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02.24
"지금도 우리당 당원인 것 다 안다" 기사원문
盧대통령 취임1주년 방송기자클럽 회견
노무현 대통령은 24일 “지난 1년간 많은 혼란과 어려움이 있었 지만 중요한 일들을 또박또박 해왔다고 자부한다”며 “앞으로도 민생에 ‘올인’할테니 언론도 대통령의 민생 챙기기에 관심을 가져달라”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취임 1주년에 즈음해 가진 한국방송기자클럽 초청 특별 회견에서 총선과 재신임, 불법 정치자금 수사 등 정국현안에 대한 입장을 소상히 설명하며 이같이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취임1년 소감은.
“지난 1년간 국민 모두 정말 어려웠을 것이다. 지금도 어려움이 채 풀리지 않았다. 대통령으로서 많은 보람이 있었지만 개인적 으로 참 힘들었다. 그러나 한가지 분명하게 말할 수 있는 것은 1년간 그렇게 힘들고 혼란스러운 와중에도 정부가 할 일은 또박또박 해왔다는 점이다. 중요한 일을 많이 놓치진 않았다. 우리가 한 일중 1년 안에 효과 나온 게 별로 없어 결과를 내놓을 수는 없지만 열심히 일했다고 자부한다. 또 크게 걱정 안해도 될 것 같 다. 단기 어려움도 곧 극복되고, 장기적인 문제도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 ‘자신감을 갖고 서로 희망과 용기를 북돋우면서, 격려하면서 한번 뛰어봅시다’ 하고 말씀드리고 싶다.”―국가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황에서 장차관, 청와대 참모진이 대 거 열린우리당에 입당하면서 대통령이 가장 강조하는 시스템에 의한 국정운영에 차질이 있다는 지적이 있다.
“내가 올인하는 게 아니고 야당하는 분들, 언론하는 분들이 이 름을 그렇게 붙인 것이다. 이름 붙이면 간단 명료하고 근사하지 않나. 대통령도 정치인이다. 또 국정을 책임있게 끌고가야 한다.
그러려면 국회에 우호적 지지세력이 있어야 한다. 그래서 총선 에서 이기고 싶다. 그러나 그것은 합법적이고 다른 것들을 희생 시켜선 안된다. 합법적이고 정당하게 해서 이기면 국민에게도 좋다. 그런 면에서 대통령은 올인하지 않는다. 각료 출마를 얘기하는데, 15대 국회는 각료가 13명 정도 진출했고, 16대 국회에는 17 명 정도가 나왔다. 이번에는 전부 다해서 7명 정도다. 장관급, 차관급 다해서 그렇다. 이번엔 본인 스스로 ‘총선 지나면 어차 피 개각이 될텐데 그때 밀려나는 것보다 총선에 나가 당선되는 게 낫다’고 진로를 잡은 사람도 있다. 내가 나가라고 등떠민 사람 은 없다. 또 시스템으로 운영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시스템이 잘돼 있어야 사람이 움직여도 잘 굴러간다. 이 정도로 흔들린다면 시스템이랄 수도 없다. 노무현이 만드는 시스템은 수십명이 움 직여도 흔들리지 않도록 하겠다.장관이 움직여도 수백명의 전문가가 뒷받침하고 있다. 민생우선은 방송에 부탁하고 싶은 일이다.
민생에 대한 대통령의 행보를 사사건건 관심을 갖고 전달해달라.
1년간 수백건의 민생회의, 민생탐방, 이벤트 등을 만들었는데 제대로 안비쳐졌다. 갈등, 싸움은 비쳐지고 중요하지만 민생을 위해 필요한 하나하나의 정책은 제대로 반영 안해줬다고 본다. 신문은 물론이고. 대통령이 어떤 정책을 뭘 했냐는 걸 전달해줘야 지 대통령이 무슨 말실수 했냐, 누구랑 싸웠냐에만 관심을 가져 선 안된다. 강력히 부탁드리고 싶다. 대통령이 농업과 관련해서 얘길하면 ‘잘 되겠나’ 하는 식으로 한마디로 냉소를 보낸다.
민생에 올인할테니까 방송 언론도 좀 해달라. 코드정치는 하지 않 았지만, 그런 논란이 없어졌으면 좋겠다. 좀더 그렇게 노력하겠 다”―열린우리당에 빨리 입당해 평가를 구하는 게 옳은 일 아닌가.
“입당할 것이다. 내가 입당하지 않아도 열린우리당 당원인 거 다 알고 있다. 대통령으로서 본질적인 문제는 여론을 살피지 않 고 소신껏 양심껏 하려고 한다. 그러나 본질적인 문제가 아니고 지엽적이고, 여론의 향배에 영향을 끼치는 것은 여론을 살피면서 하는 게 좋다고 본다. 파병 문제는 대단히 본질적인 문제지만 입당은 별 관계없다. 이런 것은 여론을 살피는 게 좋다. 언제라도 할 수 있다. 그러나 입당하면 한차례 파동이 일 것이다. ‘대통 령이 팔 걷고 나섰다’ ‘총선 개입 본격 시작됐다’고 공격해 시끄러울 것이다. 지금 시작되면 대통령이 하는 모든 행위가 정 치적 행위, 총선 행위로만 해석될 텐데 그게 나나 국가에 큰 도 움이 안될 것 같아 그런 논쟁을 되도록 짧게 하는 게 좋겠다고 판단해 미룬 것이다. 가급적 뒤에 하려 한 것이고 하지만 책임정치를 구현하기 위해 반드시 입당할 것이다.또 한가지, 내가 여러 가 지 허물이 많고 열린우리당은 나보다 출발이 늦어 좀더 새로운 당이다. 허물이 적은 당이다. 내가 입당함으로써 당에 정치적 부담을 주지 않을까 걱정이 있다. 나에 대한 특검 수사가 적어도 중요한 부분, 본질적 부분에 대한 수사가 끝나고 거기에 대한 평가가 되고 난 후 열린당에 들어가도 그 때문에 오염되지 않겠다, 낭패보지 않겠다하는 판단이 상호 섰을 때 입당해야 되지 않을까하는 것 때문에 미룬 것이다.”―총선에서 어떤 분야를 평가 받고 싶나.
“가능성에 투자해달라. 나는 내 이름을 일본 글로 호적에 등록 하지 않은, 한글로 이름을 출생 신고했던 사람이다. 끊임없이 현상에 도전하고 과거의 잘못된 기득권에 도전하고 변화를 추구해 왔다. 지금은 변화의 시대다. 변화의 가능성, 역동성 등에 투자 를 해달라. 모두들 ‘노무현이 사고낼 것’이라고 조마조마해하 고의심했지만 지난 1년 동안 대해 큰 사고 안냈지 않나. 예를 들면 북핵 문제를 잘 관리해나갈 능력이 있나, 94년에는 한국 지도자가 흔들려 많은 문제를 겪었으나 지금은 미국과 북한 사이에서 잘 관리해나가고 있지 않나. 한·미관계도 최병렬 대표 앞에서 주한 미국 대사가 ‘아무 문제 없다. 한나라당이 집권해도 재배 치할 것이다’고 했다. 특별히 악의를 갖지 않는 사람은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다. 경제문제는 어렵다. 신용불량자 내가 만든 게 아니라고 한번도 변명해보지 않았다. 그러나 오늘은 내가 한마디 하겠다. 신불자 내가 만들었나. 카드채, 카드 남발, 내가 했나.
카드사, 전 정부가 했지 내가 했나. 관치경제 얘기하지만 잘 관 리해나가고 있다. 작년말 시장 원리라고 방치했다면 경제가 살아 남았겠나. 지금 법정 관리나 파산 가는 것과 그때 했던 것과 비 교할 수 없는 것이다. 여러 전문가들 의견을 들어서 양심껏 관리해나가고 있다.
씨티은행이 한국에 출자하지 않나. 그 말은 한국경제가 괜찮을 거다. 금융 시스템을 믿어도 좋다. 안보 상황도 전망이 괜찮을 것이다. 믿을 수 없는 자라면 그런 투자를 할 수 있겠나. 주가가 800대로 올라갔고 외국 자본이 19조원이나 들어왔다. 한국은 빼고 외국은 들어오고 있다. 1년 안에 성과를 낼 수 있는 정책은 없더라. 명색이 경제 정책은 적어도 1년은 가야 성과가 나온다. 무난하게 관리해왔다. 한국의 역동적 변화의 시대를 이끌어갈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믿어달라”―총선 전망에서 정동영의장은 100~150석을 제시했다. 기대에 미흡한 결과가 나와 소수당으로 남으면 어떻게 정국운영을 할 것인가. 다수당의 내각참여, 분권형 대통령제로의 개헌도 있을 수 있나.
“불리한 가정을 갖고 여기서 말씀드리면 그야말로 총선에서 우 리에게 불리해질 수 있다. 불리한 가정에 의한 질문에 대해서는 대답을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정치개혁도 해야 하고, 사회개혁도 해야 하고, 경제, 시장, 공정성, 투명성 다 해야 한다. 그래 도 그 중에 한국에서 대통령 하겠다고 나선 사람 중에서는 내가 제일 낫지 않나. 나중에 다 까보니까 ‘노무현도 낫지 않더라’고 할지 모르지만, 상대적으로 내가 깨끗하려 했다는 점은 인정해 주지 않겠나. 정치비용을 원가라고 하면 원가는 적은 것 아닌가.
”―우리당이 총선에서 어느 정도 의석을 차지할 것으로 보나.
“내가 선거에 관심이 많다. 내가 우리당에 표를 줄 수 있는 일이면 합법적인 일은 다 하고 싶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몇개가 공천이 됐고 어디가 유리한지, 불리한지 전혀 모르고 있다. 내가 할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당이 할 일이다. 그래서 내가 분석을 안해보고 있다. 우리당이 몇석이 될지 모른다. 대통령을 뽑았으면 나머지 4년을 밀어줘서 제대로 하게 해줄 것인가, 아니면 흔들어서 내려오게 할 것인가를 결정해줄 것으로 본다.”
―재신임 발언에 대해서 반드시 지키겠다고 강조해왔다. 재신임 에 대해 위헌시비도 제기됐는데 총선결과로 가름할 생각은 없나.
“재신임은 필요한 제도다. 방법이 있기를 바란다. 정치권은 재 신임에 동의하지 않아 길이 좀 막혀 있다. 그러나 재신임은 공언이고 약속이다. 국민들이 그렇게 하면 되겠구나, 대통령이 뭔가 책임지려고 하는구나 하고 생각할 수 있는 방법을 찾겠다. 아직 저도 정리하지 않은 단계다. 설사 정리됐다고 해도 지금 말 꺼내놓으면 부글부글 끓는다. 국정운영에 도움 안된다. 입당하고 총 선 입장 밝힐 때, 또는 총선 이후에라도 전후 적절한 시기에 국 민들이 대통령에게 우롱당했다는 생각이 안들도록 하겠다.”―대통령의 리더십에 관한 질문을 드리겠다. 여론 조사에 따르면 참여정부에 대해 잘했다는 답변보다 그렇지 않다는 답변이 많다. 이유는 리더십 때문이라는 평가다. 어떻게 생각하나.
“‘잘했다’ ‘못했다’와 ‘마음에 든다’ ‘ 안든다’ 하고는 다르다. 여론조사는 이것을 구분하지 않고 마구 섞어서 한다.
‘잘했다’ ‘못했다’를 정책으로고 평가해야 한다. 논리적으로 전문가들이 검증해보고 100% 마음에 안들더라도, 더 좋은 대안 이 없다면 잘 한 것이다. 이것 하나하나 따져서 평가받아본 기억이 없다. 언제라도 토론에 응하겠다.어떤 전문가라도 지금까지 참여정부가 했던 정책에 대해서도 하나하나 따져보자. 적어도 그 시기 그 정책은 불가피했고 다른 대안이 없었다. 대체로 합격점 이었다고 자신한다. 마음에 안든다, 밉다는 것은 분위기로 흐르 는 것이다. 그동안 일부 언론의 문제와 전체문제가 뒤엉켜 언론 하고 불편한 관계에 있었다. 세상이 바뀌고 있다. 이제는 제왕적 권위적 대통령시대가 아니다. 대통령이 열리고 겸손하고 투명하고 전면에 나서야 하는 시대다. 뒷전에서 공작하고 엉큼하게 하는 대통령이 아니라 논쟁도 사과도 잘못도 고치고 해야 하는 그런 리더십의 시대다. 미국 7대 잭슨 대통령의 리더십은 한 시대의 역사를 바꿔썼다. 링컨도 그 이전과 달랐다. 클린턴 대통령이 하면 칭찬이 되고 노무현이 하면 허물이 돼 왔다. 하지만 제 고집만 피우지 않겠다. 언론의 눈높이 국민의 눈높이에 맞추겠다. 그러나 완전히 과거지도자식으로 회귀하는 것은 우리 국민의 불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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