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양형기준

법관이 법정형(각 범죄에 대응하여 법률에 규정되어 있는 형벌) 중에서 선고할 형의 종류(예컨대, 징역 또는 벌금형)를 선택하고, 법률에 규정된 바에 따라 형의 가중·감경을 함으로써 주로 일정한 범위의 형태로 처단형이 정하여 지는데, 처단형의 범위 내에서 특정한 선고형을 정하고 형의 집행유예 여부를 결정함에 있어 참조되는 기준이 바로 양형기준이다.

양형기준은 원칙적으로 구속력이 없으나, 법관이 양형기준을 이탈하는 경우 판결문에 양형이유를 기재해야 하므로, 합리적 사유 없이 양형기준을 위반할 수는 없다.

양형위원회는 개별 범죄별로 범죄의 특성을 반영할 수 있는 별도의 양형기준을 만들고 있는데, 범죄의 발생빈도가 높거나 사회적으로 중요한 범죄의 양형기준을 우선 설정하고 점진적으로 양형기준 설정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현재 살인, 뇌물, 성범죄, 횡령·배임, 절도, 사기, 선거, 교통 등 41개 주요 범죄의 양형기준이 시행 중이며, 양형위원회는 나머지 범죄에 관한 추가 양형기준 설정 작업 및 기존 양형기준의 수정·보완 작업을 지속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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Ⅰ. 서론

1. 양형기준의 의의

양형은 개인의 신체적 자유, 경제적 자유 등을 직접적으로 제한하고, 나아가 생명까지 박탈하는 중대한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이와 같이 양형이 갖는 중요성에 비추어 적정하고 합리적인 양형은 형사재판전체의 공정성과 신뢰성을 확보하기 위한 필수적 요소에 해당한다.

법관이 합리적인 양형을 도출하는 데 참고할 수 있도록 법원조직법 제8편에 따라 설립된 양형위원회가 설정한 기준이 양형기준이다(법원조직법 제81조의6 제1항).

양형위원회는 양형기준을 설정함에 있어서 ‘1. 범죄의 죄질 및 범정과 피고인의 책임의 정도를 반영할 것’, ‘2. 범죄의 일반예방 및 피고인의 재범 방지와 사회복귀를 고려할 것’, ‘3. 동종 또는 유사한 범죄에 대하여는 고려하여야 할 양형요소에 차이가 없는 한 양형에 있어 상이하게 취급하지 아니할 것’, ‘4. 피고인의 국적․종교 및 양심․사회적신분 등을 이유로 양형상 차별을 하지 아니할 것’이라는 네 가지 원칙을 준수하여야 한다(법원조직법 제81조의6 제2항).

2. 양형기준의 적용범위

1. 범죄유형의 결정 → 2. 형량범위의 결정 → 3. 선고형의 결정 → 4. 형의 집행유예 여부 결정

○ 객관적 범위

양형기준은 양형기준의 효력이 발생된 이후 법원에 공소제기된 범죄에 대하여 적용한다(양형위원회 운영규정 제20조). 양형기준 시행 이전에 공소제기된 사건은 그 이후에 항소가 제기된 경우에도 항소심에서 양형기준을 적용하지 아니한다. 양형기준이 설정되지 않은 범죄로 공소제기되었다가, 양형기준이 설정된 범죄로 공소장이 변경된 경우에도 양형기준을 적용한다. 형사재판 진행 중에 양형기준이 변경된 경우에는 공소제기 시의 양형기준을 적용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되, 공소제기 후 양형기준의 변경에 의하여 대상범죄가 양형기준의 적용대상에서 제외되거나 변경된 양형기준에 의한 권고 형량범위가 종전 양형기준에 의한 권고 형량범위보다 가벼운 경우에는 새로운 양형기준을 적용한다.

한편, 양형기준은 구약식 또는 정식재판청구 사건에는 적용하지 않고 공판절차회부 사건에만 적용한다. 구공판 사건이라도 벌금형을 선택할 수 있고, 벌금형을 선택한 경우에는 선거범죄를 제외하고는 양형기준이 적용되지 아니한다. 양형기준이 벌금형에 관한 기준을 별개로또는 징역형과 병행하여 제시하거나, 벌금형 선택을 금지하는 명시적인 지침을 설정하지 않는 한, 벌금형을 선택한 경우에는 양형기준이 적용되지 않게 된다.

양형기준은 살인미수범에 관하여 적용된다. 그러나 양형기준이 다른대상 범죄의 미수범죄 전반에 관하여 기준을 제시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살인죄를 제외한 다른 범죄군의 미수범에 대해서는 양형기준이 적용되지 않는다.

양형기준은 공동정범과 교사범에 대해서도 적용된다. 양형인자표에서 대부분의 공통되는 특별가중인자로 형법 제34조의 “피지휘자에 대한 교사”를 규정하고 있고, 위증죄에서는 일반가중인자로 “위증을 교사한 경우”를 들고 있는 점에서 양형기준이 교사범에 대하여 적용됨을 전제로 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양형기준은 방조범에 대하여별도의 기준을 제시하고 있지 않으므로 방조범에 대해서는 적용되지 않는다.

○ 주관적 범위

양형기준은 내국인과 외국인을 구분하지 않고 적용한다. 소년범에 대하여 성인범과 동일한 양형기준을 설정하는 것은 소년법의 제정 취지에 비추어 바람직하지 않으므로, 양형기준은 소년이 아닌 성인 피고인에 대해서만 적용한다. 소년법은 19세 미만인 자를 소년으로 정하고 있으므로(소년법 제2조), 결국 양형기준은 공소제기 시에 19세에 도달한 피고인에 대하여 적용하게 된다.

3. 양형기준의 효력

○ 권고적 효력

양형기준은 법관이 형종을 선택하고 형량을 정함에 있어 참고하여야 하지만, 법적 구속력은 갖지 않는 권고적 기준에 해당된다(법원조직법 제81조의7 제1항 단서). 다만 법관은 양형 과정에서 양형기준을 존중하여야 하며, 양형기준을 벗어난 판결을 하는 경우에는 판결서에 양형의 이유를 기재하여야 한다(법원조직법 제81조의7 제1항 본문, 제2항 본문). 이 경우 양형이유를 구체적으로 어떻게 기재하여야 하는지에 대하여 법률상 강제된 방식은 없으나 법관으로서는 당해 사건에 가장 적합하고 설득력 있는 양형이유를 기재하도록 노력하여야 할 것이다.

양형기준은 제1심 법관은 물론 항소심 법관도 참작하여야 하지만, 제1심 판결이 양형기준을 준수하여야만 적정한 양형으로 평가받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제1심 양형이 양형기준을 준수하지 아니하였다고 하여 양형부당의 항소이유가 당연히 인정되는 것도 아니고, 양형기준을 준수하였다고 하여 양형부당을 이유로 한 항소가 금지되는 것도 아니다.

○ 양형기준의 적용과 양형이유의 기재

양형기준은 형종 및 형량 기준과 집행유예 기준으로 구성된다. 형종 및 형량 기준은 범죄군별로 범죄유형을 구분한 다음 각 유형별로 감경, 기본, 가중의 3단계 권고 형량범위를 제시하고 있으므로 법관은 양형기준을 적용함에 있어 해당 범죄유형을 찾아 권고 형량범위를 결정한 다음 최종 선고형을 정하게 된다. 이어 선고형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금고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실형이 권고되는 경우, 집행유예가 권고되는 경우, 어느 쪽도 권고되지 않는 경우(실형과 집행유예 중에서 선택 가능)를 구분하고 있는 집행유예 기준에 따라 법관은 집행유예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양형기준이 모든 사례에 예외 없이 적정하고 합리적인 양형을 제시하는 것은 아니므로 구체적 사안에서 양형기준 설정 시 반영하지 못한 고려 사유가 있거나 양형기준이 정한 양형인자나 참작사유와는 다른 평가를 하여야 하는 특별한 사정이 있을 수 있다. 이러한 경우 법관은 양형의 이유를 밝히고, 양형기준이 정한 양형 사유의 존부에 따라 자동적으로 정해지는 권고 형량범위에 속하지 않는 형량을 선고하거나, 집행유예 여부에 관하여 양형기준상 권고 내용과 다른 결정을 할 수 있다.

구체적으로 예를 들면, ① 양형기준상 기본영역이 권고됨에도 가중영역을 선택할 경우, ② 양형기준상 집행유예가 권고됨에도 실형을 선택할 경우, ③ 양형기준상 가중영역이 권고됨에도 기본영역을 선택할 경우, ④ 양형기준상 실형이 권고됨에도 집행유예를 선택할 경우가 있을 수 있고, ①과 ④ 또는 ②와 ③ 등과 같이 상호간에 중첩되는 경우도 가능하다. 또한 다수범죄 처리기준에 의해 산출된 형량범위 상한을 초과하는 형을 선고하는 경우, 양형기준이 설정된 범죄와 그렇지 아니한 범죄의 경합범에서 전자의 권고 형량범위 하한에 미달하는 형을 선고하는 경우, 행위자/기타인자-특별가중인자를 행위인자-특별감경인자와 동등하게 평가함으로써 일반적인 양형인자 평가원칙에 따르지 않고 권고 영역을 선택하는 경우, 양형기준상 특별양형인자로 포함되지 아니한 사유를 특별양형인자로 평가하여 권고 영역을 정하는 경우 등도 그 예로 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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