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테카 챔버스의 명언, "轉向者는 고발자가 되어야 한다. 공산당과 싸우기 위하여 전향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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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0년대 미국 공산당원으로서 미국 내 소련 간첩망에서 일했던 휘테카 챔버스는 소련 첩보기관에 포섭된 두 고급 간첩-IMF 창설의 미국 측 책임자 덱스터 화이트와 유엔 창립 시 미국 측 사무총장이던 엘저 히스를 관리한 사람이다. 그는 공산당과 결별한 이후 이 사실을 美 하원에서 폭로, 히스를 감옥으로 보냈고 화이트는 하원 조사를 받은 직후 심장마비로 急死(급사)하였다.
챔버스가 1956년에 쓴 ‘증인’이란 회고록엔 충격적인 체험이 많다. 발각되지 않았으면 재무부 장관과 국무부 장관이 되었을 가능성이 있는 두 엘리트가 소련 간첩망의 심부름꾼에 지나지 않던 챔버스에게 굴종하는 모습이 흥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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챔버스는, 국무부의 촉망 받는 엘리트 히스를 처음 만났을 때 자신을 ‘칼’이라고만 소개했다. 미국 정부 안에 심어놓은 다른 간첩들에게도 그렇게 했다. 챔버스에 대한 히스의 첫 반응은 냉랭하였으나 며칠 뒤 다시 만났을 때 태도가 완전히 변해 있었다. 만면에 웃음을 띠면서 챔버스를 맞더니 아주 친절하게 대했다. 챔버스는 어리둥절하였다. 히스는 처음 만났을 때 실례가 많았다면서 이야기를 털어놓는데, 듣자 하니 챔버스를 러시아 사람이나 러시아의 屬國民(속국민)으로 있다가 공산혁명으로 해방된 사람이라고 착각하고 있음이 분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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챔버스는 ‘내가 러시아 사람이다’고 말한 적이 없는데 히스는 챔버스의 말투에서 지레 짐작으로 “이 분은 러시아 혁명가다”고 판단하고 무한한 존경심을 드러내는 것이었다. 챔버스는 히스가 멋대로 상상의 나래를 펴면서, 자신을 ‘볼가 강 유역에서 살던 독일인’으로 단정하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히스의 존경심이 하도 격렬하여 “나는 러시아 사람이 아니라 미국인이다”고 고백할 용기가 생기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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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나중에 자신의 정체가 밝혀지면 히스가 배신감을 갖게 될까 겁이 났다. 간첩 조직의 책임자인 진짜 소련 혁명가에게 문제를 상의했더니 그는 “그렇게 생각하도록 내버려둬. 나쁠 것 없잖아”라고 했다. 미국내의 소련 간첩망 사이에선 ‘칼’이 러시아 혁명가라는 소문이 돌았고 이 덕분에 챔버스는 일하기가 편했다. 아무리 미국 정부 내에선 엘리트였더라도 공산주의를 일단 받아들이면 러시아를 조국으로 여기게 되고 러시아에서 온 혁명의 聖骨(성골) 앞에선 작아지게 되는 것이다. 북한에서 파견된 간첩들에게 한국의 주사파가 보이는 반응과 비슷하다. 공산주의는 일종의 종교이므로 世俗(세속)의 직위에 관계없이 黨性(당성)이 강한 사람이 권위를 갖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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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트는 미국 공산당원이 아니고 동조자였으므로 행동의 자유가 있었고, 이를 즐겼다고 한다. 챔버스가 화이트를 접선하면서 관찰한 그의 행태는 전적으로 모시고 있는 모겐소 재무장관의 기분에 달렸다. 모겐소가 기분이 좋으면 화이트도 좋고 모겐소가 나쁘면 화이트도 스트레스에 싸였다. 챔버스는 화이트도 많은 지식인들이 그러하듯이 남이 알아주기를 바라는 이였다고 회고하였다. 챔버스가 몇 週(주) 동안 화이트와 연락하지 않다가 만나면 친절하고 협조적이었다. 새로 부임한 미국 내 소련 간첩망의 책임자 바이코프 대령이 조직 점검차 화이트를 만났는데, 화이트는 러시아에서 온 주요인물과 직접 접촉한 데 감동하는 표정이었다. 장관까지의 출세도 보장된 히스나 화이트 같은 미국 정부의 고관이 거친 러시아 공작원 앞에서 작아지는 모습은 한국에서도 비슷하게 再演(재연)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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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과 노무현이 대한민국 대통령으로서 평양을 찾아가 학살자 김정일을 만났을 때 보여준 굴욕적 言動(언동)은 좌경적 가치관을 가진 인간의 필연적인 행태가 아니었을까. 챔버스는 《증인》에서 히스나 화이트 같은 엘리트들이 소련 간첩질을 자진해서 하는 데 대하여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않았을까 하고 의아해하는 것은 공산주의의 본질을 잘 모르는 순진한 의문이라고 했다. 그는 이런 요지로 설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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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산주의자들은 계급투쟁설에 입각하여 정부를 평가한다. 자신이 속한 정부라도 공산정권이 아닌 모든 정부는 지배계급의 정치적 수단이므로 모든 수단을 동원, 뒤집어엎어야 하는 대상으로 여긴다. 그러니 조국을 배신하는 데 대하여 양심의 가책이 있을 수 없는 것이다. 화이트 같은 공산주의 동조자도 공산당과 협력하기로 결심하는 순간부터 공산주의자처럼 행동한다. 공작에 협조하는 동조자는 공산당원과 같다고 보면 된다. 공산주의자들은 간첩 포섭의 기회가 주어지면 순간적으로 주저하는 경우도 있지만 항상 승낙한다. 조국을 배신한다는 느낌보다는 이를 도덕적 의무라고 생각한다. 간첩질이 위험하므로 더욱 가치 있는 행동으로 여긴다. 인류의 희망과 미래가 걸린 일에 신념의 이름으로 몰입한다는 것, 이미 역사적으로 파산된 자본주의를 반대하는 일을 한다는 것은 그들에게 양심적 행동이 되는 것이다. 서방 세계는 공산주의자들이 우리와 전혀 다른, 타협이 절대로 불가능한 가치관을 갖고 있다는 사실을 잘 이해하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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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轉向者는 반드시 고발자가 되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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챔버스는 《證人》이란 자서전에서 轉向者(전향자)의 고민과 결단을 감동적으로 그렸다. 그는 공산주의의 본질을 드러내는 名言(명언)들도 많이 남겼다.
<스탈린은 악하다. 그러나 공산주의는 더 악하다. 스탈린은 최고의 파시즘을 구현하였는데 이는 공산주의의 피할 수 없는 결말이었다.>
<공산주의는 절대악이다. 공산주의자는 轉向(전향)하면 반드시 고발자가 되어야 한다. 공산주의와 싸우기 위하여 전향하는 것이다. 싸우기 싫으면 전향하지 않아야 한다.>
<전향자는, 살인자들이 배회하고 비명이 들리는데도 정원만 가꾸고 있을 순 없다.>
<공산당은 본질적으로 테러조직이다. 공산당은 폭력만을 존중한다. 그들은 폭력만 겁낸다. 공산주의는 전쟁을 하기 위하여 존재한다. 공산주의 존재 자체가 모든 사람들에 대한 전쟁의 지속을 의미한다.>
<빅토르 위고의 ‘레미제라블’엔 공산주의자가 되는 動機(동기)와 공산주의를 버리는 동기가 다 들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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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8년에 전향을 결심, 미국 공산당 및 소련 간첩망과 결별한 그는 자신이 담당하였던 화이트 등 정보제공자를 찾아간다. 먼저 재무부로 전화를 걸어 화이트를 불러냈다. 화이트는 반기면서 “협조자들을 점검하러 오셨나”라고 물었다. 챔버스는 정색을 하고 말하였다.
“나는 공산당과 결별했다. 내가 온 것은 당신이 간첩 조직과 헤어지도록 만들기 위한 것이다. 만약 당신이 결별하지 않으면 내가 당신을 규탄할 것이다.”
화이트는 한동안 침묵하더니, “농담이지요?”라고 중얼거렸다. 챔버스는 화이트가 겁을 먹었으니 조심할 거라고 생각하였다. 나중에 밝혀진 사실은 달랐다. 화이트는 다른 간첩 세포의 관리로 넘어가 여전히 정보를 제공하였다.
1941년 소련 NKVD 공작원이 화이트를 접촉, 美日 교섭에 영향을 끼쳐달라고 부탁하였을 때 그는 소련을 위한 간첩질을 계속하고 있었다. 그는 아마도 소련을 조국으로 여겼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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챔버스가 공산주의와 헤어지기로 결심한 것은 스탈린에 의한 무자비한 숙청을 목격한 뒤였다. 그는 1938년 성탄절 직전엔 히스를 집으로 찾아갔다. 습관대로 외국인 풍의 영어를 쓰면서 히스에게 공산당과 결별한 사실을 털어놓으려 하자 히스는 '더 이상 위장하지 마. 당신의 정체에 대해선 이미 이야기를 들었어'라고 잘랐다. 소련 간첩망으로부터 히스에게 연락이 온 것이다. 즉, 챔버스는 러시아인이 아니고 미국인이란 사실, 그리고 공산당을 배신하였다는 정보를 통보 받은 것이다. 히스는 챔버스에게 결별 결심을 번복하라고 했다. 챔버스는 스탈린의 만행을 설명하면서 오히려 히스를 설득하려고 했다. 다 듣고 난 히스는 '당신은 지금 정신적 自慰(자위)를 하고 있어'라고 소리 질렀다. 챔버스가 떠날 때 히스는 준비해둔 성탄절 선물을 건네면서 눈물을 보였다. 챔버스는 회고록에서 이 눈물이야말로 히스가 그래도 인간이었음을 증명하는 것이라고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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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산주의는 약 1억 명의 인간을 죽음으로 몰고 갔다. 가장 큰 책임은 마르크스가 창안한 계급투쟁론과 프롤레타리아 독재론이었다. 계급의 敵(적)을 말살하도록 부추기는 악마의 논리, 증오의 과학에 현혹된 인간들이 흉기로 변했다. 북한정권, 민주당 내 상당수, 통진당, 민노총, 정의당, 전교조 등 남북한의 좌파 진영은 계급투쟁론을 공유하고 있다. 계급투쟁론으로 국가를 보면, 대한민국의 정통성과 정당성과 정체성을 부정하게 되므로 광우병 난동, 천안함 폭침, 對北정책, 北核문제, NLL 대화록, 국정원 댓글 사건 등 중요 사안에 대하여 자연스럽게 같은 태도를 보이는 경우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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