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강효상 의원이 지난 2019년 5월 9일 기자회견에서 밝힌 한미정상 간의 통화 내용이 논란이 되고 있는 가운데, 이와 마찬가지로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전 의원 또한 지난 2018년 1월 8일 가수 배철수가 진행하는 MBN 시사토그 프로그램 '판도라'에 출연해 같은 해 2018년 1월 4일 있었던 문재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 두 정상 간의 통화 녹취록 로데이터(원자료)를 입수했다며 그 내용을 언급했다.
당시 방송 화면에는 '이미 청와대에서 언론에 공개한 내용입니다'란 자막도 나갔지만, 방송 4일 전 밝힌 청와대 윤영찬 국민소통수석의 서면 브리핑은 두 정상 간의 통화 내용을 요약한 것일 뿐, 정 전 의원이 밝힌 구체적인 내용은 담겨있지 않았다. 당시 서면 브리핑은 문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평창 동계 올림픽 기간 중에 한미 연합군사훈련을 연기했으면 좋겠다고 먼저 제안했다는 내용은 적시되지 않았고, 양국 정상은 한미 연합군사훈련에 대해 평창 올림픽 기간 중 실시하지 않기로 합의했다라고 되어 있을 뿐이다. (* 이에 대한 청와대 브리핑 내용과 정 전 의원 발언 내용에 대한 비교는 하단 참고)
이러한 정청래 전 의원이 2019년 5월 23일 KBS 기자 김원장이 진행하는 KBS 1TV 시사토크 프로그램 '사사건건'에 출연해서는 강효상의 기밀 누설은 중대 범죄로서, 해당 업무에 종사한 외교관이 야당 국회의원에게 전달하고 야당 국회의원이 폭로한 것은 처벌을 피할 수 없고, 이건 있을 수 없는 일이며 토 달 필요 없이 잘못했고, 강효상 의원이 이렇게 하는 것 자체가 못된 짓이라며 여러 비판을 가했다.
진작 이와 비슷한 양상을 보여준 정 전 의원은 당시 한미 정상 통화 녹취록을 어떤 경로로 입수했는지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고 있다가 5월 26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서 '시사예능 방송의 성격상 소소한 양념은 평소 나의 식견과 유머, 그리고 문학적 상상력'이라고 했다. 지난 2018년 1월 4일 윤영찬 수석이 두 정상의 통화내용을 서면으로 브리핑하고 청와대 사이트에 올려놓은 그 내용을 인용하면서 재미있게 상상력을 가미해 표현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두 표현의 근저에는 많은 괴리가 있다. 그 디테일한 표현과 용어 사용에 대한 발상이 재미와 상상력으로 치부하기에는 무리가 되는 좀 더 세부적인 면으로 접근되었다는 것이다. 사람은 불리하게 되면 당연히 자신을 정당화하기 위한 방어기재가 발동되고, 결국 자기합리화를 위한 여러 근거를 조합하여 그 궤적을 맞추게 되는 것이 인지상정이기에 그 주장에 있어서는 당연히 본인에게 유리한 입장을 취할 수밖에 없는 심리가 발동되는 것이므로 아직 이 주장이 정확한 사실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 이에 대한 청와대 브리핑 내용과 정 전 의원 발언 내용에 대한 비교는 하단 참고)
정 전 의원은 자신에 대한 보도가 나오고 왜 그 다음날 하루 내내 언론의 전화도 안 받다가 이틀이 지나서 이런 식의 글을 올리는가라는 반박이 이러한 주장에 대한 하나의 방증이라고 볼 수 있는 것이다.
▲ 지난 2018.1.8. MBN 시사토크 '판도라'에 출연해 강효상 의원과 마찬가지로 한미 정상 통화 녹취를 입수했다고 주장하였던 민주당 정청래 전 의원이, 2019.5.23. KBS 시사프로그램 '여의도 사사건건'에 출연해서는 강효상 의원의 이러한 행동을 되레 비판하였는바, 이 두 장면을 동영상에 담아봤다.
1. 아래는 '판도라'에 출연한 정청래 전 의원이 자신이 입수한 한미정상 간의 통화 녹취록 공개 발언 내용
▴ 정청래 : 문재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이 전화통화를 했잖아요. 둘이 통화한 거를 제가 로데이타(raw data)를 다 받아봤어요. 그런데 문재인 대통령이 정말 전략적으로...
▴ 진행자 : 통화내역이 다?
▴ 정청래 : (본인 휴대폰을 들어보이면서) 여기 있어요.
▴ 하태경 : 녹음을 받았다고요?
▴ 정청래 : 녹음을 받았다는 게 아니라 녹취, 녹취는 받았는데
▴ 진행자 : 이거 2급비밀 아니에요?
▴ 정청래 : 있어요. 하여튼("이미 청와대에서 언론에 공개한 내용입니다"라는 자막 나옴)
▴ 정청래 : 문재인 대통령이 전화를 해서 뭐라고 하냐 하면, 완전히 트럼프에 대해서 항상 올려, 칭잔을 해. 지금까지 트럼프 대통령이 한반도 비핵화.. 북한에 강경하게 나온 것이 결국은 북한을 대화의 장으로 끌어들였는데 북한이 신년사를 통해서 화해 제스쳐를 한 것은 오로지 트럼프 대통령의 공입니다.
▴ 하태경 : 혹시 이면 합의 있는 거 아니에요? 좀 불안해. 대외비 위반 냄새가 나.
▴ 정청래 : 트럼프가 뭐라고 하냐면, 기분이 좋아졌을 거 아니야. 그러니까 트럼프가 한국 왔을 때 국회 연설한 거 진짜 좋았다. 박수 많이 받았잖아. 그 다음에 문 대통령이 자기 할 얘기 하는거야, 한미 연합 군사훈련은 좀 평창 올림픽 기간에 연기했으면 좋겠다, 막 얘기하니까 트럼프가 금방 들어줘요, 트럼프 대통령은 그 말 끝에 '나는 문 대통령을 100% 지지한다. 그리고 회담하는 것은 좋은 것이다. 트위터에 썼지. 바보들 회담은 좋은 거야. 그 뒤로 미국의 입장이 싹 다 바뀌었어요.
2. 아래는 위 정청래 전 의원이 언급한 한미정상 간의 통화 내용 그 실제 청와대 서면 브리핑 내용
한-미 정상 통화 관련 윤영찬 국민소통수석 서면브리핑
2018.01.04. 청와대 윤영찬 국민소통수석
문재인 대통령은 4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30분간 전화 통화를 갖고 평창 동계올림픽을 계기로 조성된 남북 대화에 관한 양국간 관심사에 대해 논의했습니다.
양국 정상은 평창 올림픽이 안전하고 성공적으로 개최되도록 최선을 다하기로 합의했습니다.
문 대통령은 “남북대화 과정에서 미국과 긴밀히 협의할 것이며 우리는 남북 대화가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미국과 북한의 대화 분위기 조성에 도움이 된다고 확신한다”고 말했습니다.
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이 그간 한반도 비핵화 목표 달성을 위해 확고하고 강력한 입장을 견지해온 것이 남북대화로 이어지는데 도움이 되었다고 트럼프 대통령에게 사의를 표했습니다.
양국 정상은 평창 올림픽 기간중 한미 연합군사훈련을 실시하지 않기로 합의하고 양국군이 올림픽의 안전 보장에 최선을 다하기로 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남북대화 성사를 평가하고 좋은 결과가 나오기를 희망한다고 말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남북 대화 과정에서 우리 도움이 필요하다면 언제든 알려달라”며 “미국은 100% 문재인 대통령을 지지한다”고 말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평창 올림픽 기간에 가족을 포함한 고위 대표단을 파견하겠다고 재확인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 국민들에게 제가 한국 국회에서 연설하게 되서 큰 영광이었다고 전해달라”며 “제가 한국 국회에서 연설한 것에 대해 굉장히 좋은 코멘트를 많이 들었다”고 사의를 표명했습니다.
관련 글 ▸ 강효상과 청와대의 한·미정상 전화통화 진실공방 내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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