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원문
2013.01.01
국회가 1일 처리한 2013년 예산안에도 어김없이 여야 ‘실세’ 의원들의 ‘지역구 챙기기’ 예산이 반영됐다. 국회는 이번 예산심의를 거치며 지역구 사업 예산을 애초 정부안보다 3710억원 늘렸다.
예산안이 확정되기 전에는 여야가 복지예산을 크게 늘리기로 한 만큼 지역구 사업 예산이 많이 깎일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삭감은커녕, 지역 민원성 사회간접자본(SOC) 예산이 크게 늘어난 것이다. 늘어난 지역구 예산 규모는 국방예산 축소분이나, 녹생성장·에너지 개발 및 중소기업 지원 예산을 두루 축소한 규모와 맞먹는다. 건강보험 가입자 지원금 3194억원이 감액되거나, 기초생활보장수급자 의료비를 보조하는 의료급여 경상보조액 2824억원이 삭감된 것과도 대조적이다.
특히 친박 등 여당 실세 의원들과 예산안 심사 권한이 있는 예산결산특별위원회(예결위) 소속 일부 의원들의 지역구 예산이 눈에 띄게 늘었다.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의 지역구인 인천 연수구의 경우, 애초 정부안에는 없던 송도 희소 금속산업 육성 인프라 구축과 송도 컨벤시아 2단계 조성에 각각 20억원이 새로 편성됐다. 송도 6·8공구 간선도로 사업에도 10억원이 새로 편성됐고 송도해수욕장 연안유휴지 조성사업에는 애초 정부안인 5억원에서 10억원이 증액된 15억원의 예산이 확정됐다.
이한구 새누리당 원내대표의 지역구인 대구 수성갑에는 수성의료지구 교통망체계 타당성조사 사업비가 애초 5억원에서 무려 182억원 증액된 187억원이나 편성됐다. 친박 핵심인 서병수 새누리당 사무총장(부산 해운대 기장갑) 지역구에는 해운대 해수욕장 연안정비사업 예산이 33억원에서 배가 늘어난 65억원으로 편성됐다. 이 지역 기장 도예촌 관광지조성사업 예산도 애초 35억원에서 역시 배 가까이 늘어난 68억원이 책정됐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 지역구였던 대구 달성군에 있는 국립대구과학관 운영비는 애초 예산에서 12억원이 늘어 58억9400만원이 됐다.
예결위 소속 위원들의 ‘민원사업 챙기기’도 눈에 띈다. 장윤석 예결위원장(새누리당·경북 영주)의 경우 영주 산양삼 테마랜드 사업에 25억7000만원이 추가로 편성됐고, 영주 지역 정비사업 등에 쓰일 예산이 28억6000만원 늘었다. 예결위 새누리당 간사인 김학용 의원 지역구(경기 안성)에도 안성 농산물유통센터 건립에 6억원이 새롭게 편성됐고 금석천 생태하천복원사업은 애초 2억원에서 43억9300만원이 늘었다.
예결위 민주당 간사인 최재성 의원(경기 남양주갑)과 박기춘 민주당 원내대표(경기 남양주을)의 지역구인 남양주도 한우플라자 사업에 20억원, 남양주 고용센터 설치 지원 사업 30억원, 남양주 화도 하수관거 정비사업은 28억원이 증액됐다. 남양주 하수처리장 확충과 생태하천복원사업 예산도 각각 17억원, 20억5000만원 늘었다. 박지원 전 민주당 원내대표(전남 목포) 지역구도 목포대 천일염연구센터 지원 예산이 40억원에서 10억원 늘었고, 목포대교 폐회로텔레비전(CCTV) 설치에 10억원이 새로 편성됐다.
기획재정부 예산안 집계자료가 31일 저녁 8시가 넘어서야 나온 것도 지역구 민원 예산을 반영하느라 시간이 걸렸기 때문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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