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 제84조

I. 기본개념과 입헌취지

대통령은 내란 또는 외환의 죄를 제외한 범죄에 대하여는 재직 중에 형사소추를 받지 않는다. 따라서 내란 또는 외환의 죄를 범한 경우에는 형사소추가 가능하나, 그 외의 죄를 범한 경우에는 형사소추를 할 수 없다(헌법 제84조). 이는 대통령의 직책의 원활한 수행을 보장하고, 국가원수로서의 권위를 확보하여 국가의 체면과 권위를 유지케 하기 위한 것이다.

II. 연혁

제2공화국은 의원내각제이기에 대통령의 불소추특권이 없었지만, 그 이외의 헌법에는 대통령의 불소추특권이 규정되어 있었다.

III. 다른 조문과의 체계적 관계

이 조문으로 인해 대통령이 내란죄나 외환죄 이외에 직무와 관련된 뇌물죄나 국민의 대표로서의 품위를 손상시키는 경우에 있어서는 대통령직을 수행하는 것이 문제가 있더라도 국회에 의한 탄핵절차에 의하지 않는 경우에서는 형사소추가 불가능하게 하는 것이기에 탄핵제도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즉 탄핵결정에 의하지 아니하고는 공직으로부터 파면되지 아니한다(제65조 제4항)는 헌법상 규정상 탄핵 후에만 형사소추를 할 수 있다. 탄핵소추의 의결을 받은 경우는 탄핵결정시까지 권한행사가 정지된다. 탄핵결정은 공직으로부터 파면함에 그친다.

◾ 대한민국헌법

제44조 ① 국회의원은 현행범인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회기중 국회의 동의없이 체포 또는 구금되지 아니한다.

② 국회의원이 회기전에 체포 또는 구금된 때에는 현행범인이 아닌 한 국회의 요구가 있으면 회기중 석방된다.

제45조 국회의원은 국회에서 직무상 행한 발언과 표결에 관하여 국회외에서 책임을 지지 아니한다.

제84조 대통령은 내란 또는 외환의 죄를 범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재직중 형사상의 소추를 받지 아니한다.

제65조 ① 대통령·국무총리·국무위원·행정각부의 장·헌법재판소 재판관·법관·중앙선거관리위원회 위원·감사원장·감사위원 기타 법률이 정한 공무원이 그 직무집행에 있어서 헌법이나 법률을 위배한 때에는 국회는 탄핵의 소추를 의결할 수 있다.

② 제1항의 탄핵소추는 국회재적의원 3분의 1 이상의 발의가 있어야 하며, 그 의결은 국회재적의원 과반수의 찬성이 있어야 한다. 다만,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는 국회재적의원 과반수의 발의와 국회재적의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이 있어야 한다.

③ 탄핵소추의 의결을 받은 자는 탄핵심판이 있을 때까지 그 권한행사가 정지된다.

④ 탄핵결정은 공직으로부터 파면함에 그친다. 그러나, 이에 의하여 민사상이나 형사상의 책임이 면제되지는 아니한다.


또한 국회의원의 불체포특권과 면책특권과 비교검토가 필요하다. 면책특권은 형벌조각사유이고 소송법상의 특권이며, 의원의 임기가 만료한 이후에도 임기 중의 행위에 대하여 책임을 물을 수 없다. 국회의원이 국회(기능적 개념이기에 국회의사당에 한정되지 않음)에서 직무상 행한 발언과 표결에 관하여 국회 외에서 책임을 지지 아니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고, 명예훼손적이거나 심한 모욕적 언사는 명예훼손죄나 모욕죄가 성립할 수 있고 국회의 징계처분이나 정치적 책임이 면제되는 것이 아니다. 불체포특권은 소송법상의특권이고 회기 중에 한하여 그 체포를 일시적으로 유예받는 특권에 지나지 않으며 기소나 수사 등의 형사책임이 면제되는 것이 아니다. 회기 중에는 의원을 체포·구금할 수 없고 회기 전에 체포·구금한 때에도 국회의 요구가 있으면 석방해야 한다. 다만 현행범인의 경우, 국회의 동의가 있는 경우, 회기 전에 체포·구금되고 현행범이 아닌 경우에도 국회의 석방요구가 없으면 불체포특권은 인정되지 않는다.

IV. 규범적 내용, 개념과 원리에 대한 판례 및 학설

1. 규범적 내용

가. 내용

헌법 제84조에서 말하는 「형사상의 소추」는 기소를 의미한다. 대통령은 내란 또는 외환의 죄에 해당하지 아니하는 죄를 범한 경우에는 재직 중에 기소되어 법원의 재판을 받지 않는다는 의미이다. 따라서 내란 또는 외환의 죄 이외에 대통령이 범한 죄에 대하여 기소한 경우에는 법원의 재판권이 존재하지 않으므로 법원은 형사소송법 제327조의 제1호의 공소기각의 판결을 한다. 재직 중 형사소추가 면제되기에 퇴직 후에는 가능하다.

◾ 형사소송법 제327조(공소기각의 판결) 다음 경우에는 판결로써 공소기각의 선고를 하여야 한다.

1. 피고인에 대하여 재판권이 없는 때

2. 공소제기의 절차가 법률의 규정에 위반하여 무효인 때

3. 공소가 제기된 사건에 대하여 다시 공소가 제기되었을 때

4. 제329조의 규정에 위반하여 공소가 제기되었을 때

5. 고소가 있어야 죄를 론할 사건에 대하여 고소의 취소가 있은 때

6. 피해자의 명시한 의사에 반하여 죄를 론할 수 없는 사건에 대하여 처벌을 희망하지 아니하는 의사표시가 있거나 처벌을 희망하는 의사표시가 철회되었을 때


나. 공소시효의 진행 정지

대통령에게 불소추특권이 인정되어 재직중 기소되지 아니하는 범죄의 경우에는 공소시효의 진행이 정지된다.1) 다만 내란·외환의 죄의 경우 헌정질서파괴범죄의 공소시효등에관한 특례법상 공소시효가 배제된다.

1) 김철수, 헌법학(上), 박영사, 2008, 1720 참조

다. 수사의 가능여부

법원의 재판을 전제로 하는 공소의 제기와 이와 연관된 체포나 구속이 금지되는 것이므로 수사기관의 수사는 가능하다. 따라서 대통령이 내란 또는 외환의 죄에 해당하지 아니하는 죄를 범한 경우에 수사기관은 수사를 할 수 있고 수사를 하는 이상 수사의 방법으로 압수·수색을 하는 것도 가능하며, 대통령이 재직하고 있는 중에 자기에 대한 임면권을 가지는 대통령에 대해 경찰이나 검찰이 공정하게 수사하는 것은 쉽지 않으므로, 이해관계충돌의 법리상 대통령의 영향력이 미칠 수 없는 독립된 특별검사에 의하여 수사하게 하는것이 타당하다는 견해2)와 소추란 체포·구속·수색·검증까지를 포함하여 금지된다는 견해3)로 나누어진다.

2) 정종섭, 헌법학원론, 박영사, 1061 참조

3) 홍성방, 헌법 Ⅱ, 현암사, 2000, 446 참조

라. 민사·행정책임의 불면제

대통령에게 불소추특권이 인정되는 경우는 형사상 소추에 한정되기에 민사·행정책임은 묻지 아니한다.

마. 탄핵심판과의 관계

대통령이 재직 중 내란 또는 외환의 죄에 해당하지 아니하는 죄를 범한 경우에 기소할 수는 없어도 국회는 대통령에 대하여 탄핵소추 할 수 있고, 내란 또는 외환의 죄의 경우는 기소할 수도 있고 탄핵소추 할 수도 있다. 하지만 두 경우 모두 다 현직의 대통령을 검사들이 소추하다는 것은 어렵기에 탄핵소추에 의한 파면 후의 기소가 현실적인 대안일 것이다.

통상 대통령이 범죄행위를 하였을 때는 국회가 탄핵소추를 한다. 다만 국회의 탄핵소추와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절차를 거쳐 파면한 후 기소하여 처벌하기에는 시간이 많이 소요되고 그 동안 헌법질서가 매우 위태로워질 우려가 있다.

2. 헌법재판소판례

헌법재판소는 헌정질서파괴범에게 공소시효를 배제하고 있는 『헌정질서파괴범죄의 공소시효 등에 관한 특례법』을 합헌이라고 하였으므로(위헌 5인), 따라서 공소시효가 정지되지 않는 내란죄의 경우에도 공소시효가 배제된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