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9년 12월 27일과 30일 각각 공직선거법안과 공수처법안을 강행처리한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한 4+1협의체 전체 의원 중 125명, 미래통합당에서는 내각제를 선호했던 다수의 박근혜 탄핵세력을 포함함 23명 등 여야 총 148명의 의원이 이른바 원포인트 발의 개헌안을 2020년 3월 6일 오후 어떠한 보도자료나 기자회견도 없이 국회사무처 의안과에 슬그머니 제출한 일이 벌어졌다.

민주노총·참여연대·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대한민국헌정회 등 25개 시민단체로 구성된 국민발안개헌연대는 이 개헌안을 오는 3월 27일 국회 본회의에서 의결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 헌법 개정안 내용

헌법을 고치기 위해서는 현재는 국회재적 과반수 또는 대통령만이 제안할 수 있는데, 이제는 선거권자 100만명 이상의 찬성으로 국민도 제안할 수 있도록 헌법 규정(제128조)을 고치자는 것이다. 헌법을 한꺼번에 고치는 것이 아닌 이번 사안과 같이 어떤 특정규정을 콕 집어 그 내용을 고치는 이러한 경우를 일컬어 이른바 원포인트 개헌이라 부르게 된다.

이렇게 국회, 대통령, 국민(이번 개헌이 되었을 경우)에 의해 헌법 개정안이 제안되면, 대통령은 20일 이상 관보에 공고해 국민에게 알리고, 이후 60일 내에 국회 재적의원 3분의 2이상으로 개헌안을 의결하고, 의결 후 30일 이내에 개헌 찬반 국민투표를 실시하게 된다. 개헌안에 대해 국민투표에 붙여질 경우 국회의원선거권자 과반수의 투표와 투표자 과반수의 찬성이 되어야 확정이 된다. 그렇지 않으면 무산이 된다. 현재 재적의원 수는 295명으로 재적 3분의 2 이상이 되려면 최소 197명 이상의 동의를 필요로 한다.

지난 2018년 문재인 정부의 개헌안은 ▸5년 단임제(헌법 제70조 '대통령의 임기는 5년으로 하며, 중임할 수 없다')를 ▸4년 중임제(헌법 제74조 '대통령의 임기는 4년으로 하되, 연이어 선출되는 경우에만 한 번 중임할 수 있다')로 고치는 안이었다. 즉, 대통령 임기를 4년으로 하고, 그 연이은 대통령선거에 다시 당선된 경우에 한해 한번 더 대통령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개정안이었다. 그렇게 되면 최장 8년까지 집권할 수 있게 된다.

물론 이 개정안은 문재인 대통령에게는 해당되지 않고, 다음 정권부터 적용하도록 개헌안 부칙 제3조에서 "이 헌법 개정 제안 당시 대통령의 임기는 2022년 5월 9일까지로 하며, 중임할 수 없다."는 단서조항을 두었다. 

그러나 2018년 6.13 지방선거와 동시에 실시하고자 했던 문재인 정부의 개헌안 국민투표 공약은 무산이 되었다. 그 이유는 재외국민은 국민투표 공고시점에 국내에 거소신고가 되어 있어야 투표권이 주어지는 '국민투표법' 조항이 지난 2014.7.29 헌법불합치결정이 되었다.

즉,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거소신고를 불문하고 그 의사가 국민투표에 반영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 불합치 조항의 법 개정시한은 지난 2015.12.31.까지인데, 개정이 되지 않고 기간이 지나 이 조항은 실효가 되었다. 그래서 국민투표가 실시되려면 다시 법 개정을 해야 하는데 선관위는 늦어도 2018년 4월 23일까지는 국민투표법 개정안이 시행되어야 선거인명부 등의 절차가 이루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여야 간 개정 합의가 되지 않았고, 시한이 경과되어 결국 지난 2018년 6.13 지방선거 동시 개헌은 무산이 된 것이다.

○ 당시 개헌안 절차와 국민투표 과정은 이렇다. 

1. 개헌안 발의는 국회재적 과반수 또는 대통령이 발의(2018.3.26 문재인이 개헌안 발의하여 관보에 공고하였음 → 20일 이상 공고 필요)

2. 공고된 날로부터 60일 안에 국회의결(재적의원 3분의 2이상의 찬성 필요) → 의결 시한은 2018.5.24.까지임.

3. 국회의결 후 30일 이내 국민투표(국회의원선거권자 과반수의 투표와 투표자 과반수의 찬성 필요) 

4. 2018년 6.13 지방선거에 국민투표 동시 실시예정인데 무산이 됨.

5. 개헌안이 국민투표로 확정되면 대통령은 즉시 공포(제10차 개정 헌법이 됨)

아래는 이번 개헌안 법안에 담긴 발의 취지이다

■ 대한민국헌법 개정안(발의연월일 : 2020.3.6.)

◆ 제안이유

현행헌법은 1987년에 개정되어 33년 동안 단 한 차례도 개정되지 않고 현재에 이르고 있다. 산업사회에서 지식정보사회로 바뀌는 등 헌법환경이 크게 변화하고 있고, 분권과 협치의 시대정신을 담는 헌법개정에 대한 범국민적 공감에도 불구하고 역대 국회의 개헌시도는 실패를 거듭했다. 또한 유신헌법 개정 당시 폐지됐던 헌법개정국민발안권 회복에 대한 국민적 요구도 갈수록 증대되고 있다.

국민발안제도를 도입하면 국민의 참여와 국민의 의사수렴을 더욱 용이하게 하고, 정파적인 이해관계 역시 국민의 참여로 조정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국민참여를 제도적으로 보장하여 이른바 ‘광장민주주의’를 ‘투표민주주의’로 전환함으로써 대의제 민주주의를 보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나아가 국회에서도 국민의 요구에 부응하는 헌법개정을 위해 협력과 협상이 촉진될 것으로 기대된다.

따라서 제21대 국회에서의 전반적인 헌법개정을 실효적으로 보장함과 동시에 국가의 최고규범인 헌법개정과정에 국민도 직접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적 장치마련을 위해 아래와 같이 단일 사항의 헌법개정안을 발의한다.

◆ 주요내용

가. 헌법 개정에 대한 국민발안제 도입(안 제128조제1항)

1) 헌법개정은 국회재적의원 과반수나 국회의원 선거권자 100만인 이상 또는 대통령의 발의로 제안된다.

<헌법 제    호>

대한민국헌법 개정안

대한민국헌법 일부를 다음과 같이 개정한다.

제128조제1항을 다음과 같이 한다.

① 헌법개정은 국회재적의원 과반수나 국회의원 선거권자 100만인 이상 또는 대통령의 발의로 제안된다.

부칙

이 헌법은 공포한 날부터 시행한다.

○ 신·구조문대비

<현행>

제128조 ①헌법개정은 국회재적의원 과반수또는 대통령의 발의로 제안된다.

<개정안>

제128조 ① 헌법개정은 국회재적의원 과반수나 국회의원 선거권자 100만인 이상 또는 대통령의 발의로 제안된다.

박근혜 탄핵세력과 개헌세력

지난 2016년 12월 9일 오후 4시 10분경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탄핵안은 재적의원 300명 가운데 299명이 투표에 참여해 찬성 234명, 반대 56명, 기권 2명, 무효 7명으로 가결됐다(2016.12.9 탄핵 투표일 현재 새누리당 국회의원 수 총 128명)

2017년 3월 10일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2016헌나1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 재판에서, 재판관 8명 전원일치 의견으로 결국 박 대통령의 파면이 결정되었다.

▲ 탄핵 찬성 헌법재판관 8인(왼쪽 좌부터) : 이정미, 강일원, 김이수, 조용호, 안창호, 서기석, 김창종, 이진성

재판관 9명 중 6명 이상이 탄핵에 찬성하면 박 대통령은 파면되고 그렇게 되면 60일 이내에 차기 대통령선거를 치러야 한다. 그러나 헌법재판관 중 탄핵 찬성이 6명 미만이면 박 대통령은 파면되지 않고 다시 대통령 직무를 할수 있게 된다.

■ 연동형 비례 공직선거법 개정안·공수처법안 국회통과

지난 2019년 12월 27일 더불어민주당과 '4+1 협의체'에 의해 연동형 비례대표제 선거법 개정안이 재석 의원 167명, 찬성 156명, 반대 10명, 기권 1명으로 강행 처리된 바 있다. 뒤이어 12월 30일에는 공수처 설치법안이 민주당과 군소 야당들이 참여한 '4+1 협의체'에 의해 재석 176명 중 찬성 159명, 반대 14명, 기권 3명으로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 2019.12.27. 공직선거법 개정안이 민주당과 야권 군소정당의 담합에 의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 2019.12.30. 위헌 논란이 있는 공수처법안이 민주당과 야권 군소정당의 담합에 의해 강행 처리됐다.

공수처의 본격적인 설치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의 시행일인 공포 후 6개월의 기간을 거친 올해 7월에 신설되게 된다. 단, 이 법 부칙 제2조에서 수사처 설립에 관한 준비행위로서 수사처 소속 공무원의 임명 등 수사처의 설립에 필요한 준비행위는 이 법 시행 전에 할 수 있도록 규정했다.

2020년 7월에 출범할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필요한 업무를 추진하기 위하여 설립될 국무총리 소속 기구로서 2020년 2월 6일 정세균 국무총리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립준비단 단장으로 남기명 전 법제처장을 위촉했다. 충북 영동 출신으로, 제18회 행정고시 합격 이후 노무현 정부 시절인 2007년~2008년에 법제처장을 거쳐 2011년~2019년에는 충남대 법학전문대학원 석좌교수로 재임한 바 있다. 

남기명 단장(1952.11.16. 충북 영동 출생)

이번에 위촉된 남 준비단장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출범할 때까지 준비단의 사무를 총괄하게 된다.

□ 헌법개정안 발의자(강창일의원 등 148인)

아래는 이번 개헌안 발의의원들 명단이다.

4+1협의체 세력(125명)

● 더불어민주당 의원(92명)

강창일, 원혜영, 이철희, 백혜련, 송영길, 김병관, 이원욱, 김철민, 박경미, 김종민, 김영주, 오영훈, 백재현, 서영교, 김경협, 우원식, 남인순, 위성곤, 이개호, 김한정, 강훈식, 기동민, 이석현, 정성호, 김영춘, 이종걸, 송갑석, 제윤경, 박범계, 박찬대, 서삼석, 김진표, 안민석, 민병두, 손금주, 김부겸, 전재수, 서형수, 심재권, 박정, 정춘숙, 윤일규, 이후삼, 송옥주, 김병욱, 김두관, 도종환, 이학영, 김민기, 황희, 금태섭, 김정호, 유동수, 안호영, 노웅래, 안규백, 이상민, 김영호, 조정식, 어기구, 전현희, 진선미, 고용진, 이상헌, 오제세, 유승희, 김상희, 한정애, 박광온, 우상호, 정재호, 신창현, 신경민, 이훈, 권칠승, 박홍근, 홍익표, 이용득, 최재성, 맹성규, 권미혁, 조승래, 윤후덕, 신동근, 심기준, 윤호중, 김태년, 인재근, 임종성, 최운열, 홍의락, 소병훈

● 민생당 의원(18명)

윤영일, 천정배, 박선숙, 유성엽, 채이배, 김광수, 최도자, 박지원, 장정숙, 조배숙, 박주선, 장병완, 김종회, 주승용, 최경환, 황주홍, 정동영, 박주현

● 정의당 의원(6명)

윤소하, 추혜선, 여영국, 김종대, 심상정, 이정미

● 국민의당 의원(2명)

이태규, 권은희

● 민중당 의원(1명)

김종훈

● 무소속 의원(6명)

김경진, 이용주, 강길부*, 김관영, 이용호, 정인화

* 강길부(경남 울산시 출생·4선·울산 울주군) : 전 열린우리당→대통합민주신당→한나라당→무소속→한나라당(새누리당)→무소속→새누리당→바른정당(바른정당은 국민의당과 통합 후 바른미래당으로 창당)→자유한국당→무소속(민주당 부역자)

■ 미래통합당 의원(23명)

이번 개헌안 발의에 참여한 미래통합당 의원 23명 중에서 이번에 입당한 전 국민의당 비례의원 3명을 제외한 20명은 전신인 새누리당 출신 의원들로서 이중 15명이 당시 박 대통령 탄핵에 찬성했던 자들이다.

지난 2016.12.9. 박근혜 탄핵소추안은 총 투표수 299명 중 찬성 234, 반대 56, 무효 7, 기권 2(최경환 의원은 참석했으나 기권)으로 의결된 바 있다.

※ 아래 23명은 이번 민주당 등 4+1 협의체 세력의 개헌안 발의에 함께 참여한 미래통합당 의원들이다. 새누리당 시절 박 대통령 탄핵 찬성·반대 의원 등 20명과 국민의당 비례대표로 국회에 입문, 바른미래당을 거쳐 다시 이번 4.15 총선을 앞두고 미래통합당에 입당한 3인의 의원 등 총 23명이 이번 개헌안 발의에 이름을 올렸다.

● 탄핵찬성

1. 홍일표(인천 남구갑) ☞ 2020.2.20. 불출마선언

2. 김용태(서울 양천구을) ☞ 불출마선언, 2020.2.24. 서울 구로을 단수 공천

3. 이혜훈(서울 서초구갑) ☞ 2020.2.2.21. 자신의 지역구 서초갑 공천탈락 → 2020.2.3.5. 동대문을에서 민영삼 정치평론가와 강명구 경희대 정치외교학과 객원교수와 경선 확정

4. 강석호(경북 영양군·영덕군·봉화군·울진군) ☞ 2020.3.6. 공천 컷오프

5. 김성태(서울 강서구을) ☞ 서울 강서갑 지역구 2020.2.15. 불출마선언

6. 김무성(부산 중구·영도구) ☞ 2018.6.15. 불출마선언

7. 여상규(경남 사천시·남해군·하동군) ☞ 2020.1.2. 불출마선언

8. 이종배(충북 충주시) ☞ 2020.3.3. 충북 충주 단수공천

9. 이종구(서울 강남구갑) ☞ 2020.3.5. 경기도 광주시을 단수공천

10. 안상수(인천 중구·동구·강화군·옹진군) ☞ 2020.2.28. 인천 미추홀구(2018.7.1. 남구를 미추홀구로 명칭변경) 단수공천

11. 정병국(경기 여주시·양평군) ☞ 2020.3.9. 공천 컷오프와 정병국 본인의 불출마선언 동시병행

12. 정진석 (충남 공주시·부여군·청양군) ☞ 2020.3.4. 충남 공주시·부여군·청양군 단수공천

13. 김학용(경기 안성시) ☞ 2020.02.28. 경기 안성시 단수공천

14. 이명수(충남 아산시갑) ☞ 2020.3.7. 이건영 전 청와대 행정관과 경선확정

15. 정운천(전북 전주시을) ☞ 2020.2.14. 전주을 불출마하고 대신 비례대표 위성 정당인 미래한국당으로 이적

● 탄핵반대

16. 유민봉(비례대표 12번) ☞ 2019.11.05. 불출마선언

17. 백승주(경북 구미시갑) ☞ 2020.3.6. 공천 컷오프

18. 장석춘(경북 구미시을) ☞ 2020.2.18. 불출마선언

19. 정갑윤(울산 중구) ☞ 2020.2.17. 불출마선언

■ 불분명

20. 박명재(경북 포항시 남구·울릉군) ☞ 2020.3.7. 공천 컷오프

● 2020.3.2. 미래통합당 입당 의원

21. 김삼화(새정치민주연합 최고위원 → 국민의당 비례대표 → 바른미래당 → 무소속 → 미래통합당 입당) ☞ 2020.3.7. 서울 중랑갑 단수공천

22. 신용현(국민의당 비례대표 → 바른미래당 → 무소속 → 미래통합당 입당) ☞ 2020.3.5. 대전 유성을에서 미래통합당에 입당한 전 더불어민주당 대전시 의원 김소연 변호사와 육동일 자유한국당 대전시당위원장과 경선 확정 

23. 김수민(국민의당 비례대표 → 바른미래당 → 무소속 → 미래통합당 입당) ☞ 2020.3.4. 충북 청주청원 단수공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