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종 코로나 심각단계 격상 필요' 감염학회 등 11개 학회 공식 권고(2020.2.22.)
백경란 범학계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19 대책위원회 공동이사장은 “지역사회 감염 확산으로 심각단계 격상이 필요하다”라고 입장을 밝혔다. 대책위원회는 2월 22일 오후 6시 기자들을 대상으로 열린 설명회에서 권고문과 함께 안내문을 제시했다.
안내문에서 대책위는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한 빠른 확산 때문에 온 나라가 하루 생활권인 우리나라는 위험에 처했다”라고 밝혔다. 또 지금부터 전국적으로 다중이용시설 종교시설 등의 사회활동 금지를 강력히 권고했다. 백 이사장은 “(안내문은) 권고문 이전에 작성한 것으로 심각단계 격상은 대책위원회의 공식 입장”이라고 밝혔다.
4. 전파 경로(추정): 동물에서 사람으로 전파(박쥐로 추정), 사람간 전파 가능(가족간 전파 확인), 병원 내 전파 가능
후베이성 우안시 화난수산물시장에서 감염된 환자가 대규모로 발생하면서 유행이 시작되었으며 우한시 내에서 지속적인 확산을 보이고 있습니다. 우한 거주자 또는 여행자가 중국의 주요 지역으로 이동하여 발병이 확인되고 있고 한국, 대만, 미국, 일본, 태국에서도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자가 확인되었습니다. 신종코로나바이러스는 동물(박쥐로 추정)에서 유행하던 바이러스가 변이를 일으키면서 사람에게 감염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현재 환자가 급격하게 늘어나고 있고 중국의 여러 지역과 해외의 여러 국가에서 우한 거주자나 여행자에서 확진환자가 확인되고 있습니다. 중국 방문 계획이 있는 국민들께서는 중국내 감염병 발생 정보를 지속적으로 확인하시고 여행 계획에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대한의사협회는 국민들께서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병 유행과 관련하여 아래와 같이 대비하여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1.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에 거주하였거나 여행을 다녀온 분들은 여행 후 14일이내 발열과 호흡기 감염 증상(기침, 콧물, 가래, 호흡곤란, 흉통 등)이 발생한 경우. 병, 의원에 가시기 전에 질병관리본부 콜센터(1339) 전화 상담을 통하여 보건소 또는 질병관리본부의 안내에 따라주시기 바랍니다. 이는 증상이 있는 분의 신속한 진단 및 치료는 물론, 여러분의 가족과 이웃의 안전을 위한 조치이므로 반드시 협조하여 주십시오.
2. 호흡기 감염병 예방을 위한 가장 중요한 방법은 올바른 손위생입니다.
3. 기침과 가래, 콧물 같은 호흡기 감염 증상이 있는 분들은 반드시 마스크를 착용해주시기 바랍니다. 기침이나 재채기를 할 때에는 맨손으로 입을 가리지 마시고 손수건으로 가리거나 옷소매 또는 어깨로 가려주시기 바랍니다.
4.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가 발생하고 있는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 방문을 되도록 자제해주시기 바랍니다.
5. 질병관리본부와 대한의사협회에서 알려드리는 신종감염병코로나바이러스 감염병 정보를 자주 확인하시고 대처 요령을 숙지하여주시기 바랍니다.
대한의사협회는 국민의 건강과 안전을 위하여 신종코로나바이러스의 유행상황에 대하여 정확한 정보와 대처방법을 수시로 알려드릴 예정이며 언제나 함께 하겠습니다.
2020년 1월 23일
대한의사협회 국민건강보호위원회 감염관리분과위원회
1.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국내 세번째 확진 환자 발생에 따른 대한의사협회의 대국민 담화문(2020.1.26.)
국민 여러분,
풍요롭고 편안해야 할 설 연휴 기간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과 관련한 여러 소식으로 인하여 불안한 시간을 보내고 계실 줄로 압니다.
저희 대한의사협회는 지난 해 말,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에서 시작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에 대하여 지속적으로 예의 주시하던 중 국내 확진환자 발생 이후 이와 관련한 대책 TF를 가동하였으며 설 연휴 기간 중 세번째 확진 환자의 발생에 따라 오늘 긴급하게 회의를 가졌습니다.
세번째 확진 환자의 발생은 우리 사회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과 관련하여 더 이상 수동적인 입장에서 벗어나 능동적이고 적극적인 조치에 돌입해야 하는 시점에 도달하였음을 의미합니다.
위험지역을 방문했고 증상이 의심되는 환자에 대한 대응뿐만 아니라 감염증이 더 이상 확산되지 않도록 하기 위하여 정부와 의료계는 물론, 국민 전체의 집중과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을 분명히 말씀드립니다.
먼저, 국민 여러분과 국내에 계신 중국 여행객들께 말씀드립니다.
중국 우한시를 포함한 후베이성을 다녀오신 분들 중 발열과 호흡기증상이 있는 분들께서는 의원, 병원 등 의료기관에 내원하시기 전에 반드시 먼저 질병관리본부 콜센터 1339를 통하여 증상을 상담하시고 지시에 따라 주시기 바랍니다. 이는 본인은 물론, 주변의 가족과 이웃을 지키기 위한 용기 있는 결정으로 박수를 받아야 마땅할 것입니다. 저희 의료계는 이 분들이 불이익이나 차별 없이 충분한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는 점을 약속드리겠습니다.
국민 여러분들께서는 외출 시에 반드시 마스크를 착용하시고 외출 후에는 손 위생에도 각별하게 신경 써주시기 바랍니다. 특히, 노약자나 만성질환자들께서는 더욱 유념하여 주십시오.
국면 여러분께서는 주변의 가족이니 지인을 위한 문병이나 위문 역시 자제하여 주십시오. 질병으로 치료 중인 환자들이 위협에 노출되지 않도록 국민 여러분께서 지켜주셔야 합니다.
만약 최근 고위험지역을 방문한 적이 있는 분들께서는 비록 증상이 없더라도 현재 추정되는 최대 잠복기인 2주까지는 불필요한 외부활동을 자제하시고 만약 발열이나 호흡기증상이 시작될 때에는 반드시 1339로 연락해주셔야 합니다.
의사를 비롯한 의료인 분들께도 당부 드립니다.
의료기관 앞에는 반드시 눈에 잘 띄도록 의심 증상이 있는 분들이 1339로 먼저 연락할 수 있도록 안내문을 부착하여 주십시오. 만약 1339 연락이 원활하지 않을 때에는 원내 전화번호나 관할 보건소 전화번호를 함께 표시하여 유선 연락이 먼저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해주십시오.
만약 피치 못할 사정으로 의심환자가 의료기관으로 진입한 경우에는 신속하게 KF94 마스크 착용 및 격리조치 후 1339로 즉시 신고하여 주십시오.
또 각 의료기관에서는 환자의 가족이나 지인들이 면회를 오지 않으시도록 면회 자제를 홍보하여 주시고 조치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질병관리본부에서 업데이트하여 28일 0시부로 시행될 사례정의 및 진료지침을 반드시 숙지하여 주십시오.
마지막으로 정부에게 권고합니다.
이제는 수동적인 대응이 아닌, 적극적이고 선제적인 대응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사전 예방을 위하여 충분한 조치가 필요합니다. 과거 메르스 사태에 준하는 경각심을 가지고 임해주시기 바랍니다.
최초 발병국인 중국의 전국적인 사태의 추이를 면밀히 주의하여 최악의 경우에는 중국으로부터의 전면적인 입국 금지 조치 등 가능한 모든 조치를 위한 행정적 준비를 당부합니다. 보건복지부 뿐만 아니라 외교부 차원에서도 필요하다면 중국 정부와도 상의하시기 바랍니다. 최악의 시나리오를 가정하여 준비하여 주십시오.
또, 최근 2-3주 이내에 중국 후베이성으로부터 입국한 입국자의 명단을 파악하여 정부 차원에서 소재와 증상 발생 여부 등의 전수조사 및 추적, 관리를 건의합니다.
또한 선별진료가 가능한 보건소는 이 사태가 진정될 때까지 일반진료를 중단하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선별진료 및 이와 관련한 대국민 홍보와 안내에 주력하여 줄 것을 또한 권고합니다. 선별진료로 인한 보건소 직원들의 스트레스와 업무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도 이는 반드시 필요합니다.
또한 28일부로 예정된 DUR(Drug Utilization Review, 의약품 안전사용서비스) 및 ITS(International TravelerInformation System, 해외여행력 정보제공 프로그램)의 환자의 입국정보 확인이 조기에 가능할 수 있도록 서둘러 주십시오. 내일 27일은 대체휴일이지만 정상진료를 하는 의료기관이 많기 때문입니다.
마지막으로 각 지역의 보건소와 의료기관이 핫라인을 통하여 신속하게 소통할 수 있도록 각 지자체 별로 핫라인과 담당자의 연락처를 명확하게 정리하여 의료계에 공유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지난 신종플루와 메르스 사태에서 의료계는 최전선에서 국민건강을 수호해냈습니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오히려 억울하게 피해를 입거나 보호를 받지 못한 경우도 많았습니다. 현재에도 분명히 그러한 우려가 많습니다. 그러나 저희 의료계는 이 자리를 빌려 국민 여러분께 약속드리겠습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으로부터 국민 여러분을 보호하기 위하여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국민 여러분께서도 의료인에게 응원을 보내주시고 의료계의 말씀에 귀를 기울여 주십시오. 또한 정부 역시 의료계와 소통을 강화하시고 현실적인 보상과 보호를 위한 대책을 마련해주시기 바랍니다. 의료계가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시기 바랍니다.
아픔이 있는 곳, 건강에 대한 위협이 있는 곳에 언제나 의사들이 함께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2020.1.26. 대한의사협회
2.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병 위기 관련 대국민 호소 담화문(2020.1.30.)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갑자기 불어 닥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문제로 인해 얼마나 걱정이 많으십니까. 저희 대한의사협회는 국민 여러분 모두의 건강과 안전을 지키고자 몇 가지 말씀을 전하려고 이 자리에 섰습니다.
지금 우리나라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병 위기와 관련하여 매우 중요한 시점에 있습니다. 일선 현장에서 감염병 퇴치에 임하고 있는 의료인을 대표하여 대한의사협회 회장으로서 자괴감을 느낍니다. 중국 우한에 거주하는 우리 국민의 반가운 귀국 소식에도 불구하고 귀국 후 14일간 격리될 공공시설이 위치한 지역주민들의 걱정과 반대 의견 그리고 일선 현장에서 발생하고 있는 감염병 관리의 혼선과 대국민 소통 혼란 등의 소식을 접하기 때문입니다.
특히, △2차 감염에 대한 우리 국민들의 우려 △감염병 관리를 위한 공공격리시설과 감염병 전문병원 부재 △청와대, 보건복지부, 질병관리본부의 지시 체계 혼선과 보건 일선 현장의 인력 부족 △의료기관의 일방적인 희생에 의존하는 현실. 이 모든 것들이 개선되지 않은 채 여전히 반복되고 있습니다.
국민 여러분. 오늘 여기저기 뉴스를 보셔서 아시겠지만, 중국 교민 격리시설로 사용될 공공기관이 위치한 일부 지역주민들의 걱정과 우려는 너무나도 당연합니다. 자녀들을 보호해야 하는 부모님과 노령의 어르신들을 보호하기 위한 가족의 입장에서 보면, 갑자기 중국 우한에서 날아든 바이러스가 어떻게 우리 가족에게 해를 입힐지 모르는 상황에서 얼마나 불안하겠습니까.
지금 저희는 정부와 국민, 그리고 그 바이러스를 제공한 나라, 그 누구의 잘잘못을 따지자는 게 아닙니다. 가장 시급한 것은 우리 모두가 힘을 모아 감염병 위기를 하루 빨리 극복하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정확한 의학적인 정보를 가족의 안전을 지키려는 국민 눈높이에 맞춰 소상하게 제공하고, 국민 여러분의 우려에 공감하고, 설득시키는 것입니다. 이러한 신뢰의 바탕 위에 국민이 기꺼이 참여하는 위기 극복 사례가 나올 수 있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이러한 현실의 걱정을 담아, 국민 건강을 지키는 일선 의료인과 의사협회를 대표하여 시급히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의학적 그리고 과학적 의견을 제시하고자 합니다,
1) 격리시설 밖으로 대기중 바이러스 전파될 실질적 위험성 없어
먼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는 일반대기 환경에서는 전파 혹은 확산될 실질적인 위험이 없다는 의학적 사실을 말씀드립니다. 실내공간이 아닌 일반대기 환경에서 이 바이러스가 함유된 비말 입자는 물리적으로 공기 중에 존재할 수 없으며, 바이러스 자체 역시 생존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격리시설에 만에 하나라도 존재할 이 바이러스가 대기 공기와 같은 외부환경을 거쳐 주변 시설이나 사람에게 전파될 실질적 위험성은 없습니다. 보건당국은 이러한 과학적 근거에 기초해 신뢰를 담아 보건의료 그리고 독성학 전문가들과 함께, 지역주민에게 위험성이 없음을 소상하게 알리고, 입국 국민이 안전하게 격리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이를 통해 지역 주민들이 불안해하지 않도록 정부는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
2) 국적항공사의 중국 운항 제한 필요
국민 여러분. 감염병 관리의 핵심은 해외유입환자의 차단을 위한 검역관리, 국내 발생 환자의 2차 감염 예방과 적극적 감시, 그리고 최선의 조기 진단 및 치료 제공입니다. 효과적인 검역관리를 위해서는 중국발 국내 입국 항공편의 단계적 제한 및 중단조치와 같은 적극적 대책도 검토해야 합니다. 이미 다수의 외국 국적 항공사들은 중국과 자국 간 비행편수의 중단 및 감축 등의 조치를 실시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항공사들도 중국 내 환자발생 상황과 위험지역을 고려하여 지역별 비행편수의 제한 혹은 중단 등의 조치를 적극적으로 검토하여 주시기를 바랍니다. 리스크 관리의 기본은 철저한 대비이기 때문입니다.
3) 마스크 등 기본 방역 용품이 원활히 공급돼야
또한, 일선 의료현장에서는 발열을 동반하는 감염병 환자 진료와 그로 인한 진료 중단 등의 어려움이 발생하고 있으며, 보호마스크와 손세정제의 품귀 현상으로 구하기도 어려운 실정입니다. 방역당국은 의료기관이 감염병 관리에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도록 일선 의료기관에 대한 재정적 지원책과 보호마스크 및 손세정제 그리고 의료기관 소독 및 방역 물품을 충분히 지원하여 주시기를 바랍니다. 마스크 품귀 현상과 가격 폭등으로 국민들이 마스크를 구하지 못하는 사태가 속출하고 있습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병이라는 심각한 위기 상황에서 국민들을 위해 마스크의 적절한 공급량 유지와 적정 가격 유지를 위한 정부의 특별한 노력을 촉구합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께 다시 한 번 말씀드립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병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방역 최일선에서 근무하는 의료계와 방역당국에 대한 전 국민의 신뢰와 협조가 필요합니다.
보건당국 관계자 여러분. 노고가 많으심을 이해합니다. 하지만, 지금으로서는 부족합니다. 2015년 메르스의 아픔을 잊지 말고, 더욱 낮은 자세로 국민의 눈높이에서 일해야 합니다. 따라서 우리 교민이 머물 격리시설의 안전성 확보와 보호에 정부 방역당국이 모든 수단을 동원하여 최선을 다하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대한의사협회와 의료인들도 이에 동참할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대한의사협회는 이후로도 계속 협회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대책본부 및 종합상황실을 중심으로 일선 의료인들과 함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위기 극복을 위하여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또한 국민 건강 보호와 최선의 환자 치료를 위하여 필요한 상황이 있으면 국민들과 정부 당국자에게 과학적 그리고 의학적 의견과 정보를 언제든지 국민의 편에 서서 말씀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또한 국가감염관리체계의 개혁 및 국가지정 공공격리시설 등과 같은 과제를 반드시 실행하여 더욱 효율적인 감염병 관리가 되도록 정부와 관계당국을 설득하기 위한 노력에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2020.1.30. 대한의사협회
3. 대한의사협회 제3차 대국민 담화문(2020.2.1.)
안녕하십니까. 대한의사협회 회장 최대집입니다.
불과 사흘 만에 1월 30일 세 명, 1월 31일 네 명, 그리고, 오늘 12번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환자가 추가로 확인되어 국내 확진 환자가 총 12명으로 늘어났습니다. 특히 추가로 확진 판정을 받은 환자 가운데는 2차, 3차 감염자와 중국이 아닌 일본 입국자까지 확인되었습니다.
중국 우한에서 감염된 환자를 넘어 2차, 3차 감염자가 발생, 확진되는 과정에서 나타난 밀접접촉 기준의 문제점은 지역사회 감염, 즉 국내에서의 감염 유행 우려와 가능성이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는 점에서 매우 우려스러운 상황입니다. 뿐만 아니라 중국이 아닌 제3국으로부터의 감염과 관리라는 새로운 문제까지 대두되었습니다. 이에 대한의사협회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확산을 막고자 애쓰고 있는 정부에 실효적인 대책을 제안하고, 불안감 속의 국민 여러분께 당부를 드리고자 긴급 기자회견을 갖게 되었습니다.
1. 대한의사협회는 해외유입 신규감염의 차단을 위해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 위험이 높은 국가 혹은 지역으로부터의 입국 제한 또는 중단과 검역을 강화할 것을 권고합니다. 구체적으로 중국 전역에서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 확진자의 발생과 감염위험이 높은 상위 5개 지역으로부터의 국내 그리고 외국국적 항공사의 운행 제한 혹은 중단, 검역 강화 조치를 제안합니다. 미국의 경우 현지시각 31일자로 공중보건 비상사태 선포, 시민권자와 영주권자, 그리고 그들의 가족을 제외한 외국인 중 최근 2주 내에 중국을 여행한 자의 미국 입국을 금지하기로 하였으며, 시민권 또는 영주권을 가진 경우에도 최근 중국을 경유하였다면 입국시 2주간 격리하기로 결정하였습니다.
2. 세계보건기구인 WHO가 뒤늦게 비상사태를 선언하고도 여행 제한 등에 대해서는 소극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음에 우려를 표하며, 위험 지역과 가장 가깝고 많은 교류를 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입장에서는 대통령의 말씀처럼 '과하다 싶게 빠르고 강력한 선제 대응'이 필요함을 말씀드립니다. 대한의사협회는 지금의 정부의 감염위기 ‘경계’ 단계를 ‘심각’으로 상향하여 감염의 확산을 저지하기 위한 결단이 필요함을 강력히 제안합니다.
3.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의 확산을 막기 위해 진료 현장에서 적용되는 사례정의, 즉 신고대상 기준을 최소한 ‘발열 또는 호흡기 증상이 나타난 2주 이내의 모든 중국 경유자로’ 변경하여, 사례정의를 현실에 맞게 수정하기를 권고합니다. 국내 3차 감염이 현실화되었고 후베이성 밖 중국 전역의 확진 환자가 증가하고 있는 이상, 의료진들이 감염자를 특정 지역으로 선별하는 것은 불가능해졌습니다. 현재 사례정의는 후베이성을 제외한 중국 타 지역 경유자의 경우, 발열이나 호흡기 증상이 있더라도 신고대상이 되지 않아 1339나 보건소와 상담을 하더라도 선별진료기관에서의 진료가 아닌 일반 진료를 받아야 하는 상황입니다.
4. 감염병 관리의 시작이자 가장 중요한 기준인 밀접접촉과 일상접촉 기준을 구체화하고 강화하여 물샐 틈 없는 감염관리망을 운영하여 주기를 권고합니다. 특히 2차감염자의 발생에서 나타난 밀접접촉과 일상접촉 기준의 문제점을 조속히 해결하여야 합니다. 세계보건기구가 제시한 밀접접촉과 일상접촉 선별기준을 감안하여 우리나라 사정에 부합하는 접촉기준을 조속히 제정하여 공개하여 주시기를 권고합니다.
5. 국민 여러분께도 당부 드립니다. 많은 국민들께서 자발적인 마스크 착용과 철저한 손 위생으로 우리 스스로와 가족, 그리고 이웃을 지키려고 노력하고 계십니다.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다만 최근 인터넷, 유튜브, 소셜미디어 등을 통하여 근거 없는 예방이나 치료방법, 또 사실과 다른 과장된 위협 등 이른바 가짜 뉴스가 유포되고 있는 것에 대하여 우려를 표합니다. 국민 여러분께서는 첨부한 자료와 같이 반드시 의료계나 정부가 제시하는 공신력 있는 정보를 신뢰하여 주시고 출처가 불분명하거나 상식과 맞지 않는 내용에 대해서 반드시 의심해 보시기를 부탁드립니다. 또, 일부 환자의 신상정보가 유포되어 환자의 권리가 보호받지 못하고 심각한 사생활 침해를 당하는 일도 벌어지고 있습니다. 확진환자나 의심환자는 죄인이 아니며 환자로서 충분한 치료와 사생활을 보호받을 권리가 있습니다. 환자에 대한 혐오나 증상에 대한 근거 없는 공포는 오히려 감염병의 확산 저지를 방해할 수도 있습니다. 국민 여러분께서 성숙한 시민의식으로 대처해주실 것을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지금까지 겪어보지 못한, 그리고 아직 정체도 정확히 파악되지 않은 강력한 바이러스에 맞서 의료계와 정부는 함께 고민하고 준비하며 힘을 모아야 합니다. 의료인의 전문성과 정부의 행정력이 하나 되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으로부터 국민이 안전하게 보호될 수 있도록, 건강에 대한 위협이 있는 곳에 대한의사협회와 대한민국의 의사들은 최선을 다하며 함께 하겠습니다.
2020.2.1. 대한의사협회
4. 정부와 국민께 드리는 대한의사협회 제4차 호소 담화문(2020.2.3.)
안녕하십니까. 대한의사협회 회장 최대집입니다.
정부가 어제(2일) 중국 후베이성을 14일 이내 방문했거나 체류한 적이 있는 모든 외국인의 대한민국 입국 금지를 포함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대책을 발표하였습니다.
대한의사협회는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병 확산을 막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현재 중국을 비롯한 전 세계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병 확산은 매우 심각한 상태로, 어제 발표된 조치만으로는 우리 국민의 건강과 안전을 지키기에 여전히 부족하다는 것이 대한의사협회의 공식 입장입니다.
이에 대한의사협회는 조속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 확산이 종식될 수 있도록 정부와 국민 여러분께 우리나라 방역예방관리체계의 시급한 과제와 대책을 제안하고자 합니다.
1. 후베이성으로 국한된 위험지역을 중국 전역으로 확대할 것을 권고합니다. 후베이성은 중국 당국이 해당 지역을 봉쇄한 상태이기에 금번 입국 제한의 실효성이 없습니다. 의협은 이미 1주일 전인 1월 26일, 최악의 경우를 가정하여 중국 전역으로부터의 입국 금지를 위한 준비를 시작할 것을 정부에 권고하였습니다. 감염병 방역 관리의 첫 번째 중요한 원칙은 유입 차단입니다. 이미 중국 전역에서 확진자가 증가하는 추세이며 현재는 전체 발생자의 약 40%(중국 내 17,238명의 확진자 중 6,061명, 2월 3일 10시 기준)가 후베이성 외의 중국지역에서 발생하고 있습니다. 방역 외적인 요인을 고려하다가 골든타임을 놓치게 될 경우 가장 중요한 우리 국민의 생명을 잃을 수 있습니다. 정부는 더 늦기 전에 위험지역을 중국 전역으로 확대하여 전방위적인 감염원 차단 조치에 나설 것을 강력히 촉구합니다.
2. 감염병 위기경보 단계를 '경계'에서 최고 단계인 '심각'으로 격상하여야 합니다.의협은 이틀 전인 2월 1일 담화문을 통해 정부의 감염병 위기경보 단계를 ‘경계’에서 '심각'으로 격상하여 감염병 확산을 저지하기 위한 국가적 결단이 필요함을 강력히 제안한 바 있습니다. 중국에서 유입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제한적 전파를 넘어 지역사회로 전파되었음이 확인되었기 때문입니다. 현 상황은 정부의 감염병 재난 위기경보 기준에 따르면 해외 신종 감염병의 지역사회 전파가 확인되었으므로 적색(red)으로 구분되는 '심각' 단계에 해당합니다. 이는 위기상황의 극복을 위해 범정부적 총력 대응을 요하는 단계입니다. 정부는 즉시 감염병 위기경보 단계를 '심각'으로 격상하여 코로나바이러스의 확산을 막기 위한 범정부적인 총력 대응에 나서주시기 바랍니다.
3. 금번 대책에서 중앙사고수습본부는 밀접·일상접촉자 구분을 없애고, 확진환자 접촉자는 당분간 모두 14일간 자가격리를 실시한다고 발표하여, 지역사회 전파 차단을 위한 격리조치 기준을 강화하였습니다. 그러나 실제 국민과 전국 일선 진료현장은 여전히 혼란스럽습니다. 접촉기준과 확진검사의 중요성은 2차감염 관리 실패 사례에서 알 수 있듯이 매우 중요한 방역예방관리의 기준 중 하나입니다. 지역사회 일선 진료현장에서 사용할 수 있는 정확하고 투명한 방역예방관리 매뉴얼과 지침, 그리고 국민이 소상하게 알 수 있는 ‘접촉자’ 기준 등 대국민 관련 정보가 하루속히 제정되어 공개되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 대한의사협회는 감염병 역학 및 예방관리전문가와 함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병 방역예방관리 매뉴얼과 지침 등의 개정 작업을 민관합동으로 조속히 진행할 것을 제안합니다.
4. 지난 메르스 사태의 경험 속에 실수를 반복해서는 안됩니다. 그러나 최근 질병관리본부가 소통의 부재와 비밀주의, 뒤늦은 정보 공개와 폐쇄적 행정 등의 모습을 보이고 있어 의료계는 매우 우려하고 있습니다. 특히 최근 방역책임자가 “자칫 몇미터 이런 기준(접촉기준)을 세우면 현장이 기계적으로 적용할 우려가 있다”며 세부적인 접촉기준 제시에 반대하고 확진자의 구체적인 이동 동선을 밝히지 않는 등의 태도를 보였는데, 이는 위기관리 대국민 소통의 기본원칙을 무시하는 것입니다. 중국 입국자 전수조사 시행과 진행 상황에 대한 정보 부재, 접촉기준과 확진환자 동선에 관한 소통 부재와 정보공개의 혼선, 공중보건 위기대응전문가 그리고 위해소통관리 전문가의 부재 등 과거 메르스 사태와 같은 실패의 반복과 방역예방관리체계의 실패가 나타난 것이 아닌지 심각하게 방역예방관리체계를 점검해야 합니다. 이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병 관련 모든 정보의 투명하고도 신속 정확한 정보 공개와, 질병관리본부와 방역당국의 위기관리 소통시스템 구축과 정상화를 강력히 권고합니다.
한달 전, 중국 우한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폐렴 확진 환자는 불과 40여명에 불과했으나 한달 만에 확진 환자는 1만7천명 가깝게 늘어났습니다. 지역사회 감염이 시작된 우리나라 역시 1개월 후에 몇 배의 환자가 늘어날지 확신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지금 우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병 유입 저지와 지역사회 감염 전파 차단, 예방관리대응 매뉴얼과 지침 제정, 투명하고도 신속 정확한 대국민 정보소통, 공중보건 위기대응전문가와 위기관리 소통시스템 전문가 등 위기관리 전문성의 정상화, 정부-의료계간 소통채널 정상화 그리고 정부의 의사결정과정 개선 등 시급하고 산적한 과제에 직면하고 있습니다.
정부는 부디 오늘 대한의사협회의 충정 어린 권고를 심각하게 받아들여 주시기 바랍니다. 정부가 전문가의 조언에 귀를 기울이고 국민과 의료계, 정부가 하나 되어 철저하게 대응해나간다면 위기를 헤쳐 나갈 수 있습니다. 대한의사협회와 대한민국 의사들은 최선을 다해 함께 할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2020.2.3. 대한의사협회
5. [대한의사협회] 대한의사협회 제5차 대국민 호소문(2020.2.6.)
안녕하십니까. 대한의사협회 회장 최대집입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병 확산으로 인해 환자, 국민 그리고 의료계뿐만 아니라 지역사회 경제 전반에 2차적인 피해가 심해지고 있습니다. 특히 지역사회 내 바이러스 감염 확산 우려로 인해 지역사회 소상공인과 자영업자 분들께서 많은 고통을 겪고 있는 실정입니다.
최근 대한의사협회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우려 시설과 공간의 소독과 방역 및 바이러스 사멸 효과에 대한 질문과 자문 요청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한의사협회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 우려 시설과 공간에 대한 정확한 소독과 방역, 바이러스 사멸 효과에 대한 의학적 견해와 안전하게 시설과 공간을 사용할 수 있도록 국민 여러분께 다음과 같이 권고하고자 합니다.
본 대국민 호소문은 우리나라 일선 방역에 책임을 지고 있는 한국방역협회와 공동으로 추진하게 되었습니다. 과거 메르스 사태와 현재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병 차단을 위해 바이러스 오염 및 우려 시설과 공간에 대한 방역과 소독 업무를 한국방역협회가 담당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1. 지역사회의 소상공인과 자영업자가 운영하는 시설과 공간, 구체적으로 식당, 편의점 및 판매시설, 서비스업 등과 같은 시설과 공간이 적법하게 방역과 소독 조치가 이루어진다면 바이러스와 기타 대부분의 세균은 사멸합니다. 이러한 방역과 소독 조치가 적법하게 완료된 24시간 이후에 해당 시설의 사용이 가능하다는 것을 국민 여러분께 권고합니다.
2. 대한의사협회는 현재 국내에서 사용하고 있는 다양한 소독 및 방역에 사용하는 약품의 효과에 대한 검증을 위해 14종의 관련 문헌들과 제품 인증 및 시험성적서 등의 자료에 대한 과학적인 검토를 실시하였습니다. 국내에서 사용하는 소독 및 방제약품은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와 국립환경과학원의 국내규격 및 미국 환경보호청(EPA) 등 국제 규격에 적합하며 관련 공인 인증을 획득하고 살균 및 바이러스 사멸 효과가 입증된 제품이라는 것을 확인하였습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를 포함하여 중요한 감염성 질환의 원인인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및 기타 세균성 박테리아의 사멸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이에, 적법한 방역과 소독을 받은 지역사회 시설과 공간의 경우 추가적인 감염 위험이 실질적으로 없는 공간이라는 것을 말씀드립니다. 따라서 대한의사협회와 한국방역협회는 적법한 소독과 방제를 완료한 지역사회 시설과 공간의 경우 24시간 이후 개장 및 사용이 가능하다는 것을 국민 여러분께 말씀드립니다.
3. 방역과 소독 방법은 오염의 특성 및 바이러스의 종류와 실내공간의 특성(크기, 환기장치 유무 등)에 따라 약품 선정 및 소독 방법의 차이가 있으므로 반드시 전문가에 의해 수행되어야 합니다. 전문가와 협의 없이 가정 등에서 자체적으로 수행하는 것은 권고하지 않습니다. 특히 소독과 방제약품의 일부는 피부자극성 또는 피부를 통한 흡수가 가능한 약품이 있기 때문에 지역사회 내 시설과 공간에서 사용 시 전문가의 자문과 지도가 필요합니다.
4. 다중이용시설물은 규모가 크며, 실내와 실외 공간이 혼재되거나 실내 공간의 규모, 실내 환기시설의 조건 등에 따라 오염과 감염의 위험성 크기가 다르게 나타날 수 있습니다. 지역사회 내 다중이용시설과 공공 이용시설물의 경우 확진자 이동 동선에 해당하거나 감염 우려가 확인된 경우, 해당 시설물 관리책임기관은 질병관리본부, 식품의약품안전처, 환경부, 고용노동부 및 지방 자치단체 등 관련 기관과 공동으로 방역 및 소독을 실시하고 방역 완료 이후에도 예방적 관리 목적의 적극적인 방역 및 소독 조치를 취해 주시기를 권고합니다.
5.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병의 추가적인 전파 차단과 지역사회 내 감염 관리의 원칙은 감염 우려지역 시설과 공간에 대한 방역과 소독 관리 그리고 사람 즉 접촉자에 대한 감염예방관리입니다. 앞서 말씀드린 바와 같이 지역사회 내 감염이 의심되는 시설과 공간의 경우 소독과 방역이 적절히 이루어진다면 99% 바이러스와 세균들이 사멸하고, 방역 완료 24시간 이후 사용이 가능하며 추가적인 감염 위험에 대한 우려가 없다는 점을 다시 한 번 강조 드립니다.
국민 여러분, 적절한 방역만 이루어진다면 감염에 대한 우려를 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걱정 마시고 방역이 된 식당 등 시설물을 이용하셔도 됩니다. 국민과 의료계, 정부가 하나가 되어 철저하게 대응해나간다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 위기뿐만 아니라 추가적인 경제 위기 역시 헤쳐나갈 수 있습니다. 이를 위해 대한의사협회와 한국방역협회는 최선을 다해 함께 할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2020.2.6. 대한의사협회, 한국방역협회
■ 긴급 대정부 권고문(2020.2.6.)
- 정부는 시급히 코호트격리병원을 지정하고 항바이러스제제를 충분히 확보해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이 사람 간 비말감염으로 추정되지만, 사스코로나바이러스와 유사한 특성을 보이고 정보가 제한적인 만큼, 치료시 공기감염 차단을 위해 높은 수준의 격리가 필요한 상태입니다.
내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 진단을 위한 새로운 검사 방법이 시작되면, 검사의 확대에 따라 잠재되어 있던 감염환자가 속출할 수 있고, 아울러 검사의 불안정으로 인한 위양성도 많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는 치료를 위한 격리 대상 환자가 급격히 증가할 수 있음을 의미합니다. 또한 위양성 발생 가능성 등을 고려할 때 양성반응자들이 다인실 병상을 이용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습니다.
아직 확립된 치료 방법이 없는 상태에서, 감염의 확산을 막기 위해서는 감염된 환자나 감염이 강력히 의심되는 환자는 1인 음압병실에 격리하여 치료하여야 합니다 (신종플루의 경우 감염이 확인되면 타미플루를 복용하면서 가정에서 자가 격리를 하면 되었으나 이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에는 동일한 방법을 사용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현재 전국에 확인된 격리병실의 수는 260여개에 불과합니다. 감염환자가 급격히 증가할 경우 격리가 불가능하게 되며 이는 감염의 대 확산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현재로서 이러한 사태를 막기 최선의 방법은 국공립병원의 일부를 감염환자 만을 진료하는 코호트격리병원으로 지정하여 감염환자를 지역사회 혹은 일반병원에서 분리하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선제적으로 코호트격리병원을 지정해, 기존에 입원해 있는 환자를 퇴원시키거나 다른 병원으로 이송하여 해당 병원이 코호트격리병원으로서 제 역할을 할 수 있게 해야 합니다.
또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 치료에 효과적일 수 있다고 보고된 로피나비르/리토나비르 혼합제제, 인터페론을 비롯한 잠재력 있는 항바이러스제제의 충분한 확보가 필요합니다.
시간이 없습니다. 정부는 시급히 대한의사협회의 권고대로 일부 국공립병원을 코호트격리병원으로 지정하고 항바이러스제제 확보를 통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환자가 제대로 치료받을 수 있게 하여 2차 지역감염이 발생되지 않게 하여야 할 것입니다.
2020.2.6. 대한의사협회
■ “정부의 일방적인 의원급 감염관리지침 하달을 규탄한다”(2020.2.12.)
대한의사협회-전국16개시도의사회 공동성명
대한의사협회와 전국 16개 시도의사회는 질병관리본부가 발표한 의원급 의료기관용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감염예방, 관리지침의 내용에 심각한 우려를 표한다. 또한 무엇보다 당사자인 의원급 의료기관들과의 충분한 사전 협의 없이 실제 진료환경의 현실을 도외시한 채 일방적으로 상명하달 하듯 지침을 배포한 것에 대하여 강력히 규탄하는 바이다.
질병관리본부의 지침에 따르면 의원급 의료기관은 감염관리자를 지정하여 감염예방관리 대책을 수립하여야 한다. 그러나 대부분 의사 한명을 포함한 소수의 인력으로 운영되는 의원급 의료기관에서 감염관리자를 별도로 지정하여 대책을 수립하고 행정적으로 관리한다는 것이 과연 가능할지 의문이다. 또, 환자의 대기구역이 과밀하지 않도록 하고 대기 환자의 배치를 관리하라고 지시하고 있으나 의원급 의료기관의 환자 대기구역은 접수대와 인접해 있고 매우 협소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환자 사이의 거리를 최소 1m 이상 유지하라는 지침의 내용 역시 비현실적이다. 더군다나 신고대상에 부합하는 환자가 확인되면 환자를 독립 공간으로 이동시키면서 다른 환자 및 방문객들의 노출을 최소화할 수 있는 동선으로 이동하라고 하고 있으나 공간이 협소한 의원급 의료기관에서 이것이 가능하겠는가.
지침의 내용이 이처럼 대부분의 의원급 의료기관에서 적용이 어려운 내용으로 이루어져 있는 것도 문제지만 더 심각한 것은 지침이 마련되고 발표되는 과정에서 당사자인 의원급 의료기관의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이 전혀 없었다는 점이다.
이 지침은 질병관리본부가 감염관련학회들과 함께 마련하였다고 한다. 물론 전문학회의 의견과 안은 존중되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질병관리본부가 지침의 영향을 받게 될 의원급 의료기관에서 이 지침을 실제 지킬 수 있는지, 그러기 위해서는 어떠한 장비나 준비가 필요하고 정부는 그 과정에서 어떤 도움을 주어야 하는지를 미리 고민하지 않고 현장의 의견 수렴도 거치지 않은 채 일방적으로 지침을 발표한 것은 매우 부적절하다고밖에 말할 수 없다.
이러한 지침이 마련된 이유는 무엇보다 신종 감염병의 위협으로부터 국민의 건강을 보호하기 위함인데 정말 감염병 확산을 막자는 것인지 아니면 이제 지침을 발표하였으니 그것이 지켜지지 않아 발생하는 감염병 확산에 대해서는 의료기관에게 모든 책임을 묻겠다는 것인지, 그 의도가 매우 의문스럽다. 이와 같은 의구심은 단지 의료계의 피해의식에서 비롯되는 것이 아니다. 공교롭게도 최근 정부는 메르스 사태 당시 감염병 확산의 책임을 삼성서울병원에 묻겠다는 의지를 확고히 하고 있다. 서울고등법원이 메르스 확산의 책임을 삼성서울병원에게 물을 수 없다며 오히려 병원의 메르스 차단을 위한 노력 등을 인정했음에도, 복지부가 해당 판결에 불복하여 상고를 제기했다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이와 같은 지키기 어려운 지침을 일방적으로 발표하는 것에 다른 의도가 있는 것은 아닌지 합리적인 의심이 들 수밖에 없다.
현장의 의원급 의료기관들은 중국으로부터의 감염원 차단조차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상황에서 현실과 맞지 않는 사례정의에 따른 혼란을 감수하면서 마스크, 손소독제 등과 같은 기본적인 위생용품조차도 오직 개별 의료기관의 힘으로 어렵게 조달하면서 버텨나가고 있다. 확진자 발생으로 진료가 중단되면서 피해를 입는 의료기관이 하나둘씩 늘어가고 있는데도 정부는 아직까지도 구체적인 보상이나 지원 방안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국가적인 감염병 위기 상황에서 어떠한 보호도 받지 못한 채, 오로지 각자도생(各自圖生), 알아서 생존해야 하는 기막힌 상황인 것이다. 이런 와중에 일방적인 지침 발표가 그야말로 일사천리로 이루어지는 것을 보면서 그나마 갖고 있던 정부에 대한 작은 기대마저도 저버리게 만든다.
정부는 더 이상 의료계의 협조와 희생을 당연한 것으로 여기지 말라. 전폭적인 지원이 어려우면 최소한 먼저 양해를 구하고 존중의 태도라도 갖추는 게 우선이다. 민간의료기관은 정부가 상명하달 할 수 있는 공공기관이 아니다. 대한의사협회와 전국 16개 시도의사회는 정부가 지금이라도 의료계의 의견을 수렴하여 비현실적인 지침을 철회하고 의료기관에 대한 지원과 보상을 전제로 한, 실현가능한 지침 마련에 나설 것을 강력히 촉구하는 바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일명 코로나19 감염증의 국내 첫 확진자가 발생한 1월 20일로부터 약 한 달의 시간이 지났습니다. 어제까지 30명의 환자가 확진되었고 기자회견 직전인 오늘 오전, 대구에서 또 새로운 확진 환자가 발생하여 이제 31명의 환자가 확인되었습니다. 특히 이 가운데 최근 보고된 29번째와 30번째, 그리고 31번째 환자의 경우, 역학적인 연결고리를 찾을 수 없는, 다시 말해 감염경로를 밝히기 어려운, 전형적인 지역사회감염의 사례로 의심되는 바, 오늘 기자회견을 통하여 코로나19의 지역사회감염 확산 징후에 대한 대한의사협회의 입장을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먼저 지난 한달 간, 보건소, 선별진료소, 병원과 의원, 공항, 항만 등 일일이 열거하기 힘든 많은 곳에서 감염병과 사투를 벌여온 의료인과 공무원, 정부 관계자 등 모든 분들의 노고에 경의를 표합니다. 또한 무엇보다, 수준 높은 시민의식과 철저한 개인위생 관리로 의연하게 대처해주신 국민 여러분께도 감사드립니다. 지난 한달, 우려했던 만큼의 많은 확진자나 사망자가 발생하지 않은 것은 우리 모두가 노력한 결과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성과에도 불구하고 불행히 지역사회 감염의 확산 징후가 감지되고 있는 것 또한 분명한 사실입니다. 1주일 전, 세계보건기구(WHO)가 이미 지역사회 감염이 확인되거나 추정되는 지역으로 우리나라를 포함시켰습니다.최근 29번째와 30번째, 31번째 환자가 확인되기 직전까지, 확진자 29명 중 중국 또는 제3국에서 감염된 1차 감염자인 11명을 제외한 나머지 17명 중, 12명이 확진 환자의 지인이나 접촉자에 의한 2차감염이었고 나머지 5명은 2차감염자와 접촉한 3차감염이었습니다. 여기에 외국에 다녀온 적도 없고 어디에서 감염이 되었는지도 알 수 없는 세 명의 추가 확진자가 발생한 것입니다. 객관적인 지역사회감염 확산의 근거가 점점 쌓이고 있습니다.
이는 더 이상 오염지역에 대한 여행이나 확진환자와의 접촉 여부와 무관하게, 우리 사회 어디에서든 코로나19 감염을 의심해야 하는 상황이 눈 앞에 와 있다는 뜻입니다. 실제로 29번째 확진자의 경우, 코로나19 감염증을 의심할만한 과거력이나 증상이 없었음에도 담당 의료진의 적극적인 의심과 진료의 결과, 감염을 확인한 경우였습니다. 또, 오늘 오전에 알려진 31번째 확진자의 경우, 아직 질병관리본부의 역학조사 결과가 나오지 않았으나 해외여행력이 없으며 지금까지 확진자가 없었던 대구지역 첫 번째 환자라는 특징이 있습니다. 냉정하게 판단할 때, 지역사회 감염을 막기 위한 1차적인 방역이 실패했다는 것입니다.
이에 따라 대한의사협회는 사례정의에 따라 소수의 의심환자를 보건소 및 선별진료소가 설치된 의료기관으로 안내, 유도해왔던 지금까지의 전략에 대한 전면적인 수정이 필요하다는 판단 하에 다음과 같이 정부에 권고 드립니다.
먼저, 지금까지 환자를 담당해온 보건소와 선별진료소 설치 의료기관만으로는 늘어날 검사 대상을 감당하기 어려운 만큼, 본격적인 지역사회감염 확산 국면에서 최전선이 될, 지역사회 1차 의료기관 및 중소병원의 목소리가 반영될 수 있는 민관 협의체의 즉각적인 구성을 제안합니다. 비교적 인력과 장비, 각종 자원의 활용이 용이한 상급종합병원과 달리, 지역사회 1차 의료기관 및 중소병원은 분명한 한계를 가지고 있는 만큼, 정확한 현황 파악을 바탕으로 실현 가능한 효율적인 민관협력체계가 마련될 수 있게 즉시 논의에 나서주시기 바랍니다.
두번째, 이미 제안하였던 중국 전역으로부터의 입국 제한 조치를 다시 한번 검토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현재 중국 전역의 확진자 누적진단은 7만명, 사망자는 1,700명을 넘어서는 상황입니다. 특히 최근, 중국은 후베이성에 대해서만 새로운 임상적 진단기준, 즉 확진검사 없이 폐렴 소견만으로도 코로나19 감염증으로 확진하는 새로운 기준을 추가했습니다. 이로 인하여 하루 만에 확진자 수가 1만 5천명이나 늘어나는 이례적인 상황이 발생했습니다. 이는 후베이성에서 호흡기증상을 보이는 환자는 코로나19 감염이라고 추정해도 될 정도라는 의미로, 그만큼 중국의 상황이 심각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후베이성 뿐만이 아니라 확진자가 1,000명 이상 발생한 지역도 광둥성, 저장성, 허난성 등 여러 곳입니다. 이는 중국 이외의 국가 가운데 확진자가 가장 많은 싱가포르(75명)와 비교하더라도 10배 이상입니다.
물론, 중국으로부터의 입국 제한은 외교, 경제 등 여러 가지 고려해야 할 점이 많습니다. 이미 많은 논란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환자의 생명을 최우선시 해야 할 의사는 무엇보다도 다른 고려 없이 순수하게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기준으로 이야기해야 할 것입니다. 지역사회 감염 전파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려 하는 지금이 입국 제한을 통해 위협을 효과적으로 줄일 수 있는 마지막 기회입니다.
마지막으로 무엇보다 중요한, 원칙에 대한 말씀을 드립니다. 심각하고 되돌릴 수 없는 위협의 가능성이 있다면 설령 그것이 과학적으로 확실하지 않더라도 충분한 사전조치가 필요하다는 ‘사전예방의 원칙’(precautionary principle)을 반드시 상기해봐야 할 시점입니다. 분명한 것은, 이 코로나19라는 바이러스와 그것으로 인한 감염증은 지금까지 인류가 한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새로운 질병이라는 것입니다. 전 세계의 그 어떤 전문가도 아직 코로나19에 대해 확실하게 알지 못합니다. 오늘까지 알고 있던 정보가 언제든 바뀔 수 있는 상황입니다. 최대 2주를 예상했던 잠복기, 희박하다고 예상했던 공기전파 가능성과 무증상 상태의 전염성, 이 모든 것이 여전히 확실하지 않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는 모든 가능성을 열어 놓고 우리의 스스로의 안전과 건강을 지킬 수 있는 최대한의 조치를 아끼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설령 훗날, 그것이 지나친 대응이었다고 반성할지언정, 너무 쉽게 낙관하거나 방심했다고 나중에 땅을 치며 후회하지 말자는 것입니다. 정부가 어떤 결정을 내리든지, 국민의 생명을 최우선으로 하는 원칙을 지켜주기를 바랍니다.
아울러 일선에서 적극적인 방역이 이루어 질 수 있도록 정부차원의 모든 노력을 촉구합니다. 감염에 취약한 노약자나 만성질환자가 주로 내원하는 의료기관의 특성상, 만약 의료인이 확진자에게 노출된다면, 이후 내원하는 환자의 안전을 위해 진료를 중단해야 합니다. 최근 29번째 환자가 경유한 서울의 의원급 의료기관에 대한 역학조사 결과, 의사와 간호조무사 등 모든 의료진이 감염의 가능성으로 자가격리 조치되어 진료를 중단한 상태입니다. 이들 의료기관은 소독 및 환기 조치가 이루어졌기 때문에 법적으로는 진료 재개가 가능하지만, 모든 의료진이 자가격리 중이기에 사실상 진료를 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관할 보건소에서 명확한 폐쇄와 휴진 명령을 내리지 않고 그저 의료진이 격리대상이라고만 통지하여 책임을 회피하고 있습니다. 의료인이 자가격리를 하되, 의료기관의 폐쇄 여부는 알아서 결정하라는 것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의료인이 적극적으로 지역사회 감염 전파 차단을 위해 노력할 수 있겠습니까. 지역사회감염의 징후가 보이는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최전선에 있는 일선 의료기관에 대한 아낌없는 응원과 행정적 지원일 것입니다. 의료기관들이 적극적으로 감염에 대응할 수 있도록 분명한 지침과 대안을 제시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현장의 의료인들이 걱정 없이 안심하고 환자를 맞이할 수 있도록 해주십시오.
지난 한달 동안 대한민국의 모든 이들이 숨 가쁘게 달려왔습니다. 이제는 지칠 때도 되었습니다. “별것 아닌것 같다”는 낙관론이 달콤하게 다가오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분명히 말씀드리건대, 한번도 경험해 본적 없는, 새로운 질병과의 싸움입니다. 장기전이 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습니다. 의료계도, 정부도, 그리고 국민 여러분께서도 함께 숨을 고르고 다시 앞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무엇보다 나 자신을 비롯하여 사랑하는 가족과 친구, 이웃을 지키기 위함입니다. 단 한명도 헛되이 잃어서는 안 되는 싸움입니다. 미지의 위협으로부터 우리 스스로를 지켜내기 위한, 기약은 없지만, 그러나 반드시 승리해야 하는 그 여정에, 대한의사협회가 언제나 함께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2020년 2월 18일 대한의사협회
■ 대한의사협회 대정부 입장(2020.2.24.)
안녕하십니까, 대한의사협회 회장 최대집입니다.
지금부터 국민의 생명과 건강이 크게 위협받는 현 위기 상황을 극복하기 위한, 대한의사협회의 대정부 입장을 발표하고자 합니다.
대한의사협회의 대정부 입장
첫째, 대한민국의 보건의료를 책임지고 있는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을 코로나19 확산에 대한 책임을 물어 즉각 경질하여야 합니다.
어제 정부가 심각단계로 위기 경보를 격상했습니다. 그간 대한의사협회는 코로나19 감염증의 위험성을 경고하면서 지역사회감염 전파 차단을 위해 위기경보를 심각단계로 격상해야 함을 역설했습니다. 정부는 뒤늦게 심각 단계로 격상하였으나 이제 더욱 중요한 것은 심각 단계에 준하는 실질적 조치들을 신속하게 취하는 것입니다. 지금 지역사회감염이 빠른 속도로 전국에서 확산되고 있습니다. 충분히 막을 수 있었던 상황입니다. 여태까지는 총체적 방역 실패인 것입니다. 이 총체적 방역 실패의 책임을 물어 보건복지부 장관을 즉각 경질하여야 합니다. 정부는 오늘의 코로나19 감염병 참사에 대해 방역의 총체적 실패를 인정하고 근본적인 정책 개선을 해야 할 것입니다. 그 시작은 바로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의 경질입니다.
둘째, 골든타임을 놓쳤지만 이제라도 중국발 입국자들에 대한 입국금지 조치를 즉시 시행해야 합니다.
대한의사협회는 한 달 전인 지난 1월 26일부터 감염원의 차단을 위해 중국발 입국자들의 입국 금지 조치가 필요함을 무려 6차례나 강력히 권고했습니다. 그러나 정부는 오늘 이 순간까지도 대한의사협회의 의학적 권고를 무시하고 있습니다. 그 결과 대한민국이 중국에 이어 세계 2위의 코로나19 발생국가가 되었습니다. 지역사회감염 확산은 명백한 방역의 실패이며, 그 가장 큰 원인은 감염원을 차단한다는 방역의 가장 기본적인 원칙을 무시했기 때문입니다. 의학적 관점에 따른 의사협회의 조언을 외면하지 않고, 정부가 사태 초기에 입국 금지 조치를 하였다면 지금처럼 대규모 지역사회 감염이 확산되는 것을 막을 수 있었습니다. 만시지탄이지만 이제라도 중국발 입국자들에 대한 한시적 입국금지 조치가 즉각 시행되어야 합니다.
특히, 무증상 감염자들 역시 바이러스 배출량이 많고 상당한 감염력을 지닌다는 것이 최근의 의학적 연구에서 밝혀졌습니다. 이것은 중국 등 위험지역의 문을 열어놓고 유증상자들을 검역에서 걸러내는 것으로는 해외 감염원을 효과적으로 차단할 수 없다는 것을 말해 줍니다. 중국발 입국 금지를 전면적으로 즉각 시행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코로나19 전담 의료기관과 일반 의료기관으로 이원화된 의료 시스템을 신속히 구축하고 운용해 코로나19 환자들을 조기 진단, 격리, 치료해야 합니다. 정부는 의료 시스템을 어떻게 운용할 것인지 상세한 계획과 경과를 즉각 국민과 의료계에 공개하여야 할 것입니다. 한편 외출을 자제하고, 휴교, 휴원, 휴업 조치와 집단 행사의 금지 등으로 코로나19가 전파될 수 있는 환경을 원천적으로 막아 지역사회감염 확산 속도를 최대한 늦추고 상시적 방역을 강화해야 합니다. 그러나 조기진단과 격리, 치료 그리고 지역사회 감염 확산 방어 등의 조치를 아무리 잘 하더라도 해외 감염원이 끝없이 유입되어서는 절대로 우리는 이 코로나19 사태를 해결할 수 없습니다.
셋째, 정부의 총체적 방역 실패의 책임을 코로나19에 감염된 환자들에 전가해서는 안 됩니다.
정부는 대구, 경북을 중심으로 지역사회감염이 전국적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주요 원인을 특정 종교 단체에 돌리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들 역시 누군가에게 감염된 환자들이고 이들이 고의로 바이러스를 타인에게 전파한 바가 없습니다. 따라서 이들은 보호받고 치료받아야 할 우리 환자들이고 대한민국 국민입니다. 코로나19에 감염된 환자들이자 피해자인 이들을 비난하는 사회 분위기는 극히 경계해야 합니다.
특정 종교 단체와 무관한, 감염의 역학적 경로가 불분명한 수백명의 환자들이 전국에 산재해 있습니다. 이들의 역학적 경로를 파악하고 확산 차단을 위해 충분한 역량을 투입해야 합니다. 이런 엄중한 상황에서도 정부가 감염병 비상사태 해결을 위한 과학적, 실질적 태도를 취하지 않고 사태를 호도한다면 첫 번째 총체적 방역 실패에 이어, 또 다른 방역 대실패로 귀결될 것입니다. 정부는 과학에 근거해서 사태의 본질을 파악하고 코로나19 감염병 사태 해결에 임해 주시기 바랍니다.
넷째, 정부차원에서 마스크 등 핵심 의료 보호 장구의 중국 반출을 막아야 합니다.
온 국민이 마스크를 제대로 구하지 못해 힘들어 하는 소위 마스크 대란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국내업체의 하루 마스크 생산량이 약 900만개이나, 그 중 상당량의 마스크가 매일 중국으로 반출되고 있습니다. 이것을 막아 국민과 의료진에 마스크 등 보호장구가 원활하게 공급될 수 있도록 하여야 합니다. 우리 국민의 생명보호가 최우선입니다.
다섯째, 전문가 자문그룹의 전격적인 교체가 필요합니다.
지난 2월 13일 대통령이 코로나19 사태가 머지않아 종식될 것이라고 하고 중앙사고수습본부가 집단행사를 연기하지 않아도 되니 방역조치를 병행해서 추진하라고 권고한 것은 명백한 정부의 실수입니다. 현재 알려진 평균 잠복기를 감안하면 현재 폭증한 환자의 상당수가 이 잘못된 권고 기간과 겹칩니다. 한마디로 정부가 완전히 잘못 예상하고 있었다는 뜻입니다. 대통령과 중앙사고수습본부가 오판하게 자문한 비선 전문가들이 있습니다. 이들이 지난 한달간 정부 방역 실패의 단초를 제공한 인사들입니다. 이들이 지난 한달간, 방역을 인권의 관점에서 해야 한다며 중국으로부터의 입국 제한이 필요 없다고 말하고, 무증상 전파 가능성이 없다고 단정함으로써 엄청난 피해를 야기하였습니다. 그런데 여전히 이들이 전문가라는 이름으로, 의료계의 대표인 양 정부의 정책 방향을 결정하고 있습니다. 전문가 자문그룹 역시 실패를 인정해야 하고, 이들에 대한 전격적인 교체가 필요하다는 점을 말씀 드립니다.
마지막으로, 정부에 묻습니다. 정부는 대한의사협회와 코로나19 비상사태 해결을 위해 협업할 의지가 조금이라도 있기는 한 것입니까? 지난 대국민 담화문에서 민관협의체의 필요성을 밝혔지만 아직도 아무런 답이 없습니다. 정부가 대한의사협회와 코로나19 감염병 정보를 공유하고 협력하려는 노력을 전혀 하고 있지 않습니다.
국민 생명이 위태로운 지금의 위기 상황에서 정부만 바라볼 수 없게 되었습니다. 대한의사협회는 기존의 코로나 대책 특별위원회를 확대한 코로나19 범의료계 대책 본부를 구성해 코로나19 극복에 총력을 다할 것입니다.
대한의사협회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최우선의 가치로 여깁니다. 그 가치를 실현하는 방법은 의학이라는 과학입니다. 대한의사협회는 국민 생명이 위협받는 상황을 묵과하지 않을 것입니다. 대한의사협회의 절박한 요구들이 또 다시 무시된다면, 국민 생명 보호를 위해 중대한 결심을 하는 상황이 올 수 있음을 엄중히 경고하는 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