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판대상: '부정청탁 및 금품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일명 김영란법)2조 제1호 마목 등 위헌확인

○사건번호: 2015헌마236(병합: 2015헌마236 · 2015헌마41 · 2015헌마662 · 2015헌마673)

선고일자: 2016.07.28

종국결과: 기각 · 각하

□ 결정주문

○ 청구인 사단법인 한국기자협회의 심판청구를 각하한다.

○ 나머지 청구인들의 심판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헌법재판소는 2016728일 청구인 사단법인 한국기자협회의 심판청구는 기본권 침해의 자기관련성을 인정할 수 없다는 이유로 각하하고,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상 언론인 및 사립학교 관계자를 공직자등에 포함시켜 이들에 대한 부정청탁을 금지하고,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아니하는 것으로 인정되는 행위는 이 법을 적용하지 아니하는 조항(부정청탁금지조항), 대가성 여부를 불문하고 직무와 관련하여 금품등을 수수하는 것을 금지할 뿐만 아니라, 직무관련성이나 대가성이 없더라도 동일인으로부터 일정 금액을 초과하는 금품등의 수수를 금지하는 조항[금품수수금지조항], 언론인 및 사립학교 관계자가 받을 수 있는 외부강의등의 대가 및 음식물·경조사비·선물 등의 가액을 대통령령에 위임하도록 하는 조항(위임조항), 배우자가 언론인 및 사립학교 관계자의 직무와 관련하여 수수 금지 금품등을 받은 사실을 안 경우 언론인 및 사립학교 관계자에게 신고의무를 부과하고[신고조항], 미신고시 형벌 또는 과태료의 제재를 하도록 규정한 조항(제재조항)은 언론인 및 사립학교 관계자인 나머지 청구인들의 일반적 행동자유권, 평등권을 침해하지 아니한다는 결정을 선고하였다. [각하 · 기각]

이에 대하여, 언론인과 사립학교 관계자를 공직자등에 포함시켜 청탁금지법의 적용을 받게 하는 조항[정의조항]은 과잉금지원칙을 위반하여 언론인 및 사립학교 관계자의 일반적 행동자유권을 침해한다는 재판관 김창종, 재판관 조용호의 반대의견, 정의조항 반대의견에 대한 재판관 김창종의 보충의견, 위임조항 중 제8조 제3항 제2호가 금품등 수수 금지행위의 가액 하한선을 법률이 아닌 대통령령에서 정하도록 위임한 것은 헌법 제37조 제2항에서 정하는 기본권 제한의 법률유보원칙, 특히 의회유보원칙에 위반하여 언론인 및 사립학교 관계자의 일반적 행동자유권을 침해한다는 재판관 이정미, 재판관 김이수, 재판관 안창호의 반대의견, 위임조항은 포괄위임금지원칙에 위배되어 언론인 및 사립학교 관계자의 일반적 행동자유권을 침해한다는 재판관 김창종의 반대의견, 위임조항 법정의견에 대한 재판관 서기석의 보충의견, 제재조항 중 제22조 제1항 제2(불신고처벌조항)는 형벌과 책임의 비례원칙에 어긋나고 형벌체계상의 균형을 상실하여 언론인 및 사립학교 관계자의 일반적 행동자유권을 침해한다는 재판관 이정미, 재판관 김이수, 재판관 김창종, 재판관 안창호의 반대의견이 있다.

사건개요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다음부터 청탁금지법이라 한다)2015. 3. 27. 공포되었고 2016. 9. 28.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청구인 사단법인 한국기자협회는 전국의 신문방송통신사 소속 기자 1만 여명을 회원으로 하는 언론단체이며, 청구인 강업은 대한변호사협회의 공보이사, 청구인 박연은 대한변협신문의 편집인이었다. 청구인들은 청탁금지법 법률안이 국회 본회의에서 가결되자, 언론중재 및 피해구제에 관한 법률2조 제12호에 따른 언론사를 공공기관으로 정의한 청탁금지법안 2조 제1호 마목, 공직자등에 대한 부정청탁을 금지하는 청탁금지법안 제5, 배우자가 공직자등의 직무와 관련하여 제8조 제1항 또는 제2항에 따라 공직자등이 받는 것이 금지되는 금품등(다음부터 금품등이라 한다)을 받은 사실을 안 경우 공직자등에게 신고의무를 부과하고, 미신고 시 형벌 또는 과태료를 부과하도록 규정한 청탁금지법안 제9조 제1항 제2, 22조 제1항 제2, 23조 제5항 제2가 청구인들의 언론의 자유, 양심의 자유, 평등권 등 기본권을 침해한다고 주장하며 2015. 3. 5.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이하 조문, 언론의 자유, 양심의 자유, 평등권 등 기본권을 침해한다고 주장

2(정의)

1. “공공기관이란 다음 각 목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기관·단체를 말한다.

. 언론중재 및 피해구제 등에 관한 법률 2조 제12호에 따른 언론사

2. “공직자등이란 다음 각 목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공직자 또는 공적 업무 종사자를 말한다.

. 1호 마목에 따른 언론사의 대표자와 그 임직원

방송사업자, 신문사업자, 잡지 등 정기간행물사업자, 뉴스통신사업자 및 인터넷신문사업자등의 언론사의 대표자 및 그 임직원 등의 공직자들을 말함.

5(부정청탁의 금지)  누구든지 직접 또는 제3자를 통하여 직무를 수행하는 공직자등에게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부정청탁을 해서는 아니 된다.

9(수수 금지 금품등의 신고 및 처리)  공직자등은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소속기관장에게 지체 없이 서면으로 신고하여야 한다.

2. 공직자등이 자신의 배우자가 수수 금지 금품등을 받거나 그 제공의 약속 또는 의사표시를 받은 사실을 안 경우

22(벌칙)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2. 자신의 배우자가 제8조제4항을 위반하여 같은 조 제1항에 따른 수수 금지 금품등을 받거나 요구하거나 제공받기로 약속한 사실을 알고도 제9조제1항제2호 또는 같은 조 제6항에 따라 신고하지 아니한 공직자등(11조에 따라 준용되는 공무수행사인을 포함한다). 다만, 공직자등 또는 배우자가 제9조제2항에 따라 수수 금지 금품등을 반환 또는 인도하거나 거부의 의사를 표시한 경우는 제외한다.

23(과태료 부과)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자에게는 그 위반행위와 관련된 금품등 가액의 2배 이상 5배 이하에 상당하는 금액의 과태료를 부과한다. 다만, 22조제1항제1호부터 제3호까지의 규정이나 형법 등 다른 법률에 따라 형사처벌(몰수나 추징을 당한 경우를 포함한다)을 받은 경우에는 과태료를 부과하지 아니하며, 과태료를 부과한 후 형사처벌을 받은 경우에는 그 과태료 부과를 취소한다.

2. 자신의 배우자가 제8조제4항을 위반하여 같은 조 제2항에 따른 수수 금지 금품등을 받거나 요구하거나 제공받기로 약속한 사실을 알고도 제9조제1항제2호 또는 같은 조 제6항에 따라 신고하지 아니한 공직자등(11조에 따라 준용되는 공무수행사인을 포함한다). 다만공직자등 또는 배우자가 제9조제2항에 따라 수수 금지 금품등을 반환 또는 인도하거나 거부의 의사를 표시한 경우는 제외한다.

청구인들은 2015. 3. 19. 수수가 금지되는 금품등의 예외사유로 사교 등의 목적으로 제공되는 음식물경조사비선물 등으로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가액 범위 안의 금품등을 규정한 청탁금지법안 제8조 제3항 제2, 공직자등이 자신의 직무와 관련되거나 그 지위직책 등에서 유래되는 사실상의 영향력을 통하여 요청받은 교육홍보토론회세미나공청회 또는 그 밖의 회의 등에서 한 강의강연기고 등(다음부터 외부강의등이라 한다)의 대가로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금액을 초과하는 사례금을 받아서는 안 된다고 규정한 청탁금지법안 제10조 제1이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 원칙 및 포괄위임금지원칙에 위배된다는 주장을 추가하였다. 2015. 11. 12. 언론사의 대표자와 그 임직원을 공직자등으로 정의한 청탁금지법 제2조 제2호 라목도 청구취지에 추가하였다. (2015헌마236)

 이하 조문,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 원칙 및 포괄위임금지원칙에 위배된다는 주장

8(금품등의 수수 금지) ③ 10조의 외부강의등에 관한 사례금 또는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금품등의 경우에는 제1항 또는 제2항에서 수수를 금지하는 금품등에 해당하지 아니한다.

1. 공공기관이 소속 공직자등이나 파견 공직자등에게 지급하거나 상급 공직자등이 위로·격려·포상 등의 목적으로 하급 공직자등에게 제공하는 금품등

2. 원활한 직무수행 또는 사교·의례 또는 부조의 목적으로 제공되는 음식물·경조사비·선물 등으로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가액 범위 안의 금품등(법 제8조제3항제2호의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가액은 음식물 3만원선물 5만원경조사비 10만원으로 한다)

10(외부강의등의 사례금 수수 제한) ① 공직자등은 자신의 직무와 관련되거나 그 지위·직책 등에서 유래되는 사실상의 영향력을 통하여 요청받은 교육·홍보·토론회·세미나·공청회 또는 그 밖의 회의 등에서 한 강의·강연·기고 등(이하 외부강의등이라 한다)의 대가로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금액을 초과하는 사례금을 받아서는 아니 된다.

청구인들은 인터넷신문사의 발행인이자 편집인, 대표이사, 기자로서, 청탁금지법 제2조 제1호 마목, 2호 라목, 청탁금지법 제5, 청탁금지법 제9조 제1항 제2, 22조 제1항 제2, 23조 제5항 제2, 청탁금지법 제8조 제3항 제2, 청탁금지법 제10조 제1항이 청구인들의 언론의 자유, 양심의 자유, 평등권 등 기본권을 침해한다며 2015. 4. 21.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015헌마412)

청구인들은 유아교육법 등 관련법령에 따른 설립인가를 받은 사립유치원의 원장으로 재직 중인 사람들로서, 유아교육법에 따라 설치된 사립유치원을 공공기관으로 정의하고, 사립유치원의 장을 공직자등으로 정의한 청탁금지법 제2조 제1호 라목, 2호 다목, 청탁금지법 제5, 청탁금지법 제8조 제3항 제2, 청탁금지법 제9조 제1항 제2, 22조 제1항 제2, 23조 제5항 제2, 청탁금지법 제10조 제1항이 청구인들의 사학의 자유, 양심의 자유, 평등권 등 기본권을 침해한다며 2015. 6. 23.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015헌마662)

청구인들은 각급 사립학교의 장과 교직원, 사립학교법인의 임원인 자로서, 청탁금지법 제2조 제1호 라목, 2호 다목, 청탁금지법 제5, 청탁금지법 제9, 22조 제1항 제2, 23조 제5항 제2호가 청구인들의 평등권, 교육의 자주성 및 대학의 자율성, 양심의 자유 등 기본권을 침해한다며 2015. 6. 25.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015헌마673)

심판대상

청구인들의 헌법소원심판청구서와 청구이유보충서, 그리고 변론기일에서의 진술 등을 종합하면, 청구인들은 청탁금지법 제2조 제1호 라목과 마목, 2호 다목과 라목(다음부터 정의조항이라 한다), 5조 제1, 2항 제7, 8조 제3항 제2, 9조 제1항 제2, 10조 제1, 22조 제1항 제2, 23조 제5항 제2호를 다투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런데 청구인들은 청탁금지법 제2조 제2호 다목의 각급 학교의 장과 교직원, 학교법인의 임직원(다음부터 사립학교 관계자라 한다) 및 라목의 언론사의 대표자와 그 임직원(다음부터 언론인이라 한다)에 해당하는 사람들이므로, 우선 이 사건 심판대상을 이와 관련된 부분으로 한정한다.

정의조항은 그 자체로는 청구인들의 권리의무에 아무런 영향을 주지 않는다. 청구인들의 정의조항에 대한 위헌 주장은 결국 청탁금지법이 사립학교 관계자와 언론인에게 공직자와 똑같은 청렴의무 등을 부과하고 이를 위반할 경우 제재를 가하는 것이 위헌이라는 취지이다. 청탁금지법 중 청구인들의 기본권을 제한하는 규정은 정의조항 이외에 청구인들이 열거하고 있는 조항들과 금품등의 수수를 금지하고 있는 제8조 제1항과 제2항이므로, 청구인들의 정의조항에 대한 위헌 주장은 청구인들의 기본권을 제한하고 있는 다른 규정들의 위헌 여부 판단으로 그 범위를 제한하여 판단하면 족하다. 다만, 청구인들은 제8조 제1항과 제2항을 심판대상으로 주장하지 않고 이 조항의 독자적 위헌성에 대하여도 주장하고 있지 않으므로 정의조항에 대한 위헌 주장 중 이들 조항과 관계있는 부분으로 한정하여 제8조 제1항과 제2항의 위헌 여부를 판단하기로 한다.

이 사건 심판대상은 청탁금지법(2015. 3. 27. 법률 제13278호로 제정된 것) 5조 제1항 및 제2항 제7호 중 사립학교 관계자와 언론인에 관한 부분(다음부터 부정청탁금지조항이라 한다), 8조 제1항과 제2항 중 사립학교 관계자와 언론인에 관한 부분(다음부터 금품수수금지조항이라 한다), 8조 제3항 제2, 10조 제1항 중 사립학교 관계자와 언론인에 관한 부분(다음부터 위임조항이라 한다), 9조 제1항 제2호 중 사립학교 관계자와 언론인에 관한 부분(다음부터 신고조항이라 한다), 22조 제1항 제2호 본문, 23조 제5항 제2호 본문 중 사립학교 관계자와 언론인에 관한 부분(다음부터 제재조항이라 한다)이 청구인들의 기본권을 침해하는지 여부이다.

[심판대상조항]

부정청탁 및 금품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2015. 3. 27. 법률 제13278호로 제정된 것)

5(부정청탁의 금지) 누구든지 직접 또는 제3자를 통하여 직무를 수행하는 공직자등에게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부정청탁을 해서는 아니 된다.

1. 인가·허가·면허·특허·승인·검사·검정·시험·인증·확인 등 법령(조례·규칙을 포함한다. 이하 같다)에서 일정한 요건을 정하여 놓고 직무관련자로부터 신청을 받아 처리하는 직무에 대하여 법령을 위반하여 처리하도록 하는 행위

2. 인가 또는 허가의 취소, 조세, 부담금, 과태료, 과징금, 이행강제금, 범칙금, 징계 등 각종 행정처분 또는 형벌부과에 관하여 법령을 위반하여 감경·면제하도록 하는 행위

3. 채용·승진·전보 등 공직자등의 인사에 관하여 법령을 위반하여 개입하거나 영향을 미치도록 하는 행위

4. 법령을 위반하여 각종 심의·의결·조정 위원회의 위원, 공공기관이 주관하는 시험·선발 위원 등 공공기관의 의사결정에 관여하는 직위에 선정 또는 탈락되도록 하는 행위

5. 공공기관이 주관하는 각종 수상, 포상, 우수기관 선정 또는 우수자 선발에 관하여 법령을 위반하여 특정 개인·단체·법인이 선정 또는 탈락되도록 하는 행위

6. 입찰·경매·개발·시험·특허·군사·과세 등에 관한 직무상 비밀을 법령을 위반하여 누설하도록 하는 행위

7. 계약 관련 법령을 위반하여 특정 개인·단체·법인이 계약의 당사자로 선정 또는 탈락되도록 하는 행위

8. 보조금·장려금·출연금·출자금·교부금·기금 등의 업무에 관하여 법령을 위반하여 특정 개인·단체·법인에 배정·지원하거나 투자·예치·대여·출연·출자하도록 개입하거나 영향을 미치도록 하는 행위

9. 공공기관이 생산·공급·관리하는 재화 및 용역을 특정 개인·단체·법인에게 법령에서 정하는 가격 또는 정상적인 거래관행에서 벗어나 매각·교환·사용·수익·점유하도록 하는 행위

10. 각급 학교의 입학·성적·수행평가 등의 업무에 관하여 법령을 위반하여 처리·조작하도록 하는 행위

11. 징병검사, 부대 배속, 보직 부여 등 병역 관련 업무에 관하여 법령을 위반하여 처리하도록 하는 행위

12. 공공기관이 실시하는 각종 평가·판정 업무에 관하여 법령을 위반하여 평가 또는 판정하게 하거나 결과를 조작하도록 하는 행위

13. 법령을 위반하여 행정지도·단속·감사·조사 대상에서 특정 개인·단체·법인이 선정·배제되도록 하거나 행정지도·단속·감사·조사의 결과를 조작하거나 또는 그 위법사항을 묵인하게 하는 행위

14. 사건의 수사·재판·심판·결정·조정·중재·화해 또는 이에 준하는 업무를 법령을 위반하여 처리하도록 하는 행위

15. 1호부터 제14호까지의 부정청탁의 대상이 되는 업무에 관하여 공직자등이 법령에 따라 부여받은 지위·권한을 벗어나 행사하거나 권한에 속하지 아니한 사항을 행사하도록 하는 행위

1항에도 불구하고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이 법을 적용하지 아니한다.

7. 그 밖에 사회상규(社會常規)에 위배되지 아니하는 것으로 인정되는 행위

8(금품등의 수수 금지) 공직자등은 직무 관련 여부 및 기부·후원·증여 등 그 명목에 관계없이 동일인으로부터 1회에 100만 원 또는 매 회계연도에 300만 원을 초과하는 금품등을 받거나 요구 또는 약속해서는 아니 된다.

공직자등은 직무와 관련하여 대가성 여부를 불문하고 제1항에서 정한 금액 이하의 금품등을 받거나 요구 또는 약속해서는 아니 된다.

10조의 외부강의등에 관한 사례금 또는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금품등의 경우에는 제1항 또는 제2항에서 수수를 금지하는 금품등에 해당하지 아니한다.

2. 원활한 직무수행 또는 사교·의례 또는 부조의 목적으로 제공되는 음식물·경조사비·선물 등으로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가액 범위 안의 금품등

9(수수 금지 금품등의 신고 및 처리) 공직자등은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소속기관장에게 지체 없이 서면으로 신고하여야 한다.

2. 공직자등이 자신의 배우자가 수수 금지 금품등을 받거나 그 제공의 약속 또는 의사표시를 받은 사실을 안 경우

10(외부강의등의 사례금 수수 제한) 공직자등은 자신의 직무와 관련되거나 그 지위·직책 등에서 유래되는 사실상의 영향력을 통하여 요청받은 교육·홍보·토론회·세미나·공청회 또는 그 밖의 회의 등에서 한 강의·강연·기고 등(이하 외부강의등이라 한다)의 대가로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금액을 초과하는 사례금을 받아서는 아니 된다.

22(벌칙)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2. 자신의 배우자가 제8조 제4항을 위반하여 같은 조 제1항에 따른 수수 금지 금품등을 받거나 요구하거나 제공받기로 약속한 사실을 알고도 제9조 제1항 제2호 또는 같은 조 제6항에 따라 신고하지 아니한 공직자등(11조에 따라 준용되는 공무수행사인을 포함한다). 다만, 공직자등 또는 배우자가 제9조 제2항에 따라 수수 금지 금품등을 반환 또는 인도하거나 거부의 의사를 표시한 경우는 제외한다.

23(과태료 부과)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자에게는 그 위반행위와 관련된 금품등 가액의 2배 이상 5배 이하에 상당하는 금액의 과태료를 부과한다. 다만, 22조 제1항 제1호부터 제3호까지의 규정이나 형법 등 다른 법률에 따라 형사처벌(몰수나 추징을 당한 경우를 포함한다)을 받은 경우에는 과태료를 부과하지 아니하며, 과태료를 부과한 후 형사처벌을 받은 경우에는 그 과태료 부과를 취소한다.

2. 자신의 배우자가 제8조 제4항을 위반하여 같은 조 제2항에 따른 수수 금지 금품등을 받거나 요구하거나 제공받기로 약속한 사실을 알고도 제9조 제1항 제2호 또는 같은 조 제6항에 따라 신고하지 아니한 공직자등(11조에 따라 준용되는 공무수행사인을 포함한다). 다만, 공직자등 또는 배우자가 제9조 제2항에 따라 수수 금지 금품등을 반환 또는 인도하거나 거부의 의사를 표시한 경우는 제외한다.

결정주문

청구인 사단법인 한국기자협회의 심판청구를 각하한다.

나머지 청구인들의 심판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이유의 요지

1. 청구인 사단법인 한국기자협회의 심판청구의 적법 여부

청구인 사단법인 한국기자협회는 전국의 신문·방송·통신사 소속 현직 기자들 1만 여명을 회원으로 두고 있는 민법상 비영리 사단법인으로서, ‘언론중재 및 피해구제에 관한 법률2조 제12호에 따른 언론사에는 해당한다. 그런데 심판대상조항은 언론인 등 자연인을 수범자로 하고 있을 뿐이어서 청구인 사단법인 한국기자협회는 심판대상조항으로 인하여 자신의 기본권을 직접 침해당할 가능성이 없다. 또 사단법인 한국기자협회가 그 구성원인 기자들을 대신하여 헌법소원을 청구할 수도 없으므로, 위 청구인의 심판청구는 기본권 침해의 자기관련성을 인정할 수 없어 부적법하다.

2. 제한되는 기본권

심판대상조항은 금지명령의 형태로 청구인들에게 특정 행위를 금지하거나 법적 의무를 부과하여 청구인들이 하고 싶지 않은 일을 강요하고 있으므로, 청구인들의 일반적 행동자유권을 제한한다.

심판대상조항은 언론인과 취재원의 통상적 접촉 등 정보의 획득은 물론 보도와 논평 등 의견의 전파에 이르기까지 자유로운 여론 형성과정에서 언론인의 법적 권리에 어떤 제한도 하고 있지 않다. 또 사립학교 관계자의 교육의 자유나 사립학교 운영의 법적 주체인 학교법인만이 향유할 수 있는 사학의 자유를 제한하고 있지도 아니하다. 청구인들 주장과 같이 국가권력에 의해 청탁금지법이 남용될 경우 언론의 자유나 사학의 자유가 일시적으로 위축될 소지는 있다. 하지만 이 문제는 취재 관행과 접대 문화의 개선, 그리고 의식 개혁이 뒤따라가지 못함에 따른 과도기적인 사실상의 우려에 불과하며, 심판대상조항에 의하여 직접적으로 언론의 자유와 사학의 자유가 제한된다고 할 수는 없다.

신고조항과 제재조항은 배우자가 수수 금지 금품등을 받거나 그 제공의 약속 또는 의사표시를 받았다는 객관적 사실 즉, 배우자를 통해 부적절한 청탁을 시도한 사람이 있다는 것을 고지할 의무를 부과할 뿐이므로, 청구인들의 양심의 자유를 직접 제한한다고 볼 수 없다.

3. 부정청탁금지조항의 명확성원칙 위배 여부

부정청탁이라는 용어는 형법 등 여러 법령에서 사용되고 있고, 대법원은 부정청탁의 의미에 관하여 많은 판례를 축적하고 있으며, 입법과정에서 부정청탁의 개념을 직접 정의하는 대신 14개 분야의 부정청탁 행위유형을 구체적으로 열거하는 등 구성요건을 상세하게 규정하게 되었다. 한편, 부정청탁금지조항은 통상적 의미의 법령뿐만 아니라 조례와 규칙도 법령에 포함된다고 명시적으로 규정하고 있다. 사회상규라는 개념도 형법 제20조에서 사용되고 있으며, 대법원이 그 의미에 관해 일관되게 판시해 오고 있으므로, 부정청탁금지조항의 사회상규도 이와 달리 해석할 아무런 이유가 없다.

부정청탁금지조항이 규정하고 있는 부정청탁’, ‘법령’, ‘사회상규라는 용어는 부정청탁금지조항의 입법배경 및 입법취지와 관련 조항 등을 고려한 법관의 보충적 해석으로 충분히 그 의미내용을 확인할 수 있으므로,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원칙에 위배된다고 보기 어렵다.

4. 부정청탁금지조항과 금품수수금지조항의 과잉금지원칙 위배 여부

[입법목적의 정당성 및 수단의 적정성] 부패를 없애고 공정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공직부문뿐 아니라 민간부문에서도 직무수행에서 청렴성이 높아져야 한다. 우리나라가 가입하고 있는 주요 국제기구에서도 공공부문과 민간부문을 포괄하여 사적 이익을 위해 권한을 남용하는 부패행위를 없애기 위한 국제적 협력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교육과 언론이 국가나 사회 전체에 미치는 영향력이 크고, 이들 분야의 부패는 그 파급효가 커서 피해가 광범위하고 장기적인 반면 원상회복은 불가능하거나 매우 어렵다는 점에서 사립학교 관계자와 언론인에게는 공직자에 맞먹는 청렴성 및 업무의 불가매수성이 요청된다. 그래야만 교육은 학생에게 올바른 가치관과 공동체 의식을 심어줄 수 있게 되고, 언론은 정확하게 사실을 보도하고 정치경제사회의 모든 권력과 세력을 견제할 수 있게 되어 사회통합에 효율적으로 이바지할 수 있게 된다.

부패와 비리 문제가 계속 발생하고 있는 교육과 언론 부문의 현실, 사립학교 관계자 및 언론인이 사회 전체에 미치는 영향, 부정청탁 관행을 없애고자 하는 청탁금지법의 목적, 교육 및 언론의 공공성과 이를 근거로 한 국가와 사회의 각종 지원 등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사립학교 관계자 및 언론인을 공직자등에 포함시켜 이들에게 부정청탁하는 것을 금지하고 이들이 정당한 이유 없이 금품등을 수수하는 것도 금지한 입법자의 선택은 수긍할 수 있다.

부정청탁 및 금품수수 관행을 근절하여 공적 업무에 종사하는 사립학교 관계자 및 언론인의 공정한 직무수행을 보장함으로써 국민의 신뢰를 확보하고자 하는 부정청탁금지조항과 금품수수금지조항의 입법목적은 그 정당성이 인정되고, 사립학교 관계자와 언론인을 청탁금지법상 공직자등에 포함시켜 이들이 법령과 사회상규 등에 위배하여 금품등을 수수하지 않도록 하고 누구든지 이들에게 부정청탁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은 입법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적정한 수단이다.

[침해의 최소성] 부정청탁금지조항은 부패가 빈발하는 직무영역에서 금지되는 행위를 구체적으로 열거하여 부정청탁의 유형을 제한하고 있고, 부정청탁의 행위 유형에 해당하더라도 법질서 전체와의 관계에서 정당시되는 행위는 예외를 인정하여 제재대상에서 제외하고 있으며, 언론인이나 사립학교 관계자가 부정청탁을 받고 그에 따라 직무를 수행한 경우에만 처벌하고 있다. 한편, 대가관계 증명이 어려운 부정청탁행위나 금품등 수수행위는 배임수재죄로 처벌할 수 없어 형법상 배임수재죄로 처벌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고, 교육계와 언론계에 부정청탁이나 금품등 수수 관행이 오랫동안 만연해 왔고 크게 개선되고 있지 않다는 각종 여론조사결과와 국민 인식 등에 비추어 볼 때, 교육계와 언론계의 자정노력에만 맡길 수 없다는 입법자의 결단이 잘못된 것이라고 단정하기도 어렵다.

금품수수금지조항은 직무관련성이나 대가성이 없더라도 동일인으로부터 1100만 원 또는 매 회계연도 300만 원을 초과하는 금품등을 수수한 경우 처벌하도록 하고 있다. 이는 사립학교 관계자나 언론인에게 적지 않은 금품을 주는 행위가 순수한 동기에서 비롯될 수 없고 일정한 대가관계를 추정할 수 있다는 데 근거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우리 사회에서 경제적 약자가 아닌 사립학교 관계자와 언론인에게 아무런 이유 없이 1100만 원 또는 매 회계연도에 300만 원을 초과하는 금품등을 준다는 것은 건전한 상식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 또 사립학교 관계자와 언론인이 직무와 관련하여 아무리 적은 금액이라도 정당한 이유 없이 금품등을 받는 것을 금지하는 것이 부당하다고 할 수 없다. 시행되기 전 법률의 위헌 여부를 심판하면서 국가가 당해 법률의 입법목적을 무시하고 권력을 남용하여 법률을 부당하게 집행할 것을 예상하고 이를 전제로 당해 법률의 위헌성을 심사할 수는 없다.

이런 사정을 모두 종합하여 보면 부정청탁금지조항과 금품수수금지조항이 침해의 최소성 원칙에 반한다고 보기도 어렵다.

[법익의 균형성] 사립학교 관계자나 언론인은 금품수수금지조항에 따라 종래 받아오던 일정한 금액 이상의 금품이나 향응 등을 받지 못하게 되는 불이익이 발생할 수는 있으나 이런 불이익이 법적으로 보호받아야 하는 권익의 침해라 보기 어렵다. 국가권력이 청탁금지법을 남용할 것을 두려워하여 사학의 자유나 언론의 자유가 위축될 우려도 있으나, 이러한 염려나 제약에 따라 침해되는 사익이 부정청탁금지조항이 추구하는 공익보다 크다고 볼 수는 없다. 우리 사회의 청렴도를 높이고 부패를 줄이는 과정에서 일시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분야가 있을 수 있다는 이유로 부패의 원인이 되는 부정청탁 및 금품수수 관행을 방치할 수도 없다. 부정청탁금지조항과 금품수수금지조항이 추구하는 공익이 매우 중대하므로 법익의 균형성도 충족한다.

부정청탁금지조항과 금품수수금지조항이 과잉금지원칙을 위반하여 청구인들의 일반적 행동자유권을 침해한다고 보기 어렵다.

5. 위임조항의 기본권 침해 여부

[죄형법정주의 위반 여부] 사립학교 관계자와 언론인이 동일인으로부터 1100만 원 또는 매 회계연도 300만 원을 초과하는 금품등을 수수한 경우에는 직무 관련 여부나 명목에 관계없이 처벌되므로(청탁금지법 제8조 제1), 이 경우 위임조항의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가액이 소극적 범죄구성요건으로 작용할 여지가 없다. 따라서 죄형법정주의 위배 문제는 발생하지 않는다.

한편, 사립학교 관계자 및 언론인이 외부강의등의 대가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금액을 초과하는 사례금을 받고 신고 및 반환조치를 하지 않는 경우, 또는 동일인으로부터 1회에 100만 원 또는 매 회계연도에 300만 원 이하의 금품등을 수수하더라도 직무관련성이 있는 경우에는 과태료가 부과된다. 그런데 과태료는 행정질서벌에 해당할 뿐 형벌이 아니므로 죄형법정주의의 규율대상에 해당하지 아니한다. 따라서 위임조항이 죄형법정주의에 위반된다는 주장은 더 나아가 살펴 볼 필요 없이 받아들일 수 없다.

[명확성원칙 위배 여부] ‘사교’, ‘의례’, ‘선물은 사전적으로 그 의미가 분명할 뿐만 아니라 일상생활에서 흔히 사용되는 용어들이며, 위임조항의 입법취지, 청탁금지법 제2조 제3호의 금품등의 정의에 관한 조항 등 관련 조항들을 종합하여 보면, 위임조항이 규정하고 있는 사교·의례 목적으로 제공되는 선물은 다른 사람과 사귈 목적 또는 예의를 지킬 목적으로 대가없이 제공되는 물품 또는 유가증권, 숙박권, 회원권, 입장권 그 밖에 이에 준하는 것을 뜻함을 충분히 알 수 있다. 따라서 위임조항이 명확성원칙에 위배되어 청구인들의 일반적 행동자유권을 침해한다고 볼 수 없다.

[포괄위임금지원칙 위배 여부] 청탁금지법상 수수가 허용되는 외부강의등의 사례금이나 사교·의례 목적의 경조사비·선물·음식물 등의 가액은 일률적으로 법률에 규정하기 곤란한 측면이 있으므로, 사회통념을 반영하고 현실의 변화에 대응하여 유연하게 규율할 수 있도록 탄력성이 있는 행정입법에 위임할 필요성이 인정된다. 위임조항이 추구하는 입법목적 및 관련 법조항을 유기적·체계적으로 종합하여 보면, 결국 위임조항에 의하여 대통령령에 규정될 수수허용 금품등의 가액이나 외부강의등 사례금은, 직무관련성이 있는 경우이므로 100만 원을 초과하지 아니하는 범위 안에서 누구나 납득할 수 있는 정도, 즉 일반 사회의 경조사비 지출 관행이나 접대선물 관행 등에 비추어 청탁금지법상 공공기관의 청렴성을 해하지 아니하는 정도의 액수가 될 것임을 충분히 예측할 수 있다. 이와 같이 금지되는 행위가 어떤 것이라고 예측할 수 있을 정도의 내용이 법률에 정해지고 이에 따르는 제재가 법률에 명백히 규정된 이상 위임조항이 포괄위임금지원칙에 위배된다고 볼 수 없다.

6. 신고조항과 제재조항의 기본권 침해 여부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원칙 위배 여부] 배우자를 통한 금품등 수수의 우회적 통로를 차단하는 한편, 신고라는 면책사유를 부여하여 사립학교 관계자나 언론인을 보호하고자 하는 신고조항과 제재조항의 입법취지, 형법 제13조 등 관련 법조항을 유기적·체계적으로 종합하여 보면, 사립학교 관계자나 언론인은 자신의 직무와 관련하여 배우자가 수수 금지 금품등을 받거나 그 제공의 약속 또는 의사표시를 받은 사실에 대한 인식이 있어야 신고조항과 제재조항에 따라 처벌될 수 있음을 충분히 알 수 있다. 따라서 신고조항과 제재조항이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원칙에 위배되어 청구인들의 일반적 행동자유권을 침해한다고 볼 수 없다.

[자기책임 원리와 연좌제금지원칙 위반 여부] 사립학교 관계자나 언론인 본인과 경제적 이익 및 일상을 공유하는 긴밀한 관계에 있는 배우자가 사립학교 관계자나 언론인의 직무와 관련하여 수수 금지 금품등을 받은 행위는 사실상 사립학교 관계자나 언론인 본인이 수수한 것과 마찬가지라고 볼 수 있다. 청탁금지법은 금품등을 받은 배우자를 처벌하는 규정을 두고 있지는 않다. 신고조항과 제재조항은 배우자가 위법한 행위를 한 사실을 알고도 공직자등이 신고의무를 이행하지 아니할 때 비로소 그 의무위반 행위를 처벌하는 것이므로, 헌법 제13조 제3항에서 금지하는 연좌제에 해당하지 아니하며 자기책임 원리에도 위배되지 않는다.

[과잉금지원칙 위반 여부] 신고조항과 제재조항은 공적 업무에 종사하는 사립학교 관계자와 언론인이 배우자를 통하여 금품등을 수수한 뒤 부정한 업무수행을 하거나 이들의 배우자를 통하여 사립학교 관계자 및 언론인에게 부정한 영향력을 끼치려는 우회적 통로를 차단함으로써 공정한 직무수행을 보장하고 이들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확보하고자 함에 입법목적이 있으며, 이러한 입법목적은 정당하고 수단의 적정성 또한 인정된다.

청탁금지법은 금품등 수수 금지의 주체를 가족 중 배우자로 한정하고 있으며, 사립학교 관계자나 언론인의 직무와의 관련성을 요구하여 수수 금지의 범위를 최소화하고 있고, 배우자에 대하여는 어떠한 제재도 가하지 않는다. 사립학교 관계자나 언론인은 배우자가 수수 금지 금품등을 받은 사실을 알고도 신고하지 않은 자신의 행위 때문에 제재를 받게 되는 것이고, 그러한 사실을 알고 소속기관장에게 신고하거나, 본인 또는 배우자가 수수 금지 금품등을 제공자에게 반환 또는 인도하거나 거부의 의사를 표시한 경우에는 면책되도록 하여 사립학교 관계자와 언론인을 보호하고 있다. 한편, 사립학교 관계자나 언론인은 배우자의 금품등 수수 사실을 알게 된 경우에만 신고의무가 생기므로, 신고조항과 제재조항이 사립학교 관계자나 언론인에게 배우자의 행동을 항상 감시하도록 하는 등의 과도한 부담을 가하고 있다고 보기도 어렵다. 청탁금지법의 적용을 피하기 위한 우회적 통로를 차단함으로써 공정한 직무수행을 보장하기 위해서는, 배우자가 자신의 직무와 관련하여 금품등을 수수한 사실을 알고도 신고하지 아니한 사립학교 관계자나 언론인을 본인이 직접 금품 등을 수수한 경우와 같이 처벌하도록 하는 이외에 달리 입법목적을 달성할 수 있는 효과적인 수단을 상정하기도 어렵다. 신고조항과 제재조항은 침해의 최소성 원칙에 반한다고 보기 어렵다.

신고조항과 제재조항으로 달성하려는 공익은 배우자를 이용한 수수 금지 금품등 제공의 우회적 통로를 차단함으로써 공정한 직무수행을 보장하고 사립학교 및 언론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확보하고자 하는 것으로 매우 중대하다. 반면 신고조항과 제재조항에 의해 제한되는 사익은 배우자의 금품등 수수사실을 알게 된 경우 신고하여야 한다는 것으로서 위와 같은 공익에 비해 더 크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신고조항과 제재조항은 법익의 균형성도 충족한다. 신고조항과 제재조항이 과잉금지원칙을 위반하여 청구인들의 일반적 행동자유권을 침해한다고 보기 어렵다.

7. 부정청탁금지조항과 금품수수금지조항 및 신고조항과 제재조항의 평등권 침해 여부

공무원에 버금가는 정도의 공정성청렴성 및 직무의 불가매수성이 요구되는 각종 분야에 종사하는 사람 중 어느 범위까지 청탁금지법의 적용을 받도록 할 것인지는 업무의 공공성, 청탁관행이나 접대문화의 존재 및 그 심각성의 정도, 국민의 인식, 사회에 미치는 파급효 등 여러 요소를 고려하여 입법자가 선택할 사항으로 입법재량이 인정되는 영역이다. 공공적 성격의 업무를 수행하는 모든 분야를 동시에 파악하여 일괄적으로 제도 정비를 도모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부정청탁금지조항과 금품수수금지조항 및 신고조항과 제재조항은 전체 민간부문을 대상으로 하지 않고 사립학교 관계자와 언론인만 공직자등에 포함시켜 공직자와 같은 의무를 부담시키고 있다. 그런데 이들 조항이 청구인들의 일반적 행동자유권 등을 침해하지 않는 이상, 민간부문 중 우선 이들만 공직자등에 포함시킨 입법자의 결단이 자의적 차별이라 보기는 어렵다. 교육과 언론은 공공성이 강한 영역으로 공공부문과 민간부문이 함께 참여하고 있고 참여 주체에 따른 차별을 두기 어려운 분야이다. 국회가 민간부문의 부패 방지를 위한 제도 마련의 첫 단계로 교육과 언론을 선택한 것이 자의적 차별이라고 단정할 수 있는 자료도 없다. 따라서 사립학교 관계자와 언론인 못지않게 공공성이 큰 민간분야 종사자에 대해서 청탁금지법이 적용되지 않는다는 이유만으로 부정청탁금지조항과 금품수수금지조항 및 신고조항과 제재조항이 청구인들의 평등권을 침해한다고 볼 수 없다.

정의조항에 대한 반대의(재판관 김창종, 재판관 조용호)

청구인들은 정의조항을 심판대상으로 명시하면서, 시종일관 정의조항이 언론인과 사립학교 관계자를 공직자등에 포함시켜 청탁금지법의 적용을 받게 한 것의 위헌성을 다투고 있고, 헌법재판소가 정의조항에 대해 위헌결정을 내리게 되면, 언론인과 사립학교 관계자는 더 이상 청탁금지법의 규율대상에 해당하지 않게 되므로 다른 조항을 다툴 필요가 없게 된다. 따라서 정의조항을 직접 심판대상으로 삼아 그 위헌 여부를 확인하여 주는 것이 청구인들의 입장에서 가장 근본적이고 효과적인 해결책이 된다.

정의조항은 부정청탁에 따른 직무수행이나 금품등 수수와 같은 행위금지의무의 인적 범위를 규정하고 있어 청구인들의 일반적 행동자유권이라는 기본권 제한과 밀접히 관련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청탁금지법상 처벌조항의 인적 대상범위를 직접 규정함으로써 형벌조항의 중요한 구성요건을 이루고 있다. 따라서 기본권 침해의 직접성도 인정된다.

사회에서 발생하는 모든 부조리에 국가가 전면적으로 개입하여 부패행위를 일소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할 뿐만 아니라, 부패행위 근절을 이유로 사회의 모든 영역을 국가의 감시망 아래 두는 것은 바람직하지도 않다. 공공영역과 달리 민간영역의 경우에는 국가의 개입 이전에 민간분야의 자율적인 해결 노력이 우선되고 존중될 필요가 있다. 정의조항은 언론인이나 사립학교 관계자의 업무의 공정성과 신뢰성, 직무의 불가매수성을 공무원과 동일한 수준으로 담보하기 위한 것이나, 직무의 성격상 공공성이 인정된다는 이유로 공공영역과 민간영역의 본질적인 차이를 무시하고 동일한 잣대를 적용하여 청탁금지법의 규제대상을 확대하고자 하는 입법목적은 그 자체로 정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 부정청탁을 하는 사람이나 금품등을 제공하는 사람들의 부정한 혜택에 대한 기대를 꺾고 언론이나 사학 분야의 신뢰 저하를 방지하겠다는 다소 추상적인 이익을 위하여 민간영역까지 청탁금지법의 적용대상에 포함시키는 것은 입법목적의 달성을 위한 효율성의 측면에서도 결코 적정한 수단이라 볼 수 없다.

사립학교가 공교육에 참여하는 것은 헌법 제31조 제1항의 능력에 따라 균등하게 교육을 받을 권리를 실현하여야 하는 국가의 역할을 일정 부분 분담하는 것에 불과하고, 사적 근로관계에 기초한 사립학교 교직원의 지위가 국공립학교 교직원의 지위와 동일하게 되는 것은 아닌 점, 언론은 민주주의 사회에서 그 활동의 자유가 보장되어야 하는 자율적인 영역에 존재하고, 언론이 부패하면 신뢰를 상실하여 자연스럽게 도태된다는 점에서, 사립학교 교직원과 언론인이 행하는 업무의 공정성과 신뢰성 및 직무의 불가매수성이 공무원에게 요구되는 것과 동일한 수준으로 요구된다고 보기 어렵다. 정의조항이 민간영역인 사립학교 관계자나 언론인의 사회윤리규범 위반행위에 대하여까지 청탁금지법을 통해 형벌과 과태료의 제재를 가할 수 있도록 한 것은 과도한 국가 형벌권의 행사이며, 금품등 수수행위에 대한 청탁금지법상 제재는 책임과 형벌 간의 비례원칙에도 어긋난다. 그 밖에도 정의조항은 이들 민간영역에서 자발적으로 이루어지는 자율적 규제와 자정기능을 무시한 채 민간의 자발적인 부정부패 척결의 의지를 꺾고, 수사기관으로 하여금 입증이 용이한 청탁금지법에만 주로 의존하게 함으로써 부정부패 척결의 규범력과 실효성을 저하시킬 우려가 있는 점, 사립학교 관계자와 언론인을 공직자와 동일하게 청탁금지법의 적용대상으로 삼은 합리적인 기준을 제시하지 못하여 그 적용대상의 자의적 선정이라는 의심이 들게 하는 점, 진지한 논의 없이 여론에 떠밀려 졸속으로 입법된 것으로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정의조항은 침해의 최소성 원칙에도 반한다.

정의조항에 의하여 달성하려는 공익은 현실화되지 않은 미래의 막연하고 추상적인 위험성에 불과한 반면, 정의조항에 의해 사립학교 관계자 및 언론인이 청탁금지법의 적용대상에 포함됨에 따라 발생하는 일반적 행동자유권의 제한 정도는 중대하고 이로 인하여 교육의 자유와 언론의 자유가 사실상 위축될 가능성도 존재한다. 따라서 제한되는 사익이 정의조항으로 달성하려는 공익보다 훨씬 크므로 법익의 균형성도 갖추지 못하였다.

정의조항 반대의견에 대한 보충의견(재판관 김창종)

민사소송 등 다른 소송절차와 마찬가지로 헌법재판에서도 심판대상(소송물)은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헌법재판의 심리가 심판대상을 중심으로 이루어질 뿐 아니라, 중복제소나 일사부재리에 해당되는지 여부, 기판력이나 기속력 등과 같은 종국결정이 미치는 효력의 범위도 심판대상이 원칙적 기준이 되기 때문이다.

청구인이 심판청구서에서 명시적으로 적시하면서 심판받기를 원하는 법률조항에 대하여, 헌법재판의 특수성에 따른 제한의 필요성이 인정되지 않는데도, 헌법재판소가 직권으로 이를 심판대상에서 함부로 제외하여서는 아니 된다. 이는 신청주의나 처분권주의에 명백하게 반하는 것일 뿐 아니라 자칫하면 판단누락으로 되어 재심사유에 해당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법정의견은 정의조항 그 자체로는 청구인들의 자유를 제한하거나 의무를 부과하는 등 법적 지위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이유로 정의조항을 심판대상에서 제외하고 있지만, 이러한 이유만으로는 청구인들이 심판청구서에서 심판대상으로 명시적으로 적시한 정의조항을 직권으로 심판대상에서 제외할 정당한 근거는 되지 못한다. 그러므로 정의조항을 심판대상에서 제외하여서는 아니 되고, 만약 법정의견처럼 정의조항 자체만으로는 기본권 침해의 직접성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본다면, 정의조항에 대한 이 사건 심판청구는 부적법하게 되므로 주문에서 이를 각하함이 마땅하다.

한편, 청구인들을 공직자등에 포함시킨 정의조항은 그 자체만으로도 청구인들의 일반적 행동의 자유를 제한하고 각종 의무를 부과하는 등 기본권 제한 또는 법적 지위에 영향을 주는 것이라고 보아야 하므로, 정의조항은 기본권 침해의 직접성이 인정된다.

청구인들은 특히 정의조항이 사립학교 관계자와 언론인을 그 성격이 전혀 다른 공직자와 동일하게 보아 청탁금지법의 적용대상에 포함시킨 것과 공익성이 강한 여러 민간영역 중에서 유독 사립학교 관계자와 언론인만을 공직자등에 포함시킨 것이 청구인들의 평등권을 침해하고, 언론의 자유나 사학의 자유 등을 침해한다는 취지로 계속 다투고 있다. 그러므로 과연 청구인들을 청탁금지법의 공직자등에 포함시킨 것이 평등권이나 일반적 행동자유권과 같은 다른 기본권을 침해하는지 여부는 정의조항을 직접 심판대상으로 삼아 그 위헌 여부를 확인하여 주어야 마땅하고, 또 그렇게 하는 것이 청구인들에게 가장 효율적이고 근본적인 기본권 구제의 수단이 된다.

만약 청구인들의 주장이 받아들여져 정의조항이 위헌으로 선언된다면 자동적으로 청구인들은 청탁금지법에서 공직자등을 수범자로 한 여러 기본권 제한 규정이나 처벌조항 등의 적용을 받지 않게 되므로 그들의 기본권 제한이나 침해는 근원적으로 제거될 것이기 때문이다.

수혜적 법률의 정의규정의 적용대상에서 제외(배제)된 청구인이 평등권 침해를 주장하는 경우에 그 정의조항에 대하여 기본권 침해의 직접성을 넓게 인정해온 종래의 헌법재판소의 선례에 비추어 보더라도, ‘침해적 법률의 성격을 지닌 청탁금지법의 적용대상을 규정한 정의조항에 포함된 것이 청구인의 평등권 등을 침해한다고 다투는 이 사건의 경우도 이와 다르게 해석할 합리적인 이유가 없다.

그러므로 정의조항을 직접성 요건을 갖추지 못하였다는 이유로 심판대상에서 제외하여서는 아니 되고, 정의조항 자체를 심판대상으로 삼아 청구인들의 이에 관한 기본권 침해 주장의 당부를 판단한 다음, 주문에서 정의조항에 대한 심판청구의 인용 여부를 직접 선언하는 것이 옳다.

위임조항 중 제8조 제3항 제2호에 대한 반대의견(재판관 이정미, 재판관 김이수, 재판관 안창호)

헌법상 법치주의의 핵심적 내용인 법률유보원칙은 단순히 행정작용이 법률에 근거를 두기만 하면 충분한 것이 아니라, 국가공동체와 그 구성원에게 기본적이고도 중요한 의미를 갖는 영역, 특히 국민의 기본권 실현에 관련된 영역에 있어서는 행정에 맡길 것이 아니라 국민의 대표자인 입법자 스스로 그 본질적 사항에 대하여 결정하여야 한다는 요구, 즉 의회유보원칙까지 내포한다.

따라서 적어도 국민의 헌법상 기본권과 관련된 중요한 사항 내지 본질적인 내용에 대한 정책 형성 기능만큼은 주권자인 국민에 의하여 선출된 대표자들로 구성되는 입법부가 담당하여 법률의 형식으로써 수행해야 하지, 행정부나 사법부에 그 기능을 넘겨서는 아니된다. 국회의 입법절차는 국민의 대표로 구성된 다원적 인적 구성의 합의체에서 공개적 토론을 통하여 국민의 다양한 견해와 이익을 인식하고 교량하여 공동체의 중요한 의사결정을 하는 과정이며, 일반 국민과 야당의 비판을 허용하고 그들의 참여가능성을 개방하고 있다는 점에서 전문 관료들만에 의하여 이루어지는 행정입법절차와는 달리 공익의 발견과 상충하는 이익간의 정당한 조정에 보다 적합한 민주적 과정이기 때문이다.

청탁금지법 제8조 제1항은 명목을 불문한 일정액 이상의 금품등의 수수를 금지하고 제2항은 직무와 관련해서는 대가성을 불문하고 일정액 이하의 금품등의 수수도 금지하는 내용으로, 이들 조항만 있는 경우에는 사실상 공직자등은 청탁금지법의 입법취지와는 무관한 일상적인 사적 금전거래마저도 모두 할 수 없는 것이 되고 이는 보호법익의 침해가 없는 행위마저 금지하는 결과를 초래하는바, 청탁금지법 제8조 제1항 및 제2항은 그 자체로는 완결적인 금지조항이라고 보기 어렵다. 이러한 불합리함을 해소하고 청탁금지법의 입법취지에 맞는 실효성을 확보하기 위해 청탁금지법은 제8조 제3항을 규정하여 형식상 제1항 및 제2항에 해당하는 행위이지만 청탁금지법이 보호하고자 하는 법익의 침해가 전혀 없는 행위들을 처음부터 제1항 및 제2항의 규율에서 벗어나게 하도록 하였다.

그렇다면 결국 공직자등에게 금품등 수수와 관련하여 실질적인 행동규범으로 작용하는 것은 청탁금지법 제8조 제1항에서 정한 동일인으로부터 1회에 100만원 또는 매 회계연도에 300만원 초과 기준과 함께 청탁금지법 제8조 제3항 제2호에 따라 대통령령에서 정해지는 금품등 수수 금지행위의 가액 하한선이 된다고 할 것이다.

현재 청탁금지법의 시행을 앞두고 사회적 논쟁이 되고 있는 주된 부분이 청탁금지법의 인적 적용범위와 아울러 바로 청탁금지법 제8조 제3항 제2호에 의해 대통령령에서 정해지는 금품등 수수 금지행위의 가액 하한선을 둘러싼 것임은 주지의 사실인바, 이러한 현상은 대통령령에서 정해지는 가액 기준의 위와 같은 실질적 규범력을 방증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청탁금지법 제8조 제3항 제2호가 규정한 음식물·경조사비·선물 등은 비단 공직자등 뿐만 아니라 우리 국민 모두가 일상생활에서 사교·의례 또는 부조의 목적으로 서로 주고받게 되는 것이므로, 대통령령에서 정해지는 금품등 수수 금지행위의 가액 하한선은 공직자등 뿐만 아니라 수많은 국민들의 행동방향을 설정하는 기준으로 작용할 수 있다. 20159월 기준으로 청탁금지법의 적용대상 기관은 40,008, 적용대상 공직자등의 인원은 약 224만 명으로 추산될 만큼 많고(현대경제연구원, ‘청탁금지법의 적정 가액기준 판단 및 경제효과 분석’, 2015. 9., 25면 참조), 그 밖에 공직자등의 배우자는 공직자등의 직무와 관련하여 수수 금지 금품등을 수수하여서는 아니 되는 의무를 부담하므로(청탁금지법 제8조 제4) 공직자등의 배우자 역시 청탁금지법의 적용을 받게 되며, 나아가 국민 누구든지 공직자등에게 또는 그 공직자등의 배우자에게 수수 금지 금품등을 제공하거나 그 제공의 약속 또는 의사표시를 하여서는 아니 되고, 이를 위반하면 형사처벌 또는 과태료의 제재를 받게 된다(청탁금지법 제8조 제5, 22조 제1항 제3, 23조 제5항 제3)는 점까지 감안하면, 청탁금지법은 사실상 모든 국민이 그 적용을 받는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아울러 청탁금지법의 직접 적용을 받지 않더라도 예컨대 국내에서 생산되는 농··수산물의 생산·판매·유통관련 업무에 종사하는 자, 요식업을 비롯하여 청탁금지법이 금품등으로 규정한 것과 관련된 산업에 종사하는 자 등에 이르기까지 대통령령에서 정해지는 금품등 수수 금지행위의 가액 하한선에 의해 실질적 또는 간접적으로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있는 국민들의 수도 상당할 것으로 예상되는바, 이는 사실상 국민 모두의 이해관계에 관련되어 있다고 할 수 있다.

법정의견은 청탁금지법 제8조 제1항과 제2항을 종합하여 보면, 청탁금지법 제8조 제3항 제2호에 의해 대통령령에 정해질 가액의 상한선은 100만원이라고 해석되므로 입법자는 법률에서 구체적이고 명확한 입법의 기준을 제시하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위 법정의견에 따르면 대통령령은 100만원의 범위 내에서는 그 허용 가액 기준을 자유롭게 정할 수 있게 된다. 그런데 음식물·경조사비·선물 등의 가액과 관련된 국민 일반의 일상 생활에서의 경험과 법 감정, 공직사회의 투명성 제고 등 청탁금지법의 입법취지를 고려할 때, 공직자등에게 제공되는 음식물·경조사비·선물 등과 관련하여 가액 상한선 100만원은 지나치게 고액이므로 상한선으로서 어떠한 실질적인 입법의 지침으로 기능한다고 할 수 없고, 공직자등의 구체적인 행동규범의 기준으로서 특별한 의미를 가진다고 할 수 없다. 그 결과 대통령령에 규정될 가액기준이 100만원의 범위 내이기만 하면 모두 청탁금지법의 입법취지에 부합한다고도 할 수 없다. 따라서 입법자는 공직자등에게 제공되는 음식물·경조사비·선물 등과 관련하여 허용되는 가액기준이 비록 100만원의 범위 내라고 하더라도 이에 관련된 다수 국민들의 이해관계를 충분히 고려하고 국민의 법감정과 청탁금지법의 입법취지에 부합하는 구체적인 가액기준을 직접 제시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한편, ‘금품등 수수 금지행위의 가액 하한선을 법률에서 직접 규정하기에 곤란한 부득이한 사정이 있다고 보기 어렵고, 이것이 행정부 전문관료들의 전문적 판단이 요구되는 전문적·기술적 영역이라고 보이지 않고 입법자의 결단이 필요한 영역일 뿐이다. 또한 이는 시대적·경제적·문화적인 변화나 국민인식의 변화, 경제규모와 물가수준의 변화 등을 고려하더라도 그 액수가 수시로 급변하는 성질의 것이라고 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일본 등 외국의 사례도 수시로 변경되지 않은 것으로 보임), 공직사회에 대한 투명성의 요청이 갈수록 더 높아지는 추세에 비추어 금품등 수수 금지행위의 가액 하한선에 대한 국민의 법 감정도 쉽게 변할 것으로 보이지 않으므로 행정입법에 의하여 탄력적으로 대처할 긴급한 필요성도 인정하기 어렵다.

그렇다면 청탁금지법 제8조 제3항 제2호에 따라 대통령령에서 정해지는 금품등 수수 금지행위의 가액 하한선은 청구인들을 포함한 공직자등의 일반적 행동자유권과 관련된 중요한 사항 내지 본질적인 내용에 대한 것이고 나아가 국민 모두의 이해관계 내지 기본권 제한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기본적이고 중요한 사항에 속하는 것이므로, 이는 주권자인 국민에 의하여 선출된 대표자들로 구성되는 입법부가 담당하여 법률로써 결정되어야 할 사항이지 행정부에 그 기능을 넘겨 결정할 사항이 아니다.

따라서 위임조항 중 청탁금지법 제8조 제3항 제2호가 금품등 수수 금지행위의 가액 하한선을 법률이 아닌 대통령령에서 정하도록 위임한 것은 헌법 제37조 제2항에서 정하는 기본권 제한의 법률유보원칙, 특히 의회유보원칙에 위반하여 청구인들의 일반적 행동자유권을 침해한다.

위임조항에 대한 반대의견(재판관 김창종)

위임조항은 포괄위임금지원칙을 규정한 헌법 제75조에 위배되어 청구인들의 일반적 행동자유권을 침해함으로써 헌법에 위반된다.

청탁금지법 제8조 제3항 제2호 및 제10조 제1항의 위임조항은 단지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가액 범위 안의 금품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금액을 초과하는 사례금이라고 규정하여, 수수가 허용되는 금품등의 가액 범위에 관한 기본적 사항에 관하여 어떠한 기준이나 범위도 구체적으로 제시하지 아니한 채 그 내용을 모두 하위법령인 대통령령에 포괄적으로 위임하고 있다.

그리하여 수범자인 공직자등은 위임조항을 통하여 단지 대통령령에 위임될 대상이 금품등의 가액이나 사례금의 금액이라는 것만 알 수 있을 뿐이고, 더 나아가 수수가 허용되는 금품등의 가액이나 외부강의등 사례금의 상한액이나 범위가 어느 수준으로 대통령령에 규정될 것인지를 도저히 예측할 수 없다.

위임조항은 수수 등이 허용되는 금품등이나 외부강의등 사례금의 가액 범위를 대통령령에서 규정하도록 포괄적으로 위임하고 있을 뿐이지, 그 가액의 범위를 청탁금지법 제8조 제1항이나 제2항의 한도 내에서 정하도록 제한하는 어떠한 규정도 두고 있지 않는 점, 청탁금지법 제8조 제3항은 10조의 외부강의등에 관한 사례금 또는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금품등의 경우에는 제1항 또는 제2항에서 수수를 금지하는 금품등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규정하고 있는 점에 비추어 보면, 위임조항의 위임에 따라 대통령령에 규정될 가액은 청탁금지법 제8조 제1항이나 제2항의 기준(동일인으로부터 1회에 100만 원 또는 매 회계연도에 300만 원)과는 아무런 상관없이 독자적으로 정해진다고 해석될 여지가 충분히 있다.

청탁금지법 제8조 제3항 제2호 중에서 사교·의례 또는 부조의 목적으로 제공되는 음식물·경조사비·선물 등의 수수는 공직자등이 단지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일상적인 사회생활의 일환으로 행하는 것일 뿐이지 그의 직무와 아무런 관련성이 없는 것이고, 청탁금지법 제10조 제1항의 외부강의등에 포함되는 토론회·세미나·공청회 등의 대가로 받은 사례금도 그것이 반드시 공직자등의 직무와의 관련성이 인정되는지 여부도 불분명하다. 그러므로 위임조항에 의하여 대통령령에 규정될 수수 허용 금품등의 가액이나 외부강의등 사례금은, 직무관련성이 인정되지 아니하므로, 100만 원을 초과하지 아니하는 범위 안에서 정해질 것이라고 누구나 충분히 예측이 가능하다고 보기는 어렵다.

결국 위임조항은 포괄위임금지원칙을 규정한 헌법 제75조에 위배되어 청구인들의 일반적 행동자유권을 침해하므로 헌법에 위반된다.

위임조항 법정의견에 대한 보충의견(재판관 서기석)

가사 청탁금지법 제8조나 제10조를 종합하여 보아도 대통령령에 규정될 금품등의 가액이나 사례금의 상한액이 100만 원 이하의 금액이 될 것이라고 예측할 수 없다고 하더라도, 공직자에게 적용되는 공직자윤리법, ‘부패방지 및 국민권익위원회의 설치와 운영에 관한 법률8조에 따라 제정된 공무원윤리강령, ‘공직자 행동강령 운영지침과 사립학교 관계자언론인에게 적용되는 사립유치원윤리강령, 교육공무원징계양정규칙, 촌지근절대책, 기자윤리강령 등에서 공직자등이 수수할 수 있는 금품등의 가액이나 외부강의등의 사례금의 상한액 등을 정하고 있고, 이들은 이미 상당 기간 시행되어 공직자등이 잘 알고 있는 사항이다. 따라서 이러한 법령 등에서 정하고 있는 사항과 누구나 납득할 수 있는 일반 사회의 관행을 기준으로 하여 청탁금지법상 공공기관의 청렴성을 해하지 아니하는 한도 내에서 대통령령이 수수허용 금품등의 가액이나 외부강의등의 사례금의 상한액을 정할 것임을 충분히 예측할 수 있다 할 것이다. 따라서 위임조항은 포괄위임금지의 원칙에 위반되지 않는다.

제재조항 중 제22조 제1항 제2호에 대한 반대의견(재판관 이정미, 재판관 김이수, 재판관 김창종, 재판관 안창호)

어떤 행위를 범죄로 규정하고 이를 어떻게 처벌할 것인가 하는 문제는 광범위한 입법재량이 인정되는 분야이다.

그러나 범죄의 설정과 법정형의 종류 및 범위의 선택에 관한 입법자의 입법재량권이 무제한한 것이 될 수는 없으며, 형벌 위협으로부터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존중하고 보호하여야 한다는 헌법 제10조의 요구에 따라야 하고, 헌법 제37조 제2항이 규정하고 있는 과잉입법금지의 정신에 따라 형벌개별화 원칙이 적용될 수 있는 범위의 법정형을 설정하여 실질적 법치국가의 원리를 구현하도록 하여야 하며, 형벌이 죄질과 책임에 상응하도록 적절한 비례성을 지켜야 한다.

공직자등이 그 배우자의 금품등 수수 사실을 알면서 신고하지 아니한 행위(이하 불신고행위라고 한다.)를 처벌할 필요가 있다고 하더라도, 그 불신고행위의 가벌성과 죄질, 비난가능성, 행위의 책임이 공직자등이 직접 금품등을 수수한 경우와 동일하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런데도 불신고처벌조항은 공직자등의 불신고행위를 공직자등이 직접 금품등을 수수한 경우와 그 가벌성이나 죄질 등이 동일하다고 보아 같은 법정형으로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므로 책임과 형벌의 비례원칙에 위반된다.

우리 형사법체계상 불고지죄를 처벌하는 경우로는 국가보안법 제10조의 불고지죄 외에는 그 예를 쉽게 찾기 어렵다. 더구나 국가보안법상의 불고지죄의 경우는 본범이 중하게 처벌되는 범죄인데 반하여, 불신고처벌조항은 본범(금품등을 직접 수수한 공직자등의 배우자)이 전혀 처벌되지 않음에도 본범의 행위를 알고서 신고하지 않는 불고지범(공직자등)만을 처벌하는데 이러한 입법례는 더더욱 찾기 어렵다.

처벌되지 않는 본범의 행위를 알고서 신고하지 않은 행위만을 처벌하는 불신고처벌조항은 우리 형사법체계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극히 이례적인 입법형태이고, 책임에 상응하지 않은 형벌을 부과하는 것이므로 형법체계상의 균형을 상실한 과잉입법에 해당한다.

이와 같은 이례적인 입법형태를 취하였기 때문에 불신고처벌조항의 공소시효(5) 기간이 사실상 무한정으로 연장되는 불합리한 결과를 초래한다. 만약 직접 금품등을 수수한 배우자가 처벌된다면 그 처벌조항의 공소시효는 수수한 때로부터 5년이므로 그 기간만 경과하면 배우자는 처벌되지 않을 것이고, 그 후에 배우자의 수수행위를 알고서 신고를 하지 않은 공직자등도 처벌되지는 않는다. 그런데 청탁금지법은 금품등을 직접 수수한 배우자의 행위를 처벌하지 않기 때문에, 이로 인하여 오히려 공직자등은 배우자의 수수행위가 있은 날로부터 5년이 훨씬 지난 후, 언제라도 그 수수사실을 알고서 신고를 하지 않으면 그 때부터 5년의 공소시효가 진행되는 불합리한 결과를 초래하는 것이다.

공직자등이 그 배우자를 통하여 금품등을 우회적으로 수수하는 통로를 차단하는 가장 확실하고 효과적인 수단은, 수수 금지 금품등을 수수한 공직자등의 배우자를 직접 처벌하는 것이다. 공직자등의 배우자가 이를 위반하여 공직자등의 직무와 관련하여금품등을 수수하였다면 그 죄질이나 가벌성, 책임의 정도가 공직자등이 직무관련성이나 대가성 없이직접 그 만큼의 금품등을 수수한 경우와 비교해 보더라도 결코 가볍다고 할 수 없기 때문에 공직자등의 배우자를 처벌하더라도 형평에 반한다고 할 수 없다. 이처럼 공직자등의 직무와 관련하여 금품등을 직접 수수한 공직자등의 배우자를 처벌하는 대신에 그러한 사실을 알게 된 공직자등이 이를 신고하면 그 배우자의 형을 필요적으로 감경 또는 면제하도록 규정한다면 배우자를 통하여 우회적으로 금품등을 수수하는 통로를 차단하는 목적을 충분히 달성할 수 있다.

이러한 점들을 모두 종합하면 불신고처벌조항은 형벌과 책임의 비례원칙에 어긋나고 형벌체계상의 균형을 상실하여 청구인들의 일반적 행동자유권을 침해하므로 헌법에 위반된다.

김영란법 해설집.pd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