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이 박근혜 대통령에 대해 “대통령이 되면 사람들이 엄청 죽고 감옥갈 것이라고 (내가 전에) 말씀드렸는데… 불행히도 그렇게 돌아가는 것 같다”고 말한 장면이 정의당의 지방선거 홍보동영상에 나와 정치권이 시끄럽다.

새누리당은 “막말에 경악하지 않을 수 없다. 세월호 사고로 안타까운 목숨을 잃은 희생자들의 죽음마저 폄하했다”, “인간의 소중한 생명까지도 정치에 이용하고 대통령 헐뜯기 소재로 이용해 뭘 얻고자 하는 거냐”라며 강력 반발했다. 

그동안 유 전 장관이 일으킨 ‘막말 논란’은 셀 수 없을 정도다. 직설적이고 파격적인 화법을 통해 논란의 중심에 서 왔다.

“국기 맹세는 파시즘”, “보수언론은 독극물” 등

정계 입문 전 시사프로 진행자로도 활동했던 그는 국회의원에 당선돼 국회 본회의장에 첫발을 들였을 때부터 ‘논란 메이커’였다. 그가 열린우리당 국회의원(17대 국회)이었을 때 물의를 일으킨 발언은 다음과 같다. 

“국회는 일하는 곳이니까요, 일하기 좋은 복장으로 입고 왔고, 모두가 똑같은 옷을 단색으로 입고있는 것보다는 좀 다채로운 것이 민주주의하고 걸맞지 않으냐는 뜻에서 이렇게 입고 왔습니다.”(☞2003년 4월 국회의원 당선 후 청색 재킷에 흰색 면바지 차림으로 국회 본회의장 나와 물의를 빚자)

image
유시민 전 장관이 지난 2003년 4월 재보선으로 국회의원에 당선된 뒤 국회 본회의장을 처음 찾았을 때 모습. 흰색 면바지에 청 재킷 차림이어서 논란이 됐다. 

“야구시합하는 데 왜 애국가를 부르고 국기에 대한 맹세를 하느냐. 이런 것들은 군사파시즘과 일제의 잔재라고 생각한다” (☞2003년 5월 대학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나는 한나라당 박멸의 역사적 사명을 띠고 태어난 사람입니다.”(☞2004년 2월 불법 대선자금 등에 관한 청문회에서)

“연애편지 안 써 봤느냐. 밤새 연애편지 썼다가 아침에 읽어봐서 유치하면 찢어버리는 것 아닌가. 화가 나서 항의표시로 한 일인데 국민한테 ‘상황이 달라졌으니 죄송하다’ 한마디면 끝날 일 갖고 왜 이런 고민을 하는지 모르겠다.”(☞2004년 3월 24일 열린우리당 의원들의 의원직 사퇴 번복이 논란을 빚자)

“득표력이 높은 극소수의 후보를 제외하면 지역구에서 민주노동당 후보가 얻는 표는 모두 사표(死票)가 된다. 정당 표는 민주노동당에 던지더라도 지역 후보표는 당선이 유력한 열린우리당 후보에게 하는 전략적 투표가 필요하다.” (☞2004년 4월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자신의 홈페이지에 올린 글)

“취업 책임은 각자가 지는 것이다.”(☞2005년 5월 16일 성년의 날 기념 간담회에서 청년실업 문제를 언급하다가)

“조선일보와 동아일보는 독극물과 같다.”(☞2005년 10월 천정배 법무장관의 수사지휘권 행사에 대한 비판적인 언론 보도에 불만을 표시하며)

“보수언론은 우리 사회의 불관용(不寬容) 분위기를 선동하는 독극물과 같은 존재다.” (☞2005년 11월 서울대 특강에서)

유 전 장관은 지난 2006년 노무현 정부의 보건복지부 장관으로 임명되면서 잠시 잠잠해졌다. 평소 막말·독설 논란을 일으켰던 그가 장관이 되는 과정에서부터 당시 야당이었던 한나라당뿐 아니라 여당이던 열린우리당 내에서까지도 반발이 나왔었다.

image
유시민 전 장관이 지난 2007년 5월 장관 이임식을 갖은 뒤 차를 타고 떠나며 직원들과 인사하고있다. 

이에 유 전 장관은 장관에 내정됐을 때 다음과 같은 성명서를 발표하기도 했다.


“저에 대한 야당과 일부 언론, 그리고 우리당 일각의 비판과 걱정을 잘 알고 있습니다. 이 모두가 저의 부족함에서 빚어진 일로 겸허하게 받아들입니다… 다른 모든 일을 다 잊고 오로지 보건복지부 장관으로만 생각하고 말하고 행동하겠습니다.”

노무현 정부에서 국회의원과 장관을 지낸 유 전 장관은 노무현 정부 이후엔 정치적으론 내리막길을 걸었다. 2008년 총선 때 대구에 무소속으로 출마했다가 낙선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뒤 2010년 국민참여당을 창당하고 야권 단일 경기지사 후보로 출마했지만 김문수 지사에게 패배했다.

이후 참여당을 이끌고 통합진보당을 창당하며 진보정치에 참여했지만, 지난해 총선 당시 부정경선 파문에 이은 분당 사태를 겪으며 결국 작년 2월 정계 은퇴를 선언했다.

작년 2월 정계은퇴 이후에도 논란 발언 이어가

하지만 그가 일으킨 막말·독설 논란은 정계은퇴 후에도 끝나지 않았다. 작년 12월15일에는 노무현재단 송년행사에 참석, 박근혜 정부를 성토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올해 가장 두드러지게 기억나는 것은 북에선 장성택 숙청·사형, 남쪽에서는 이석기 의원 내란음모사건이다. 그게 같은 사건이에요. 제가 보기에는….”

그는 “북한은 위대한 수령의 손자가, 남한은 반인반신(半人半神) 지도자의 따님이 다스리고 있다”면서 박 대통령을 ‘박근혜씨’ 또는 ‘박통 2세’로 호칭하기도 했었다.

유 전 장관은 정계은퇴 이후 작년 말 가진 한 인터뷰에서 “정치적인 견해 표명을 정치인만 할 수 있나”라고 했다. 정계를 은퇴했다고 정치 발언을 그만 두지 않을 것이란 얘기다. 이따끔 터져나오는 ‘막말’로 그가 정치의 끈을 계속 이어가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