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문 2007.6.29
임기 6개월을 채 남겨 놓지 않은 노무현 대통령은 여전히 한국 사회의 최대 뉴스메이커다. 김영삼, 김대중 전 대통령이 임기 말에 거의 언론에 등장하지 않거나 나오더라도 적게 취급되던 상황과 큰 대조를 이룬다.
노 대통령은 연초 개헌 문제를 꺼내 3개월 간 뉴스를 주도했다. 4월 초에는 한ㆍ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을 타결짓는 뚝심으로 언론에서 많은 칭찬을 받았다. 이어 기자실에 '대못질'을 하겠다는 톤으로 언론개혁을 세차게 몰아치고 있다. 참평포럼(6월 2일)과 원광대 특강(8일) 등을 하면서 선관위 판결에 대한 위헌 문제로 정국을 이끌고 있다.
노 대통령은 또 점잖은 대학 총장들을 모아 놓고 '지성사회의 위기'라는 표현을 써가며 강하게 훈계했다. 그런가 하면 지역균형발전정책에 따라 주에 한 번씩은 지방을 돌아다니며 뉴스를 만들어낸다.
노 대통령의 이 같은 행보는 스스로 살아 있는 대통령임을 각인시키려는 몸부림으로 이해된다. 이런 움직임에는 레임덕을 막아 보겠다는 전략도 숨어 있을 것이다. 실제로 이런 전략 덕분인지 정확하지는 않지만 한때 20%대까지 떨어졌던 국정 지지도가 최근 다시 30% 중반까지 올랐다고 한다.
노 대통령은 12월 자신이 지칭하는 '민주세력'에서 대통령이 나오도록 지속적인 정성을 기울일 전망이다. 이런 관점에서 적어도 범여권 후보가 나올 때까지 '전투모드'를 계속 유지할 것 같다. 특히 하반기에는 남북 정상회담을 통해 대선정국을 뜨겁게 달궈 나갈 가능성도 높아 보인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주목해야 할 점은 노 대통령의 거침없는 발언의 부작용이 너무 크다는 점이다. '대못질'을 당한 일선 기자들의 상처는 적개심을 만들어냈고, 대통령 앞에서 굽실거릴 수밖에 없는 총장들 모습을 본 대학 교수들의 자괴감은 쉽게 가라앉을 기미가 없다. 이런 모습을 지켜보는 국민들 또한 '또 싸우는구나'라며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
노 대통령은 또 27일 청주에서 열린 재래시장 정책토론회에서 뜬금없이 KT에 재래시장 상인의 카드 수수료 인하 방안을 '한국식'과 '정치적 해법'이란 방법으로 찾아보자고 제안했다. 통신회사인 KT는 금융영업을 할 수 없어 카드 수수료 인하와 별 관련이 없다. 또 카드 수수료는 금융시장에서 이자율에 따라 영향을 받는 만큼 '한국식'에 의한 무리한 개입은 시장 질서를 왜곡할 수 있다.
천호선 청와대 대변인은 28일 "대통령이 계속 검토해왔던 게 아니라 아이디어 수준에서 낸 것"이라고 해석을 내렸다. 이 같은 사례들은 대통령의 발언이 정제되지 않은 채 나오는 단적인 예다.
대통령의 한마디 한마디는 국민을 웃게 하고 울게 할 수 있다. 그만큼 신중해야 한다는 얘기다. 한마디 말을 할 때도 공격받은 상대방이 어떻게 나올지, 또 직접 그 사람 처지에서 역지사지(易地思之)하는 신중함을 가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아울러 어차피 하고 싶어 하는 말이라면 국민 누구나 편안하게 들을 수 있는 정제된 표현을 쓰는 노력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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