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03.23

일당독재 아래 개혁·개방은 한계 불가피, 조단 속출 경제실무팀 "위기" 극비보고

 

중국 총서기 강택민이 지난 14일에서 16일까지 다녀온 북한은 중국대표가 방문할 수 있는 유일한 외국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헝가리는 자아부정식으로,폴란드는 핍박에 못이겨,동독은 대중시위에 밀려,루마니아는 무장봉기에 의해 공산당일당 통치가 완전히 붕괴되었고,더욱이 사회주의국가들의 종주국인 소련에선 급풍폭우식의 대대적인 자본주의 혁명이 진행되고 있다. 이런 형세하이기 때문에 북한만이 오직 중국과 서로 오갈수 있는 유일한 국가인 것이다.

 

중국정권 건립이후의 역사를 자세히 살펴보면 알겠지만,중국은 매번 국제적인 고립에서 오는 위기감에 처했을 때마다 그들은 그 원인을 주로 두가지 측면에서 찾고 있다. 하나는 정치적 측면이다. 국제반동세력은 언제나 국내의 적대계급과 결탁하여 중국을 고립 내지 전복하려 한다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경제적 측면이다. 생산이 낙후하고 기술이 빈약하고 국방이 쇠약하므로 해외 강국이 업신여긴다는 것이다.

 

"위기탈출"거듭 실패

 

그러기에 모택동은 뜀박질로 사회주의에 돌입하자 (1954), 15년내에 영국을 따라잡자 (1958) 등의 구호를 제안,자력갱생정책으로 중국의 경제를 조속히 진흥시켜 보려고 꾀했었고 반혁명숙청 (1953) 반우파운동 (1957) 흰깃발 뽑아버리기 운동(패백기운동) (1958) 사회주의교육운동 (사청운동) (1964)등 구호로 국내의 흑색분자 색출운동을 강행하였다. 그러나 이 모든 것들이 소기의 결과는 커녕 거듭되는 실패로 끝나자 이번엔 국가주석 유소기까지 타도하는 문화대혁명(1966)을 발동하여 정치-경제 문제를 일괄해결해 보려는 모험을 시도했던 것이다. 그러나 더큰 참패를 당하자 결국에 가서는 중-(1978) -(1971)수교라는 대외개방정책을 시도하기 시작했던 것이다.

 

그러나 천안문 대학살사건이 남겨준 역사적 교훈은 공산당 일당독재하 에서의 이른바 "개혁 개방 정책은 결국에 가서는 뛰어넘지 못할 임계장벽에 부딪치고 말것이며,그때에는 보수대후퇴도 충분히 가능하다는 것이다. 지금 중국에서 발생하고 있는 일련의 사실은 이런 보수대후퇴가 진행되고 있다는 것을 단적으로 말하여 주고 있는 것이다.

 

우선 그들의 동구와 소련사태에 대한 태도를 보자.

 

개혁정책 불변은 허상

 

작년 1220,중국중앙정치국에선 긴급회의를 소집,동구사태에 대한 대책을 토론했다. 그때 등소평은 이른바 12자 방침이라 하여 냉정히 관찰하고 대오를 안정시키며 침착히 대응하라. (핍정관찰,온주진각,침착응부) 라는 지시를 내렸다. 그로부터 지난 39일에 열린 136중전회까지의 기간 당고위층의 각종 연설을 통해 나타난 중국의 대책은 무엇이었는가. 즉 동구와 소련은 국제적인 평화연변 음모에 의한 자본주의의 복벽 이며 그들 나라 인민의 자유선택이므로 우리당은 간섭하지 않을 것이고 중국은 영원히 사항기본원칙과 사회주의 도로를 고수한다는 것이다. 더욱이 최근 당고위 문건에서 고르바초프는 흐루시초프만도 못한 자산계급정객 에 불과한 사람이라고 꼬집었다. -소양당 정상회담을 가진지 1년도 안된 우당의 총서기를 힐책하고 있는 것이다.

 

소련과 동구의 공산당체제의 변화에 대해 공개 비판을 가하고 있는 중국이 역사적으로 뒷걸음치고 있음은 자명한 일이다.

 

국내정책에서도 후퇴운동이 계속되고 있다. 공개적인 발언과 문건상에서 중국지도층은 누누이 개혁정책불변 을 선포하고 있으나 이것은 허상에 불과하다. 실제로는 그동안 개혁에서 얻어진 성과를 하나 하나 취소 혹은 부정하는 정책을 실행하고 있는 것이다. 그 예로 전국각지에서 대부분의 향진중소기업(사기업)을 폐쇄시켰다.

 

북경시에서만도 19백개의 이런 기업이 문을 닫았다. 광동성에 원래 있던 43천여개의 사기업중 근 3분의1이 문을 닫았다.

 

조류에 역행,후진운동을 거듭하는 정치는 반드시 참중한 대가를 치르게 마련이다. 지금 중국에선 수천수만의 가전제품이 팔리지 않아 상점에 재고된채 쌓여있고 25% 이상의 경공업공장이 조업중단상태이며 75% 이상의 중공업공장의 생산수입이 마이너스 성장을 계속하고 있고 관광업도 계속 하강추세다.

 

또 인구 1인당 양식생산량도 매년 감소되고 있다. 최근 중국 최고지도층에 보내는 경제 실무팀의 극비보고에 의하면 중국의 현실은 그들이 공개 석상에서 말하는 안정성장 이 아니라 대단히 위험한 위기 에 처해있다고 서술하고 있다.

 

그중 가장 엄중한 문제로 제기되고 있는 것이 목전의 실업인구가 총 11억인구의 3.4%에 달한다고 하였고 각지의 향진기업에서 해고된 약 1천만에 달하는 농민 맹목유동인구가 각도시에 넘치고 있다고 하였다.

 

각종모순 모두 정치화

 

한사회의 정치제도가 대중의 신뢰를 받는 양질의 것일 때엔 그 사회에 도래한 일시적인 경제재난이나 자연재난들은 온 국민이 합심해서 극복하는 정경이 나타날 수 있다. 모택동 생전시에는 전국민이 단결하여 곤란을 극복한 기간이 몇번 있었다. 항미원조 (1950) 대약진 (1958) 3년곤난시기 (1959~1961) 등이 바로 그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어떤가. 64천안문사건 때 시위군중이 제출한 당정의 비리부정은 하나도 해결되지 않은채 산적하여 있는가 하면 민주인사들에 대한 숙청과 탄압으로 각종 모순이 모두 정치화됨으로써 도리어 더욱 첨예화된 채고압적인 사상통제로 모순을 은폐,무마하는 방법을 사용하고 있다.

 

중국은 지금 기로에 서있다. 역사의 조류에 순응하여 동구와 소련에서 일어나는 사태를 자국의 실정에 맞게 적응하여 진정한 의미에서의 개혁을 실시하느냐,아니면 구이념,구사고에 매달리느냐를 선택해야 할 갈림길에 서있다. 역사는 참을성 있게 기다릴 수 있다. 하지만 너무긴 시간은 용서 안할 것이다.


≫東歐事態에 대한 올바른 理解