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급별 판결 선고일

죄명 :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강요·업무방해
【제1심】 서울중앙지방법원 2021.2.9. 선고 2019고합350 판결
【제2심】 서울고등법원 2021.9.24. 선고 2021노354 판결(확정)
【제3심】 대법원 2022.1.27. 선고 2021노354 판결(상고기각)

□ 제2심 서울고등법원 2021노354 제6-1형사부 판결

【선고일】 2021.9.24.

【사건】 2021노354
가.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나. 강요
다. 업무방해

【피고인】
1. A (김은경 전 환경부 장관)
2. B (신미숙 전 청와대 대통령비서실 인사수석실 균형인사비서관)

【항소인】 피고인들 및 검사

【검사】 주진우(기소), 이지형, 박대환, 허정, 이정규, 하준호(공판)

【원심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 2021.2.9. 선고 2019고합350 판결

【주문】

1. 피고인 김은경
원심판결 중 유죄부분(이유무죄 부분 포함)을 파기한다.
김은경을 징역 2년에 처한다.
이 사건 공소사실 중 ① 한국환경공단 자원순환본부장 박*열, 한국환경공단 환경시설본부장 권*석, 한국환경공단 기후대기본부장 신*석, 국립공원관리공단 경영기획본부장 최*규, 국립공원관리공단 탐방관리본부장 정*국,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 상임감사 한*호,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 기획이사 이*재,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 사업이사 김*빈에 대한 각 사표 징구로 인한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의 점, ② 한국환경공단 이사장 장*영, 한국환경공단 기후대기본부장 조*희, 한국환경산업기술원 환경사업본부장 권*기,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 사장 서*원,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 상임감사 방*섭 임명 과정에서 환경부 공무원에 대한 각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및 임원추천위원회 위원들에 대한 각 업무방해의 점, ③ 황*영에 대한 부당한 인사조치로 인한 환경부 공무원들에 대한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의 점은 각 무죄

2. 피고인 신미숙
원심판결 중 유죄부분(이유무죄 부분 포함)을 파기한다.
피고인을 징역 1년에 처한다.
다만, 이 판결 확정일부터 3년간 위 형의 집행을 유예한다.
이 사건 공소사실 중 한국환경공단 이사장 장*영, 한국환경공단 기후대기본부장 조*희, 한국환경산업기술원 한국환경산업기술원 환경사업본부장 권*기,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 사장 서*원,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 상임감사 방*섭 임명 과정에서 환경부 공무원에 대한 각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및 임원추천위원회 위원들에 대한 각 업무방해의 점은 각 무죄

3. 피고인들에 대한 위 각 무죄부분 판결의 요지를 공시한다.
4. 원심판결 중 피고인들의 무죄부분에 대한 검사의 항소를 기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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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소재판부의 피고인들의 항소이유에 관한 판단】


I. 피고인 김은경의 산하 공공기관 임원 일괄 사표 징구 과정에서의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의 점에 관한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에 대한 판단

 1심의 판단

원심은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그 판시 사실을 인정한 다음 아래와 같은 이유로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하였다.

산하 공공기관 임원에 대한 인사권이 피고인 김은경의 일반적 직무권한에 속하지 않는다는 주장에 대한 판단

다음 사정들을 종합하면, 피고인 김은경은 산하 공공기관 임원들의 인사에 대한 일반적 직무권한이 있다.

- 구 공공기관운영법 제5조 등에서 정한 기준에 따르면, 환경부 산하 공공기관 중 한국환경공단, 국립공원관리공단, 한국환경산업기술원, 국립생태원은 공공기관 중 준정부기관에 해당하고,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는 기타공공기관에 해당한다.

- 준정부기관의 장은 임원추천위원회가 복수로 추천한 사람 중에서 주무기관의 장 또는 주무기관의 장의 제청으로 대통령이 임명한다(구 공공기관운영법 제26조 제1). 한국환경공단의 이사장, 국립공원관리공단의 이사장은 임원추천위원회가 복수로 추천한 사람 중에서 환경부장관의 제청으로 대통령이 임명하고(한국환경공단법 제7조 제1항 및 한국환경공단 정관 제7조 제1, 국립공원관리공단 정관 제8조 제1), 한국환경산업기술원 및 국립생태원의 원장은 임원추천위원회가 복수로 추천한 사람 중에서 환경부장관이 임명한다[한국환경산업기술원법 제7조 제2, 국립생태원의 설립 및 운영에 관한 법률(이하 국립생태원법이라 한다) 6조 제3].

- 한편, 기타공공기관에 해당하는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의 사장은 사장추천위원회의 추천을 받은 사람을 환경부장관이 임명하고, 감사는 환경부장관이, 이사는 환경부장관의 승인을 받아 사장이 각 임면한다[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의 설립 및 운영 등에 관한 법률(이하 수도권매립지공사법이라 한다) 12조 제2, 3,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 정관 제6].

- 환경부장관은 산하 공공기관에 위탁한 사업, 환경부 소관 업무와 직접 관련되는 사업의 적정한 수행에 관한 사항 등에 대해 지도·감독권이 있고, 필요한 경우 산하 공공기관에 그 업무, 회계 및 재산에 관한 사항을 보고하게 하거나 소속 공무원으로 하여금 산하 공공기관의 장부, 서류 그 밖의 물건을 검사하게 할 수 있다[구 공공기관운영법 제51, 한국환경공단법 제31, 구 국립공원관리공단법(2018.10.16. 법률 제15830호로 일부 개정되기 전의 것) 24, 한국환경산업기술원법 제27, 국립생태원법 제25, 26, 수도권매립지공사법 제28]. 또한 환경부장관은 산하 공공기관 중 준정부기관의 기관장, 상임이사가 직무를 게을리한 경우 그들을 해임하거나, 임명권자인 대통령에게 해임을 건의·요구할 수 있다(공공기관운영법 제35조 제3).

- 위와 같이 환경부장관은 한국환경산업기술원 및 국립생태원 원장에 대한 임명권이 있고, 한국환경공단, 국립공원관리공단 이사장에 대한 임명제청권이 있으며, 산하 공공기관의 업무에 대한 지휘·감독권, 준정부 기관의 상임이사들 및 한국환경공단 및 국립공원관리공단 이사장에 대한 해임건의·요구권이 있으므로, 피고인 김은경에게는 산하 공공기관 중 준정부기관의 기관장 및 상임이사의 인사에 대한 일반적인 직무권한이 있다. 또한 환경부장관은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 감사의 임면권이 있으므로 피고인 김은경은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 감사 인사에 대한 일반적 직무권한이 있고, 환경부장관은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 상임이사의 임면에 대한 승인권이 있을 뿐만 아니라 상임이사 임면권자인 사장에 대한 임면권을 행사함으로써 상임이사의 임면에 관여할 수 있다는 점에서, 피고인 김은경은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 상임이사 인사에 대한 일반적 직무권한도 있다.

산하 공공기관 임원들에 대한 사표 제출 요구가 직권을 남용하여 그들에게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한 것인지에 대한 판단

산하 공공기관 임원들로 하여금 사표를 제출하도록 한 것이 직권을 남용한 것인지 다음 사정들을 종합하면, 피고인 김은경이 환경부 공무원을 통하여 산하 공공기관 임원들로 하여금 사표를 제출하도록 한 것은 환경부장관의 인사권이라는 직권을 남용한 것이다.

공공기관 임원의 신분보장 위반

- 준정부기관의 기관장의 임기는 3년이고, 이사와 감사의 임기는 2년이다(구 공공기관운영법 제28조 제1). 준정부기관의 기관장은 공공기관운영법에 따라 임명권자가 해임하거나 정관으로 정한 사유가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임기 중 해임되지 아니하고(구 공공기관운영법 제26조 제5, 25조 제5), 준정부기관의 임원은 공공기관운영법에 정한 사유 또는 정관에 정한 사유가 발생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그 의사에 반하여 임기 중 해임되지 아니한다(한국환경공단 정관 제7조 제6, 국립공원관리공단 정관 제14, 한국환경산업기술원 정관 제18, 국립생태원법 제9조 제4, 국립생태원 정관 제15). 기타공공기관인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의 임원은 정관 제10조 각호에 정한 경우 이외에는 임기 중 본인의 의사에 반하여 해임되지 아니한다(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 정관 제10). 따라서 임기가 남은 산하 공공기관 임원들 및 국립생태원 원장에 대해서 공공기관운영법이나 정관에 정한 사유가 없음에도 사표 제출을 요구하는 것은 직권을 남용한 것에 해당한다.

- 임기가 만료된 준정부기관의 임원들은 후임자가 임명될 때까지 직무를 수행할 수 있으므로(구 공공기관운영법 제28조 제5), 이들 역시 후임자가 임명될 때까지 직무를 수행할 권리와 의무가 있다. 그럼에도 후임자가 임명되기 이전에 임기 만료된 산하 공공기관의 임원들에 대해서도 공공기관운영법이나 정관에 정한 사유가 없음에도 사표 제출을 요구하는 것은 직권을 남용한 것에 해당한다.

- 기타공공기관인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의 경우, 수도권매립지공사법 및 정관에 임기가 만료된 임원의 직무수행과 관련한 규정이 없다. 그러나 기획이사 이용재, 사업이사 김낙빈은 원심 법정에서 최초 임기만료 후 후임자가 임명될 때까지 근무하라는 연임명령을 받았다고 진술하였고, 이용재, 김낙빈이 사표를 제출한 2018.1.경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의 기획이사 및 사업이사의 후임자는 임명되지 않은 상태였으므로 이용재와 김낙빈은 임기가 남아 있는 임원에 해당한다. () 항에서 살핀 바와 같이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의 임원은 정관 제10조에 정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임기 중 본인의 의사에 반하여 해임되지 아니할 권리가 있으므로, 이용재, 김낙빈에게 사표 제출을 요구한 것은 직권을 남용한 것에 해당한다.

2심의 판단

산하 공공기관 임원들에 대한 사표 제출 요구가 직권을 남용하여 그들에게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한 것인지 여부 및 피고인의 직권남용과 산하 공공기관 임원들의 사표 제출 사이의 인과관계 여부에 대한 판단

 관련 법리

직권남용권리 행사방해죄는 단순히 공무원이 직권을 남용하는 행위를 하였다는 것만으로 곧바로 성립하는 것이 아니다. 직권을 남용하여 현실적으로 다른 사람이 법령상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하였거나 다른 사람의 구체적인 권리행사를 방해하는 결과가 발생하여야 하고, 그 결과의 발생은 직권남용 행위로 인한 것이어야 한다.

사람으로 하여금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한 것사람의 권리행사를 방해한 것은 형법 제123조가 규정하고 있는 객관적 구성요건요소인 결과로서 들 중 어느 하나가 충족되면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가 성립한다. 이는 공무원이 직권을 남용하여와 구별되는 별개의 범죄성립요건이다. 따라서 공무원이 한 행위가 직권남용에 해당한다고 하여 그러한 이유만으로 상대방이 한 일이 의무 없는 일에 해당한다고 인정할 수는 없다. ‘의무 없는 일에 해당하는지는 직권을 남용하였는지와 별도로 상대방이 그러한 일을 할 법령상 의무가 있는지를 살펴 개별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 직권을 남용한 행위가 위법하다는 이유로 곧바로 그에 따른 행위가 의무 없는 일이 된다고 인정하면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한 때라는 범죄성립요건의 독자성을 부정하는 결과가 되고, ‘권리행사를 방해한 때의 경우와 비교하여 형평에도 어긋나게 된다.

직권남용 행위의 상대방이 일반 사인인 경우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직권에 대응하여 따라야 할 의무가 없으므로 그에게 어떠한 행위를 하게 하였다면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한 때에 해당할 수 있다. 그러나 상대방이 공무원이거나 법령에 따라 일정한 공적 임무를 부여받고 있는 공공기관 등의 임직원인 경우에는 법령에 따라 임무를 수행하는 지위에 있으므로 그가 직권에 대응하여 어떠한 일을 한 것이 의무 없는 일인지 여부는 관계 법령 등의 내용에 따라 개별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20.1.30. 선고 20182236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박응열, 권영석, 신동석, 최운규, 정정국, 한진호, 이용재, 김낙빈에 대한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의 점 관련

임기가 만료된 임원들의 사표 제출이 의무 없는 일인지 여부

공기업, 준정부기관의 경우

- 공공기관운영법 제28조 제5항은 임기가 만료된 임원은 후임자가 임명될 때까지 직무를 수행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 조항은 임기가 만료된 임원이 후임자가 임명될 때까지 계속해서 근무할 수 있도록 하는 임원의 기대권을 보장하는 조항이 아니라 후임자가 임명될 때까지 당해 임원 직위가 공석이 될 경우 업무의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한 조항이라고 해석함이 타당하다. 따라서 임기가 만료된 임원의 경우 연임조치를 하지 않고 그들로 하여금 사표를 먼저 제출받고 후임자 임명절차를 진행하는 것이 법령상 의무 없는 일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 한국환경공단 상임이사(자원순환본부장) 박응열은 2017.5.경 임기가 만료되었고, 2017.5. 정권교체에 따라 한국환경공단에서 임원 연임신청 접수를 받지 않았다(증인 박응열에 대한 증인신문 녹취서 3). 따라서 박응열이 2018.1.경 사표를 제출하였다 하더라도 이것이 법령상 의무 없는 일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

- 한국환경공단 상임이사(환경시설본부장) 권영석 역시 2016.3.31. 2년 임기가 만료되었고, 1년 연임이 되어 2017. 4.경 임기가 만료되었다. 권영석은 추가로 연임신청을 하지 않았다. 따라서 권영석이 2018.1.11.경 사표를 제출하였다 하더라도 이것이 법령상 의무 없는 일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

- 국립공원관리공단 상임이사(경영기획본부장) 최운규는 2017.4.경 임기가 만료되었고, 연임신청을 하였으나 연임통보를 받지 못한 상태에서 후임자가 임명될 때까지 직무를 수행하고 있었다. 따라서 최운규가 2018.1.경 사표를 제출하였다 하더라도 이것이 법령상 의무 없는 일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

- 국립공원관리공단 상임이사(탐방관리본부장) 정정국은 2017.4.경 임기가 만료되었고, 연임신청을 하였으나 연임통보를 받지 못하였다. 따라서 정정국이 2018.1.경 사표를 제출하였다고 하더라도 이것이 법령상 의무 없는 일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

기타 공공기관의 경우

- 공공기관운영법 제5조 제3항에 따라 기획재정부장관은 2017.1.25.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를 같은 법 제5조 제4항의 기타 공공기관으로 지정하였다(증거순번 제164, 2017.1.25자 기획재정부 보도자료). 공공기관운영법은 공기업, 준정부기관, 기타공공기관을 명확히 구분하면서 같은 법 제3절 제24조 내지 제37조의 임원에 관한 규정은 공기업 및 준정부기관 임원에게만 적용될 뿐 기타공공기관의 임원은 그 적용대상으로 규정하고 있지 않다. 또한 수도권매립지공사법을 보더라도 사장의 임기는 3, 이사와 감사의 임기는 2년으로 하되, 각각 1년을 단위로 연임할 수 있다. 이 경우 임면권자는 제13조에 따른 직무의 수행 실적으로 고려하여 연임 여부를 결정한다고 규정하고 있을 뿐이다(12조 제4). 따라서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의 임기가 만료된 임원의 경우 이들로 하여금 사표를 제출하게 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를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 기획이사 이용재는 2014.3.경 임명되어 2016.3.경 임기가 만료되었다. 이용재는 원심 법정에서 임기가 만료되기 전 연임신청을 하여 후임자 임명 시까지 계속 근무하는 조건으로 연임되었다고 진술하였다(증인 이용재에 대한 증인신문녹취서 2, 3). 그러나 앞서 본 바와 같이 수도권매립지공사법에 따르면 이사의 임기는 2년이고, 각각 1년을 단위로 연임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후임자 임명 시까지 계속 근무하는 조건의 연임명령은 위 조항에 반하는 명령이다. 따라서 이용재의 임기는 임기가 만료된 2016.3.경으로부터 위 연임명령이 유효하다고 볼 수 있는 2017.3.경 실질적으로 임기가 만료되었다고 봄이 타당하므로, 이용재가 2018.1.경 사표를 제출하였다고 하더라도 이것이 의무 없는 일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 달리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2018.1.경까지 이용재의 임기가 계속되었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다.

-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 사업이사 김낙빈은 2012.3.경 임명되어 2014.3.경 임기가 만료되었다. 김낙빈은 원심 법정에서 “1년간 연임되었다가 후임자 선정이 지연되자 후임자 임명 시까지 계속 근무하는 조건으로 연임되었다고 진술하였다. 그러나 앞서 본 바와 같이 수도권매립지공사법에 따르면 이사의 임기는 2년이고, 각각 1년을 단위로 연임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후임자 임명 시까지 계속 근무하는 조건의 연임명령은 위 조항에 반하는 명령이다. 따라서 이용재의 임기는 1년간 연임된 후 임기가 만료된 2015. 3.경으로부터 위 조건부 연임명령이 유효하다고 볼 수 있는 2016.3.경 실질적으로 임기가 만료되었다고 봄이 타당하므로, 이용재가 2018.1.경 사표를 제출하였다고 하더라도 이것이 의무 없는 일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 달리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2018.1.경까지 이용재의 임기가 계속되었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다.

▴김은경 전 환경부 장관 ▴신미숙 전 청와대 균형인사비서관


II. 피고인들의 산하 공공기관 임원 후임자 임명 과정에서의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및 업무방해 관련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에 대한 판단

 1심의 판단

피고인 김은경의 주장에 대한 판단

현장 지원으로 인한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와 관련된 주장에 대한 판단

피고인들의 일반적 직무권한

환경부장관은 환경부 소관 사무를 통할하고, 소속 공무원에 대한 지휘·감독권이 있다(정부조직법 제7조 제1). 환경부장관은 산하 공공기관에 위탁한 사업이나 소관 업무와 직접 관련되는 사업의 적정한 수행에 관한 사항에 대한 감독권이 있다(구 공공기관운영법 제51조 제3, 수도권매립지공사법 제28). 산하 공공기관의 업무는 환경부 소관 사무와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고, 환경부장관이 그에 대한 감독권을 갖는 점에 미루어 환경부장관인 피고인 김은경에게는 인사권의 일환으로서 산하 공공기관의 적정한 업무수행을 위해 소속 공무원으로 하여금 유능한 인재를 발굴하여 공공기관 임원에 대한 지원을 권유·안내할 일반적 직무권한이 있다.

청와대 균형인사비서관인 피고인 신미숙도 대통령 및 인사수석을 보좌하여 환경부 산하 공공기관의 임원 임명에 대해 환경부와 협의·조정을 하는 지위에 있으므로, 환경부 산하 공공기관의 임원 임명과 관련한 일반적 직무권한이 있다.

직권의 남용

피고인들은 내정자를 내정된 직위에 임명할 목적으로 환경부 운영지원과 공무원들에게 내정자에 대한 지원을 지시하였다. 피고인들의 위와 같은 행위는 공공기관 임원 임명의 객관성·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설치된 임원추천위원회의 기능을 형해화하는 것으로서 위법하다. 피고인들의 환경부 운영지원과 공무원들에 대한 사전 지원 지시는 산하 공공기관 임원의 인사에 관한 권한을 남용한 것에 해당한다.

임원추천위원회 위원으로 참석하는 실·국장들이 내정자에게 지원행위를 하는 것이 의무 없는 일을 한 것에 해당하는지

임원추천위원회는 기업 경영과 그 공기업·준정부기관의 업무에 관한 학식과 경험이 풍부하고, 최고경영자의 능력을 갖춘 사람을 기관장 후보자로 추천하여야 한다(공공기관운영법 제30조 제1). 임원추천위원회는 공기업·준정부기관의 이사나 감사로서의 업무 수행에 필요한 학식과 경험이 풍부하고, 능력을 갖춘 사람을 공기업·준정부기관의 기관장이 아닌 이사나 감사 후보자로 추천하여야 한다(같은 조 제2). 임원추천위원회는 제1항 및 제2항에 따라 임원후보자를 추천하는 경우 해당 기관별 전문 성·특수성 등을 고려한 임원의 자격요건을 정하고 이에 따라 추천하여야 한다. 이 경우 임원의 자격요건의 작성 등에 필요한 구체적인 사항은 제50조에 따른 경영지침으로 정한다(같은 조 제3).

한국환경공단·국립공원관리공단 임원추천위원회 위원은 후보자를 심사하는 경우 객관적인 입장에서 공정성을 유지해야 한다(한국환경공단 임원추천위원회 운영규정 제5조 제1, 국립공원관리공단 임원추천위원회 운영규정 제5조 제1).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 사장을 임명할 때에는 사장추천위원회의 추천을 받아야 하고(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 정관 제6조 제1항 단서), 공사 이사회는 사장의 임기만료 등으로 사장을 새로이 임명할 필요가 있는 경우에는 공공기관운영법 제29조를 준용하여 사장후보 추천을 위한 사장추천위원회를 구성·운영하여야 하며(6조의2 1), 감사 및 이사를 임명할 경우 제1항 및 제2항을 준용할 수 있다(같은 조 제3).

공공기관운영법은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기본적인 사항과 자율경영 및 책임경영체제의 확립에 관하여 필요한 사항을 정하여 경영을 합리화하고 운영의 투명성을 제고함으로써 공공기관의 대국민 서비스 증진에 기여함을 목적으로 한다(공공기관운영법 제1). 공공기관운영법은 공기업 및 준정부기관 임원 임면의 객관성·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임원추천위원회가 복수로 추천한 사람 중에서 임원을 임명하도록 정하였다. 따라서 임원추천위원회에 참석하는 위원들은 중립적인 지위에서, 공공기관운영법 및 경영지침에서 정한 기준에 따라 객관적·독립적으로 지원자들의 공공기관에 대한 임원적합성을 판단할 권리와 의무가 있고,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 사장·임원추천위원회 역시 공공기관 운영법을 준용하고 있는 취지에 비추어 그와 같은 권리와 의무가 있다.

공기업·준정부기관의 임직원과 공무원은 임원추천위원회의 위원이 될 수 없다. 다만, 그 공기업·준정부기관의 비상임이사, 교육공무원법에 따른 교원과 그 준정부기관의 주무기관 소속 공무원은 그러하지 아니하다(공공기관운영법 제29조 제3).

변호인은 주무기관 소속 공무원이 산하 공공기관 임원추천위원회의 위원이 될 수 있다는 점을 들어, 환경부장관이 임원추천위원회 위원으로 참석하는 실·국장을 통해 임원추천위원회의 추천인사 선정에 개입할 수 있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임원추천위원회 제도의 도입 취지, 산하 공공기관의 임원추천위원회 운영 규정 등을 종합하면, 산하 공공기관 임원추천위원회에 주무기관 소속 공무원이 위원이 될 수 있도록 정한 것은 주무기관 소속 공무원의 업무상 전문성을 고려한 것으로 보일 뿐, 임원추천위원회에 참석하는 환경부 실·국장이 위원으로서의 객관성·공정성에 반하여 심사 기준을 무시한 채 청와대나 환경부장관의 지침에 따라 내정자에게 일방적으로 높은 점수를 부여하거나, 회의 과정에서 편향된 입장에 서서 내정자를 옹호하는 것을 허용한 것으로 볼 수 없다.

결국 임원추천위원회 위원으로 참석하는 환경부 실·국장들이 임원추천위원회에서 내정자에게 높은 점수를 부여하는 등의 현장 지원을 한 것은 의무 없는 일에 해당한다.

위력에 의한 업무방해죄와 관련된 주장에 대한 판단

피고인 김은경이 행사한 위력이 특정되지 않았다는 주장에 대하여 공소사실에는 피고인들이 인사권을 매개로 하여 산하 공공기관 임원추천위원회에 당연직 위원으로 참석하는 환경부 실·국장들에게 현장 지원을 지시한 것이 위력에 해당한다고 기재되어 있고, 검사도 피고인들의 지위를 이용한 위와 같은 지시 자체가 위력에 해당한다는 취지로 주장하고 있어, 피고인들이 행사한 위력의 내용은 피고인들의 환경부 실·국장들에 대한 인사권을 행사할 수 있는 지위, 환경부 실·국장들에 대한 현장 지원 지시로 특정할 수 있다.

환경부 실·국장들에게 위력을 행사한 사실이 없다는 주장에 대하여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을 종합하면, 피고인들이 임원추천위원회에 참석하는 환경부 실·국장들에게 내정자에 대한 지원을 지시한 것이 업무방해죄에서 정한 위력의 행사에 해당한다.

- 피고인 김은경은 환경부를 이끄는 수장으로 소속 공무원을 지휘·감독할 권한이 있고, 피고인 신미숙은 청와대 균형인사비서관실 비서관으로 산하 공공기관 인사와 관련하여 청와대의 입장을 환경부에 전달하는 지위에 있다. 피고인들은 환경부 운영지원과 공무원들을 통해 환경부 실·국장들에게 내정자들에 대한 지원을 지시하였고, 환경부 실·국장들은 그 지시가 청와대 내지 환경부장관으로부터 유래한 것이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공무원이 상급자 또는 상급 기관의 지시를 거역하기 어렵다는 사정을 고려하면, 피고인들의 사회적·정치적 지위와 권세는 환경부 실·국장들의 자유의사를 제압·혼란케 하기에 충분하다.

- 피고인 김은경은 소속 공무원에 대한 인사권을 가지고 있다. KP는 수사기관에서 피고인 김은경이 보도자료 작성 과정에서 장관에게 보고하지 않고 청와대 기후환경비서관실에 문서를 보냈다는 이유로 EA과장 RZEB SZ국장으로, 대기정책관 TZUZ으로 좌천시키고, 장관의 지시에 미적거린다는 이유로 자원순환정책관 OLVZ으로, LP 장*영NP 부장으로, 자원순환정책관실 YZ과장 ZZAP BP국장으로, HP과장 FPGP HP국장으로 좌천시켰으며, 장관의 감사지시에 따르지 않았다는 이유로 감사관 IPJP장으로 전보시켰다.”고 진술하였다. OL, IP도 수사기관에서 자신들이 위와 같은 사유로 좌천된 것이 맞다.”고 진술하였고, 이*석도 수사기관에서 “황*영, IP, 장*영 등 여러 사람이 좌천성 인사를 당했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라고 진술하였다. 또한 피고인 김은경은 박영소(전 한겨레 기획조정본부장·한겨레교육 상임고문)가 한국환경공단 상임감사 서류심사에서 탈락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내정자 지원 업무를 총괄하였던 김*연을 BE 기획총괄팀장으로, 그 임원추천위원회에 위원으로 참석하였던 황*영을 국립생물자원관 생물자원활용부장으로 전보하였다. 위와 같이 피고인 김은경이 실제로 자신의 의사에 부합하지 않는 행동을 한 환경부 공무원들에 대해 여러 차례 좌천성 인사를 단행한 점을 고려하면, 피고인들이 환경부 실·국장들에 대한 인사권을 가지고 있다는 것 역시, 그들의 자유의사를 제압·혼란케 할 위력에 해당한다.

- 임원추천위원회 위원으로 참석한 전 운영지원과장은 원심 법정에서 내정자를 통보받는 것에 대해 내정자를 통보해 주면 임원추천위원회 프로세스를 거쳐서 최종 후보자에 포함되어 청와대에 보내주어야 되는 것으로 생각하였다. 굉장히 압박감이 컸고, 임원추천위원회에 참석하는 공무원들은 동일한 압박감을 느꼈을 것이다. 내정자가 청와대 추천자라는 것을 무시할 수 없어 최고점수를 부여하였다. 임원추천위원회 위원들이 6~7명이기 때문에 단지 점수만 높게 주어서는 안 되고, 위원들끼리 논의할 때 내정자에 대한 우호적인 발언을 하는 등 여러 가지 방법을 통해 후보자에 들어갈 수 있도록 한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KP 역시 수사기관에서 임원추천위원회를 하면 긴장이 되는 것은 사실이다. 승진과 관계없이 항상 긴장을 할 수밖에 없다. 구체적인 불이익을 생각한 것은 아니지만, 잘 되지 않으면 무언가 안 좋은 일이 생길 것이라는 느낌이 있다.”고 진술하였고, 권경업(산악인·시인으로 친문)에 대한 면접심사 과정에서는 면접점수를 수정하기까지 하였다. 황*영 역시 수사기관에서 내정자라는 말을 전해 들었기 때문에 GZ가 더 우수하다고 판단하였음에도 FZ에게 GZ보다 높은 점수를 주었다.”고 진술하였다. BC도 원심 법정에서 내정자가 임원추천위원회 면접심사에서 떨어진다면 질책을 받을 수는 있다고 생각하였고, 내정자들에게 너무 티가 나지는 않을 정도로 높은 점수를 부여하였다.”고 진술하였다.

- 내정자들에 대한 사전 지원 업무를 수행한 UL도 수사기관 및 원심 법정에서 내정자에 대한 지원조치를 제대로 하지 않아 탈락한다면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고 진술하였고, PZ도 수사기관에서 자료를 보내주지 아니하여 내정자가 탈락하게 되면 혼나거나 좌천될 수 있다.”는 취지로 진술하였으며, HZ은 거짓말까지 해 가며 산하 공공기관 내부자료를 입수해 내정자들에게 제공하였다.

- 박영소가 서류심사에서 탈락한 뒤, 청와대 균형인사비서관실에서는 환경부 운영지원과에 박영소에 대한 지원 내역, 탈락 경위, 향후 대응 방안을 상세히 기재한 문건을 작성해 제출할 것을 요구하였고, *연은 피고인들로부터 박영소를 제대로 지원하지 못한 것에 대해 심한 질책을 받았다.

- 변호인은 환경부 실·국장들은 정부의 의사를 대변하기 위해 산하기관 임원추천위원회에 참석한 것이므로, 피고인 김은경은 실·국장들에게 내정자에 대한 지원을 지시할 정당한 권한이 있어 지원 지시가 위력에 해당하지 않는다고도 주장한다. 그러나 임원추천위원회에 참석하는 환경부 실·국장들은 환경부 소속 공무원으로서 청와대나 환경부의 내정자를 합격시키기 위해 임원추천위원회에 참석하는 것이 아니고, 그와 독립된 지위에서 객관적이고 공정하게 후보자를 추천할 권리와 의무가 있다. 따라서 피고인 김은경이 임원추천위원회에 참석하는 환경부 실·국장들에게 내정자에 대한 지원을 지시하는 것이 정당한 권한행사라고 볼 수 없다. 위 주장 역시 받아들이지 않는다.

환경부 실·국장들의 심사업무가 방해되지 않았다는 주장에 대하여

앞서 살핀 바와 같이 피고인 김은경이 임원추천위원회에 참석하는 실·국장들에게 내정자에 대한 지원을 지시하는 것은 법령상 허용되지 않음에도 피고인 김은경은 실·국장들에게 내정자에 대한 지원을 지시하였고, 그 지시를 받은 환경부 실·국장들이 임원추천위원회에 참석하여 후보자 심사에 임한 이상, 환경부 실·국장들의 임원추천위원회 위원으로서의 심사업무의 적정성과 공정성이 방해될 위험이 발생하였다 할 것이고, 피고인들의 위력과 업무방해 사이의 인과관계도 인정된다.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죄와 관련된 주장에 대한 판단

위계를 사용한 것이 아니라는 주장에 대하여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을 종합하면, 임원추천위원회 위원들이 사실은 내정자가 존재하고 그들에 대해 사전 지원 및 현장 지원이 이루어진 것을 알지 못한 상태에서 지원자들에 대한 평가를 한 것은 업무방해죄에 정한 위계에 해당한다.

- 임원추천위원회는 공공기관 임원을 추천하는 경우에 공모절차를 거쳐 후보자를 추천하는 이외에도, 공모 없이 위원회 의결만으로도 후보자를 추천할 수 있다(공공기관운영법 제30). 따라서 임원추천위원회에 위원으로 참석하는 환경부 실·국장들은 청와대와 환경부가 내정한 후보자를 추천해 줄 것을 요구할 수도 있었다. 그럼에도 청와대와 환경부는 소위 낙하산논란을 피하기 위한 목적으로, 임원추천위원회 위원들에게 내정자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숨긴 채 형식적인 공모절차를 거쳐 내정자를 내정된 직위에 임명하였다.

- 임원추천위원회 위원들이 위와 같이 내정자가 사전에 정해져 있고, 공모 과정에서 이루어지는 일련의 심사가 사실은 모두 내정자의 임명에 대한 정당성을 부여하는 형식적인 것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알았다면 공모절차를 통해 임원을 추천하지 않거나, 심사에 참석하지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하여, 국립공원관리공단 상임감사, OC이사 임원추천위원회 위원으로 참석한 UG은 수사기관에서 내정자가 정해져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면 임원추천위원회를 할 이유가 없고, 참석도 하지 않았을 것이다.”라고 진술하였고, 국립공원관리공단 이사장 임원추천위원회 위원으로 참석한 NL이사장이 이미 내정되어 있었다면 위원들이 자리에 앉아 있을 이유가 없다.”고 진술하였다. , 내정자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고지하지 않은 것 자체가 임원추천위원회 위원들의 심사업무의 적정성과 공정성을 방해한 것에 해당한다.

- 임원추천위원회에 당연직 위원으로 참석한 환경부 실·국장들은 내정자를 최종 후보자에 들게 할 목적으로 내정자를 옹호하거나. 다른 지원자에 대해 부적격 의견을 표시한 이외에도 내정자들에게 높은 점수를 주었다. 이는 임원추천위원회 위원들의 의사결정을 왜곡하는 행위이다.

- 환경부 운영지원과에서는 국립공원관리공단 이사장 내정자 권경업의 자격요건을 보완해 주고, 자기소개서와 직무수행계획서를 대필해 주었으며, 면접예상문제도 제공해 주었다. KP는 다른 임원추천위원회 위원이 권경업에 대해 부정적인 발언을 하자 적극적으로 권경업을 옹호하였다. PZ는 국립공원관리공단 상임감사 내정자 KZ에게 과거 국립공원관리공단 임원 공모에 지원했던 사람들이 제출한 자기소개서와 직무수행계획서 뿐만 아니라 공개되지 아니한 업무보고 자료도 제공해 주었다. 한국환경공단 이사장 내정자 장*영, 같은 공단 상임감사 내정자 유*찬, 같은 공단 환경시설본부장 내정자 MG은 환경부 운영지원과로부터 면접위원들에게 제공된 면접심사 질문지에 기재된 내용이 대부분 포함된 면접심사 질문지를 사전에 전달받아 면접심사에 임하였다. BZ은 임원추천위원회 위원 CL이 유*찬, 박*호에 대해 부정적인 발언을 하자 그들을 적극 옹호하는 발언을 하여 박*호를 최종 후보자에 들게 하였다. PZ도 다른 위원들이 MG에 대해 부정적인 발언을 하였음에도 다른 후보자를 탈락시켜야 한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아 결과적으로 MG을 포함한 4명을 최종 후보자에 들게 하였다.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 사장 내정자 서*원, 상임감사 내정자 방*섭에게 제공된 업무보고 자료는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 홈페이지에 공개되어 있지 않은 자료이고, 국회도서관에 책자 형태로 공개되어 있으나, 일반 지원자가 이를 입수하는 것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위 내정자들이 환경부 운영지원과 또는 환경부 실·국장들의 사전 지원과 현장 지원을 받지 않았다면, 심사 과정에서 더 낮은 점수를 받거나 탈락하였을 가능성이 있었다.

- 한국환경공단 환경시설본부장 임원추천위원회 위원 WZ은 원심 법정에서 “MG에게만 부당한 지원행위가 있었다면 감점을 주었을 것이다.”고 진술하였다. 국립공원관리공단 임원추천위원회 위원 NLES은 수사기관에서 특정인에게만 업무계획이 제공되었다면 그 사람을 탈락시켰을 것이다.”라고 진술하였고, NL은 더 나아가 노조위원장에게 그 사실을 알렸을 것이라고 진술하였다. 위와 같은 점을 종합하면, 심사 과정에서 내정자의 존재가 밝혀졌을 경우 내정자들은 실제로 부여받은 점수와 다른 점수를 부여받거나, 임원추천위원회가 파행에 이르렀을 개연성도 있었다.

 2심의 판단

피고인 김은경의 주장에 대한 판단

위력에 의한 업무방해죄와 관련된 주장에 대한 판단

관련 법리

업무방해죄의 위력이란 사람의 자유의사를 제압·혼란케 할 만한 일체의 세력으로, 유형적이든 무형적이든 묻지 아니하므로, 폭력·협박은 물론, 사회적·경제적·정치적 지위와 권세에 의한 압박 등도 이에 포함되고, 현실적으로 피해자의 자유의사가 제압될 것을 요하는 것은 아니지만, 범인의 위세, 사람 수, 주위의 상황 등에 비추어 피해자의 자유의사를 제압하기 족한 세력을 의미하는 것으로서, 위력에 해당하는지는 범행의 일시·장소, 범행의 동기, 목적, 인원수, 세력의 태양, 업무의 종류, 피해자의 지위 등 제반 사정을 고려하여 객관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9.9.10. 선고 20095732 판결 등 참조).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죄와 관련된 주장에 대한 판단

관련 법리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죄에서 위계란 행위자의 행위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상대방에게 오인·착각 또는 부지를 일으키게 하여 이를 이용하는 것을 말하고, 업무방해죄의 성립에는 업무방해의 결과가 실제로 발생함을 요하지 않고 업무방해의 결과를 초래할 위험이 발생하면 족하며, 업무수행 자체가 아니라 업무의 적정성이나 공정성이 방해된 경우에도 업무방해죄가 성립한다(대법원 2010.3.25. 선고 20098506 판결, 대법원 2018.7.24. 선고 201512094 판결 등 참조).


III. 피고인들의 청와대 추천 인사 박영소 탈락 관련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및 업무방해 관련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에 관한 판단

 2심의 판단

피고인 김은경의 주장에 대한 판단

피고인 신미숙과 공모하지 않았다는 주장에 대한 판단

관련 법리

2인 이상이 범죄에 공동 가공하는 공범관계에 있어서 공모는 법률상 어떠한 정형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고 2인 이상이 공모하여 범죄에 공동가공하여 범죄를 실현하려는 의사의 결합만 있으면 되는 것으로서, 비록 암묵적으로라도 수인 사이에 의사가 상통하여 의사의 결합이 이루어지면 공모관계가 성립하고, 이러한 공모가 이루어진 이상 실행행위에 직접 관여하지 아니한 자라도 다른 공모자의 행위에 대하여 공동정범으로서의 형사책임을 지는 것이다(대법원 1998.7.28. 선고 981395 판결 등 참조)

피해자 황*영에 대한 위력으로 인한 업무방해 관련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 사정들에 비추어,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들이 한국환경공단 상임감사 임원추천위원회 면접심사에서 적격자 없음으로 처리하는 과정에서 황*영에게 자유의사를 제압, 혼란케 할 만한 위력을 가하여 적격자 없음으로 처리하도록 하여 임원추천위원회 위원으로서의 업무를 방해하였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이를 지적하는 피고인의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은 이유 있다.

피해자 KU()에 대한 위계로 인한 업무방해 관련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 사정들에 비추어,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들이 한국환경공단 상임감사 임원추천위원회의 당연직 위원인 황*영을 통하여 면접심사 응시자 전원에 대하여 적격자 없음 처리를 하는 과정에서 KU의 오인·착각 또는 부지를 일으키게 하여 임원추천위원회의 위원으로서의 업무를 방해하였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이를 지적하는 피고인의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은 이유 있다.

더보기

 피고인 신미숙의 주장에 대한 판단

 피해자 황*영에 대한 위력으로 인한 업무방해 관련 직권 판단

앞서 1)의 라)항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들이 한국환경공단 상임감사 임원추천위윈회에서의 면접심사 적격자 없음으로 처리하는 과정에서 황*영에게 자유의사를 제압, 혼란케 할 만한 위력을 가하여 적격자 없음으로 처리하도록 하여 임원추천위원회 위원으로서의 업무를 방해하였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피해자 KU에 대한 위계로 인한 업무방해 관련 직권 판단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들이 한국환경공단 상임감사 임원추천위원회의 당연직 위원인 황*영을 통하여 면접심사 응시자 전원에 대하여 적격자 없음 처리를 하는 과정에서 KU의 오인·착각 또는 부지를 일으키게 하여 임원추천위원회의 위원으로서의 업무를 방해하였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IV. 피고인 김은경의 김*민에 대한 강요의 점에 관한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에 대한 판단

 1심의 판단

*민에게 강요죄에서 정한 협박을 한 적이 없다는 주장에 대한 판단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을 종합하면, 피고인 김은경이 JE과 공모하여 김*민에게 표적 감사를 통해 마치 사표를 제출하지 않으면 김*민과 한국환경공단 감사실 직원들에게 신분상의 불이익을 가할 것처럼 해악을 고지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그리고 그 해악의 고지는 사람의 의사결정과 의사실현에 영향을 미쳐 겁을 먹게 할 만한 것이고, 그 구체성도 인정되므로 피고인 김은경과 JE의 위와 같은 행위는 강요죄에서 정한 협박에 해당한다.

 한국환경공단 감사실 직원 KP가 작성한 환경부 감사 수감현황 보고 문건에는  환경부 감사관실에서 업무추진비의 목적 외 사용건에 대해 감사에게 전달 후 반응을 회신해 줄 것을 요구하였고,  감사 결과를 최종 보고하기 전 감사 등 대상자에게 전달한 후 대응 수준에 따라 고발조치 등 적절한 조치를 취할 예정이며,  감사과정에서 감사실 등 관련부서 직원에게도 책임 추궁이 가능하다는 내용이 기재되어 있다. KP FN이 불러준 내용을 위 문건에 기재한 것이고, FN도 수사기관 및 원심 법정에서 JE이 위와 같은 말을 한 사실이 있다고 진술하였다. 또한 FN은 수사기관에서 “JE이 김*민의 업무추진비 부당 사용 의심 내역 50건 이상을 김*민에게 가져다 주라고 하면서 *민의 대응 수준에 따라 업무추진비 부당 사용 지적사항에 대하여 수사기관에 횡령 등으로 고발할 수 있다고 말하였다.”고 진술하였다. 이에 의하면 JE이 감사과정에서 김*민에 대한 형사 고발 가능성까지 언급하였음을 알 수 있다.

 *민은 2018.3.15. JE을 만나게 된 경위에 대해서는 다소 일관되지 못한 진술을 하였으나, 사표를 제출하게 된 직접적인 경위에 대해서는 수사기관에서부터 원심 법정에 이르기까지 일관되게 2018.3.15. JE을 만나 대화하던 중 JE에게 이렇게 감사를 오는 것이 내가 사표를 내지 않아서 그런 것이냐?”고 묻자 JE 왜 이렇게 사표 내시는 것을 어려워하세요?”라고 반문하였고, 그 직후 사표를 제출하게 된 것이라고 진술한 바, *민의 위 진술은 신빙성이 있다.

 한편, JE은 수사기관 및 원심 법정에서 *민을 만나, 노조에서 AW에게 한국환경공단 임원들이 사표를 제출한 이후 업무를 제대로 하지 않는다고 이야기하여 경각심을 고취하는 차원에서 감사를 나온 것이라고 말하였더니 김*민이 노조에 대해 반감섞인 말과 욕설을 하였고, 자신은 원래 사표를 낼 생각이었다면서 JS을 불러 사표를 제출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그러나 앞에서 본 바와 같이 김*민에 대한 감사를 개시하게 된 경위에 관한 JE의 설명을 믿기 어려우므로 위 진술 역시 믿기 어렵다.

 FN은 수사기관 및 원심 법정에서 김*민과 JE이 위 나)항 기재와 같은 대화를 나눈 적이 없다고 진술하였다. 그러나  *민은 FN과 대질조사를 받기 전 및 원심 법정에서 당시 FN이 배석하지 않은 것으로 기억한다고 진술한 점,  FN은 검찰 1회 조사에서 2018.3.15. 오전에 JE이 한국환경공단에 오자마자 김*민을 만나고 싶다고 하여 자신이 JE을 김*민에게 데려 갔다고 진술하였으나, JE은 오후에 한국환경공단에 방문해 김*민을 우연히 만났다고 진술하여 상호 진술이 일치하지 않고, *민도 JE을 복도에서 우연히 만났다고 진술한 점,  JE은 수사기관 및 원심 법정에서 김*민과 단둘이 있게 되면 사표 제출을 강요했다는 등의 오해를 받기 싫어 김*민의 집무실에 들어가면서 FN을 불렀다고 진술하였으나, JE 스스로도 김*민에 대한 사표 제출을 목적으로 감사를 한 것이 아니라고 하였으므로 김*민이 자신을 만났을 때 곧바로 사표 관련 언급을 할 것을 예상하고 FN을 불러 그 자리에 배석시켰다는 것은 매우 부자연스러운 점에 비추어, *민과 JE이 위 나)항 기재 대화를 나눌 때 FN이 배석하였음을 인정하기 어렵다. 또한 FN JE과 김*민 사이에 사표제출과 관련하여 나눈 대화 내용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기억나는 것이 없다고 진술하면서도 JE과 김*민이 위 2)항 기재 대화를 나누지 않은 것만큼은 분명하다고 진술하였는데, 이러한 진술은 부자연스러워 그 신빙성을 인정하기 어렵다. 나아가 JE도 검찰 3회 조사에서 “FN이 중간에 김*민의 집무실로 온 것은 맞다.”고 진술한 점에 비추어 보면, FN이 김*민의 집무실에 도착하기 전에 JE과 김*민이 위와 같은 대화를 하였을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FN의 진술만으로 김*민의 위 진술이 신빙성이 없다고 할 수 없다.

 2심의 판단

 *민에게 강요죄에서 정한 협박을 하지 않았다는 주장에 대한 판단

 관련 법리

강요죄는 폭행 또는 협박으로 사람의 권리행사를 방해하거나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하는 범죄이다. 여기에서 협박은 객관적으로 사람의 의사결정의 자유를 제한하거나 의사실행의 자유를 방해할 정도로 겁을 먹게 할 만한 해악을 고지하는 것을 말한다. 이와 같은 협박이 인정되기 위해서는 발생 가능한 것으로 생각할 수 있는 정도의 구체적인 해악의 고지가 있어야 한다. 행위자가 직업이나 지위에 기초하여 상대방에게 어떠한 요구를 하였을 때 그 요구 행위가 강요죄의 수단으로서 해악의 고지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행위자의 지위뿐만 아니라 그 언동의 내용과 경위, 요구 당시의 상황, 행위자와 상대방의 성행·경력·상호관계 등에 비추어 볼 때 상대방으로 하여금 그 요구에 불응하면 어떠한 해악에 이를 것이라는 인식을 갖게 하였다고 볼 수 있는지, 행위자와 상대방이 행위자의 지위에서 상대방에게 줄 수 있는 해악을 인식하거나 합리적으로 예상할 수 있었는지 등을 종합하여 판단해야 한다(대법원 2020.1.30. 선고 20182236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V. 피고인 김은경의 황*영에 대한 부당한 인사조치로 인한 환경부 공무원에 대한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관련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에 대한 판단

이 부분 공소사실의 요지

 환경부 소속 공무원에 대한 인사 원칙

임용권자 또는 임용제청권자는 소속 공무원을 보직할 때에는 그 공무원의 전공분야·훈련·근무경력·전문성·적성 등을 고려하여 적격한 지위에 임용하여야 하고(국가공무원법 제32조의5 2), 소속 공무원의 전보를 실시할 때에는 해당 공무원이 맡은 직무에 대하여 전문성과 능률을 높이고, 창의적이며 안정적인 직무수행이 가능하도록 하여야 한다[구 공무원임용령(2020.9.22. 대통령령 제31042호로 일부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44)].

또한, 임용권자는 구 공무원임용령 제45조에 따라 필수보직기간이 지난 소속 공무원에 대해 다른 직위로 전보할 수 있으므로[구 환경부 인사관리세칙(2018.7.19. 환경부 훈령 제1352호로 일부개정되어 2020.11.26. 환경부훈령 제1480호로 일부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35],  소속 공무원을 중앙행정기관의 실·국 또는 이에 상당하는 보조기관·보좌기관·소속기관 내에서 직무가 유사한 직위로 전보하는 경우 2년 이상,  소속 공무원을 다른 기관 또는 다른 지역의 직무가 유사한 직위로 전보(소속 장관이 같은 기관 내 전보에 한정하고, 직무가 유사한 직위의 범위에 대해서는 인사혁신처장과 협의하여야 함)하는 경우 1년 이상의 필수보직기간을 준수하여야 한다(구 공무원임용령 제45조 제2항 제1, 2).

특히, 고위공무원단 직위 및 과장급 직위는 직위별 담당직무의 전문성, 난이도, 책임도 등을 고려하여 단계별 보직경로를 설정하고(구 환경부 인사관리세칙 제36조 제1). 과장급이상 공무원의 다른 직위로의 전보는 전문성, 업무실적, 경력, 적성 등을 감안하여 능력을 적절히 발전시킬 수 있도록 단계별 보직경로에 따라 순차적으로 보직함을 원칙으로 하여야 한다(구 환경부 인사관리세칙 제36조 제2).

다만 단계별 보직경로를 적용하지 아니할 수 있는 경우는  관련분야 석사학위 이상 소지자 및 국가기술자격법에 의한 자격증 소지자나 임용예정직위 직무수행능력이 있다고 특별히 인정되는 경우,  타부처에서 전입한 자로서 당해 공무원의 경력, 전공 분야 등을 고려하여 적합한 단계에 보직할 필요가 있는 경우,  업무능력이 극히 미흡하거나 징계 등의 사유로 인사조치가 필요한 경우 또는 해당직위에 보직할 적격자가 없는 경우(구 환경부 인사관리세칙 제36조 제3항 각호)에 한정된다.

위 단계별 보직경로는, ·국장급 공무원의 경우  ‘1’ FW, GP, FX, FY, FZ, GA, 국립생물자원관 부장, 파견직위,  ‘2’ AP, EB, VZ, FV, 주재관,  ‘3 본부 실·국장 순이다(구 환경부 인사관리세칙 별표2).

따라서, 어떠한 경우에도 환경부장관은 합리적이고 타당한 이유 없이 자의적으로 환경부 내 인사권을 행사해서는 아니 된다.

 제1심의 판단

 피고인이 인사권을 남용한 것인지에 대한 판단

 환경부 인사관리세칙을 준수할 필요가 없다는 주장에 대하여

행정규칙은 행정조직 내부에서 상급기관이 그의 소속기관에게 행정의 조직과 활동을 보다 자세히 규율할 목적으로 그의 권한 내에서 발하는 일반적·추상적 규율을 의미하므로, 행정규칙이 대외적 구속력이 있는지와 무관하게 기관에 소속된 공무원들에 대해서는 대내적 구속력이 있고, 소속 공무원들은 이를 준수할 의무가 있다.

 2심의 판단

▮ 이*석 및 인사팀 공무원들이 의무 없는 일을 한 것인지에 대한 판단

 관련 법리

형법 제123조의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에서 말하는 사람으로 하여금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한 때란 공무원이 직권을 남용하여 다른 사람으로 하여금 법령상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한 때를 의미한다. 따라서 공무원이 자신의 직무권한에 속하는 사항에 관하여 실무 담당자로 하여금 직무집행을 보조하는 사실행위를 하도록 하더라도 이는 공무원 자신의 직무집행으로 귀결될 뿐이므로 원칙적으로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한 때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다. 그러나 직무집행의 기준과 절차가 법령에 구체적으로 명시되어 있고 실무 담당자에게도 직무집행의 기준을 적용하고 절차에 관여할 고유한 권한과 역할이 부여되어 있다면 실무 담당자로 하여금 그러한 기준과 절차를 위반하여 직무집행을 보조하게 한 경우에는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한 때에 해당한다. 공무원의 직무집행을 보조하는 실무 담당자에게 직무집행의 기준을 적용하고 절차에 관여할 고유한 권한과 역할이 부여되어 있는지 여부 및 공무원의 직권남용행위로 인하여 실무 담당자가 한 일이 그러한 기준이나 절차를 위반하여 한 것으로서 법령상 의무 없는 일인지 여부는 관련 법령 등의 내용에 따라 개별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20.1.9. 선고 201911698 판결 참조).

직권의 남용과 의무 없는 일은 별개의 구성요건요소이므로, 피고인 김은경이 앞서 살핀 바와 같이 인사권을 남용하였다고 해서 김*연과 환경부 운영지원과 인사팀 공무원들이 김*연에 대한 전보인사안을 작성한 것이 당연히 의무 없는 일이 된다고 할 수는 없다.

 판단

○ 이*석 및 인사팀 공무원들이 피고인 김은경의 인사권을 보조하는 사실행위를 한 것이라는 주장에 대하여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운영지원과장 등에게도 공무원에 대한 인사안을 작성함에 있어 직무집행의 기준을 적용하고 절차에 관여할 고유한 권한과 역할이 부여되어 있다고 인정된다. 따라서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환경부의 하부조직으로 운영지원과가 설치되어 있고, 운영지원과장은 공무원의 임용·복무·교육훈련 및 그 밖의 인사사무를 담당한다(구 환경부와 그 소속기관 직제 제8조 제2항 제3). 소속 공무원을 보직할 때에는 그 공무원의 전공분야·훈련·근무경력· 전문성·적성 등을 고려하여 적격한 직위에 임용하여야 한다. 이 경우 보직관리 기준에 필요한 사항은 대통령령 등으로 정한다(국가공무원법 제32조의5 2). 임용권자 또는 임용제청권자는 소속 공무원을 보직할 때 직위의 직무요건과 소속 공무원의 인적요건을 고려하여 적재적소에 임용하여야 하며, 직무분석규정에 따른 직무분석 또는 공무원임용령 제10조의3에 따른 역량평가를 실시한 경우 그 결과를 활용할 수 있다(구 공무원임용령 제43조 제2). 임용권자 또는 임용제청권자는 직무의 곤란성과 책임도에 따라 직위를 등급화하고 소속 공무원의 경력과 실적 등에 따라 능력을 적절히 발전시킬 수 있도록 보직하여야 한다(같은 조 제3). 소속 장관은 3급 또는 4급의 복수직급 직위에 보직된 3급 공무원 이하 공무원이 전보 등 인사관리를 통하여 전문 업무 분야별로 양성·관리될 수 있도록 노력하여야 한다(구 공무원임용령 제43조의2 1). 임용권자 또는 임용제청권자는 소속 공무원의 전보를 실시할 때에는 해당 공무원이 맡은 직무에 대하여 전문성과 능률을 높이고, 창의적이며 안정적인 직무수행이 가능하도록 하여야 한다(구 공무원임용령 제44). 임용권자 또는 임용제청권자는 원칙적으로 필수 보직기간을 준수해 전보인사를 해야 한다(구 공무원임용령, 45, 구 환경부 인사관리 세칙 제35).

 국가공무원법, 공무원임용령, 환경부 인사관리세칙은 위와 같이 전보인사의 기준을 구체적으로 명시하고 있고, 환경부 운영지원과는 소속 공무원의 인사사무를 담당하므로, 환경부 운영지원과장 및 운영지원과 내 인사팀 공무원으로서 인사실무를 담당하는 공무원(이하 ‘운영지원과장 등이라 한다) 역시 법령에 정한 공무원 인사의 원칙과 기준에 따라야 할 의무가 있다.

 변호인은 과장급 이상의 인사에 대해서는 피고인 김은경이 모든 내용을 결정한 다음 운영지원과장을 통해 전보인사안 작성을 지시하였으므로 운영지원과장 등은 단순한 사실행위를 한 것에 불과하다고 주장한다. *연도 원심 법정에서 장관마다 스타일이 다르긴 하나 피고인 김은경의 경우 국·과장급 인사에 있어서 대상자 목록을 작성해 가면 피고인 김은경이 이를 정하였다라고 진술하였다. 그러나 관계 법령에서 전보인사의 기준을 구체적으로 명시하고 있는 점, 운영지원과장 등은 우선적으로 관계법령에 따라 인사대상자를 선정하여야 하는 점, *연의 위 진술에 의하더라도 운영지원과장 등이 인사대상자를 추려 복수의 후보자를 피고인 김은경에게 제시하면 피고인 김은경이 최종 인사안을 확정하였다는 것이어서 운영지원 과장 등이 전보인사에 관한 권한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 이*석 및 인사팀 공무원들이 의무 없는 일을 하였는지에 대하여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 사정들을 위 법리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 김은경이 환경부 운영지원과장 이*석 및 운영지원과 인사팀 소속 공무원들로 하여금 황*영을 국립생물자원관 생물자원활용부장으로 전보하는 인사안을 작성하게 한 것을 두고 법령에서 정한 전보인사의 원칙과 기준을 위반하여 직권남용죄에서 말하는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한 때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고위공무원단 인사규정 제5조에 따르면, 대통령은 고위공무원단에 속하는 일반직공무원에 대한 신규채용 등 일정한 임용권을 제외한 임용권을 소속 장관에게 위임한다. 따라서 피고인 김은경은 2014.4.9. 고위공무원단에 진입한 황*영에 대하여 전보에 관한 인사권을 갖는다. 운영지원과장은 소속 공무원의 임용에 있어서 장관의 인사 업무를 보좌한다. 고위공무원에 대한 전보인사는 국가공무원법, 고위공무원단 인사규정, 공무원임용령 등 관련 법령에 근거한 것으로서 법령에서 정한 원칙과 기준에 따라야 한다. 그러나 한편으로 전보인사는 인사권자의 권한에 속하고, 고위공무원은 고도의 전문지식과 직무능력, 인격을 갖출 것이 요구되므로 인사권자는 법령의 제한을 벗어나지 않는 한 여러 사정을 참작하여 전보인사의 내용을 결정할 필요가 있고 이를 결정함에 있어 상당한 재량을 가진다. 인사권자의 지시 또는 위임에 따라 인사에 관한 직무집행을 보조 내지 보좌하는 실무 담당자도 그 범위에서 일정한 권한과 역할이 부여되어 재량을 가진다고 볼 수 있다.

 행정규칙이나 내부지침은 일반적으로 행정조직 내부에서만 효력을 가질 뿐 대외적인 구속력을 갖는 것은 아니고, 다만 재량권 행사의 준칙인 행정규칙이 그 정한 바에 따라 되풀이 시행되어 행정관행이 이루어지게 되면 평등의 원칙이나 신뢰보호의 원칙에 따라 행정기관은 그 상대방에 대한 관계에서 그 규칙에 따라야 할 자기구속을 받게 되므로, 이러한 경우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에 위반하는 처분은 평등의 원칙이나 신뢰보호의 원칙에 위배되어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위법한 처분이 된다(대법원 2009.3.26. 선고 200788828, 88835 판결 참조). 앞서 본 바와 같이 전보인사는 인사권자의 권한에 속하고 이를 결정함에 있어 상당한 재량권이 인정되고, 인사관리세칙은 법규적 효력이 없는 행정청 내부의 사무처리준칙에 불과한데 아래 ()항에서 보는 바와 같이 고위공무원단 인사에 엄격하게 적용되어 왔다고 보기도 어려우므로, 황*영에 대한 전보인사가 인사관리세칙을 준수하지 않았다고 하여 곧바로 위법하다고 보아 이*석 및 인사팀 공무원들이 의무 없는 일을 한 것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구 공무원임용령(2020.9.22. 대통령령 제3104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45조 제3항 제4호에 의하면, 임용권자는 해당 직급 또는 바로 하위 직급(고위공무원의 경우에는 고위공무원단 직위 또는 고위공무원단 직위로 승진임용되기 직전에 재직하였던 직급을 말한다)에서 재직한 기간 중 임용예정 직위에 상응한 1년 이상의 근무경력 또는 연구 실적이 있는 공무원을 해당 직위에 보직하는 경우 필수보직기간 2년이 되기 전에도 다른 직위로 전보할 수 있다. 이와 같은 필수보직기간 이전의 전보 요건인 상응 근무경력 또는 연구 실적 유무에 대한 판단 역시 임용권자의 재량이 존중되어야 한다. 황*영은 국립생물자원관 생물자원활용부장으로 전보되기 전에 해당 직급(고위공무원단) 또는 바로 하위 직급(부이사관)으로 근무하면서 환경정책실 녹색환경정책관실 정책총괄과장(부이사관, 2012.2.7.부터 2012.8.16.까지), 자연보전국(고위공무원, 2017.10.12.부터 2018.1.21.까지), 자연환경정책실 환경경제정책관(고위공무원, 2018.1.22.부터 2018.8.16까지)으로 근무하였다(증거순번 646번 황*영 인사기록카드). 황*영이 근무한 환경정책관실 업무 중 정부 관련기관·민간 환경단체·지방자치단체 등과의 환경정책 협력 및 군·관 환경보전 교류·협력에 관한 사항’, ‘환경산업육성정책의 개발 및 종합 조정’, ‘환경정책 홍보기법의 개발·보급 및 환경교육 총괄 등은 생물자원활용부장이 총괄하는 생물자원 관련 산학연 지원 총괄’, ‘교육 프로그램의 개발 운영 및 지원’, ‘각급 학교의 생물교육 지원’, ‘전시 교육 프로그램 홍보물 제작 등 전시 홍보계획의 수립 시행’, ‘RZ 홍보 종합계획 수립 조정업무 총괄’, ‘언론매체 및 인터넷을 통한 생물자원 관련 홍보등에 상응하는 업무라고 못 볼 바 아니다. 또한 환경경제정책국 업무 중 환경산업 육성정책의 개발 및 종합 조정’, ‘환경산업의 해외진출 지원에 관한 사항 등 역시 생물자원활용부장이 총괄하는 생물자원활용 부장의 업무 중 생물자원의 활용 및 이용에 관한 사업계획의 수립 및 조정’, ‘산업화 추진과제 검증 평가체계 구축 및 운영’, ‘특허권 등 지식재산권 관리에 관한 사항’, ‘생물자원 산업화 지원 총괄’, ‘생물자원 관련 국제협약 대응’, ‘유용자원의 탐색·수집·발굴 업무에 관한 사항’, ‘유용자원의 활용 기술개발 및 기반연구에 관한 사항 등에 상응하는 업무라고 못 볼 바 아니다.

 구 환경부 인사관리세칙(2020.11.26. 환경부령 제148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36조에 따르면, 고위공무원단 직위 및 과장급 직위는 직위별 담당직무의 전문성, 난이도 책임도 등을 고려하여 별표 2와 같이 단계별 보직경로를 설정한다. 별표 2 기재에 의하면 실, 국장급 공무원의 보직경로 중 국립생물자원관 부장은 1차로, 본부 실, 국장은 3차로 되어 있다. 그러나 한편 고위공무원단 인사규정 제19조에 따르면, 고위공무원을 전보하는 경우 최근 1년 간의 근무성적평정에서 최상위 등급의 평정을 받은 사람에 대해서는 본인의 동의 없이 재직 중인 직위보다 직무의 곤란성과 책임도가 낮은 직위로 전보할 수 없다. 이 조항의 반대해석으로 최상위 등급 판정을 받지 않은 사람에 대해서는 직무의 곤란성과 책임도가 낮은 직위로 전보할 수 있다고 볼 수도 있다. 공무원 전보인사는 다수 인사대상자들의 보직과 근무지를 일괄적으로 정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져 상호 연쇄적인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고, 이러한 경우 인사권자는 여러 기준 또는 고려사항을 종합하여 인사를 할 재량이 있으며, 그 과정에 각 기준 또는 고려사항을 모두 충족할 수 없는 경우에는 재량의 범위 내에서 우열을 판단하여 적용할 수 있다. 따라서 황*영에 대하여 위 보직경로를 준수하지 않은 인사안을 작성하게 하였다고 하여 이를 의무 없는 일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피고인 김은경 또는 운영지원과장도 황*영에 대하여 위와 같은 인사를 하면서 위 인사관리세칙의 보직경로에 반한 것이라는 점을 인식하였는지도 의문이다. *연은 원심 법정에서 필수보직기간은 워낙 기본적인 사항인데 그것을 매번 상기시켜드리지는 않는다. 인사관리세칙은 준수하는 것이 원칙인데, 현실 인사에서는 적용되지 못하는 경우가 많이 있다.”고 진술하였다(증인 김*연에 대한 원심 증인신문녹취서 66). 황*영에 대한 이 사건 전보인사안을 작성한 이*석 인사관리세칙은 제가 조사받을 때까지 몰랐다. 황*영 국장과 같은 본부 3차 보직에서 1차 보직인 생물자원활용부장으로 전보되는 것은 흔치 않은 일이다. 아주 가끔씩 있었던 것 같다.”고 진술하였다. 1992.4.부터 환경부에서 20년 간 근무한 PZ도 당심 법정에서 인사세칙이 기본적으로 규정되어 있고 가급적이면 인사세칙 규정에 맞게 전보인사를 해야 되겠지만, 저도 실제 본부국장을 하다가 IE장이나 지방청장으로 갔다가 다시 본부국장으로 오는 등 그런 예외가 있었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증인 PZ에 대한 증인신문녹취서 3). 따라서 피고인 김은경 또는 운영지원과장은 당시 황*영에 대한 위와 같은 인사조치가 의무 없는 일인 것을 인식하였다고 보기도 어렵다.


항소재판부의 검사의 항소이유에 관한 판단


VI. 피고인들의 산하 공공기관 임원 후임자 임명 과정에서의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무죄부분에 관한 검사의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에 대한 판단

청와대·환경부장관 추천자에 대한 사전 지원 관련 안부 공무원들에 대한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부분

 2심의 판단

원심이 적절하게 설시한 사정들에다가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이 부분 공소사실이 합리적 의심을 배제할 정도로 증명되었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검사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직권남용죄에서 말하는 사람으로 하여금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한 때라 함은 공무원이 직권을 남용하여 다른 사람으로 하여금 법령상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한 때를 의미한다. 따라서 공무원이 자신의 직무권한에 속하는 사항에 관하여 실무 담당자로 하여금 그 직무집행을 보조하는 사실행위를 하도록 하더라도 이는 공무원 자신의 직무집행으로 귀결될 뿐이므로 원칙적으로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한 때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다. 그러나 직무집행의 기준과 절차가 법령에 구체적으로 명시되어 있고 실무 담당자에게도 직무집행의 기준을 적용하고 절차에 관여할 고유한 권한과 역할이 부여되어 있다면 실무 담당자로 하여금 그러한 기준과 절차를 위반하여 직무집행을 보조하게 한 경우에는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한 때에 해당한다(대법원 2011.2.10. 선고 201013766 판결 등 참조). 공무원의 직무집행을 보조하는 실무 담당자에게 직무집행의 기준을 적용하고 절차에 관여할 고유한 권한과 역할이 부여되어 있는지 여부 및 공무원의 직권남용행위로 인하여 실무 담당자가 한 일이 그러한 기준이나 절차를 위반하여 한 것으로서 법령상 의무 없는 일인지 여부는 관련 법령 등의 내용에 따라 개별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20.1.9. 선고 201911698 판결 참조).

 구 공공기관운영법 제30조 제1, 2항에 의하면, 임원추천위원회는 기업 경영과 그 공기업·준정부기관의 업무에 관한 학식과 경험이 풍부하고, 최고경영자의 능력을 갖춘 사람을 기관장 후보자로 추천하여야 하고, 공기업·준정부기관의 이사나 감사로서의 업무 수행에 필요한 학식과 경험이 풍부하고, 능력을 갖춘 사람을 공기업·준정부기관의 기관장이 아닌 이사나 감사 후보자로 추천하여야 한다. 산하 공공기관의 각 임원추천위원회 운영규정은 임원후보자를 공개모집하는 경우 모집 절차 등에 대하여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위 규정들은 임원추천위원회의 후보자 추천에 관한 기준이나 모집 절차 등을 정한 것일 뿐, 위 규정만으로 환경부 운영지원과 공무원들에게 산하 공공기관 임원 임명절차와 관련하여 공정하고 투명하게 직무를 집행하도록 직무집행 기준과 절차가 법령에 구체적으로 명시된 것이라고 볼 수 없다. 또한 구 환경부와 그 소속기관 직제(2018.1.22. 대통령령 제28596호로 일부개정되기 전의 것) 8조 제2항 제3호에서 운영지원과장은 공무원의 임용·복무·교육훈련 및 그 밖의 인사사무를 분장한다고 규정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환경부 운영지원과 인사팀 공무원들에게 산하 공공기관 임원의 임명 절차와 관련하여 직무집행 기준을 적용하고 절차에 관여할 고유한 권한과 역할이 부여되어 있다고 볼 수도 없다.

 검사는 환경부 운영지원과 공무원들은 산하 공공기관 임원 임명에 관한 업무를 오랜 기간 담당하면서 절차에 관여해온 결과 외관상 그들의 담당 업무로 인식되기에 충분하고, 이들이 내정자에게 사전 지원을 한 것은 직무 집행의 일환으로 행하여진 것임이 명백하므로, 사전 지원 행위는 의무 없는 일에 해당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앞서 본 바와 같이 환경부 운영지원과 공무원들에게 산하 공공기관 임원 임명 관련 업무에 관하여 직무집행의 기준을 적용하고 절차에 관여할 고유한 권한과 역할이 부여되어 있지 않은 이상, 외관상 그들의 업무로 인식되기에 충분하다고 하여, 위 공무원들이 의무 없는 일을 한 것이라고 할 수 없다.


VII. 박영소의 F 주식회사 대표이사 임명 관련 환경부 공무원 및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 임원들에 대한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무죄부분에 관한 검사의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에 대한 판단

 2심의 판단

 관련 법리

공무원이 직권을 남용하여 사람으로 하여금 어떠한 일을 하게 한 때에 상대방이 공무원 또는 유관기관의 임직원인 경우에는 그가 한 일이 형식과 내용 등에 있어 직무 범위 내에 속하는 사항으로서 법령 그 밖의 관련 규정에 따라 직무수행 과정에서 준수하여야 할 원칙이나 기준, 절차 등을 위반하지 않는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법령상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한 때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대법원 2020.1.30. 선고 20182236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판단

원심이 적절하게 설시한 사정들에다가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이 부분 공소사실이 합리적 의심을 배제할 정도로 증명되었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검사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환경부와 그 소속기관 직제는 공무원의 임용·복무·교육훈련 및 그 밖의 인사사무를 운영지원과장의 소관 업무로 규정하고 있으나, 위 규정만으로 환경부 운영지원과 공무원들을 수범자로 하여 유관기관인 F의 임원 선임과 관련한 직무집행의 기준과 절차를 구체적으로 정하고 있고, 그들에게 직무집행의 기준을 적용하고 절차에 관여할 고유한 권한과 역할이 부여되어 있다고 볼 수 없다.

 F의 정관 제31, 34조에 따르면 이사는 주주총회에서 선임하고, 대표이사는 이사회 결의로 선임하므로,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 사장 서*원이 임시주주총회에서 박영소 이사 선임 안건에 동의하고, 기획이사 곽*완이 임시이사회에서 박영소 대표이사 선임 안건에 동의한 것은 형식과 내용 등에 있어 직무범위 내에 속하는 사항이다. 환경부장관은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가 하는 사업의 적절한 수행에 관한 사항 및 환경부 소관 업무와 직접 관련되는 사업의 적절한 수행에 관한 사항에 관하여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에 대한 지휘·감독권이 있다(구 공공기관운영법 제51조 제3, 수도권매립지공사법 제28). 그린에너지개발은 수도권매립지공사법 제19조 제2항에 따라 수도권매립지 폐자원에너지타운 내 시설의 위탁운영을 수행하기 위해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에 의해 2009.9.25.경 환경부장관의 승인 하에 2009.12.17.경 설립된 회사로(그린에너지개발 정관 제2), 그 업무는 환경부 소관 사무와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 대표이사가 그린에너지개발을 대표하여 법인의 의사결정을 하고 그에 따른 법률행위를 하므로, 대표이사 선임 역시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의 적정한 업무수행과 직접적으로 관련이 있다. 환경부장관은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가 수행하는 사업의 적절한 수행에 관한 사항에 대한 지휘·감독권이 있으므로, 환경부장관인 피고인 김은경은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의 사업 수행과 관련된 지휘·감독권의 일환으로 그린에너지개발 대표이사로 특정인이 선임되도록 지시할 수 있고, 박영소가 그린에너지개발 대표이사에 명백히 부적합하다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이상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 사장 서*원과 기획이사 곽*완이 위 지시에 따라 박영소의 이사 및 대표이사 취임에 동의하여 주주권 및 의결권을 행사한 것이 직무수행 과정에서 준수하여야 할 원칙이나 기준, 절차 등을 위반한 것이라고 볼 수 없다.


VIII. 한국환경공단 상임감사 김*민에 대한 표적감사 지시 관련 한국환경공단 직원들에 대한 직권남용권리 행사방해 및 김*민에 대한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무죄부분에 관한 검사의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에 대한 판단

 *민에 대한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부분

 2심의 판단

 관련 법리

어떠한 직무가 공무원의 일반적 직무권한에 속하는 사항이라고 하기 위해서는 그에 관한 법령상 근거가 필요하다. 법령상 근거는 반드시 명문의 규정만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명문의 규정이 없더라도 법령과 제도를 종합적, 실질적으로 살펴보아 그것이 해당 공무원의 직무권한에 속한다고 해석되고, 이것이 남용된 경우 상대방으로 하여금 사실상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하거나 권리를 방해하기에 충분한 것이라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직권남용죄에서 말하는 일반적 직무권한에 포함된다(대법원 2011.7.28. 선고 20111739 판결, 대법원 2019.8.29. 선고 201813792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의무 없는 일

한국환경공단 감사의 임기는 2년이다(구 공공기관운영법 제28조 제1, 한국환경공단법 제8조 제1). 한국환경공단의 임원은 공공기관운영법에 정한 사유 또는 정관에 정한 사유가 발생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그 의사에 반하여 임기 중 해임되지 아니한다(한국환경공단 정관 제7조 제6).


IX. 피고인 김은경의 김*연에 대한 부당한 인사조치 관련 환경부 운영지원과장 김*연 및 환경부 운영지원과 인사팀 공무원에 대한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무죄부분에 관한 검사의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에 대한 판단

 이 부분 공소사실의 요지

환경부장관은 원심 판시 범죄사실 제5의 가항 기재와 같이 소속 공무원에 대한 전보 등 인사를 함에 있어 국가공무원법, 공무원임용령, 환경부 인사관리세칙 등에서 정하는 바에 따라야 하고, 어떠한 경우에도 합리적이고 타당한 이유 없이 자의적으로 환경부 내 인사권을 행사해서는 아니 된다. 한편, 구 환경부 인사관리세칙 [별표 2] 과장급 이상 일반직 공무원의 보직경로에 의하면, 과장급 공무원의 경우  ‘1 ·도 환경협력관, 원주청·대구청 기획평가과장, 수도권대기환경청 기획과장, 한강홍수통제소 수자원정보센터장, 낙동강·금강·영산강 홍수통제소장, JP 인력개발과장, 온실가스종합정보센터 팀장, 화학물질 안전원 과장, 직무파견, 국외훈련,  ‘2’ YT 연구전략기획과장·연구지원과장, 한강·낙동강·금강·영산강청 환경·BP국장, 국립생물자원관 운영관리과장·전략기획과장, 주재관 및 고용휴직, 본부 4급 과장직위 중 3차 보직을 제외한 직위,  ‘3 홍보기획팀장, 운영지원과장, 감사담당관, 기획재정담당관, 자연생태정책과장, 자연순환정책과장, 환경산업경제과장, 푸른하늘기획과장, 기후전략과장, 환경보건정책과장, 화학물질정책과장, 물환경정책과장, 수도정책과장, 수자원정책과장 순이다.

*연이 2017.12.6.경 보임된 환경부 운영지원과장직은 정*선을 포함하여 김*연의 직전 전임자 3인의 경우 최단 21개월에서 최장 30개월 근무 후 고위공무원단인 국장으로 승진한 요직으로서, 과장급 보직경로 3회 중 ‘3에 해당하는 보직이다.

한국환경공단 상임감사로 청와대가 내정한 박영소가 판시 범죄사실 제3항 기재와 같이 서류심사에서 탈락한 것은 다른 임원추천위원회 위원들이 각각 공공기관운영법과 한국환경공단 임원추천위원회 운영규정에 규정된 공모(公募)’의 취지에 부합하게 객관적이고 공정하게 심사함으로써 도출된 당연한 결과였다.

따라서 박영소 탈락과 관련하여 운영지원과장 김*연에게는 업무상 과오가 없었고, 당시 김*연이 환경부 운영지원과장직에 재임한지 불과 8개월 밖에 되지 않아 필수보직기간이 남아 있었으며, 그 예외를 인정할 만한 사정도 존재하지 않아 김*연에 대한 인사 요인이 전혀 없었다.

그럼에도 피고인 김은경은 박영소 탈락으로 인해 청와대 균형인사비서관 신미숙이 운영지원과장으로부터 사죄의 의미를 담은 소명서를 징구하거나 환경부 차관을 질책하기 위하여 청와대로 호출할 정도로 환경부에 대해 분노하는 상황이 발생하자 이에 불만을 품고 김*연에게 그 책임을 묻기로 마음먹고, 2018.7. 하순경 환경부장관실에서 고위공무원단 및 과장급 인사안을 보고하기 위해 들어온 김*연에게 운영지원과장 교체 의사를 통보하였다.

이에 김*연이 피고인 김은경에게 과장급 보직경로 중 ‘2 보직인 AP 국장으로 가게 해 줄 것을 요청하였음에도, 피고인 김은경은 김*연에게 BE 기획총괄팀장으로 가라고 지시하였고, *연은 피고인 김은경의 위와 같은 지시를 전혀 예상하지 못한 상황에서 이를 거부할 수 없어 어쩔 수 없이 운영지원과 인사팀 직원들과 함께 자신을 BE 기획총괄팀장으로 전보하는 인사안을 작성한 후 피고인 김은경의 승인을 받아 2018.8.8. BE 기획총괄팀장으로 부임하였다.

이로써 피고인 김은경은 환경부장관의 인사권한을 남용하여 환경부 운영지원과장 김*연 및 운영지원과 인사팀 소속 공무원들로 하여금 인사원칙에 반하여 김*연 자신을 4대강 평가단 기획총괄팀장으로 전보하는 환경부 공무원 전보 인사안을 작성하는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하였다.

 2심의 판단

원심이 적절하게 설시한 사정들에다가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이 부분 공소사실이 합리적 의심을 배제할 정도로 증명되었다고 불 수 없다. 따라서 검사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앞서 본 바와 같이 BE 기획총괄팀장은 보직경로 중 몇차 보직인지 명기되어 있지 않으므로, *연에 대한 인사가 보직경로를 위반하였다고 단정할 수 없다.

 설령 BE 기획총괄팀장이 2차 보직에 해당한다고 하더라도, 피고인 김은경 또는 운영지원 과장 김*연이 위와 같은 인사를 하면서 인사관리세칙의 보직경로에 반한 것이라는 점을 인식하였는지도 의문이다. *연은 원심 법정에서 환경부 운영지원과장에서 BE 기획총괄팀장으로 전보된 것은 전례하고는 다르지만, 불가능한 인사는 아니다. 필수보직기간은 워낙 기본적인 사항인데 그것을 매번 상기시켜드리지는 않는다. 인사관리세칙은 준수하는 것이 원칙인데, 현실 인사에서는 적용되지 못하는 경우가 많이 있다.”고 진술하였다(증인 김*연에 대한 원심 증인신문녹취서 61, 66). 1992.4.부터 환경부에서 20년 간 근무한 PZ도 당심 법정에서 인사세칙이 기본적으로 규정되어 있고 가급적이면 인사세칙 규정에 맞게 전보인사를 해야 되겠지만, 저도 실제 본부국장을 하다가 IE장이나 지방청장으로 갔다가 다시 본부국장으로 오는 등 그런 예외가 있었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증인 PZ에 대한 증인신문녹취서 3). 따라서 피고인 김은경 또는 운영지원과장이 당시 김*연에 대한 위와 같은 인사조치가 의무 없는 일인 것을 인식하였다고 보기도 어렵다.


X. 결론

그렇다면, 원심판결의 유죄부분에 관한 피고인들의 항소는 일부 이유 있고, 이 부분과 나머지 유죄로 인정된 부분이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 관계에 있어 형법 제38조 제1항에 따라 하나의 형이 선고된 이상, 원심판결 중 유죄부분은 그 전부가 그대로 유지될 수 없게 되었다. 따라서 피고인들과 검사의 각 양형부당 주장에 관한 판단을 생략한 채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따라 원심판결 중 유죄부분(이유무죄 부분 포함) 전부를 파기하고(원심판결 중 이유무죄 부분에 관한 검사의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은 일부 이유 있으나, 어차피 위와 같이 파기되어야 하는 유죄부분과 일죄 혹은 상상적 경합 관계에 있으므로 그대로 유지될 수 없다) 변론을 거쳐 다음과 같이 다시 판결한다.

그리고 원심판결 중 피고인들의 무죄부분에 대한 검사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따라 이를 기각한다.

재판장 판사 김용하
판사 정총령
판사 조은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