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2.08 AhnLab

스마트폰 사용자 중에 비행기 모드(혹은 에어플레인 모드)’를 써본 사람들이 몇이나 될까? 아마도 열에 아홉은 안 써봤을 것이다. 막상 필자 역시 이 기능을 이용해본 기억이 없다. 개정된 법률에 따라 이착륙 시에도 비행기 모드 상태에서 스마트폰을 사용할 수 있도록 바뀌었지만, 인터넷이 안 되는 스마트폰으로 할 수 있는 게 거의 없기에 비행기를 타는 순간 전원을 끄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해왔기 때문이다. 이처럼 모든 스마트폰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비행기 모드는 활용률이 떨어져 계륵같은 존재로 여기는 이들이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비행기 모드가 기본 탑재되어 있는 건 그만한 이유가 있을 터. 거꾸로 말하면 비행기 모드가 꼭 비행 중에만 필요한 건 아니라는 거다.

비행기 모드는 모든 전파 신호를 차단하는 기능으로 항공기 안전을 위해 도입된 기능이다. 이 비행기 모드를 작동하면 전파로 작동되는 인터넷은 물론 문자나 메신저, 전화 기능 등은 사용할 수 없다. 그러나 전파와 상관없는 문서 작업이나 기본 내장 게임, 다운 받아놓은 영화 시청 등은 가능하다.

비행기 탑승 시 비행기 모드로 전환하거나 전원을 끄라고 하는 이유는 만에 하나 있을 지 모르는 스마트폰을 포함한 휴대용 게임기기 같은 전자기기에서 발생하는 전자파로 인해 비행기의 사고를 예방하기 위함이다. 스마트폰의 전파가 비행 자체에 영향을 미치지는 못하지만 비행기 내 경보시스템이나 관제탑과의 교신을 방해할 수도 있기 때문에 전세계 스마트폰 제조회사들은 스마트폰 내에 필수적으로 비행기 모드를 탑재한 것이다.

비행기 모드 100% 활용하는 꿀팁

전 국민이 사용한다고 해도 과언은 아닌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 하지만 가끔은 시도 때도 없이 울려대는 메신저에 짜증이 날 때도 있다. 특히 애인이나 친구와 싸워서 신경이 날카로울 때는 메신저에 속내를 들키고 싶지 않은 경우도 있다. 애인에게 온 메시지를 표시 나지 않게 몰래 읽고 싶을 때처럼 말이다. 그렇다고 이른바 읽씹(읽어 놓고 답하지 않는다)’으로 상대의 마음을 상하게 하고 싶지는 않을 때 비행기 모드를 활용해보자.

카카오톡은 숫자 1의 유무로 메시지 발신자에게 수신자가 읽었는지 유무를 알려주는데 이 비행기 모드를 활용하면 읽음 표시가 전달이 되지 않은 채로 몰래 메시지를 확인할 수 있다. 메시지가 왔을 때 비행기 모드를 활성화시킨 다음 메시지를 확인하면 상대방에게 읽었다는 신호가 전달되지 않는다. , 메시지를 읽은 후 카카오톡을 강제 종료하지 않은 상태에서 비행기 모드를 해제하면 읽음 신호가 상대에게 전달되니 주의해야 한다.

비행기 모드를 활용한 두 번째 꿀팁은 고속 충전이다. 스마트폰을 좀 더 빠르게 충전하고 싶다면 비행기 모드로 전환한 후 충전하면 일반적인 충전보다 더 빠른 충전이 가능하다. 일반 모드에서는 앱들이 와이파이나 블루투스로 계속 신호를 주고 받기 때문에 전력을 소비하면서 충전을 하는 반면 비행기 모드에서는 이런 통신 기능들이 멈춘 상태에서 충전을 하는 거라 더 빨리 충전된다는 것. 실제로 일반 모드와 비행기 모드에서 충전 실험을 한 결과 1시간에 약 10% 정도의 충전율 차이가 발생되었다. 짧은 시간에 급박하게 충전을 해야 한다면 비행기 모드를 활용하면 좋다. , 충전되는 동안 전화나 카톡 등이 안 된다는 건 알아야 한다.

세 번째 꿀팁은 소중한 순간을 보호해준다는 것이다. 20년 전 영화배우 한석규의 모 휴대폰 CF 영상 중에 또 다른 세상을 만날 때는 잠시 꺼두셔도 좋습니다라는 대사는 이제 수정되어야 한다. 비행기 모드가 그때는 없었기 때문이다. 극장에서, 혹은 학교 강의실에서, 중요한 회의나 미팅 시에 울리는 핸드폰은 그야말로 민폐 그 자체이다. 이럴 땐 진동으로 전환하거나 끄는 것보다는 비행기 모드로 바꾸는 게 훨씬 낫다. 부르르 떨리는 진동도 분위기를 깨는 건 매한가지이고 끄고 켜는데 소요되는 시간도 줄일 수 있다.

장난감처럼 사용하는 우리 아이 스마트폰의 전자파가 걱정된다면 비행기 모드로 설정한 다음 건네주면 된다. 아이가 울 때 울음을 그치게 하기 위해 만화 캐릭터 영화를 플레이해서 스마트폰을 아이에게 주는 부모들이 간혹 있는데 이때 그냥 주는 것보다 비행기 모드로 전환해서 주는 게 훨씬 건강에 좋지 않을까.

또 일부 마니아들 사이에서는 스마트폰 게임을 할 때 비행기 모드를 활용해 편법으로 레벨 업을 하기도 한다. 공개적으로 게임 이름을 거론할 수는 없지만 예를 들어, 깨기 힘든 상대가 나왔을 때 전투 도중에 비행기 모드를 어떻게 켜고 끄느냐에 따라 다음 레벨로 수월하게 올라갈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게임을 하는 도중에 전화나 문자가 와서 게임을 중단해야 하는 사태를 막기 위한 일석이조의 혜택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