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4.27
행사 참석을 위해 종종 들르는 코엑스는 길치인 나에게 언제나 새롭기만 한 곳이었다. 하지만 요즘엔 실내에서도 정확하게 내 위치를 찾아주는 지도 앱 덕에 길을 헤매는 일이 없어졌다. 행사 장소로 이동하는 동안 근처 매장의 할인 정보 알림이 뜬다. ‘추가 10% 할인이라니! 어머, 이건 사야 해’를 외치는 동안 발길은 이미 매장에 들어섰다. 일정을 마치고 커피숍에 들어서자마자 오는 길에 미리 앱을 이용해 주문해 둔 커피를 받아 들고 나온다. 버스 도착 정보를 알려주는 앱이 곧 버스가 도착한다고 말해주었기 때문이다.
근처 매장의 할인 쿠폰이 스마트폰 알림 메시지로 뜨고, 사람이 많은 복잡한 장소에서는 내 위치를 파악해 안내 정보를 제공해준다. 커피 전문점에서는 앉아서 음료를 주문하고, 버스의 도착 예정 시간뿐 아니라 이용자의 승·하차 정보를 제공하기도 한다.
할인쿠폰 앱, 커피 전문점 앱, 결제 서비스, 지도 서비스 등 스마트폰을 이용해 우리가 아주 유용하게 사용해 온 이들 서비스는 바로 ‘비콘(Beacon)’이라는 기술을 사용하고 있다. 다소 생소할 수 있지만 우리도 모르는 사이 생각보다 훨씬 깊숙이 우리 생활 속에 자리잡은 비콘에 대해 살펴보자.
블루투스를 이용한 근거리 통신 기술 ‘비콘’
비콘(Beacon)이란 저전력 블루투스(Bluetooth Low Energy, 이하 BLE)를 이용한 근거리 통신 기술로 사물인터넷(Internet of Things, 이하 IoT)의 중요 기술 중 하나로 꼽힌다. 원래는 ‘등대’를 뜻하는 단어로, 끊임없이 신호를 쏘아준다고 해서 이 같은 이름이 붙었다.
비콘은 기본적으로 대상의 위치를 파악하는 기술이라고 생각하면 이해가 쉽다. 반경 50~70m 안에 있는 사용자의 위치를 찾아 쿠폰이나 이벤트 등의 알림 메시지를 전송하거나 모바일 결제를 가능하게 한다. 비콘이 등장한지는 좀 됐지만 요즘 다시 주목을 받는 이유는 블루투스 4.0 버전인 BLE 덕분이다. 이전 블루투스는 전력 소모량과 동시 연결 가능 기기 대수에 제한이 있었는데 블루투스 4.0은 이를 획기적으로 개선했다. BLE의 LE는 ‘Low Energy’를 의미하는데 동전모양의 배터리 하나로 1년 이상 사용할 수 있을 만큼 배터리 소모량이 적다. 또한 연결 기기 수에 제한이 있었던 이전 버전과 달리 동시 연결 가능 기기 수에 제한이 없어졌다.
비슷하지만 다른 비콘 vs NFC vs GPS
결제 서비스에 이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비콘은 NFC(Near Field Communication)와 비교하기도 하지만 기술 자체에는 차이가 있다. NFC는 10cm 이내의 가까운 거리에서 무선 데이터를 주고 받는 기술로 통신거리가 짧아 직접 수신기에 갖다 대는 행동 즉, 접촉식으로 정보가 전달된다. GPS(Global Positioning System)는 위성을 통한 위치 파악 시스템으로 실내에서는 수신이 잘 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반면 비콘은 단말기에 스마트폰을 갖다 댈 필요도 없고, 사람이 많은 실내에서도 GPS보다 정교하게 수신인을 찾아낸다. 심지어 몇cm 오차 수준의 정교한 위치 정보 제공이 가능한 수준에 이르렀다.
버스 도착 시간 알림, 할인카드 앱, 카페 앱 등 O2O 분야서 각광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연결하는 O2O(Online to Offline) 분야에서 비콘은 아주 적극적으로 활용되고 있다. 애플의 아이비콘(iBeacon)은 비콘을 이야기하면서 빼놓을 수 없다. 아이비콘은 지난 2013년 6월 애플의 개발자 콘퍼런스를 통해 처음 소개됐으며 애플은 이것을 이용해 미국 대형 백화점, 박물관, 야구 경기장 등에서 위치 및 정보 안내, 모바일 결제 등을 가능하게 했다.
우리가 쉽게 접할 수 있는 비콘 서비스 중 하나는 버스 도착 예정 시간 예측이다. 특정 노선의 버스가 도로의 어디를 지나고 있는지 파악해 다음 버스의 도착 예정 시간을 알려주고 버스에서는 이번에 내릴 정류장과 다음 정류장을 안내해준다. 최근에는 서울 시내 버스의 승·하차 정보를 보호자에게 자동으로 전송해주는 서비스도 나왔다.
1,500만 명에 달하는 시럽월렛 또한 대표적인 비콘 활용 앱 중 하나다. 시럽은 위치기반 정보를 중심으로 주변 카페나 음식점 등을 소개해주고 스마트월렛에 저장해 둔 할인카드를 사용할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한다. 스타벅스 사이렌 오더를 이용하면 주문대에 줄을 서서 기다리지 않아도 된다. 해당 앱을 실행 한 뒤 음료를 선택하고 결제하면 주문서가 전송되고 음료가 완성됐다는 알림이 뜨면 음료를 가져오기만 하면 된다.
이 밖에도 명동성당은 입구에 도착하면 성당의 역사와 미사 시간 고해소 운영 시간 등을 알려주는 서비스를 시행 중이며, 분당 서울대 병원도 비콘을 활용해 실내 내비게이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서울대공원은 비콘과 연동한 모바일 앱을 통해 동물사 음성해설, 편의 시설 안내, 길 찾기 등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비콘, 보안과 개인정보 보호가 뒷받침돼야
하지만 사용자 입장에서 전적으로 유용하기만 한 것은 아니라는 지적도 있다. 물론 앱을 설치할 때 동의를 한 건 맞지만 사업자가 일방적으로 전송하는 정보가 무차별적으로 쏟아질 수 있으며 그 양이 너무 많아지면 결국 스팸으로 인식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개인정보 보안도 우려되는 부분이다. 내 위치와 이동경로, 구입 물품 등을 파악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개인정보 수집에 활용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보안과 개인정보 보호가 결국 IoT 시대 비콘의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뒷받침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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