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원문 2016.04.22

 

행정·사법고시, 경찰 간부총선 당선자 12명 중 무려 8

부산·인천 등 타 지역과 대조단체장들도 관료 출신 많아

 

공무원 천하 대구.’

 

20대 총선을 통해 대구 정치권에는 변화의 바람이 불었다. 보수의 혁신을 주장해 온 여당 잠룡이 당선됐고, 야당 역시 야당 성향 무소속을 포함해 2명의 당선자를 냈다. 정치적인 컬러풀 대구를 시작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반면 대구 정치 지형에서 공무원 출신의 독점 성향은 더욱 강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20대 총선 대구 당선자 12명 중 33%4명은 행정고시 출신의 정통 관료(김상훈·곽대훈·정태옥·추경호)19대 국회 당시 3명보다 1명 늘었다.

 

여기다 곽상도 당선자(중구-남구)는 검찰 고위직과 청와대 민정수석, 주호영 당선자(수성구을)는 부장판사를 거친 공직자 출신이며, 윤재옥 당선자(달서구을) 역시 경찰 고위직 출신이다. 또 장관출신인 정종섭 당선자(동구갑)로까지 범위를 넓힐 경우 대구의 공직자 출신 당선자는 무려 66%(8)에 달한다.

 

특히 새누리당에 국한할 경우 대구 8명의 당선자 중 조원진 의원(달서구병)을 제외한 전원(7)이 공직자 출신이다. 대구의 19대 국회의원 중 기업인(서상기·권은희)과 언론인(홍지만), 9급 공채 공무원 출신(이종진)이 모두 새누리당 공천과정에서 컷오프된 결과다.

 

반면 같은 영남권인 부산의 경우 16명의 당선자 중 행시 출신은 1(윤상직)뿐이다. 사법고시 출신 당선자 4명 가운데도 김도읍 당선자만 검사 출신일 뿐, 나머지는 지역에서 변호사로 활동해온 인물들이다. 공무원 출신의 빈자리는 시의원(유재중), 보좌관(이진복·이헌승), 운동권(하태경), 기업인 출신(김세연)이 차지했다. 장관을 역임한 바 있는 윤기준 당선자도 공직자 출신에 포함될 수 있지만, 국회의원과 장관을 겸직한 경우다.

 

인천도 마찬가지. 13개의 지역구 중 행시 출신 당선인은 2(박남춘·정유섭)이다. 나머지 당선자들은 시민단체(윤관식)와 언론인(민경욱), 치과의사(신동근), 공인회계사(박찬대·유동수) 등으로 다양하게 구성돼 있다.


 

앞으로 지방자치단체장 역시 대구는 관료 출신 일색이다. 현재 대구의 8명 구청장·군수 중 행정고시 출신은 5(62.5%)으로 비율이 전국에서 가장 높다. 곽대훈 당선자(달서구갑)가 사퇴하며 총선과 동시에 치러진 달서구청장 보궐선거에서도 행시 출신인 이태훈 전 부구청장으로 채워졌다.

 

같은 지역구에서 국회의원과 구청장이 행시 선·후배인 경우도 있다. 서구(김상훈-류한국 구청장), 북구(정태옥-배광식 구청장), 달서구(곽대훈-이태훈 구청장) 3곳이 여기에 해당한다.

 

이에 비해 부산은 기초단체장 16명 중 1명만 행시 출신이다. 8명은 시의원과 구의원 등 지방의원 출신이고, 나머지는 약사와 한의사, 정당인 등이다.

 

인천 역시 행정고시 출신은 1명이고, 기업가, 빈민운동가, 지방의원 등으로 골고루 분포돼 있다.

 

이 같은 현상에 대해 지역 정치권에서는 정치적 다양성의 부족을 우려한다.

 

익명을 요구한 19대 국회의원 A씨는 국회의원 개개인이 발의한 법안을 자세히 살펴보면, 주로 자신의 전공분야가 많다. 즉 인권변호사 출신은 인권, 의사는 의학, 언론인은 언론과 관련된 법안을 많이 제출한다는 의미라며 대구의 국회의원 대부분이 공직자 출신으로 채워진 것은 지역의 다른 직종에 대한 국회 차원의 노력이 부족해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국회의원 B씨는 행정부와 검·경 등은 상명하복 시스템으로 구성돼 조직 내에서 자신의 목소리를 내기가 어려운 구조라며 수십년 동안 조직 내 명령문화에 익숙해진 사람들이 각자가 하나의 입법기관으로 본인의 목소리를 내야 할 국회 내에서 다수를 차지하는 것은 분명 짚어봐야 할 문제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