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한겨레21까지MB정부 전방위 불법사찰

2012.03.30

MB정부 전방위 불법사찰

KBS 새노조, 공직윤리지원관실 사찰보고서 공개

검찰, 확인하고도 조사안해 ‘축소수사’ 드러나 

국무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지원관실)이 공직과 민간을 가리지 않고 무차별적으로 사찰한 보고서가 발견됐다. 검찰은 2010년 민간인 사찰 수사 당시 지원관실의 광범위한 사찰 사실을 확인하고도 이를 제대로 조사하지 않아 축소 수사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파업중인 <한국방송> 새노조는 29일 자체 제작해 유튜브를 통해 방송하는 <리셋 케이비에스 뉴스9>를 통해 지원관실 점검1팀이 2008년부터 2010년까지 작성한 사찰 보고서 2619건을 입수했다고 밝혔다. <리셋 케이비에스 뉴스9>가 공개한 지원관실의 보고서를 보면, 공직자 감찰 기구를 표방했던 지원관실이 언론사인 <와이티엔>과 <한국방송>의 노사 갈등과 새 사장에 대한 평가 등 내부 동향을 속속들이 감시하고 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명박 대통령 특보 출신인 구본홍 사장의 후임 직무대행으로 선임된 <와이티엔> 배석규 전무에 대해서는 “취임 1개월 만에 좌편향 방송 시정 조치를 단행했다”며 “회사를 조기 안정시킬 수 있도록 직무대행 체제를 종식시키고 사장으로 임명하여 힘을 실어줄 필요”가 있다고 건의했다. <한국방송> 관련 보고서에서는 이명박 대통령의 특보 출신인 김인규 사장이 “측근들을 주요 보직에 배치해 친정체제의 토대를 마련했다”고 적었다.


리셋 케이비에스 ‘MB정부 전방위 불법사찰’ 편.

<리셋 케이비에스 뉴스9>는 “2008년 ‘하명사건 처리부’에는 (옛 한나라당의 소장파였던) 정태근 의원과 만났다는 박아무개씨, 서울의 작은 산부인과 이름도 보인다”고 보도했다. 미국산 쇠고기 광우병 파동 때 이명박 대통령 패러디 그림을 병원 벽보에 붙인 서울대병원 노조와 <pd수첩>작가, 조현오 경찰청장, <한겨레21> 편집장도 사찰 대상이었다고 덧붙였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사재를 출연해 만든 고른기회장학재단도 사찰 대상이었다. 드러나지 않았지만 김종익 전 케이비한마음 대표와 같은 제2의 불법사찰 피해자가 존재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것이다.

그러나 검찰은 지원관실의 불법사찰 사례로, 이명박 대통령 비방 동영상을 인터넷에 올렸다는 이유로 사무실을 수색하고 대표이사 자리를 내놓게 했던 김종익씨 건과, 부인의 송사에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혐의를 두고 수사기록 등을 넘겨받았던 남경필 새누리당 의원 건만 문제삼았다.

1차 수사 당시 서울중앙지검 1차장검사였던 신경식 청주지검장은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당시 검찰은 (이런 내용을) 전부 스크린을 했고 남경필 의원 건은 혐의점이 있겠다 싶어서 증거를 찾았던 것”이라며 “증거가 부족해 보이거나 근거가 없는 것을 직권남용죄로 의율하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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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부터 화물연대까지 재벌-노조 가리지 않아

2012.03.30

 

MB정부 전방위 불법사찰

국무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의 사찰은 ‘재벌’과 ‘노조’를 가리지 않고 무차별적으로 이뤄진 것으로 드러났다. 김종익 전 케이비(KB)한마음 대표 외에 다른 민간인을 사찰한 증거가 없다던 검찰 수사 결과와 사뭇 다르게 ‘민간인 사찰’이 광범위하게 진행된 것으로 보인다.

<한국방송> 새노조가 공개한 국무총리실의 사찰 보고서를 보면, 애초 알려진 강정원 케이비(KB)국민은행 전 행장 외에도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비자금 사건 이후 재산을 출연해 설립한 삼성 고른기회 장학재단 등 기업인들에 대한 사찰 정황이 다수 포착됐다. 강 전 행장과 관련해서는 2010년 민간인 사찰 수사 때 ‘케이비 강정원 행장 비리 관련 보고(김종익 관련)’라는 A4 용지 2장짜리 문건이 확인된 바 있다.

화물연대와 현대차 전주공장 노조 등 노동단체 역시 국무총리실의 사찰 대상에서 예외는 아니었다. 또 2008년 벌어진 촛불집회 관련 단체들은 물론 서울대병원 노조도 국무총리실의 감시망에 포함됐다. 광우병 사태와 관련해 당시 인터넷에 떠돌던 이명박 대통령 패러디 그림을 병원 벽보에 붙였다는 게 사찰의 이유였다.

민간인뿐만 아니라 말로만 떠돌던 정치권 사찰 정황도 일부 발견됐다. 부인이 부사장으로 있는 컨벤션 전문업체의 국제회의 수주에 힘을 썼다는 의혹과 관련해 여러 차례 ‘사찰설’이 나왔던 정태근 의원(무소속)의 경우 정 의원과 만났다는 박아무개씨는 물론 서울의 작은 산부인과 이름도 사찰 리스트에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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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D수첩·한겨레21 등 비판언론 집중 표적

2012.03.30

PD수첩·한겨레21 등 비판언론 사찰 문건.

MB정부 전방위 불법사찰

‘리셋 케이비에스 뉴스9’ 폭로 문건엔 시사주간지 <한겨레 21>과 <문화방송>(MBC) 시사프로그램인 <피디수첩>도 등장한다. 비판언론에 대한 광범위한 사찰이 이뤄졌을 가능성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2009년 11월9일 작성된 ‘1팀 사건 진행상황’이라는 문건을 보면 3번과 4번 사건명에 ‘한겨레21 박용현 편집장’과 ‘피디수첩 역대 작가 확인’이라고 적혀 있다.

당시는 피디수첩 ‘미국산 쇠고기, 과연 광우병에서 안전한가’ 편의 작가와 피디들이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었다. 이 프로그램 책임피디였던 조능희 문화방송 피디는 “검찰은 수사 과정에서 피디들에게 ‘종북 좌파 아니냐’고 묻는 등 좌파 색깔을 덧씌우려고 애썼다. 재판을 유리하게 이끌기 위해 작가들을 캤던 것이 아닌가 추정한다”고 29일 밝혔다. 그는 “촛불정국 뒤 피디수첩에 대해 샅샅이 뒤질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돌았다. 실제 언론 활동을 하는 민간인의 뒤를 캤다니 독재정권도 아니고 끔찍하다”고 말했다.

당시 <한겨레 21>도 커버스토리 등을 통해 촛불정국 이후 강화되고 있던 이명박 정부의 반민주적 행태를 강도 높게 비판했었다. 당시 <한겨레 21> 관계자는 이런 보도 태도가 사찰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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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D수첩’ · ‘한겨레’…모두 사찰 당했다[미디어클리핑] MB정부 불법사찰보고서 2619건 공개 ‘충격’…조중동은 ‘모르쇠’

2012.03.30


 ▲ 경향신문 4면 사진자료.국무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이 공직과 민간, 언론, 대기업 등 가리지 않고 무차별적으로 사찰한 보고서가 발견됐다. KBS 새노조는 29일 <리셋 KBS뉴스9>를 통해 지원관실 점검1팀이 2008년부터 2010년까지 작성한 사찰 보고서 2619건을 입수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르면 공직자 감찰 기구를 표방했던 지원관실이 YTN과 KBS의 노사갈등, 사장평가 등 내부 동향을 감시하고 있었던 사실이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특히 이번 문건에는 언론사에 대한 전방위적 사찰 내용이 담겨 있다이명박 정부는 헌법에 보장된 언론의 자유와 인권을 유린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이번 파문은 현 정권을 뒤흔드는 결정적인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여기에 더해 검찰은 2010년 민간인 사찰 수사 당시 지원관실의 광범위한 사찰 사실을 확인하고서도 이를 제대로 조사하지 않아 축소 수사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한겨레>와 <경향신문>, <한국일보>는 <리셋 KBS 뉴스9>에서 드러난 사찰 사실을 30일자 1면 톱과 2, 3면 등 주요 면에 배치하며 사안의 심각성을 보도했다반면 <중앙일보>와 <동아일보>는 해당 사실을 단신조차 보도하지 않았다. <조선일보>는 10면 기사에서 KBS 새노조의 문건 입수 사실을 보도했으나 일부 내용을 제외하고는 동향을 파악한 수준이라며 사태를 축소 보도했다.

 

KBSYTNMBC 임원 교체방향 보고서에 ‘BH 하명’ 표시

 

MB정부의 언론장악은 사실로 드러났다. <한국일보> 2면 기사에 따르면 2009년 8월 25일 지원관실이 작성한 ‘KBS, YTN, MBC 임원진 교체 방향 보고’ 비고란에는 ‘BH(BLUE HOUSE) 하명이 표기되어 있어 청와대가 사찰을 직접 지시했다는 의혹이 일고 있다.


특히 2009년 9월 작성한 ‘YTN 최근 동향 및 경영진 인사 관련 보고’ 자료에는 배석규 당시 사장직무대행에 대해 현 정부에 대한 충성심과 YTN의 개혁에 몸을 바칠 각오가 돋보임이라고 돼있다여기에는 새 대표가 회사를 조기 안정시킬 수 있도록 직무대행 체제를 종식시키고 사장으로 임명해 힘을 실어 줄 필요가 있다고 적혀있다배석규씨는 문건이 작성된 뒤 한달 만에 정식 사장에 임명됐다. <한국일보>는 이를 두고 현 정부가 언론사 사장 인사에 실질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한 의혹이 사실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 한국일보 2면 기사.같은 문건에는 파업을 주도하다 해고된 노종면 YTN노조위원장 등 ‘불법파업주동자의 1심 판결(전원 벌금형)은 검찰에 항소 건의’라고 적혀 있다. YTN은 이에 대해 “항소 건의를 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김종욱 YTN노조위원장은 “단순히 총리실에서 지시했을 것으로 보이지 않으며 청와대 민정수석실이나 윗선의 개입이 의심된다”고 밝혔다. 


‘KBS 동향보고’ 문건에는 김인규 사장 임명 당시 노조의 반발 진압과정과 김 사장 측근에 대한 인물평이 상세히 담겨 있다문건은 김 사장이 뉴스 포맷 변경 등으로 ‘KBS의 색을 바꾸고 인사와 조직개편을 거쳐 조직을 장악한 후 수신료 현실화 등을 추진할 것이라 분석했다측근인사를 주요 보직에 배치해 친정체제를 마련했다고 평가한 대목에는 인사실장 박갑진보도본부장 이정봉을 예로 들며 괄호 안에 이명박 대통령의 고향인 포항출신이 적혀있다.

 

<경향신문>도 1면 톱기사 등을 통해 이 사실을 자세히 보도했다기사에 따르면 강정원 전 KB 행장과 삼성고른기회 장학재단화물연대와 현대차 전주공장 노조서울대병원 노조도 사찰을 받았다정권 실세인 이상득 의원에게 반기를 든 정태근 의원은 물론 그와 만난 민간인 박모씨까지 사찰 대상에 포함됐다노무현 정권 때 임명된 공기업 임원들도 사찰 대상에 포함됐다·현직 경찰의 모임인 무궁화클럽에 대한 사찰 문건은 150건이나 발견됐다.

 

2009년 519일 사정기관 고위 간부에 대한 사찰 문건에는 이 간부의 불륜 행적이 분(단위로 적혀 있다이 간부가 내연녀와 함께 간 장소와 시간뿐 아니라 당시 지었던 표정어떤 말을 했는지까지 상세히 묘사돼 있다문건이 보고된 지 두 달 뒤 이 간부는 사의를 표명했다.

 

특히 사찰 보고서에는 KBS와 YTN에 낙하산 사장을 앉히기 위한 동향 파악과 함께 구체적인 지시사항이 담겨 있어 충격을 주고 있다. KBS 새노조는 문건에는 노조 성향 분석은 물론 이명박 정부의 낙하산’ 김인규 사장에 대한 인물 평가까지 방대한 내용이 포함돼 있다고 밝혔다새노조는 “YTN 관련 부분에서는 파업 주동자에 대한 검찰수사 개입 등 법적 대응 지침까지 내린 정황이 드러났다고 말했다.

 

<한겨레>는 MBC <PD수첩작가와 조현오 경찰청장, <한겨레21> 편집장도 사찰 대상이었다고 보도했다. 3면 기사에 따르면 2009년 11월 9일 작성된 ‘1팀 사건 진행상황이라는 문건에는 <한겨레21> 박용현 편집장과 <PD수첩역대 작가들이 사찰 대상으로 드러났다당시 <PD수첩>은 광우병편으로 재판을 받고 있었으며, <한겨레21>은 커버스토리를 통해 이명박 정부의 반민주적 행태를 비판하고 있었다. <한겨레>는 이를 두고 비판언론에 대한 광범위한 사찰이 이뤄졌을 가능성을 시사하는 대목이라고 전했다.

 


조중동청와대 언론사찰 철저히 묵인

 

 ▲ 조선일보 10면 기사.조중동을 비롯한 보수언론은 MB정부의 전방위적인 사찰논란에 침묵했다. 30일자 <중앙일보>와 <동아일보>에선 관련 단신기사가 단 한 건도 없었다. 오직 <조선일보> 만이 10면 기사에서 KBS새노조가 총리실 사찰 증거라며 일부 문건을 공개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조선의 보도 역시 사안을 축소하는 수준이었다. 


조선은 기사에서 “KBS새노조는 이 자료들을 사찰 문건이라고 했지만 일부 내용을 제외하고는 동향을 파악한 수준인 것도 적지 않다고 지적했다조선은 2010년 7~8월 민간인 사찰 사건을 수사했던 검찰 관계자의 말을 인용, “당시 점검 1팀원의 USB를 압수해 법원에 증거로 제출했는데거기 들어 있던 내용이며 문건 2600건은 과장된 얘기 같고실제 짤막짤막한 문건은 100건 정도이고 사람 이름이나 제목만 있는 항목이 많았다며 사안을 축소했다.

 

그러나 KBS새노조는 “<리셋 KBS 뉴스9>가 보도한 문건은 검찰이 민간인 사찰 증거인멸 사건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법원에 제출한 자료라고 밝혔다. <한겨레> 3면 기사에 따르면 김현석 새노조 위원장은 “(자료를 건네준 취재원이파업중인 KBS 기자라고 하니까 진실을 보도할 수 있겠다며 건네줬다고 말했다이 자료는 한 명의 조사관에게서 유출된 것이며이 조사관의 컴퓨터가 지워졌는데 남아있는 자료를 복원하고 조사관의 USB 등에 보관된 자잘한 것을 복원해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리셋 KBS뉴스9>의 보도내용은 국무총리실의 전체 사찰 자료중 극히 일부일 것이라는 게 대다수 의견이다.

 

한편 민간인 불법사찰 사건을 재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은 청와대의 개입 의혹을 밝히기 위해 이영호(48) 전 청와대 고용노사비서관에게 30일 오전 10시에 출석하라고 29일 통보했다검찰은 이 전 비서관을 상대로 최종석(42) 전 청와대 고용노사비서관실 행정관을 통해 장진수(39) 전 국무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 주무관(옛 주사)에게 총리실의 컴퓨터를 파기하라고 지시를 내린 경위를 조사할 예정이다.

 

부장검사가 여기자 2명 성추행

 

현직 검찰 간부가 여기자 2명을 성추행한 사실이 드러나 검찰이 감찰에 착수했다. <경향신문> 1면 기사에 따르면 서울남부지검 최재호 부장검사(48)는 28일 오후 10시쯤 출입기자들과의 회식자리에서 모 일간지 여기자 씨와 씨의 허벅지를 쓰다듬고 허벅지에 자신의 다리를 걸치는 등 수차례 성추행했다.

 

최 부장검사는 1차 회식이 끝난 뒤 2차 회식장소인 호프집으로 옮기는 과정에서도 씨에게 ○○라고 반말을 하며 수차례 손을 잡았다그는 씨가 손을 뿌리치자 깍지를 낀 뒤 손을 뺄 수 없도록 붙잡았다또 호프집에서도 씨 옆에 앉아 손을 잡고 허벅지에 손을 얹었다씨가 계속해서 거부하자 최 검사는 자신의 발을 뻗어 씨의 허벅지에 걸쳐 올리기도 했다최 부장검사는 이어 씨의 얼굴을 손으로 만지며 귓속말로 집이 어디냐같이 나가자라고 말했다.

 

씨는 최 부장검사에게 지금 실수하는 거다내일 아침에 나에게 사과하고 싶은 거냐라고 수차례 항의했지만 그의 성추행은 계속됐다씨가 다른 곳으로 자리를 옮기자 이번에는 또 다른 일간지 여기자 씨를 옆자리로 불러 성추행했다그는 씨에게 넌 집이 어디냐나랑 몰래 나가자라고 말한 뒤 씨의 다리 위에 자신의 다리를 올려놓았다씨가 이러지 말라고 항의하자 이번에는 씨의 어깨에 손을 올리고 머리를 쓰다듬었다.

 

해당 기자들은 회식장소에 있던 남부지검 신유철 차장검사에게 항의를 했지만 신 차장검사는 이 자리를 만든 게 애초에 잘못인 것 같다이틀만 시간을 주면 입장을 정리하겠다며 현장에서 공식 사과를 거부했다최 부장검사는 술에 취해 (성추행 사실이기억나지 않지만 결례를 저지른 것 같아 피해 여기자에게 죄송할 따름이라고 말했다대검찰청은 이날 최 부장검사를 징계위원회에 회부하기로 하고 감찰에 들어갔다최 부장검사는 30일자로 광주고검으로 대기발령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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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2006여건 사찰 문건’ 확보하고도 덮었다

2012.03.30

[토요판 커버스토리] MB정부 전방위 불법사찰 핵폭풍
2010년 수사기록에 함께 편철 
김종익·남경필 사건만 기소 
수사축소·은폐 의혹 불거져
검찰 뒤늦게 “다시 살펴보겠다”


국무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이 민간 부문에 대해 광범위한 사찰을 벌인 사실이 밝혀지면서, 2010년 검찰의 축소·은폐 의혹이 다시 불거지고 있다. 검찰은 ‘직권남용이나 권리 행사를 방해했을 경우에만 범죄가 성립된다’며 축소 수사가 아니라고 설명하고 있지만, 민간 부문 사찰로 의심되는 사례를 인지하고도 이를 덮었다는 의혹은 점점 커지고 있다.


장진수 전 주무관의 변호인인 이재화 변호사는 30일 “오늘 공개된 불법사찰 문건은 2010년 9월 이인규씨 등 7명을 기소하면서 검찰이 법원에 제출한 수사기록에 편철돼 있는 내용”이라며 “검찰은 압수수색을 통해서 2600여건의 민간인을 사찰한 명백한 문건을 확보하고도 단 2건만 수사하고 현재까지 수사는 물론 기소도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당시 검찰이 기소한 2건은 김종익씨 불법사찰 사건과, 지원관실이 사업 관련 송사 및 수사기록을 넘겨받았던 남경필 부부 건이다. 김종익씨의 경우 불법적인 수색을 당하고 사장 자리를 내놓는 등의 권리침해가 발생했고, 남 의원 부인의 경우에도 지원관실이 경찰에 수사기록을 요구하는 등 직권을 남용한 사실이 확인됐기 때문에 수사 및 기소가 가능했다는 게 검찰의 설명이다. 검찰은 이날 지원관실의 광범위한 민간인 사찰 보도에 대한 보도자료를 통해 “당시 수사 과정에서 이 내용을 모두 확인·점검하였고 그중 직권남용, 권리 행사 방해 등 범죄 혐의가 인정되는 부분은 기소하고 혐의가 인정되지 않는 부분은 내사 종결 처리했다”며 “내사 종결한 나머지 부분은 주로 정·관계나 공직, 사회 동향 등을 정리한 내용이거나 공직윤리지원관실의 직무범위 내의 활동이어서, 직권남용이나 강요 등의 범죄구성 요건을 충족할 수 있는 사항이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러나 검찰은, 김씨와 남 의원을 불법사찰한 혐의로 기소된 이인규 전 공직윤리지원관 등의 재판에 ‘2008년 하명 사건 처리부’(표 참조)를 증거로 제출하면서 두 사람과 관련된 부분만 보이게 하고 나머지 23개의 항목은 지웠다. 그러나 최근에 공개된 사건 처리부 원본에는, 김씨와 남 의원뿐만 아니라 한빛산부인과, 장훈학원 이사장 등 민간인들이 사찰 대상으로 적혀 있었다. 검찰이 김씨와 남 의원 관련 사건을 수사하면서 또다른 민간 부문 사찰이 있었음을 이미 알고 있었다는 얘기다. 그러나 검찰은 불법사찰이 의심되는 이 사건을 적극적으로 수사하지 않았다.


검찰이 김씨와 남 의원 사건만을 극히 제한적으로 수사한 이유는, 지금까지 드러난 것처럼 청와대와 서울중앙지검 지휘부의 압력 탓이었을 가능성이 크다. “수사가 억지로 끝났다”는 강훈 변호사(법무법인 바른)의 발언은 이런 추측을 뒷받침하고 있다. 장 전 주무관이 2010년 10월15일 재판 관련 대책회의를 녹음한 파일을 들어보면, 강 변호사는 “검찰 수사가 다 해서, 우리 검찰이 ‘수사를 그만하겠다’ 해서 끝난 게 아니잖아요. 수사를 억지로 고만 좀 해라, 해달라, 해가지고 억지로 끝낸 건데. 그래서 수사 검사들은 심통 나서, 심술부리고 있는데…”라고 전했다. 강 변호사는 이어 “지금 밝혀진 것이 딱 두가지거든요. 남경필 의원 입장에서는 남경필 의원 거는 ‘지금 무슨 의원 거 해도 되냐’ 갖고 버티려 하고, ‘이건 공무원들이 공기업 임원으로 잘못 착각을 한 겁니다’ 해서 적당히…”라고 덧붙였다. 지원관실의 훨씬 더 많은 민간인 사찰 건이 있는데 ‘딱 두가지로 잘 막았다’는 취지의 얘기다. 강 변호사는 이명박 정권에서 청와대 민정수석실 법무비서관으로 근무했다.


민주통합당은 뒤늦게 공개된 이번 사찰 보고서가, 민간인 사찰 수사가 첫발부터 꼬인 이유를 잘 설명해준다며 공세 수위를 높였다. 엠비(MB)정권비리척결본부장인 유재만 변호사는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광범위한 사찰이 이뤄졌고, 특히 정부 비판적 세력에 대해 집중적으로 사찰했다”며 “이것은 심각한 국기문란 사태로 워터게이트의 몇 배 폭발력을 지닌 중대한 범죄”라고 주장했다.


검찰 재수사팀은 새롭게 공개된 사찰 내용에 수사 단서가 있는지 다시 검토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검찰 관계자는 “언론에 보도된 내용을 포함해 민간인 사찰 관련 새로운 혐의가 드러나면 수사하겠다. 전체적으로 살펴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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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정부 불법사찰…대한민국이 감시당했다

 2012.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