자원에 대한 준비 등 행정적인 업무는 보건복지부와 지자체가협조자가 아닌 주체로서 대비하여 질병관리본부는 방역 자체에 집중할 수 있는 체제를 갖추어야합니다.
2. 위기상황기간 지속 가능한 의료전달체계 정립
세계적인 발생 상황을 보면 코로나19의 위기는 상당기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코로나19의방역뿐 아니라 일반 진료가 필요한 국민이 병의원, 급성기병원에서 안전하게 진료를 받을 수 있는 의료체계가 유지되도록 하는 전략이 필요합니다. 코로나19 선별진료를 맡은 급성기병원 응급실에서는 일반 응급환자의 노출과 의료기관내 유행의 위험이 상재합니다. 위기상황이 장기화되면급성기병원의 선별진료기능 증가로 인해 일반 급성기환자, 중증환자의 진료에 제한이 생기게 됩니다. 경증 의심환자가 확진검사를 위해서 국가지정격리병상에 입퇴원을 반복하면서 확진자의 진료를 담당하는 의료진의 업무에 과부하가 걸리고 있습니다. 코로나19 환자의 선별, 경증 확진자진료, 중증 확진자 진료, 일반 환자 진료 등의 업무를 분담하는 체계의 정립이 필요합니다.
경증 의심환자의 선별진료는 보건소로 일원화하는 것을 권고합니다. 인력이 부족한 보건소는 다른 진료 업무를 배제하고 선별진료에 집중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보건소는 지역 내 의심환자들과접촉자들을 안전하게 선별진료를 할 수 있는 기능을 확충해야 하고 대응역량 향상을 위해서 교육하고 관리하는 조직이 필요합니다.
의료기관 응급실은 외래나 입원 등, 일반 진료가 필요한 환자에서 코로나19를 감별하는 역할을담당하여 의료기관내 전파를 차단하여 일반환자의 안전한 진료를 보장하는 기능을 수행하도록 합니다.
입원이 필요한 의심 환자 중 경증 환자와 경증 확진자의 진료를 위하여 지자체별 공공의료원 등을 감염병전담병원으로 지정하여 병상을 운영하기 바랍니다. 이러한 병상을 운영하면서 지자체의위기 상황에 대한 대비 대응 역량이 향상될 것입니다.
의심환자의 선별진료 과정에서 인적·물적 자원이 많이 소요되면서 추후 확진자 발생이 증가하게 되는 경우 자원이 부족할까 염려되는 상황입니다. 국가지정격리병상은 중증 확진자 진료에 이용하는 체계가 국가적으로 인적·물적 자원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을 것입니다. 국가지정격리병상이감염자로부터 안전한 의료환경을 제공할 수 있도록 유지관리를 위한 정부의 정기적인 지원도 필요합니다.
3. 주변국가의 유행상황감시와 국내 지역사회 확산방지를 위한 선제적 대비일본의 역학적 고리를 찾지 못한 지역사회 감염자의 확인은 이웃나라인 우리에게 직접적인 위험이 되기도 하지만 방역에 있어서 교훈 삼아야 할 바가 많습니다. 다행히 우리나라는 일본(선박 인원을 제외한)보다 훨씬 더 많은 의심 사례를 검사하여 배제할 수 있었지만 2차 유행과 잠재적 지역사회 유행으로부터 우리나라를 안전하게 지키기 위해 지금보다 더 선제적인 노력이 필요합니다.
국내에서 발생고리 미확인 환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보다 철저한 방역망을 구축해야 합니다. 발생하더라도 즉각적인 대응이 가능하도록 감염병 역학 전문가 단체와 함께 선제적인 대응전략을미리 준비해야 합니다.
역학적으로 위험지역인 지역사회 유행 추정 국가들로부터 오고 가는 여행객에 대해서 더 엄격한여행자제 권고와 입국자 검역, 체류기간동안 모니터링이 필요합니다. 지금이라도 교육부에서 중국인 유학생 대책을 발표한 것을 환영합니다. 하지만 기숙사 외에 거주하는 학생들을 포함하여 실질적인 격리가 제대로 되도록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합니다. 또한 중국 출신 유학생을 포함하여위험지역 유학생들에게도 잠복기 이후 등교를 권고합니다.
우리 학회는 정부의 범부처, 유관 전문학술단체와 소통하며 코로나19가 종식될 때까지 최선을다해 국민건강에 이바지할 것입니다.
지역사회 전파 차단을 염원하는 우리의 바램과 방역당국의 총력 봉쇄에도 불구하고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의 지역사회 확산은 현실로 다가왔습니다. 그러나 너무 두려워할 필요는 없습니다. 다행히 코로나19의 정체가 속속 밝혀짐에 따라 이제부터는 더욱 정교한 대응도 가능해지고 있습니다. 코로나19는 지금 전 세계적으로 전파되고 있는 새로운 감염병이지만, 인류의 역사에서 새로운 감염병의 도전으로부터 자유로웠던 적은 없었습니다. 우리는 코로나19보다 훨씬 치명적인 사스(SARS)와 메르스(MERS)를 극복하였으며, 코로나19보다 훨씬 전염력이 높은 신종플루도 백신을 개발하여 잘 통제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밝혀진 코로나19의 임상적 특성을 종합하면, 2월 20일 현재 중국의 후베이성은 3.3%의 치명률을 보이지만 후베이성 이외 지역(0.7%)과 중국 외 발생 국가(0.9%)는 1% 미만의 치명률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는 인플루엔자의 치명률 0.05%보다 높지만, 사스의 10%, 메르스의 30%보다는 크게 낮습니다. 그러나 코로나19는 초기 증상이 심하지 않아 일반 감기와 유사하고, 이 시기에 바이러스의 배출량이 많아 결과적으로 지역사회 전파가 아주 빠르고 높은 것으로 관찰되고 있습니다. 특히 노인과 만성질환자(심장병, 당뇨, 호흡기질환, 고혈압, 암 등)와 같은 취약집단에서는 위중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습니다. 중국의 보고에서도 60세 이상의 고령자가 전체 환자의 30%와 사망의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증상은 경미하면서, 전염력이 높은 새로운 바이러스 감염병의 지역사회 전파를 완벽히 차단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이는 지금 32여개 국가에서 환자 발생이 보고되고, 중국뿐 아니라 인근 홍콩, 일본, 싱가포르 등에서 지역사회 감염이 확산되는 현황에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이제는 확진자 발견과 접촉자 격리 등 차단 중심의 봉쇄전략(1차 예방)에서 지역사회 확산을 지연시키고, 이로 인한 건강피해를 최소화하는 완화전략(2차 예방)의 방향으로 전환해 나가야 할 시기가 되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즉 지역사회 감염 확산이라는 변화된 상황에 맞게 방역의 목표와 전략을 수정해나가야 합니다. 이에 우리 ‘범학계 코로나19 대책위원회’에서는 정부와 국민들에게 다음과 같은 제언을 드립니다.
정부는,
첫째, 지금까지의 봉쇄전략에서 효율적인 피해 최소화 (완화)전략으로의 이행을 위해 필요한 조치와 방안을 점검하고, 위기 단계를 심각으로 격상할 것을 권고합니다. 특히 지역사회 차원의 통합방역활동체계가 강화될 수 있도록 빠르게 조치를 시행해 주기 바랍니다.
둘째, 지역사회로 확산된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비상 의료전달체계를 시급히 마련하여 주기 바랍니다. 이를 통해 일선 의료기관의 정상적 진료활동이 위축되지 않도록 해 주기 바랍니다. 노출원을 파악해서 접촉자 관리에 집중하는 기존 전략은 현재 상황에서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강력한 이동제한과 함께 구체적인 의료시스템 구축이 필요합니다. 고위험 환자들이 일반 의료기관에서 안전하게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발열-호흡기 선별진료를 전담하는 의료기관과 코로나19 치료병원 지정 및 지원을 촉구합니다. 아울러 응급환자, 노인, 만성질환 환자의 진료 공백이 생기지 않도록 구체적이고 실효성 있는 건강보호대책을 수립해 주기 바랍니다.
셋째, 정확한 상황 판단을 위한 정보를 국민들과 빠르게 공유하며 방역당국에 대한 신뢰가 제고될 수 있도록 위기소통활동을 대폭 강화하여야 합니다. 이를 위해 방역당국, 감염병 전문가, 지역사회 주민들과의 상시적 대화 채널을 다각적으로 만들기 바랍니다. 이를 통해 지역주민이 불안에 위축되기보다 자신들이 거주하는 지역에서 감염확산 방지에 동참하고, 보다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도록 해 주기 바랍니다.
넷째, 열, 호흡기 증상 등이 있는 아이들이나 학생, 직장인은 진단서가 없어도 공결이나 병가를 쓸 수 있도록 하고, 아픈 아이를 돌보기 위해 부모가 병가를 쓰는 것으로 인한 불이익이 생기지 않도록 정부와 기업이 지원하는 방안을 마련해 주기 바랍니다.
끝으로, 인권이 곧 방역임을 인식하고, 취약계층, 외국인, 장애인 등도 코로나19 진료를 받는 데 어려움이 없도록 조치하여 주기 바랍니다.
국민 여러분,
신종 바이러스로 인한 또 한 번의 위기가 우리 사회의 정상적 경제활동을 심각하게 위축시키고, 우리 모두의 일상을 불안하게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모든 국민들이 함께 노력한다면 이 어려움을 충분히 이겨낼 수 있습니다. 이를 위해 진료현장의 의료진과 지역의 방역 인력은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이들의 열정과 노력을 믿고 성원해 주시기 바라면서, 국민 여러분께 다음과 같은 당부 말씀을 드리고자 합니다.
첫째, 평소 손을 자주, 비누로 30초 이상 꼼꼼하게 씻고, 기침이나 재채기를 할 때 입과 코를 휴지나 옷소매로 가리고 하는 등 개인위생을 철저히 지켜주시기 바랍니다.
둘째, 열, 기침이나 목 아픔, 코막힘이나 콧물 등의 가벼운 호흡기 증상이 나타나면 외출을 자제해주시고 일반 감기약을 드시면서 4-5일 경과를 관찰하시기 바랍니다. 38도 이상 고열이 지속되거나 증상이 심해지거나 계속된다면 진료 받으시길 바랍니다. 증상이 계속된다면, 가까운 선별진료소를 방문하거나 관할 보건소, 1339에 상담을 요청하시기 바랍니다. 증세가 가벼운 환자는 반드시 큰 병원에 가지 않으셔도 됩니다. 큰 병원은 중증환자 진료에 집중하도록 협조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증상이 경미해도 증상 발생 초기에 전파가 이루어질 수 있으므로 증상 발생 이후 5일 이상 외출을 삼가야 합니다. 이에 따른 결석이나 병가를 학교와 직장에서 충분히 보장해주시기 바랍니다.
셋째, 만성질환이 있거나 65세 이상 어르신이라면 감염에 더 취약할 수 있습니다. 평소 여러 사람들이 모이는 장소에 출입을 삼가시고 외출 시, 마스크를 착용하시기 바랍니다.
넷째, 학생과 학부모, 그리고 교사 여러분께 당부드립니다. 학생들 중에서 열, 호흡기 증상이 있는 경우 등교 중지 조치를 취하시기 바랍니다. 아직 추운 날씨이지만 학생들이 흐르는 물에 비누로 수시로 손을 씻을 수 있도록 시설을 점검하고 준비해주시기 바랍니다.
끝으로, 지역사회 확산을 막고자 하는 의료진과 방역당국의 조치에 적극적으로 따라 주시길 바랍니다. 지금과 같이 지역사회 감염이 확산되는 시기에 극히 소수라도 일탈 행위가 반복된다면 그 어떤 방역망으로도 이 위기를 이겨내기 어렵습니다.
우리 모두 한마음으로, 차분하게, 전 사회적 역량을 모아 이 어려움을 극복해 나아갑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