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07.14 출처 dailian
"박대표, 우아한 지도자상에 목말라 있는 국민에게 긍정적 이미지로"
'국민생각'토론회서 영남편중화, 취약한 인터넷정치등 쓴소리
한나라당내 중도성향 의원들의 모임인 ‘국민생각’은 14일 제2기 집행부를 구성함과 동시에 한나라당을 가장 가까이에서 지켜보고 있는 현직 정치부 기자 등을 초청해 ‘한나라당의 과제와 전망’에 대한 쓴 소리를 경청하며 새로운 출발을 다짐했다.
이날 여의도 렉싱턴 호텔 중식당에서 1시간 30분가량 진행된 토론회에서 경희대 김민전 교수는 “소수 기득권자 옹호라는 한나라당의 이미지는 약화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한나라당이 변화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한나라당의 긍정적 이미지 제고에 김양수 의원의 부동산 정책, 홍준표 의원의 재외동포법 등이 큰 역할을 했다고 분석한 김 교수는 특히 ‘박근혜 효과’가 당 이미지 변화에 미친 영향을 높이 평가해 눈길을 끌었다.
▲ 한나라당내 중도성향 의원모임인 ´국민생각´은 14일 언론인 초청 토론회를 갖고 ´현시기 한나라당의 과제와 전망´에 대해 논의하는 시간을 가졌다.
“박 대표의 긍정적 이미지가 한나라당 이미지 변화에 큰 역할”
김 교수는 “특정 정당에 대한 이미지는 그 당 지도자의 이미지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며 “박근혜 대표 이미지가 지난 대선 후 상당히 어려운 국면에 빠져 있는 한나라당을 4·15총선에서 부활시키고 현재까지 이끌어 오는데 긍정적인 보탬을 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한나라당의 가부장적 이미지와 부패 정당 이미지를 국민들에게 불식시키는데 박 대표의 역할이 크다”며 “국민들은 박 대표를 더 이상 잃을 것도 없는 순수한 여자라고 생각하기 있기에 한나라당의 이미지를 바꾸는데 남성 지도자보다 더 큰 영향력을 발휘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최근 한나라당 혁신안에서 비롯된 조기전당대회 개최 논란과 관련, “내년 지방선거 이전에 전당대회를 열고 당 지도부를 바꾸는 것이 좋다는 의견이 나오는데 이보다는 박 대표 체제로 가는 것이 득표에 더 도움이 될 것”이라며 “유신공주, 수첩공주라는 비판도 있지만 우아한 지도자상에 목말라 있는 국민들에게 긍정적인 이미지로 비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또 “박 대표의 장점 중 하나가 당을 과거보다 자율적이고 민주적인 분위기로 움직이게 했다는 것”이라며 “최근 당직 인사 등에 있어 이해하기 어렵고 비판 받을 소지가 있기는 하지만 긍정적 이미지가 매우 크다”고 호평했다.
김 교수는 한나라당에 대한 쓴 소리도 잊지 않았다. 그는 “한나라당 웰빙족 논란까지 국민들과 정서적 유대감이 떨어지고 입법 활동을 여가활동으로 여기는 인적 구성이 아직도 많다”며 “보수 정당일수록 자수성가한 인물이 필요한데 한나라당은 문이 닫혀 있거나 당 차원의 발굴 노력이 적다”고 꼬집었다.
그는 혁신안 중 단일성 집단지도체제 도입 여부를 둘러싼 논란에 대해서는 “국민들은 집단지도체제에 대해 별로 관심이 없고 그저 당직을 가지고 싸우는 것으로만 본다”며 “굳이 당직이라는 것을 두고 의원들이 원내 활동 보다 당 활동에 집중하는 듯 한 모습을 보이는 것은 이제 지양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김 교수는 이어 한나라당이 빠른 속도로 이전의 ‘수구꼴통’ 이미지를 벗기 위한 방법으로 ‘정치개혁 올인’을 제안했다.
김 교수는 “경제 문제 등에 있어서는 보수와 진보, 좌와 우가 나뉠 수 있지만 정치개혁은 민주화를 집중시킬 수 있는 문제”라며 “3김 시대의 잔재가 많이 남아있는 국회법에 대해 한나라당이 적극 나서 개선하고, 이런 움직임을 시민사회단체와 함께 하는 등이 홍보 전략으로 바람직하지 않느냐”고 말했다.
‘한나라당 영남 편중도 극복해야 대선 승리 가능성 있다’
정치컨설팅 기관인 ‘폴컴’의 윤경주 대표는 “한나라당은 현재 정당지지율면에서 열린당과 10%이상의 격차를 벌이고 있고 집권 가능성 또한 50%이상으로 나오는 등 행복한 순간”이라면서도 “그럼에도 지지율은 마의 30%를 넘지 못하고 있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윤 대표는 한나라당 지지율이 30%를 넘지 못하고 정체하는 원인을 ▲특정지역에 편향된 지지구조 ▲반(反)통일 이미지 ▲발목 잡는 야당이라는 이미지 때문이라고 적시했다.
그는 “열린당의 호남 편중도보다 한나라당의 영남 편중도가 더 크다”며 “18대 총선에서 비례대표 30%를 호남지역에 배분할 것이 아니라 내년 지방선거 때부터 실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당 지도부에도 호남지역 인사를 우선 배려하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한나라당의 변화를 국민들이 직접 느끼려면 “전 국민이 공감하는 이슈나 비전을 꾸준히 제시하는 등 국민이 오케이 할 때까지 변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대표는 이어 “야당은 집권세력을 아마추어라고 비판하고 있는데 이러한 네거티브전략 보다는 정책적 능력을 보여주는 포지티브 전략을 사용해야 한다”고 제안하기도 했다.
서울신문의 이종수 기자는 “한나라당이 4·30재보선 승리로 인해 야당으로서의 긴장도가 떨어지며 느슨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이슈를 선점하는 것도 부족하고 여러 사안에 대한 향후 아젠다를 설정하는 모습도 아쉽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 기자는 한나라당 혁신안에 들어있는 '당상임위원장제(Shadow Cabinet)'의 도입을 적극 추천하기도 했다.
경인일보의 정의종 기자는 “한나라당 당직자들의 출신지를 봤더니 중하위직 간부 42명 중 26명인 62%가 영남출신이고 국회 노른자 상임위인 건설교통위원회 위원 중 9명도 영남출신이었다”며 “유권자를 보면서 고른 당직 인사를 하는 것이 좋다”고 지적했다.
정 기자는 이처럼 영남 출신이 당직에 포진해 있기 때문에 수도권 정책이 제대로 나올 수 없는 것이라고 비판하며 “최근 박 대표와 손학규 경기도지사가 만나 수도권 규제문제를 해결해보자고 한 것도 대통령이 연정을 들고 나오니 경제에 올인하겠다는 식으로 진정성이 의심된다”고 비꼬았다.
정 기자는 또 “한나라당이 지난번 혁신 과정을 거치면서 투톱체제로 가고 있지만 다시 옛날식 제왕적 총재 체제로 변하며 원내기능이 축소되고 있는 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투톱체제를 강화해 중앙당은 조직 관리를 체계적으로 해 투쟁적 야당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원내에서는 정책을 발굴해 국민들의 동의를 얻을 수 있는 인프라를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인터넷 정치에서 열린당 앞질러야”
인터넷 신문 데일리안의 김인배 정치부장은 한나라당이 수권정당이 되려면 '인터넷 정치'에서 열린당을 앞질러야 함을 강조했다. 김 부장은 “인터넷은 정보화 시대의 신종 홍보문화로 한나라당도 뒤늦게 애를 쓰고 있지만 열린당 의원들의 역동성에 뒤진다”며 “개인 홈페이지나 당 홈페이지의 영역을 넘어 인터넷 신문을 적극 활용하는데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충고했다.
김 부장은 “인터넷신문에 기사가 오르면 수분이내에 포탈사이트에 전파되고 그 기사중 비중이 있는 뉴스는 다시 다음 날자 종이신문에서 받는 새로운 뉴스공급시스템이 자리잡고 있다"고 상기시키고 "의원들이 개인 홈페이지에 올리는 글들을 인터넷 신문에 기고 형태로 보내게 되면 그 파급력은 훨씬 클 것"이라고 구체적 방법론을 제시했다.
김 부장은 또 “인간의 태생적 속성상 본질적으로 이성이 감정을 이겨내기 어렵다"면서 '지역감정'을 사례로 제시한 뒤 "그러나 그 감정을 제압할 수 있는 것이 바로 감동"이라며 '감동의 정치'를 강조했다.
그는 “집권 세력이 연정론 등으로 정치몰이를 할 때, 한나라당은 '경제와 민생이 우선'이라고 반론을 제기하는데서 한발 더 나아가 소속 국회의원 전원이 수혜복구 현장에 투입돼 활동하는 식의 행동에 나설때 국민들은 한나라당에 대한 감동이 쌓일 것”이라며 “중요한 것은 말이 아닌 행동, 쇼가 아닌 진정성으로 행동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나라당의 ‘호남 껴안기’노력과 관련, "국회의원 전원이 국회의사당에서 5·18 묘역까지 '참회의 도보순례' 내지는 '국민대통합 도보순례'를 몇날 며칠이 걸려서라도 실행하는 방안도 있다"며 "그 과정에서 발에 물집들이 맺히기도 하고 피가 나기도 하고 쓰러질 수 있겠지만 진정성으로 그런 헌신하는 행동을 하는 과정에 한나라당 의원들 스스로에 감동하고 결과적으로 강한 야당, 수권정당으로서의 체질과 역량을 갖추게 될 수 있을것"이라고 권고했다.
이날 토론회에서 한나라당에 대해 쏟아진 비판에 대해 엄호성 의원은 “한나라당이 수구꼴통 지역주의, 부패이미지에서 탈피해야 하는 것에는 동의하지만 17대 들어서 수구적인 정책을 내 놓은 게 무엇이 있느냐”며 “습관처럼 ‘수구꼴통’ 등의 말이 입에서 나오는 것이 문제”라고 억울함을 호소하기도 했다.
한편 이날 총회에서는 재선인 김성조 의원과 김학송·박진 의원을 공동대표로 선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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