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0년 김대중 김정일 남북정상회담
제15대 대통령 김대중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국방위원회 위원장 김정일이 평양에서 2000년 6월 13일부터 6월 15일까지 2박 3일 동안 진행한 회담
↘ 以下는 김대중 대통령이 남북정상회담을 위해 서울 출발(2000.6.13)부터 평양에서 그리고 서울 도착(2000.6.15)에 이르는 동안 행한 연설문 모음이다.
이 연설문은 김대중 대통령 연설문집 제3권에 수록되어 있다. 연설문집 3권은 김대중 대통령이 2000년 2월 1일부터 2001년 1월 31일까지 국내외의 주요 행사에서 행한 연설과 메시지를 담고 있다.
※ 남북정상회담 서울 출발 대국민 인사말(2000.6.13)
□ 평화와 민족 화해의 첫길
존경하고 사랑하는 국민 여러분! 저는 오늘부터 2박3일 동안 평양을 방문합니다.민족을 사랑하는 뜨거운 가슴과 현실을 직시하는 차분한 머리를 가지고 방문길에 오르고자 합니다. 평양에서 저는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역사적인 남북정상회담을 갖게 될 것입니다. 지난 55년 동안 영원히 막힐 것 같아 보였던 정상회담의 길이 이제 우리 앞에 열리 게 된 것입니다.이 길이 열리기까지는 무엇보다 남북의 화해와 협력,그리고 평화통 일을 바라는 국민 여러분의 한결같은 염원과 성원의 힘이 컸습니다.진심으로 감사 드려 마지않습니다. 국민 여러분! 국민 여러분은 물론 지금 전세계가 남북정상회담을 축복하고 있습니다.평화와 협력의 성과가 이루어지기를 진심으로 바라고 있습니다. 남북정상회담은 만난다는 그 자체가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반세기 이상 대결로 일관해 오던 남과 북이 이제 화해와 협력을 위해서 만나는 것만으로도 큰 진 전이 아니고 무엇이겠습니까? 이번 정상회담에서는 서로 하고 싶은 이야기를 터놓고 이야기해야겠습니다.그리하여 오해도 풀고 상대의 생각도 알고 하는 가운데 상호 이해를 증진시키고자 합니 다.이해가 커질수록 평화와 협력도 커질 것입니다. 모든 문제를 이번 한번에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서로 의견이 일치 하는 것부터 합의해 나가겠습니다.합의를 이루지 못한 부분은 다음 정상회담으로 넘기거나 남북의 책임 있는 당국자에게 계속 논의하도록 할 것입니다. 존경하고 사랑하는 국민 여러분! 저의 이번‘평양길’이 평화와 화해에의 길이 되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한반도 에서 전쟁의 위협을 제거하고 남북 7천만 모두가 안심하고 살 수 있는 냉전종식의 계기가 되기를 바라 마지않습니다.저의 평양길이 정치·경제·문화·관광·환경 등 모든 분야에서 교류와 협력이 크게 실현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또한 저의 이번 방문이 갈라진 이산가족들이 재결합을 이루어 혈육의 정을 나누 는 계기가 되어야겠다고 결심하고 있습니다.저의 이번 평양 방문은 한번으로 끝나 는 것이 아니고 남북간의 계속적이고 상시적인 대화의 길이 되어야 할 것이며,김정 일 국방위원장의 서울 방문도 이루어지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국민 여러분! 이제 국민 여러분의 뜻을 모아 북녘땅을 향해 출발하겠습니다.제가 민족사적 소 임을 다할 수 있도록 각별한 지원을 당부드립니다. 감사합니다.
※ 평양 도착 성명(2000.6.13)
□ 긴 세월을 돌고돌아 이제야 왔습니다
존경하고 사랑하는 평양 시민 여러분, 그리고 북녘 동포 여러분! 참으로 반갑습니다.저는 여러분이 보고 싶어 이곳에 왔습니다.꿈에도 그리던 북 녘 산천이 보고 싶어 여기에 왔습니다.너무 긴 세월이었습니다.그 긴 세월을 돌고 돌아 이제야 왔습니다. 제 평생에 북녘땅을 밟지 못할 것 같은 비감한 심정에 젖은 때가 한두번이 아니었 습니다.그러나 이제 평생의 소원을 이루었습니다.남북의 7천만 모두가 이러한 소 원을 하루속히 이루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무엇보다 저와 우리 일행을 초청해 주신 김정일 위원장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립니 다.우리들을 이처럼 따뜻하게 맞아 주시는 여러분에게 또한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 다.그리고 남녘 동포들의 따뜻한 안부의 정도 여러분에게 전합니다. 저는 대한민국의 대통령으로서 남녘 동포의 뜻에 따라 민족의 평화와 협력과 통 일에 앞장서고자 평양에 왔습니다. 남녘 동포가 이번 김정일 위원장과 저의 회담에 거는 기대만큼이나 북녘 동포 여 러분의 기대 또한 크리라 생각합니다.이제 시작입니다.꿈만 같던 남북 정상간의 만남이 이루어진만큼 지금부터 차근차근 해결해 갈 것입니다.저는 김정일 국방위원장 과 함께 남과 북 우리 동포 모두가 평화롭게 잘 살 수 있는 길을 찾는 데 모든 정성을 다하겠습니다. 평양 시민 여러분, 그리고 북녘 동포 여러분! 반세기 동안 쌓인 한을 한꺼번에 풀 수는 없을 것입니다.그러나 시작이 반입니다. 이번 저의 평양 방문으로 온겨레가 화해와 협력,그리고 평화통일의 희망을 갖게 되 기를 진심으로 바라 마지않습니다. 할 수 있는 것부터 하나하나 최선을 다하겠습니다.미처 이루지 못한 것은 2차,3 차의 만남을 거듭해 반드시 해결해 내겠습니다.김정일 위원장과 저에게 평양 시민 과 북녘 동포 여러분의 힘찬 응원과 격려를 보내 주십시오. 북녘 동포 여러분! 우리는 한 민족입니다.우리는 운명공동체입니다.우리 굳게 손잡읍시다.저는 여 러분을 사랑합니다. 감사합니다.
※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주최 만찬 답사(2000.6.13)
□ 민족의 힘을 하나로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위원장과 자리를 함께 하신 북녘 귀빈 여러분! 오늘 우리 일행에게 주신 따뜻한 환영의 말씀과 성대한 만찬에 가슴 뭉클한 동포 사랑을 느낍니다.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이토록 지척에 같은 동포가 살고 있는데,여기에 오기까지 참으로 긴 세월이 필요 했습니다.하지만 지금이라도 김정일 국방위원장 및 북쪽 지도자들과 만나 겨레의 앞날을 논의할 수 있게 된 것은 참으로 다행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우리의 미래는 우리가 개척해야 합니다.우리 스스로 나서지 않는데 주변국이나 국제사회의 협력이 있을 수 없습니다. 저는 바라고 있습니다.이번 방문으로 7천만 민족이 전쟁의 공포에서 해방될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저는 기대합니다.이번 방문으로 반세기 동안의 불신과 대결의 관계가 화해와 협력의 관계로 바뀌기를 충심으로 기대합니다. 이번 저의 평양 방문을 계기로 이산가족의 상봉이 이루어지기를 진심으로 기대합 니다.노령으로 세상을 뜨고 있는 그들의 한을 이제는 풀어 주어야 합니다.그리고 저는 희망합니다.남북한 사이에 풀어야 할 산적한 숙제를 하나하나 해결하기 위해 서라도 책임있는 당국자간의 대화가 지속적으로 이루어지기를 희망합니다. 이제 반세기 동안 막혔던 길을 열어 나갑시다.이제 우리 힘을 합쳐 끊어진 철길을 다시 잇고 뱃길도 열고 하늘길도 열어 갑시다.그래서 온겨레가 서로 마음놓고 오가 면서 화해·협력,그리고 통일에의 길을 닦도록 합시다. 자리를 함께 한 귀빈 여러분! 우리가 한꺼번에 모든 문제를 해결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합니다.저는 서울을 떠나면서 남녘 동포들에게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뜨거운 가슴과 차분 한 머리라고 말씀드렸습니다.민족애의 열정을 가지고 그러나 가능한 것부터 하나 하나 실사구시의 정신으로 해결해 나가야 합니다.서로에게 도움이 되는 길을 찾아 나가야 합니다. 21세기는 무한경쟁의 시대입니다.모든 나라가 생존을 위해서 세계 속에서의 승 자가 되고자 열심히 노력하고 있습니다.이러한 치열한 국제경쟁에서 살아남으려면 우리 민족도 남북이 하나 되어 힘을 합쳐야 합니다.“힘과 마음을 합치면 하늘도 이 긴다”는 말이 있습니다.민족이 힘을 하나로 모은다면 이루지 못할 것이 없습니다. 그리하여 언젠가 분단의 시대를 지나간 역사로 이야기할 수 있게 될 것을 확신합 니다. 김영남 상임위원장,그리고 귀빈 여러분! 지난 2년 동안 남과 북의 관계는 분명 이전과는 많이 달라졌습니다.민족의 명산 인 금강산에는 지금까지 남쪽 동포 25만명이 다녀갔습니다.서해공단 조성사업 등 대규모 경제협력사업도 추진되고 있습니다. 얼마 전‘평양학생소년예술단’과‘평양교예단’의 공연을 많은 남쪽 동포들은 감 격의 눈물과 박수로 지켜 보았습니다.저는 이 자리를 빌려 남과 북에서 교류와 협력 에 힘써 온 모든 분들의 지혜와 용기,그리고 인내심에 아낌없는 찬사를 보내고 싶습 니다. 김영남 상임위원장, 그리고 자리를 함께 한 귀빈 여러분! 역사는 불신과 대결이 아니라 화해와 협력을 선택한 민족에게 영광을 베풀어 주었습니다. 21세기 첫해에 한반도에서 시작된 화해와 협력의 메시지가 세계 곳곳에 울려퍼지기를 진심으로 바라 마지않습니다.그리하여 남과 북이 동북아시아의 평화 와 안정에도 함께 기여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끝으로 이 자리를 마련해 주신 김영남 상임위원장과 참석하신 모든 분들의 건강 과 행운을 빌며,오늘이 화해와 협력과 통일을 향해 민족이 새롭게 출발하는 날이 되 기를 기원하며 축배를 제의합니다. 감사합니다.
※ 북한 주요 인사 초청 만찬 연설(2000.6.14)
□ 민족의 밝은 미래
존경하는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김영남 상임위원장, 그리고 자리를 함께 하신 남과 북의 지도자 여러분! 저의 초대에 기꺼이 응해 주셔서,이처럼 성대한 만찬을 가질 수 있게 된 것을 다 시없는 영광으로 생각합니다.진심으로 감사합니다. 지금 이 시간에도 7천만 우리 민족의 마음이 여기 평양을 향해 집중되어 있습니 다.또 전세계의 눈과 귀가 이곳에 모아지고 있습니다. 김정일 위원장과 저는 정상회담을 성공리에 마무리했습니다.이제 비로소 민족의 밝은 미래가 보입니다.화해와 협력과 통일에의 희망이 떠오르기 시작하고 있습니 다. 생각해 보면 참으로 오랫동안 기다려 온 이 날이었습니다.얼마 전까지만 해도 꿈 에도 생각지 못했던 일이기도 합니다.저는 저의 평생에 북녘땅을 밟지 못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비감한 심정에 사로잡힌 때가 한두번이 아닙니다.오늘의 이 감격을 무 엇에 비하겠습니까? 남과 북의 지도자 여러분! 우리 민족은 역사 속에서 많은 시련을 겪었습니다.지난 근대사 100년은 우리 민족에게 참으로 혹독한 시련의 연속이었습니다. 35년간의 일제 식민지배가 그렇습 니다.그로 인한 분단과 전쟁이 그렇고,지금까지 남북을 갈라놓은 철책선이 그렇습 니다.이 모두 19세기 조선왕조 말엽 민족적 단합과 근대화의 개혁을 요구하는 역사 의 요청을 저버린 데 그 원인이 있었습니다. 이제 지난 100년 동안 우리 민족이 흘린 눈물을 거둘 때가 왔습니다.서로에게 입 힌 상처를 감싸 주어야 할 때입니다.평화와 협력과 통일의 길로 나아가야 합니다. 그것이 21세기 첫해에 우리 양측의 정상들이 한자리에서 만난 이유입니다.역사가 우리에게 부여해 준 사명입니다.우리는 이 사명을 수행하는 데 결코 실패해서는 안 되겠습니다. 저는 김정일 위원장의 초청과,오늘 역사적인 정상간의 공동합의서를 도출하는 데 적극적으로 인도해 주신 김정일 위원장과 여러분께 감사의 박수를 보내고 싶습 니다. 우리는 오늘 이 역사적인 만남을 계기로 남과 북이 함께 화합과 협력의 길로 나아 가야겠습니다.그리고 남과 북이 힘을 합쳐 인류 역사상 최대의 변혁기인 세계의 변 화에 성공적으로 대응해서 민족의 미래를 크게 열어 나가야겠습니다. 남과 북의 지도자 여러분! 이제 우리는 출발점에 섰습니다.그동안 쌓였던 불신을 털어 내고 서로에 대한 믿 음을 쌓아 나가야 합니다. 저는 대한민국의 대통령에 취임한 이래 남과 북이 전쟁의 재발을 막고,상대방을 해치지 않으며,교류와 협력을 확대해 나가자는 3대 원칙을 일관되게 추진해 왔습 니다.그리하여 한반도에서 20세기의 유산으로 남아 있는 냉전적 요소들을 말끔히 청산하고 남과 북이 우선 평화롭게 공존공영하자는 것입니다.그것만이 7천만 우리 민족이 하루도 잊어 본 적이 없는 통일로 향하는 가장 탄탄하고 효과적인 지름길이 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한 민족 한 겨레입니다.공동의 운명 속에 사는 민족입니다.성의를 가지 고 인내심을 가지고 꾸준히 노력한다면 안 될 일이 없습니다.그리하여 우리는 머지않아 통일에의 목적지점까지 도달할 수 있을 것입니다. 저는 김정일 국방위원장께서 김일성 주석이 서거한 이래 우리 민족 전래의 윤리 에 따라 3년상을 치른 그 지극한 효성에 감동했습니다.그리고 정치적 안정을 이룩 하고 대외관계와 경제발전을 위해서 많은 노력을 하고 계신 데 대하여 경의를 표합 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 우리는 진정으로 남과 북이 서로 협력하여 공동의 번영을 이룩하고자 서로 힘을 합칠 것을 제의하는 바입니다. 앞으로 남북간에 협력을 구체적으로 진행하기 위해서는 우리 두 사람과 책임있는 당국간의 지속적인 대화가 이루어져야 합니다.지속적인 대화와 교류를 통해서 서로 이해를 넓히고 믿음을 쌓아 가면 협력 또한 확대될 것입니다.드디어 백두산에서 한 라산까지 평화가 가득 차고 한강과 대동강에서 번영의 물결이 넘칠 것입니다.그리 고 마침내 꿈에도 그리던 통일이 올 것입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 저는 믿습니다.우리 민족의 운명은 우리 민족 스스로 열어 나갈 수 있다고 말입니 다.저는 김정일 위원장께서 얼마 전 중국을 방문했을 때“한반도 문제는 우리 민족 끼리 해결해야 한다”고 말씀하셨다는 보도를 보고 깊은 감명을 받았습니다. 우리 민족은 이제 불신과 적대감을 버리고 화해와 협력을 선택하는 지혜와 용기 를 세계에 보여 줄 수 있습니다.또한 남과 북에서 애타는 심정으로 재결합을 기다리 는 수많은 이산가족이 가까운 시일 안에 혈육의 정을 나눌 수 있는 인도적인 결단도 우리는 보여 주게 되었습니다. 남과 북의 지도자 여러분! 저는 지난 40여년 동안 참으로 많은 박해를 받아 왔습니다.하지만 그 무엇도 남 과 북의 화해와 협력,그리고 통일을 위해 헌신하겠다는 저의 의지를 꺾지 못했습니 다. 저는 7천만 민족의 간절한 염원이며 또 저의 평생 소망이기도 한 조국의 평화적 통일을 이루는 데 헌신하고자 하는 열망을 한결같이 간직해 왔습니다.이를 위해 우 선 김정일 위원장과 저부터 남과 북이 서로 신뢰하고 평화롭게 공존공영하는 기틀 을 다지는 데 헌신하고자 합니다. 우리 모두가 반세기의 분단이 가져다 준 서로에 대한 불신의 벽을 허물고,이 땅 에서 전쟁의 공포를 몰아 내며 교류·협력의 시대를 여는 데 힘과 지혜를 모읍시다. 이제는 6월이라는 달이 민족의 비극이 아닌 내일에의 희망의 달로 역사에 기록되 어야겠습니다.그리하여 이 땅에서 영원히 살아 갈 우리 후손들에게도 가장 자랑스 러운 달로 기억되어야 하겠습니다. 다시 한번 저의 초대에 응해 주신 김정일 위원장과 김영남 상임위원장,그리고 모 든 내빈 여러분에게 감사드리며,김 위원장의 건승과 참석자 여러분의 건강,그리고 7천만 민족의 희망의 성취를 위해 축배를 들 것을 제안합니다. 김정일 위원장! 북쪽의 지도자 여러분! 서울에서 만납시다. 감사합니다.
※ 평양 출발 인사말(2000.6.15)
□ 민족 앞에 바친‘평양선언’
존경하는 평양시민 여러분, 그리고 북녘동포 여러분! 이제 저는 2박3일의 평양방문을 마치고 서울로 돌아갑니다. 여러분이 보내주신 열렬한 성원과 환대는 영영 잊지 못할 것입니다. 참으로 반가웠습니다. 감격의 만남이었습니다. 저는 북녘동포 여러분이 보여주신 민족의 화해와 협력, 그리고 평화 통일을 향한 의지와 열정을 남녘동포들에게 그대로 전할 것입니다. 저는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분단 55년만에 처음 정상회담을 가졌습니다. 세차례에 걸친 회담을 통해 우리 두 사람은 민족의 장래와 통일을 생각하는 마음과 열정에 큰 차이가 없으며, 이를 추진하는 방법에 공통점이 많다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우리 두 사람이 합의한 「평양선언」은 화해와 협력의 새시대를 향한 첫걸음입니다. 민족을 위한 역사적 결단에 기꺼이 협력해 주신 김정일 국방위원장에게 경의를 표합니다. 이로써 남과 북은 지금까지의 대결의 시대에 종지부를 찍고 서로 협력해서 민족의 운명을 함께 개척해 나갈 수 있는 역사적 전환점을 만들었습니다. 저는 앞으로도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자주 만나 모든 문제를 상의해서 풀어나갈 결심입니다. 남북이 열과 성을 모아, 이번의 정상회담을 성공적으로 마쳐 온 세계를 깜짝 놀라게 했습니다. 남과 북의 화해와 협력을 향한 새출발에 온 세계가 축복해 주고 있습니다. 불가능해 보였던 남북 정상회담을 이뤄냈듯이 남과 북이 마음과 정성을 다한다면 통일의 날도 반드시 오리라 저는 확신합니다. 존경하고 사랑하는 평양시민과 북녘동포 여러분, 그리고 김정일 국방위원장! 안녕히 계십시오. 다시 만납시다.
※ 북한 방문 성과 대국민 보고 연설(2000.6.15)
□ 새로운 희망과 확신
존경하고 사랑하는 국민 여러분! 역사적인 방북 임무를 대과 없이 마치고 지금 귀국했습니다.제가 그렇게 임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밤잠도 주무시지도 않으면서 환호해 주신 국민 여러분께 충심으 로 감사를 드려 마지않습니다. 우리에게도 이제 새날이 밝아 온 것 같습니다. 55년 분단과 적대에 종지부를 찍고 민족사에 새 전기를 열 수 있는 그런 시점에 이른 것 같습니다.이번 저의 방북이 한 반도에서의 평화,남북간의 교류·협력,그리고 통일로 가는 길을 닦는 데 첫걸음이 됐으면 더 이상 다행이 없겠습니다. 이번에 김정일 위원장은 제가 기대했던 이상의 환대를 저에게 베풀었습니다.공 항에 직접 출영하고,오늘 돌아올 때도 공항까지 환송을 나와 주었습니다.회담과정 에서는 때로는 절망적인 생각을 가진 때가 몇 번 있었지만,우리가 최선의 노력을 다 한 결과 합의를 도출했습니다. 평양시에 들어갈 때 60만,나올 때 30∼40만 등 모두 약 100만명의 평양 시민이 이었다고 들었습니다.저는 이처럼 평양 시민이 같은 혈육의 정으로서 환영해 준 데 대해서 여러분과 같이 감사의 박수를 전하고 싶습니다. 이번 세계 여론의 한결같은,거의 한 나라도 예외 없이 적극적으로 성원해 준 데 대해 감사드립니다.그리고 세계 언론들의 보도에 대해서도 심심한 감사를 드리는 바입니다. 저는 평양에 있으면서 국내의 TV도 보고 신문도 보았습니다.아마 우리 역사에 전례가 없을 정도의 대대적인 보도였다고 생각됩니다.아무것도 한 일이 없는 제가 그렇게 보도되는 것이 참으로 죄송하기도 하고 감사한 일이기도 하지만,우리 언론 이 민족의 화해와 협력을 위해 열망하는 증거라고 생각하니 무척 기뻤습니다.나는 우리 언론에 대해서도 감사의 박수를 보냅니다. 우리 양 정상은 민족과 세계에 대한 책임을 이야기했습니다.우리가 만일 성공을 못했을 때 그 엄청난 파장,우리가 성공했을 때 가져 올 세계사적 큰 발전과 전환,이 런 것에 대해 이야기했습니다.그래서 사명감을 가지고 성공을 위해 노력하는 데 온 갖 성의와 지혜를 다하자고 몇 번이고 다짐했습니다.저를 수행한 우리 보좌진이나 특별수행한 분들도 나름대로 자기 분야에서 북측 사람들과 만나서 남북 관계를 발 전시키고,저의 일을 지원하는 데 많은 노력을 해 줬다는 것을 여러분께 보고드리는 바입니다. 만난 것이 중요합니다.평양도 가 보니까 우리 땅이었습니다.평양에 사는 사람도 우리하고 같은 핏줄,같은 민족이었습니다.그들도 겉으로는 뭐라고 말하고 살아 왔 건간에 마음속으로는 남쪽 동포들에 대한 그리움과 사랑의 정이 깊이 배어 있다는 것을 조금 이야기해 보면 알 수 있었습니다.그것은 너무도 당연합니다.우리 민족은 반만년 단일민족으로서 살아 왔습니다.통일을 이룩한 지도 1,300년이 되었습니다. 그런 민족이 타의에 의한 불과 55년의 분단 때문에 영원히 서로 외면하거나 정신적 으로 남남이 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다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저는 그것을 이번에 가서 현지에서 확인했습니다.우리는 미래에 화해도 할 수 있고,협력도 할 수 있고, 통일도 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가지고 돌아왔다는 것을 여러분께 말씀드립니다. 저는 김정일 위원장에게 이야기했습니다. “과거 조선왕조 말엽에 국민이 단합하고 근대화를 서둘러야 할 때 내부가 산산이 분열되고 근대화를 외면하다가 결국 망국의 설움을 얻고 일제 35년과 분단,6·25 전쟁,그리고 또 대립, 100년의 앙화(殃禍)를 우리 후손들에게 주지 않았느냐.지금 세계는 지식정보화 시대라는 인류 역사상 최대의 혁명시대에 들어가고 있고 경제적 국경이 없는 무한경쟁의 세계화 시대로 들어가고 있다.이런 때에 같은 민족끼리 내 부에서 힘을 탕진한다면 우리가 어떻게 되겠는가.당장 통일은 안 되더라도 남과 북 이 서로 협력해서 하늘도 트고,길도 트고,항구도 트고서 서로 왕래하고 협력해서 경제를 발전시키고 교류를 해 나간다면 우리 민족이 지니고 있는 높은 교육적 전통, 문화 창조력 등을 바탕으로 21세기의 지식기반 시대에 우리가 큰 힘을 발휘하지 않 겠는가.이제 4대국이 우리를 지배하는 제국주의 시대가 아니라 4대국을 우리 시장 으로 이용할 수 있는 그런 시대다.이때 우리가 정신차리지 못하고 남북이 협력하지 않고 우리끼리 싸운다면 어떻게 되겠는가.어떤 일이 있어도 우리는 이제 더 이상 적 화통일도 안 되고 흡수통일도 안 되고 남북이 서로 공존공영하면서 차츰 통일의 길 로 나가자.민족을 21세기에는 세계 일류로 만들어야 한다.” 내가 이렇게 역설하니까 김 위원장도 동감을 표시했다는 것을 여러분께 말씀드립 니다. 국민 여러분! 이렇게 말씀드리지만 모든 것이 다 잘 됐고 아무 걱정이 없다는 뜻은 절대로 아닙 니다.이제 시작일 뿐입니다.이제 가능성을 보고 왔다는 것뿐입니다.시간이 걸릴 것입니다.인내심이 필요합니다.또 성의가 필요합니다.역지사지(易地思之)해 상대 방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것도 필요합니다.안보,대한민국의 주체성,여기에는 추호 도 흔들림이 없되 상대방의 입장도 생각해 가면서 협력해서 쉬운 것부터 하나하나 풀어 나간다면 종국에는 통일의 길로 이어질 것입니다. 저는 이번에 북측에 대해서 서로 하고 싶은 이야기를 다하자고 했고 제가 하고자 하는 말의 요지를 문서로 만들어서 전달해 주었습니다.핵 이야기도 했고 미사일 이야기도 했습니다.주한미군 문제도 나왔고 국가보안법 문제도 나왔습니다.그 대화 는 매우 유익했으며 그 중에는 아주 좋은 전망을 확인할 수 있는 것도 있었습니다. 이제 여러분께 남북공동선언서에 대해서 간단히 말씀드리겠습니다. 첫째는 민족 문제를 자주적으로 해결해 나가기로 했습니다.이것은 7·4공동성 명에도 있습니다.그러나 저는 북한 분들에게 이야기했습니다. “우리 문제는 우리끼리 자주적으로 하는 것은 당연하다.그러나 7·4공동성명 발 표한 것이 28년 전인데 아무것도 되지 않았지 않느냐.자주·평화·민족대단결을 이야기했는데 아무것도 안 되지 않았느냐.또 1992년 2월에 남북이 합의서를 발표 해서 화해,불가침,교류·협력,비핵화 선언 등을 했지만 성과가 없었다.그러므로 이제는 아주 구체적으로 손에 쥔 것부터 실천에 옮기자.이 정상회담은 바로 실천을 보여 주는 회담이다.옛날하고 똑같이 자주·통일·평화 등 듣기 좋은 말만 해서는 이제 세계도 우리 민족도 그것을 신뢰하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제2항 이하에는 좀 구체적인 것에 대해 합의했습니다.당장 실천할 수 있 는 일을 합의했습니다.그 제2항은 우리가 주장해 온 남북연합입니다.즉, 2체제 2 정부를 현재대로 놓아 두고 남북 양쪽에서 각료급 회의를 구성하고 국회 회의를 구 성해 서로 합의기관을 만들어서 차츰차츰 모든 문제를 풀어 나가자 하는 것이 우리 의 연합제입니다. 그에 비해 북한은 1980년 연방제를 주장했습니다.“처음부터 바로 중앙정부가 외교권과 군대통솔권을 다 가져야 한다.남북 양쪽의 지방정부는 내 정권만 가져야 한다”는 것인데 이것은 전혀 이행 불가능한 것입니다.그러나 근자에 북한은 이 점 을 수정했습니다. 그래서‘낮은 단계’의 연방제라는 이름으로 중앙연방이 갖겠다는 외교와 군사권 을 지방정부가 그대로 가져도 좋다고 하고 있습니다.이것은 실제로 우리가 주장한 대로입니다.이것은 상통한 점이 많기 때문에 앞으로“양쪽 대표가 같이 문제를 토 론해 보자,학자와 전문가들이 모여서 토론해 보자”고 했습니다.이것은 남북 관계 사에서 구체적인 합의점을 도출하기 위한 하나의 획기적인 계기가 되지 않겠는가 이렇게 생각됩니다. 셋째는 남과 북은 오는 8·15에 즈음하여 이산가족 방문단을 교환하며 비전향 장기수 문제를 해결한다는 것입니다.여기에서 여러분께 말씀드릴 것은,이 문장 해 석에 있어서 어디까지나 실향민,흩어진 이산가족들의 문제가 초점이라는 것입니다. 오늘도 공항에 나오면서 김정일 위원장하고 다시 이 문제를 이야기했습니다.내가 “이번 8·15까지 북에서 여러분이 말하는 대로‘통크게’한 번 하시오.그렇게 하면 여러분이 말한 장기수 문제라든가 그런 것도 내가 국민하고 상의해서 처리하겠소. 먼저 잘 하시오”라고 했고,그래서 그렇게 하기로 합의했습니다. 그리고 바로 이 달부터 적십자사가 곧 가동됩니다.이것도 오늘 합의했습니다.내 가 서울 돌아가는 즉시로 적십자사에 북하고 접촉하라고 요청하겠다고 했고,김정일 위원장도 좋다고 했습니다.이산가족 상봉문제는 앞으로 그 범위가 얼마만큼 될지 아직 알 수 없지만 상당한 규모가 될 것이 틀림없다는 것을,이렇게 북한하고 합의했 다는 것을 여러분께 보고드립니다. 그리고 넷째로 남과 북은 경제협력을 통하여 민족경제를 균형적으로 발전시키고, 사회·문화·체육·보건·환경 등 제반 분야에서도 교류·협력을 증대시키기로 했 습니다. 경제협력 문제를 말씀드리면,북한 경제가 어려운 것은 사실입니다.우리의 협력 이 도움이 될 것은 사실입니다.그러나 우리가 북한으로 들어가서 철도를 건설하고, 전력문제를 해결하고,도로·항만·통신 등을 해결해 북한에 공단을 조성해서 진출 한다면,대한민국의 경제는 남한 내부 경제에서 한반도 전체의 경제로 발전되어 나 갈 것이고,그런 가운데 북도 남도 다같이 큰 혜택을 보게 될 것입니다. 그뿐만이 아닙니다.지금 우리의 기차가 왜 런던이나 파리를 못 갑니까? 경의선· 경원선이 끊어졌기 때문에 못 갑니다.만주의 기차들은 자유롭게 가지 않습니까? 경 의선은 불과 25㎞ 정도밖에 끊어져 있지 않습니다.이것만 이으면 곧 갈 수 있습니 다.운송비가 30% 절감되고,수송 날짜가 훨씬 줄어듭니다.북한하고만 해결되면 우 리는 유럽까지 뻗어 나갈 수가 있습니다.이렇게 할 때 새로운 철(鐵)의 실크로드가 생겨나서 남북 양측이 경제의 번영을 크게 누릴 수 있는 시대가 올 것입니다. 또 북한의 노동력이 대단히 우수하다는 것은 신문에 여러번 났습니다.노임도 훨 씬 저렴합니다.남한에서 경쟁력이 약한 중소기업들도 북한에 가면 충분히 경쟁력 을 얻을 수 있습니다.양측이 다 도움이 됩니다.남북 관계와 관련해 우리가 철칙으 로 해야 할 것은 남쪽만 좋아도 안 되고 북쪽만 좋아도 안 됩니다.양쪽 다 좋아야 오 래 가고 그래야 화해하고 협력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윈-윈정책으로 가야 합니다. 이러한 교류·협력을 경제뿐만 아니라 문화·체육 등 모든 분야에서 해 나가기로 김정일 위원장과 확실히 합의했다는 것을 여러분께 말씀드리는 바입니다. 시간이 없어서 모두 말씀드릴 수는 없지만,이런 문제들은 구체적으로 실천하기 위해 남북에서 임명한 당국자들이 곧 접촉해서 구체적으로 추진해 나갈 것입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서울 방문에 대한 합의에는 힘이 좀 들었습니다.그러나 결 국 김정일 위원장은 우리하고 합의된 시일 중에 서울을 방문하겠다는 것을 결심했 습니다. 나는 김정일 위원장에게 이야기했습니다.“김 위원장이 서울에 와야 우리 민족이 나 세계인들이 남북 관계가 지속적으로 발전할 것이라는 것을 믿는다.나만 왔다 가 고 김 위원장은 안 오면 일회성이라고 생각할 것이다.그리고 김 위원장은 동방예의 지국의 예의를 잘 아는 분으로 알고 있는데,내가 김 위원장보다도 10여세 위인데 당신보다 더 나이 먹은 노인이 여기까지 왔는데 당신이 안 온다고 하는 것이 말이 되 느냐”고 말입니다. 이상으로 보고를 마치면서 다시 한번 말씀드립니다.북한은 다같은 우리 강산이 고,다같은 우리 민족이 사는 곳이고,다같은 한국 사람의 생각과 인정과 생활환경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입니다.그러나 또 우리하고 아주 상이한 사상적 토양에서,그런 정치체제 아래서,그런 사회주의 제도 하에서 살아 온 것도 사실입니다. 이런 것은 한국 사람 특유의 급한 성격을 가지고 빨리 풀려고 하면 되지 않습니 다.그러니까 합의만 해놓고 7·4 공동선언이 28년간 안 된 것입니다.우리는‘북한 도 우리 동포다,그들도 우리하고 같은 상식을 가지고 있다,그들도 이익이 되고 우리도 이익이 되는 일을 같이 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가능한 것부터,쉬운 것부 터 풀어 나가야 합니다.그러는 동안에 믿음이 생기고 이해가 일치합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우리 국민들이“더 이상 전쟁은 없다.적화통일도 용납하지 않지만 우리도 북한을 해치지 않겠다.반드시 같이 공존공영해서 우리 민 족이 새로운 21세기에 같이 손잡아 세계 일류국가로 웅비해 보자.주변 4대국이 이 제는 제국주의가 아니라 모두 우리의 시장이다.한민족이 가지고 있는 뛰어난 지적 기반,문화적 기반을 가지고 정보화 시대에,지식기반 시대에 이 거대한 시장을 개척 해 나가자”하는 각오를 가지고 북한을 대해야 합니다. 안보는 철통 같이 하되,그러나 전쟁을 막기 위한 안보,그리고 결국은 남북이 화 해·협력하기 위한 안보,이런 방향으로 나갈 때 조상들은 물론 하늘도 도와서 민족 의 미래가 열릴 것이라는 것을 굳게 믿습니다.우리 후손들에게 자랑스러운 한반도 전체의 조국을,번영된 조국을 물려 줄 수 있을 것이라는 것을 확신하는 바입니다. 다시 한번 그동안의 성원에 감사하고 앞으로도 최선을 다해서 국민 여러분께 봉 사하겠다는 것을 말씀드립니다.그 외에 여러가지 좋은 일들이 많이 있었지만,오늘 은 이만 줄이겠습니다. 국민 여러분의 건승을 빌면서 저의 보고를 마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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