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5.31

출처 ˚조갑제 닷컴 〃펀드빌더(회원)

참으로 센스 없는 靑瓦臺(청와대)

청와대는 30, 朴槿惠 대통령의 우간다 방문을 통해 아래와 같은 경제성과를 창출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우리 기업 27개사, 바이어 211개사가 참여해 139건의 상담을 진행했다. 양해각서(MOU)를 비롯해 모두 9, 315만 달러(38억원)의 성과를 도출했다.'

이같은 청와대 발표를 보도한 31일 연합뉴스 기사 제목은 <'우간다서 38억원 성과'SUV, 동아프리카 진출>이었다.

'그 돈으로 50평대 강남 아파트 한 채 살 수 있을까 모르겠다'(kos4******) '38ㅋㅋㅋㅋ'(kebi******) 당장 올라온 독자 반응(댓글)들은 이런 식이다.

이번 대통령의 방문으로 인한, 우간다 업체들의 뜨거운 관심을 어필하기 위해 청와대가 언급한 '현지 바이어와 우리 기업 비율은 7.8 1로 그간의 평균비율(2.61)을 대폭 상회했다'는 부분에 가서는 씁쓸한 웃음만 나온다. 평소에는 한국 기업, 한 업체당 2.6 군데의 우간다 업체가 상담에 참가했지만, 이번 박근혜 대통령 방문 때는 이를 훨씬 상회하는 7.8군데의 우간다 업체가 상담에 참가한 셈이라는 것('한국 기업 27개사, 바이어 211개사 참여')이다.

이번 우간다에서의 성과는 물론 소중한 것이다. 폄하할 의도는 전혀 없다. 하지만, 이같은 소식을 접하게 될 국민들이 상대적으로 갖게 될 느낌이나 정서 또한 청와대 등 보좌진들은 충분히 고려했어야 마땅하다.

그 동안 툭하면 조() 단위의 '해외순방 경제효과' 등에 익숙한 국민들 입장에서는, 많은 인원들을 대동한 박근혜 대통령의 해외방문 경제성과라며 발표한 이러한 내용('38억원')이 과연 얼마나 가슴에 와 닿을 것인가? 솔직히, 와 닿기는커녕 까딱하면 빈정거림의 대상이 될 수도 있을 듯 싶다. 더구나 이번 박근혜 대통령 방문을 계기로 우간다가 북한과의 군사·안보 협력관계를 청산하기로 했다는 식의 청와대 발표가 나오자마자, 이 내용을 우간다 정부 대변인이 즉각 부인하는

보기 드문 일이 벌어졌고, 이후 또다시 우간다 외교부 관계자가 긍정하는 등의 혼란이 있었다. 우리 국민들은 어느 쪽이 진짜인지 아직 헷갈리는 상태다.

청와대가 이번에 우간다에서의 경제성과에 관한 발표를 자발적으로 한 것인지, 아니면 기자들의 질문에 대한 답변 차원에서 한 것인지 확실치 않지만, 이 정도 내용이라면 차라리 구체적 수치를 피하여, '아직 만족할 만한 성과까지는 아니지만 긍정적 움직임이 가시화 되고 있다'는 정도로 끝냈다면 차라리, '막연하다' '구체성 없다'는 등의 안좋은 소리는 좀 들을지언정 지금보다는 훨씬 나았을 것이다.

그렇지 않아도 이번 아프리카 순방과 관련해서는 여러가지 오해와 억측이 많은 상황이다. 우간다에서의 해프닝이나 그곳에서의 경제효과라고 내놓은 수준을 감안하면, 솔직히 이번 아프리카 순방이 어쩌면 '급조'된 것은 아닐까 하는 오해 또한 충분히 있을 만해 보이기조차 하다.

청와대 등 대통령 보좌진이 현재, 민심을 제대로 못읽고 있으며 이에 따라 현실감각 또한 상당히 떨어진 상태는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이번 청와대 발표 내용을 통해 가질 수 밖에 없게 된다. 만약 정말로, 청와대나 보좌진의 민심파악 능력과 현실감각이 떨어져 있는 상태라면, 이러한 보좌진들에 둘러싸인 박근혜 대통령은, 본의와는 전혀 다르게 계속 '딴 세계'에서 살 수 밖에 없다.

'딴 세계'에 갇힌 불행한 지도자가 국민을 향해 나타내는 최악의 관심은 바로, '빵이 없으면 고기를 먹으면 되지않나?'와 같은 것이 될 수 있다. 역사적으로 이러한 '딴 세계'의 말 한 마디는 민심을 폭발시키고 때로 체제를 바꾸기(혁명)까지 했다. 심한 말 같지만, 대통령과, 보좌진, 양 쪽 모두가 탁월할 수 없다면 부디 한 쪽 만이라도 제 역할을 해주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