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한구 "청와대는 하등 관계가 없고, 잘못의 是非는 역사가 평가할 것이다."

기사원문 조선닷컴 

- 與 총선 참패 따른 비판에 입 열어

"청와대가 공천 개입한 적 없어… 유승민 컷오프, 후회하지 않아

공천위원장 말이 거칠다는데 솔직하게 말하는 게 맞지 않나

朴대통령 독선이 敗因이라고 與 내부서도 책임 미루려고 해"

 

새누리당 총선 참패를 두고 공천관리위원장을 맡았던 이한구 의원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높다. 이 의원은 15일 본지 전화 인터뷰에서 "패장(敗將)은 말이 없어야 하는 법이고 무슨 말을 해도 변명으로밖에 안 들릴 것"이라면서도 "내가 이끌었던 '개혁 공천'은 지금도 옳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새누리당 이한구 전 공천관리위원장이 지난달 23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공천관리위원회 전체회의를 마친 뒤 브리핑하고 있다.

새누리당 이한구 전 공천관리위원장이 지난달 23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공천관리위원회 전체회의를 마친 뒤 브리핑하고 있다.

―'개혁 공천'이라고 말하지만 선거 결과를 보면 실패한 공천 아닌가.

 

"우리가 주장했던 '개혁 공천'의 필요성이나 진정성이 국민 정서에 맞지 않았거나 우리의 노력이 부족해서 유권자들에게 제대로 이해를 시키지 못했다고 봐야 할 것 같다. 이와 관련해 누구의 잘못이냐는 부분에 대해서는 역사가 평가할 것이다."

 

―청와대와 친박(親朴)계의 이해관계만 대변한 공천이라는 지적이 많다.

 

"청와대가 당의 공천에 개입한다는 게 말이 되나. 나로서는 국가적 위기가 다가오는 만큼 박근혜 정부 후반기 국정 개혁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사람을 국회에 입성시켜야 한다는 기준만 있었을 뿐이다. 솔직히 내가 청와대하고 무슨 상관이 있나."

 

―비박계 의원들은 그렇게 보면서 비판을 하고 있다.

 

"김무성 대표를 중심으로 한 '당권파'들은 '상향식 공천'이라는 명분으로 현역 의원들이 대부분 공천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기득권 보호'에 나섰던 것이다. 내가 이걸 깨고 싶었는데 이들이 공천이 시작되기 전부터 당 내부에서 '역선전(逆宣傳)'에 집중하면서 어려움이 컸다."

 

―유승민 의원 '컷오프'에 대해선 후회하지 않나.

 

"국가 운영에 대한 이념과 기준이 상반된 사람은 다른 정당에 있어야 한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유 의원을 '컷오프' 하려면 바로 하든지 했어야지 '고사(枯死)' 작전을 쓴 건 너무했던 거 아닌가.

 

"공천위 내부에서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에 시간이 지체된 것이었을 뿐이다. 내 마음대로 속전속결(速戰速決) 했으면 다른 안건을 논의할 수 없었을 것이다. 그리고 유 의원이 스스로 불출마 결정을 했다면 정부나 여당, 그리고 유 의원 모두 잘됐을 것이다. 여러 가지로 아쉽다."

 

―공천위원장으로서 부적절한 거친 표현이 많았다는 지적도 있다.

 

"개인적으로도 그런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너무 건방졌다는 식의…. 하지만 개혁을 하겠다고 나섰는데 솔직하게 말하는 게 맞는 것 아닌가. 이리저리 말을 돌려서 한다고 결과가 달라지는 것도 아니고. 물론 공천에서 탈락한 사람 입장에서는 나에 대한 원망이 클 것이다. 그런 건 내가 계속 감수해야 할 몫 아니겠나."

 

―'개혁 공천'의 본질을 무엇으로 생각했나.

 

"19대 국회에 대한 국민적 실망감이 크기 때문에 정치판을 바꿔야 하고 그래서 대대적인 인적 교체를 하겠다는 생각이었다. 20대 국회에는 경제와 안보 위기가 동시에 닥칠 것이기 때문에 당의 정체성에 적극 동의하면서 몸을 던져 일할 수 있는 사람을 찾으려고 했다."

 

―"박 대통령의 독선적 국정 운영이 선거의 패인(敗因)"이라는 사람도 있다.

 

"여당 내부에서도 박 대통령에게 선거 패배 책임을 미루려고 하는데 그러면 안 된다. 혹시 대통령이 독선적으로 비친다면, 그건 야당이 현 정권의 국정 운영에 사사건건 반대만 해왔기 때문이다. 특히 친노(親盧) 진영은 자신들이 집권했을 때 주장했던 것도 이번 정부가 하려고 하면 반대하고 있다."

 

―결국 공천에서 배제한 무소속 당선자를 다시 다 받아들이기로 했다.

 

"그것에 대한 내 생각까지 말하면 다시 시끄러워질 것 같다."

 

―앞으로 무슨 일을 할 생각인가?

 

"총선 과정에서 나로서는 할 만큼 했다. 앞으로 좀 봐야 될 것 같다. 선거가 이렇게 됐어도 정치 개혁이 필요하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